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바꿀 미래금융’을 주제로 논의된 조선비즈 2018 미래금융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될 경우 지급결제, 보안 등의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무차입공매도 사태로 큰 혼란을 일으킨 삼성증권과 같은 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오른쪽)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선비즈 2018 미래금융포럼 1세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블록체인과 금융의 접목에 대해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하나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기술과 합쳐져야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접목한 금융혁명이 블록체인을 매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한 부행장은 “블록체인은 아이디어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이전, 교환하는 것은 물론 리스크관리와 투자 및 펀딩 등 크게 8개의 부문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행장은 하나은행의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예로 제시했다. GLN은 한국의 티머니나 포인트 등 각국 금융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디지털자산을 블록체인망을 활용해 세계 곳곳에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한국 금융소비자가 티머니를 일본에서 블록체인망을 활용해 교환해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한 부행장은 “1950년대부터 70여 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네트워크를 장악했던 비자, 마스터, 스위프트 등의 결제사업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의 지급결제 시스템을 주도한 회사들에 종속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금융사들이 블록체인 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패널로 참여한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급결제 시스템의 주도권 변화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위원은 “증권사나 보험회사조차도 은행을 통하지 않고는 소액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은행 중심 폐쇄적 지급결제시스템이 현 주소”라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 대 개인(P2P) 지급결제가 도입되면 금융투자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이라고 했다. 주식거래 등에서 은행 결제망을 이용하는 현 시스템의 근본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분야의 보안시스템 활용방안도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패널로 참여한 하재우 한국R3대표는 “최근 삼성증권 사태는 무차입 공매도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이 합쳐지면 이런 무차입공매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 있다”며 “금융당국에 있어 블록체인은 큰 축복”이라고 했다.
삼성증권 사태는 삼성증권 직원의 실수로 우리사주에 배당금을 입고하면서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배당해 발행되지도 않은 28억주의 주식이 임직원들에게 잘못 입고됐고 16명의 직원이 501만주를 시장에 팔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태다. 이런 보안상의 문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기술 기반의 시스템에서는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좌장을 맡은 정유신 서강대 교수도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부문은 보완”이라며 “늘어나고 있는 (금융의) 비대면거래를 할 때 (블록체인의 활용이) 점점 중요해진다”고 했다.
한편 정부 규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완화해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도 규제가 너무 엄격하게 적용되면 아무 쓸모가 없다”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테스트베드(시험시도)를 할 수 있는 사업과 할 수 없는 사업이 구분돼 있는데 영국이나 싱가포르 등 선진국은 기술만 있으면 모두 테스트베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행장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빅데이터를 금융사들이 활용할 때 어려운 부분이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했다. 개인정보 등을 블록체인으로 활용하는 방식에는 제한된 부분만 허용되는 게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훈 금융위원회 국장은 “블록체인은 보완기술이 확장된 네트워크에 적용되는 기술”이라고 보며 “블록체인에 국한해서 말하면 정부는 기술 중립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2016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용역형태로 진행해왔고 각 업권별로 서비스를 시범도입하고 있다”고 했다.
최 국장은 “다만 개인정보보호에서 착오송금 문제가 중요한데 퍼블릭(공공) 블록체인 도입은 제도적, 기술적 장벽이 많다”며 “그 부분은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착오송금 등 대규모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은행 등 공공부문에서 블록체인 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규제를 갑자기 완화하는 것보다는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케이블로 연결하든 와이파이로 연결하든 위성을 사용하든 여러 다른 네트워킹 기술을 사용해도 서로 연결이 되는 시스템”이라며 “블록체인 기술도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만큼 주류가 되려면 인터넷과 같은 상호운용성이 있어야 한다.”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Ripple)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테판 토마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리플의 CTO다. 비트코인 전문가인 그는 ‘비트코인은 무엇인가?(What is Bitcoin?)’라는 비디오를 제작해 수백만명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일조한 바 있다.
