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심포지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업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ICFR)의 실효성 있는 운영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경영인, 내부 감사인 등 시장 참여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처럼 기업 스스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취약점을 공개하고 이를 개선해 투자자 신뢰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사의 재무제표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작성, 공시됐는지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 및 운영되는 내부통제제도(ICS)의 일부분이다. 내부통제제도는 회사의 3가지 경영목적(운영·보고·법규준수) 달성을 위한 업무수행 정책 및 절차를 말한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잇달아 발생한 횡령 사건으로 일각에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를 위해 모두가 한뜻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남철 홍익대학교 교수는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획기적인 대책을 추가하기보다는 도입 3년에 불과한 기존 제도에 대한 연착륙과 실효성 있는 운영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하에 ICFR의 내실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ICFR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기업 관점에서 취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서 첫 번째로 ICFR 전담부서의 실효적인 설치와 운영을 주장했다. 그는 “ICFR 전담부서는 최소 5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중소규모 회사가 ICFR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인력을 채용할 때에는 세제 또는 보조금 혜택을 주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ICFR 전담조직 및 내부감사부서를 감사·감사위원회 또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배치해 평가의 독립성을 확보할 것 ▲각종 체크리스트나 외부 진단을 활용한 자금 통제 점검 ▲자금 담당자 강제 순환보직 및 강제 휴가 ▲감사위원회 위치 제고 등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기업이 ICFR을 자발적으로 공시하고 개선하는 관행을 갖추도록 감독 방향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도입된 지 3년 된 ICFR 감사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려면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하에 각 시장 참여자들이 소속된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주제 발표에 나선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사 횡령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 내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 그 자체로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등 직접적인 손해로 이어진다고 했다. 기업가치가 훼손되면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하락하고 그것은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횡령 사실을 공시한 기업의 주가는 20거래일 전후로 7.1% 하락했는데, 자산 규모 10% 이상을 초과하는 대규모 횡령 범죄를 공시하면 주가는 16.3% 급락했다.
이 연구위원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가 의무화된 2019년 이후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차지하는 횡령·배임 사건 비중은 47% 급감했다”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 수준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는 회사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과 내부고발 인센티브 확대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주제 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은 한국회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유승원 고려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됐다. 정진교 코스닥협회 연구정책본부장, 오기원 삼일회계법인 대표, 이창훈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토론에서 오기원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외부감사인의 입장에서는 경영진의 횡령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왔는데 그 이유는 우회적 거래 방식, 출자 등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치밀하게 설계된 횡령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횡령은 특정 시점이 아니라 흐름 상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 외에도 기계적 방법을 이용해 대용량 데이터를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외부 감사인들은 연말 때마다 각 회사 계좌를 조회할 수 있는데 내부 감사기구 조회도 허용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면 횡령하려는 사람도 쉽게 못 할 것”이라면서 “회계부정포상금을 늘리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은 “국내 상장 기업 중 내부감사 운용실태평가보고서 내용이 자세히 쓰인 기업이 거의 없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본인의 잘못을 대외적으로 밝히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잘 운영하는 기업에 한해 제재를 감경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현재 이 같은 방안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 팀장은 “외부 감사인들은 연말 때마다 각 회사 계좌를 조회할 수 있는데 내부 감사기구 조회도 허용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면 횡령하려는 사람도 쉽게 못할 것”이라면서 “회계부정포상금을 늘리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금융당국과 회계업계, 학계 관계자 등 110여 명이 참석했다.
