샨커 V 셀바두라이(Shanker V Selvadurai) IBM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은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진정한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어떤 종류의 사용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 유행에 따라 AI 모델 개발에 나서기보다 AI 모델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비즈니스 AI 전략을 효과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조언이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이날 ‘비즈니스를 위한 AI: 생성형 AI를 기업 비즈니스에 도입, 확장하는 법(AI for Business: Scaling Generative AI in the Enterprise)’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다. 그는 먼저 컴퓨터가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학습하는 딥러닝(심층학습) 및 머신러닝(기계학습)과 파운데이션 모델(기반 모델)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딥러닝과 머신러닝은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이미지나 문서, 음성, 영상 등을 가공한 라벨링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모델이다. 반면 파운데이션 모델은 라벨링되지 않은 모든 데이터를 완전히 학습시킬 수 있다.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I 관련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또 딥러닝·머신러닝은 한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만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은 한 분야에서 얻은 결과물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의료 데이터를 학습한 딥러닝은 의료 분야에서만 활용할 수 있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은 스포츠, 음악, 문학 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업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확장성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데이터를 넘어 기존 비즈니스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라며 “하나의 AI 모델이 특정 분야에서만 활용되면 유연성이 떨어지는 만큼 조건이 바뀌어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전문화된 영역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게 셀바두라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기존 코드를 활용해 새로운 코드를 만들거나, 고객 관리, IoT(사물인터넷) 센서에 얻은 데이터로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기업이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데이터가 검증되지 않으면 파운데이션 모델이 만들어 낸 결과에 편향과 오류가 포함될 수 있고, 향후 문제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적절하게 선별된 데이터로 학습해야 편향과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잘못된 답변과 결과를 내놓는)을 줄이거나 감지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각 기업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맞는 AI 모델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모델 주권을 기업들이 외부에 주지 말고 직접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AI 모델 개발을 외부에 맡기지 말고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AI 모델 전략을 펼쳐야 한다”라며 “IBM의 AI 플랫폼 ‘왓슨x’는 기업 고객들이 AI 모델을 도입해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정부는 올해를 인공지능(AI) 일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상용 AI를 생활 곳곳으로 확산해 AI 혜택을 공유하고 대규모 수요를 창출해 나가고자 합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 축사에서 “누구나 PC, 스마트폰을 통해 AI를 쉽게 활용하는 AI의 일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올해 디지털 최대의 화두는 GPT라는 생성형 AI로, 사람 수준의 언어 이해 능력, 또 창작 능력을 바탕으로 산업 전반에 새로운 혁신을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픈AI,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는 생성형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도 독자적인 생성형 AI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글로벌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고 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지난 4월 초거대 AI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해 국내 AI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디지털 모범 국가로의 도약과 국내 AI의 글로벌 버전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AI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민간이 앞서 나가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AI 원천 기술 개발과 도전형 연구를 지원하고, 미국·캐나다·EU(유럽연합)의 글로벌 선도대학과 국제 공동연구 및 우수 인지와 교류를 통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용 AI를 보유한 대기업과 잠재력을 갖춘 중소 스타트업이 협력해 민간 전문 영역 운용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또 “앞으로 AI 서비스와 제품은 경쟁력을 갖추려면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법 제정을 지원하고, 기업이 자율적으로 AI 윤리와 신뢰성을 준수하기 위한 자율 점검표와 개발 안내서를 현장에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의 책임성,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논의도 주도해 미국, 영국과 함께 유엔이나 OECD에서도 대한민국의 AI 윤리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인공지능(AI)은 ‘스위스 만능칼’처럼 많은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전지전능하지는 않다. 각 기업은 산업 특성에 맞는 AI를 활용해야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화영 LG AI연구원 상무는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에서 “2017년 알파고가 국내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 준 이후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서도 “그러나 기업들은 ‘AI를 통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지’를 고민할 뿐 ‘어떤 AI를 도입해야 할 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AI는 활용도가 높지만 모든 작업을 다 수행할 수 없을 뿐더러 할루시네이션(허위 정보 생성) 등 분명한 한계점도 있다”면서 “AI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 분야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해 작업의 정확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LG AI 연구원은 산업별로 특화된 AI 플랫폼을 개발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올해 AI 모델인 ‘엑사원 2.0′을 제시했다. 엑사원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다. 최신 모델인 엑사원 2.0은 특허, 논문을 비롯한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500만장의 사진을 학습해 2021년 모델에 비해 정확도가 대폭 늘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마케팅용 문구 생성 등 한 분야에 특화된 AI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상무에 따르면 화학·바이오 분야 종사자들은 엑사원 2.0을 이용해 신소재·신약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 상무는 “신약을 개발 중인 연구원이 핵심 물질을 찾기 위해서는 분자 구조를 설계하고 실험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며 “이 과정을 총 1만번 되풀이해야 핵심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데, 3년 반에서 4년이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엑사원 2.0 플랫폼에 어떤 물질의 특성을 지속해서 학습시키면 신약 개발에 필요한 분자 구조를 스스로 생성해 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거의 4년이 걸리는 개발 기간을 4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부품 계열사에도 엑사원 2.0 기반 플랫폼을 공급했다. 생산 공정에서 불량품을 쉽게 잡아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상무는 “정상 제품의 데이터를 AI에 지속해서 학습시키면 나중에는 공정에서 불량품을 스스로 잡아낼 수 있게 된다”며 “반도체 불량을 일으키는 이물질 등 사람 눈으로 보기 힘든 결함 요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계열사의 고객 민원 응대에도 AI가 사용되고 있다. 이 상무는 “여러 민원을 학습한 AI를 통해 불편사항의 유형을 미리 파악하고 응대 가능한 상담원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대기 시간을 줄였다”며 “AI의 학습 규모를 키울수록 추가로 학습해야 할 데이터의 양도 점차 줄어드는 효과도 있어 활용도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LG AI연구원은 미국 시장에 금융 특화 AI 플랫폼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상무는 “사람 대신 재무보고서를 파악하고 기업의 가치를 파악해 주가 동향까지 예측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라며 “내년 미국 시장에 ETF 상품 동향을 예측하는 AI 플랫폼을 도입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