토마스는 ‘인터레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블록체인의 효율성이나 유용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간 연관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터레저 사업은 XRP(리플의 화폐단위)를 브리지 통화(bridge currency)로 사용해 다른 원장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는 “리플이 XRP를 처음 개발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이 시스템에 참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고객마다 원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블록체인만으로 고객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기존의 블록체인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상호운용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 블록체인 상황은 사일로(silo·담을 쌓아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현상) 형태로 서로 다른 블록체인들이 있고 이런 블록체인들이 모두 분리돼있다”며 “실질적으로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 높이기 위해서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또는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아닌 다른 시스템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통신규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레저는 새로운 원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원장이 연결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라며 “자산이 한 레저에서 다른 레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터레저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다양한 은행, 중앙은행, 컨설팅회사 등 지급결제 회사업체들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은행 주도가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며 여러 분야가 한데 모이는 최초의 시도라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2018 미래금융포럼에서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업체들도 부스를 마련하고 전시회를 열어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에이젠 글로벌(AIZEN Global)’은 지난 2016년 설립된 인공지능(AI)·금융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은행 여신 상품에 특화된 인공지능 뱅킹 솔루션을 일부 시중은행에 도입했다.
인공지능 모듈을 여신상품의 예측모델 개발에 사용하고, 고객행동패턴을 예측해 상품 개발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에이젠 글로벌 관계자는 “은행의 여신상품 10조원 규모를 학습한 결과를 토대로 AI 예측모델을 개발해 은행에 제공하고 있다”며 “여신 사이클 전체에 AI를 도입한 사례로 해외시장에서도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국정보화진흥원 AI협의회 및 금융위원회 산하의 미래금융연구원 공식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설립된 트러스트버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AI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자산 운용부터 증여와 상속 등 사후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라이프사이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러스트버스의 AI 기반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저위험·중수익을 목표로 글로벌 자산의 포트폴리오 정보를 낮은 수수료로 제공한다. 포트폴리오는 투자성향과 재정상황에 따른 맞춤형 상품들로, 해외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이 포함된다.
정기욱 트러스트버스 대표는 “소수의 부유층 자산가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금융정보를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주)모인은 저렴하고 빠른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비싼 수수료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 제기된 해외 송금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보다 편리하고 빠른 송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모인 관계자는 “모인의 송금 수수료는기존에 비해 최대 90% 저렴하다”고 말했다.
모인은 현재 일본에 대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연내 중국, 베트남으로 해외 송금 국가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산업별 위기와 기회’를 주제로 진행된 2018 미래금융포럼 두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금융업계가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늘리려면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술개발 속도에 치중하기 보다 기술개발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강조했다.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은호 AT커니 파트너는 2세션 주제발표에서 “현재 국내 금융업계의 블록체인 활용사례는 인증과 일부 거래자동화 수준”이라며 “향후 이 부분들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늘어날지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 표준화 과정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가 차원에서 어떤 부분을 개발하고 금융회사와 함께 어떻게 관련 생태계를 꾸려갈지 등 표준화와 개방과 협력 측면에서 블록체인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리스크(위험성)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금융분야는 이미 활용사례가 많기는 하지만, 보수적인 금융산업의 성격상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세션에서는 금융 업권별 블록체인 기술 적용사례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패널로 참여한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은 “은행권에서 블록체인 활용의 장점은 비용절감과 편의성 제공 및 보안 측면이 있다”며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골드바 보증서 관리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신한금융지주 산하 은행, 카드, 보험 등 여러 계열사의 인증을 통합하는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으며 중개은행 없는 해외송금 등에도 참여해 거래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은행 특성상 퍼블릭(공공) 블록체인 보다는 프라이빗(개인) 블록체인을 써야하니 비용절감이 안 될 수도 있고, 안정성 문제가 여전한 점은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했다.