내부 공시·구체적 지시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증대
경영진·감사위원회 인식 변화 필요
”당장 비용 아닌 사회적 편익 고려”
20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심포지엄’ 패널 토론 참석자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외부 감사인의 독립성 보장 ▲내부회계관리 시스템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입장에서 당장 비용 증가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이날 토론은 한국회계학회장을 맡은 유승원 고려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정진교 코스닥협회 연구정책본부장, 오기원 삼일회계법인 대표, 이창훈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좌장을 맡은 유승원 한국회계학회장은 연이은 횡령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현실을 지적하며 토론을 시작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입장을 전달하는 정진교 코스닥협회 연구정책본부장은 내부통제제도를 아무리 갖춰도 모든 위험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대변했다. 대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의 자발적 공시 제도를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상장사들은 감사보고서 ‘적정의견’을 받지 못하면 생사의 기로에 놓인다”며 “인력,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대다수 기업의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도입한 상태에서는 감사보고서 ‘적정의견’까지 받아내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기업 입장에서 미비한 부분을 인지하고, 자체적으로 공시하도록 유도하는 방향도 있다”며 “중소·중견 기업의 감사 관련해 부담을 줄여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진과 감사위원회 역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기원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경영진이 재무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고, 감사인이 독립적으로 감사할 수 있도록 회사 내부에서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의 인식 변화와 실질적인 투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훈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부통제제도의 비용과 편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간 여러 회사에서 분식회계가 발생했는데, 결국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회계 감사가 깐깐해지면 회사는 당연히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기업의 가장 기초인 회계 정보를 믿을 수 있도록 기업을 포함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지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중 내부감사 운용실태평가보고서 내용이 자세히 쓰인 기업은 거의 없다”며 “미국과 비교할 때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도록 내실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내부통제제도를 성실히 지키고 있는 기업에 한해 제재 경감 등 유인책도 고려할 수 있다”며 “회계부정포상금을 늘리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내부회계관리제도 수준이 높아지면 실제 횡령 범죄가 줄어든다”며 “다만 경영자 입장에서 담당 인력 확보, 감사위원회 권한 확대 등 당장 비용이 나가지만, 효과는 뒤늦게 나타난다는 게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비싸서 못하겠다’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 지원이 필요하다”며 “향후 기업이 자발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제재 감면 방안도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심포지엄’에는 회계법인과 학계 관계자 등 110여명이 참석해 상장사 내부통제제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내부통제 충실한 회사에 제재 경감·내부고발 인센티브 확대 필요
“최근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기 성향이 높아졌고 이게 개인적인 횡령 동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적으로 통제하지 못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패에서 횡령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심포지엄’에 참석해 상장사 횡령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호 연구위원은 “지난 3년간 강도 높은 회계개혁 조치에도 상장사 내부통제 관련해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횡령은 발생 자체로 기업가치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횡령 범죄는 기업에 직접적인 손해로 이어졌다. 우선 ▲횡령금은 환수 불확실성이 높고 ▲대다수 주주, 이해관계자에게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며 ▲기업가치 훼손 후 단기간 내 회복도 어렵다.
기업가치 훼손에 이어 신뢰도 하락도 뒤따랐다. 지난 5년간(2016~2021년) 횡령 사실을 공시한 기업의 주가는 20거래일 전후로 7.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규모 10% 이상을 초과하는 대규모 횡령 범죄를 공시하면 주가는 16.3% 급락했다.
이 연구원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 수준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가 의무화한 2019년부터 횡령·배임 사건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차지하는 횡령·배임 사건 비중은 해당 시기를 기점으로 47% 급감했다.
이어 상장사 내 횡령 범죄에 대한 합리적 형량 고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횡령 범죄는 기업가치 훼손에 더해 수많은 주주의 피해를 야기한다”며 “횡령 범죄의 형량을 현실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 위반 동기를 원천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실효성있게 운영하는 회사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미국, 영국에서는 내부통제를 충실하게 설계·운영한 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인적·금전적 제재를 경감받을 수 있도록 한다.
내부고발 인센티브 확대도 고려할 수 있다.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에서 내부 고발로 부정 신고·기여율 100% 인정 시 최고한도인 10억원을 받게 된다. 최고한도를 높여 내부고발 유인을 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부통제에 취약점, 미비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검토 준칙을 보강하는 방향도 필요하다”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실재성 입증 관련해 검토 준칙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부회계관리 전담부서 운영하고 세제·보조금 지급도 검토 필요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ICFR)에 획기적인 대책을 추가하기보다는 도입 3년에 불과한 기존 제도에 대한 연착륙과 실효성 있는 운영이 중요하다.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하에 ICFR의 내실화를 이뤄야 횡령 사고가 감소할 것이다”
정남철 홍익대학교 교수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심포지엄’에서 ICFR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학계에 오기 전 회계법인과 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회계 전문가다.
이날 첫 발표자로 나선 정 교수는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오스템임플란트(94,600원 ▲ 2,100 2.27%), 계양전기(3,585원 ▼ 55 -1.51%), 우리은행(우리금융지주(11,950원 ▲ 350 3.02%)) 등 최근 발생한 횡령 사고 현황과 발생 원인을 짚고, 제도적인 대응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냈다.
내부회계관리제도(ICFR)는 회사의 재무제표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작성, 공시됐는지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 및 운영되는 내부통제제도(ICS)의 일부분이다. 내부통제제도는 회사의 3가지 경영목적(운영·보고·법규준수) 달성을 위한 업무수행 정책 및 절차를 말한다.