김열매 한화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증권사 전반적으로 봤을때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아이디(ID)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작은 퍼스트 스텝’ 정도 단계라고 본다”며 “논란이 많기 때문에 크립토커런시(crypto currency·암호화통화) 보다는 크립토에셋(crypto asset·암호화자산)으로서 입지가 커질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인터넷 기업 주식 발행 말고 가상화폐공개(ICO) 하는 것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증권업계가 금융업계와 앞으로 인터넷 상 비즈니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 “토큰(가상통화)기반 금융시장을 형성할 것인지 등 기존의 증권 시장을 넘어선 디지털 시대 금융 시장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정규식 교보생명 디지털신사업팀장은 “생보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공동인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며 “교보생명은 고객 민원이 많은 보험금 청구 자동화를 위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3개 은행에서 진행되는 사업을 오는 2020년까지 생보사 공동 600개 정도 병원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최상웅 삼성카드 IT담당 상무는 “기존에는 전자 서명을 위변조방지(TSA) 기반으로 진행했는데 블록체인 기술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은 병행하고 있지만 향후 완전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운영하다보니 고객 정보 관리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문제점도 발생한다”며 “카드사는 고객 거래가 중지되면 탈회 처리를 해야하고 고객 정보를 삭제해야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은 과거 데이터가 모두 이어져 있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를 삭제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2세션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가 빠르게 유통되고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른 상황에서 관련 기술을 활용할 때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점은 아쉽다”며 “블록체인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은 참여자 제한없이 무서운 속도로 크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아직은 아날로그적 사로고 접근해 논의 자체가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도 “작년에 보험금 스마트 청구 시스템을 개발할 때 개인정보와 관련해 어떤 업무까지 가능한 지 확인하는게 어려웠다”며 “개인정보를 민감한 정보와 민감하지 않은 정보로 나눠 구분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제임스 왈리스(사진·James Wallis)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등 모든 비즈니스 산업의 프로세스(절차)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1주일 이상 걸리는 대출절차가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신용장과 인증절차로 겹겹이 쌓여있는 무역금융 과정도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좀 더 낮은 수수료로 더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왈리스 부사장은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블록체인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설립멤버로 블록체인과 관련한 모든 시장과 산업의 고객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로 업종이나 산업의 프로세스가 와해되고 있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효율성이 근본적으로 상승하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유럽에서 진행 중인 ‘We-trade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중소기업과 은행 간의 무역금융 비용을 낮추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을 이용해 기업이 수출한 물품들이 국경을 넘을 때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관련 인허가나 신용장(L/C) 인증 등을 할 수 있다.
왈리스 부사장은 “무역금융의 절차는 복잡해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문인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비용절감효과가 확실하고 국경을 넘는 거래에서 중소수출업체들의 물품이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은행들이 중소수출기업들에게 좀 더 저렴한 수수료로 무역금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분야로 고객신원확인 부문을 꼽았다.
은행들 간 블록체인을 공유하고 이 블록체인 시스템에 고객정보를 등록해 대출 등 서비스의 이동을 원하는 고객에게 불필요한 절차 없이 업무처리가 가능토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캐나다의 ‘TD(Toronto Dominion)뱅크’를 예로 들었다. 이 은행 고객이 새로운 은행에서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고자 하면 예전에는 다른 은행 지점에 가서 일주일 가량의 대출전환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TD뱅크와 다른 은행들이 공유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고객의 신용도를 공유하면 실시간으로 대출 전환이 가능하다.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원확인 시스템이 적용되면 해당 고객이 요청했을 때 은행에서 다른 은행에 그 고객의 신용이력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서 “한 은행에서 다른 은행에 대출 승인을 해줘도 문제가 없다는 정보를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기술인 블록체인을 대하는 규제당국의 적극적 자세도 주문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던 트러스트(Northern Trust) 사모펀드 프로젝트는 처음 단계부터 규제당국이 참여했다고 언급하면서 “각 참여자들이 블록체인 상에서 참여할 수 있는 권한(퍼미션)이 다 다르다”며 “한국의 경우에도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된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퍼미션을 통해 참여자들의 신뢰를 구축하는 게 블록체인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했다.
접근 권한을 달리해 보안성을 강화하면 블록체인이 당국의 규제정책과도 부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에 어마어마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블록체인이 참여자들의 신뢰구축 과정에서 효율성을 증가시켜 다양한 비즈니스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비즈는 4월 18일(수)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블록체인과 금융혁신’을 주제로 ‘2018 미래금융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제임스 왈리스(James Wallis)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부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블록체인이 바꾸고 있는 금융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소개합니다. 두번째 기조연설자인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지급결제 기술 등 블록체인의 최신 기술동향을 소개합니다. 이들 2명의 기조연설자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사회로 특별 대담을 합니다.
기조연설과 특별대담 이후 4개 세션이 진행됩니다.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 금융'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첫번째 세션에서는 정유신 서강대 교수(핀테크지원센터장)가 좌장을 맡고, 한준성 하나은행 부행장(미래금융그룹장)이 주제 발표합니다. 또 최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하재우 한국R3 대표가 토론 패널로 참석합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이은호 AT커니 파트너가 ‘금융산업별 위기와 기회’에 대해 주제 발표합니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장, 김열매 한화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정규식 교보생명 디지털신사업팀장, 최상웅 삼성카드 IT담당 상무가 패널로 참여합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가 좌장을 맡는 세번째 세션에선 하태형 율촌연구소장(전 현대경제연구원장)이 ‘블록체인 기술과 규제’를 주제로 발표합니다. 패널로는 이근우 금융감독원 핀테크지원실장,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참석합니다.
마지막 네번째 세션에서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공개(ICO)’에 대해 논의합니다. 한호현 경희대 교수가 좌장을 맡으며 이상화 DarcMatter CEO가 주제 발표합니다. 패널로는 데이비드 서(David Suh) 직토 CEO, 김종현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 손우람 리얼리티리플렉션 대표가 참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일시: 2018년 4월 18일(수) 오전 8시 30분~오후 4시 20분
▲장소: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
▲참가비(VAT포함) : 16만5000원 (4월 16일까지 사전등록시 11만원)
▲접수·문의: 02)724-6157, event@chosunbiz.com
▲홈페이지: http://finance.chosunbiz.com
미래학자 브렛 킹(Brett King·사진)은 “더 이상 은행 지점에 사람이 필요없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 은행 서비스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렛 킹은 또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기술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회사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이 은행업의 본질을 모두 바꿀 것이라는 주장이다.
브렛 킹은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뱅킹 4.0’ 시대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미래학자 브렛 킹은 베스트셀러 뱅킹3.0의 저자로 2012년에는 미국에서 ‘올해의 금융 혁신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를 예로 들며 “테슬라는 완전 자율화된 생산 공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공장에 있으면 오히려 속도가 늦어져 인간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 텔러들이 고객 업무 속도를 늦추는가, 아니면 가치를 제공하는가를 보면 오히려 업무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본다”며 “미래 은행에서 인간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브렛 킹은 “(AI를 활용하면)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매우 낮아진다”며 “은행 지점의 경제학은 이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텐센트나 위챗과 같이 AI를 활용하는 핀테크 기업들의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기존 은행보다 10분의 1, 적게는 50분의 1이나 저렴하기에 기존 은행 지점이 고객유치를 위한 채널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는 지금 은행원들이 처리하는 모든 업무가 더 빠른 속도로 더 효율적이고 더 정확하게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 등 PB(Private Banker)들이 제공하는 자문서비스에서도 인간의 역할은 축소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브렛 킹은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문사에게 와야 보다 정확한 투자를 할 수있다고 자문사들이 주장하고 이들이 일반인보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AI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는 없다”며 “자문서비스에서 (PB의) 경쟁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브렛 킹은 기술기업들이 기존 은행을 대체할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은행 지점을 설립하지 않은 알리페이는 8개월만에 거의 930억 달러의 예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며 “중국 어떤 은행 지점 네트워크도 달성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알리페이나 공유 택시회사 우버 등 다른 업종의 기술기업들이 금융업이 하던 업무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런 혁신과 변화속에 은행은 기술기업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렛킹은 “핀테크 기업들을 보면 자본을 활용할 때 훨씬 유연하게 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혁신이 가능하다”며 “기술기업들이 혁신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면에서 “핀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게 은행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들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마울 대표는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알고리즘은 굉장히 복잡하지만 고객이 사용하는 방식은 굉장히 단순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NTT데이터는 일본 최대 이동 통신사인 NTT도코모의 계열사이면서, 전 세계 최대 IT 비즈니스 기업이다.