정 교수는 “취약한 회사의 내부통제제도는 동기와 압력이 있는 직원 등이 횡령을 저지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아무리 잘 설계된 내부통제제도라고 할지라도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행위험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템임플란트, 계양전기, 우리은행 등과 같은 사건들도 주기적으로 회계를 감사했다면 횡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발생했더라도 바로 잡혔을 것”이라며 ICFR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ICFR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기업 관점에서 취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정 교수는 ICFR 전담부서의 실효적인 설치와 운영을 주장했다. 그는 “적어도 ICFR 전담부서는 최소 5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부서별 업무의 통제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소규모 회사가 ICFR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인력을 채용할 때에는 세제 또는 보조금 혜택을 주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CFR 전담조직 및 내부감사부서를 감사·감사위원회 또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배치해 평가의 독립성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세 번째로는 각종 체크리스트나 외부 진단을 활용해 자금 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자는 의견을 냈다. 또한 자금 담당자가 일정 기간 근무했을 때에는 강제 순환보직을 실시하거나 강제 휴가를 명령해서 해당 직원의 업무 현황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섯번째로 정 교수는 감사위원회의 위치를 제고해 감사 기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ICFR 실효성 제고를 위해 회사의 자금 횡령 등을 포함한 재무제표 왜곡 표시를 직접 발견한 외부감사인에 대한 포상을 늘릴 것을 주장했다. 그는 “감사인의 부정적발에 대한 포상은 현재 적다”면서 “횡령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데 포상을 늘리면 외부감사인의 횡령 적발 의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규제기관은 회사가 내부통제 취약점을 스스로 공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기업들의 내부 제도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진짜 그럴지 의문”이라면서 “미국은 비적정 의견 자체는 규제하지 않으나, 거짓 공시를 하면 가중처벌을 하는 등 강한 규제를 하는 반면 한국은 비적정 의견에 대한 제재가 높아 과거 ICFR 검토와 같이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ICFR을 자발적으로 공시하고 개선하는 관행을 갖추도록 감독 방향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도입된 지 3년 밖에 안 된 ICFR 감사에 대한 연착륙과 실효성 있는 운영이 중요하다”면서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하에 각 시장 참여자들이 소속된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횡령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회계법인과 학계 관계자 등 110여명이 참석했다.
“내부회계관리 강한 회사가 더 존중받을 수 있는 강력한 제도 필요”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상장기업 횡령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기업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 심포지엄’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최근 잇따라 발생한 횡령 사건으로 우리 기업과 자본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며 “특히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에서 횡령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큰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각에서는 기업의 부실한 내부 통제에 대한 지적은 물론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라며 “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란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해 회사가 갖추고 지켜야 할 재무 보고에 대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말한다.
김 회장은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많은 경영자들이 일련의 사건을 지켜보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실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강화하려고 나서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시점에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을 모색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는 한 두 사람의 노력이나 단편적인 제도 개선만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이해관계자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진부터 인식을 개선하고 전사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 감사인은 전문성을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더욱 철저한 감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강한 회사가 더 존중받을 수 있게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 역시 필요하다”며 “오늘 이 자리가 여기 모이신 전문가분들의 지혜를 모아 모두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규창 한화큐셀 산업정책팀장이 “차세대 태양전지 탠덤의 양산을 통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미래에너지포럼’에서 ‘태양광 산업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기존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인 29.1%를 상회하는 44% 수준의 탠덤 전지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화큐셀이 올해 6월 개발에 성공한 탠덤 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반도체·도체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갖는 산화물이다. 한화큐셀은 기존 태양전지를 만드는 실리콘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로 만든 얇은 셀을 쌓아 올렸다. 이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층에서는 단파장 빛을 흡수하고 실리콘 층에서는 장파장 빛을 흡수해 기존 실리콘 셀보다 효율 잠재성이 15%포인트(P)가량 높다.
한화큐셀이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최근 늘어나는 태양광 발전 규모에 있다. 정 팀장은 “202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규모는 150기가와트(GW)에 달한다”며 “풍력 누적 설비용량을 이미 뛰어넘었고, 전 세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의 50% 이상을 태양광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LCOE(균등화발전비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정 팀장은 앞으로 태양광 발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 팀장은 “유럽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인데, 태양광 설치량을 기존 21기가와트(GW)에서 오는 2030년 60GW까지 확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역시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차원에서 자국 내 태양광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정 팀장은 장기적으로 태양광 전력의 가치를 높이려면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태양광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간헐성, 변동성을 극복하고 전력에 대한 가치를 높이려면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며 “시장을 설계하고, 전력망을 보강하고,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전반적인 시장이 완전히 재편돼야 하고, 당연히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한국은 92.8%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어 다른 나라보다 에너지 안보가 시급하다”며 “한국은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만큼, 원전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2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을 통해 “대외 정세가 불안해지면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국내 발전 단가를 끌어올려 산업과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동시 실현이 필수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원전을 제시했다. 특히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 분야에서 한국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박 원장은 “한국은 이미 2012년 중소형 원자로 1단계를 개발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있다”며 “최근 미국이 SMR에 뛰어들면서 주목받고 있는데,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이 갖고 있는 안전성과 건설비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맞춰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SMR은 석탄화력 등 대형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원장의 판단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에너지 자립형 공장과 전력 케이블 연결이 쉽지 않은 오지 등에서 SMR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2035년까지 전 세계 65~85GW(기가와트) 규모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주요국들은 원전을 통해 에너지 안보 방향성을 잡고 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영국은 원전의 기존 설비목표인 10GW를 최대 2.5배까지 확대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신규 원전 8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원전 폐로 정책을 펴던 벨기에는 전면 선회를 결정했고, 폴란드 역시 2043년까지 6기의 원전을 건설하기로 했다. 그는 “독일이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감당하려 했지만, 가스와 원유 등 화석연료 없이는 감당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원전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사용후 핵연료 문제가 있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계, 원전 10기 수명 연장 등을 통해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는 약 3만2000톤(t)으로 예상된다. 아직 한국은 원전에서 배출되는 우라늄과 플라토늄을 재활용할지 또는 폐기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박 원장은 “기술 발전으로 향후 해저 16㎞에 소규모 부피로 묻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사용후 핵연료 걱정을 덜 수 있고, 10년 뒤엔 국민들이 (처리 방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안전성 확보에 따른 경제성 문제도 있다. 안전설비를 추가할수록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연구원은 경제성과 안전성, 핵확산 저항성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는 융용염원자로(MSR) 등 4세대 원자로 기술을 연구 중이다.