마울 대표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 결정까지 1000분의 1초(1밀리세컨드)만에 해낼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알고리즘”이라며 “이런 알고리즘이 금융 서비스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마울 대표는 미국 대형 은행인 제이피모건이 코인이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제이피모건은 지난 2월부터 코인을 통해 연 200만건에 달하는 대출 계약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대출 담당자가 리스크 관리를 했을 때는 36만 시간이 걸렸지만, 코인을 도입하고 단 몇초만에 이 업무를 끝낼 수 있게 됐다. 제이피 모건은 매년 96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기술 관련 업무에 투자하고 있다.
마울 대표는 “인류 역사상 이렇게 빠른 변화는 겪어본 적이 없다”며 “불과 10여년 전에 나타난 스마트폰이 앞으로 십년 안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은행은 장소의 개념에서 벗어나 여러 기술을 융합한 산업이 될 것”이라며 “기술과 금융의 융합은 절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공지능(AI)이 금융 일자리를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그는 10년 후 57%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47%, 영국은 35%, 중국은 77% 등 주요 선진국의 일자리가 AI나 로봇에 의해 사라진다고 밝혔다.
마울 대표는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이 되라(Being Huma)’고 조언했다. AI와 협업할 수 있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을 찾아야 AI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자율주행자 엔지니어는 1년 연봉 29만5000달러에 달한다”며 “운동선수처럼 엔지니어 에이전트가 있을 정도로 기업간 영입 경쟁이 심하다”고 했다.
마울 대표는 금융산업 규제가 현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 규제를 만들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10여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기술은 더 빨리 변한다”며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규제 환경도 변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자들도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IT·네트워크 강국인 한국이 핀테크 혁신의 선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웅섭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17 미래금융포럼 축사를 통해 “핀테크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규제 중심으로는 어렵다”며 “감독당국은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역동적으로 뛰어들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은 핀테크의 핵심기술”이라며 “딥러닝으로 분석해 소비자가 지금 필요로 하거나 인식하지 못한 욕망까지 추적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개발을 추진하며 전통적인 금융업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락이 300만달러 액티브펀드를 AI매니저에게 맡겼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이달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프라인 극복을 위한 핀테크 영역으로 뛰어들면서 인공지능 부문도 확장되고 있다”며 “특히 증권업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인 자산관리를 전국민에게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AI 등 핀테크 혁신을 위해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시행하고 있다. 진 원장은 “핀테크 기술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위험요인을 찾아 대응하는 것이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라며 “혁신은 속도있게 추진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 원장은 “우리나라는 IT를 선도한 경험이 있다”며 “핀테크 영역은 선두국가와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IT·네트워크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가 조만간 선두가 될 것이라는 큰 꿈이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 중 하나인 머신러닝은 금융산업에 있어 고객의 연체 부도 가능성을 조기에 경고하는 것부터 상품추천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올리비에 듀센 솔리드웨어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17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해 "머신러닝은 굉장히 복잡한 시스템으로, 만약 실수가 있으면 큰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장치"라며 "현재 머신러닝은 한국의 금융기관에서 오류탐지, 위험 산출, 상품 개발모델검증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솔리드웨어의 머신러닝이 작동하는 방식은 관련 데이터를 우선 수집하고 이를 스스로 적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데이터 추출의 목표를 설정해 계산 결과를 내놓는다. 솔리드웨어는 현재 머신러닝이 스스로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다양하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답을 내놓는다.
솔리드웨어 머신러닝은 이미 국내 금융기관이 도입해 활용 중이다. 신한은행, 악사, SBI저축은행, KDB캐피탈 등이 조기경보시스템 등으로 소리드웨어의 머신러닝을 도입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머신러닝을 통해 신용평가 정확성을 기존보다 10% 정도 개선할 수 있었고 부도율 역시 3.4%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써니뱅크를 통해 햇살론을 대출하면서 머신러닝 도움을 받았다. KD캐피탈의 경우도 정보가 많지 않은 고객을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한 신용평가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었다.
듀센 대표는 “머신러닝은 금융사에게 우량고객을 선별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추가 고객을 확보하고 추가 상품을 추천하는 것에도 머신러닝의 활용도는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신러닝의 경우 이미 많은 국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한국은 활용하는 빈도가 적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이미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머신러닝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지도가 낮다”며 “지금 한국은 좋은 인프라 기반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는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수백개의 알고리즘 중 전세계서 인증된 최고의 알고리즘을 선택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