박 원장은 에너지 안보도 중요하지만, 탄소중립도 놓칠 수 없는 만큼 재생에너지 확보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풍력과 태양광 역시 자원인데, 한국은 육상 풍력에너지가 약하고 태양 에너지 밀도 역시 몽골, 호주 등에 비하면 부족하다”며 “신재생에너지 관계자들은 최대 80GW(기가와트)를 끌어올 수 있다고 하는데, 2050년 200GW를 써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120GW를 (어디서 끌어올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의 최종 목표는 삶의 터전과 공존하는 원전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완벽한 액체연료 기반의 원자로를 만들어 서울 여의도 지하철역 옆에 짓는 것을 꿈꾸고 있다”며 “이런 시대가 머지 않아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간 수많은 국가에서 잊혀진 것이 있습니다. 급속도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느라 상대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에너지 비용과 경제성에 대해서도 소홀했습니다. 2050년의 탄소중립 목표를 2030년으로 앞당기려다 더 많은 위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세계적인 에너지 석학인 다니엘 예르긴 S&P글로벌 부회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 기조연설에 나서 “우리는 지금의 에너지 위기 시작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생각하는데, 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상승했고 세계 석유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회복이 시작되면서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고, 지난 몇년간 에너지 자원에 대한 투자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예르긴 부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너지-국제 관계 전문가로 꼽힌다. 10년 전 석유를 둘러싼 부와 권력의 탄생, 국제사회의 갈등과 충돌을 분석한 책 ‘황금의 샘(The Prize)’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미국외교협회 이사와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클린턴부터 트럼프까지 미국 4개 행정부에서 연달아 에너지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예르긴 부회장은 에너지 자원 투자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전환 목표가 과도하게 설정되면서 기존 화석 에너지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다소 (신재생 에너지 전환) 목표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현재 전 세계 95조달러(12경4307조원)의 에너지 시장을 2050년까지 전부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는 그 절반을 전환하겠다고 한다. 야심을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르긴은 지금의 에너지 위기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예르긴 부회장은 현재 에너지 위기와 1970년대 오일 쇼크와는 차이점이 있다며 “1970년대 당시 위기는 석유에 국한돼있었지만, 현재 위기는 천연가스, 석탄까지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대혼란에 빠졌던 1970년대 오일쇼크보다 현재 에너지 위기가 더 심각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에너지 위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위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 석유 시장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석유 시장은 파편화돼 전 세계 석유 공급의 20%는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제재로 인해 판매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갈등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번지면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재조명될 것이라고도 했다.
예르긴 부회장은 원자력발전이 없다면 한국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탈원전을 추진하는 독일을 예로 들어 “그 결정에 대해 독일인들이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독일 정부 관계자들이 탈원전으로 러시아 천연가스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됐다고 말한다”며 “이는 전략적 실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환경 운동가들조차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고 8기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자력은 에너지 믹스의 중요한 요소”라며 “원자력을 지속하겠다는 약속이 한국 에너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르긴은 신재생 에너지 전환 정책이 다른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8개월 동안 구리에 대한 미래 수요 예측을 연구했다고 소개하며 “세계 경제가 빠른 전기화에 필요한 공급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구리에 대한 수요를 합산해보니 전기차, 해상풍력, 육상풍력, 태양광 등에서 “정말 충격적인”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구리는 신재생 에너지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데,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전환 목표가 과도하게 설정되면서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다. 그는 구리 수요 증가와 관련해 “앞으로 마주할 위기는 상당히 놀랄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국제 경제 체제는 거대하고 복잡하며 2050년의 상황에 대해 전부 파악하지 못한다”며 “(신재생에너지 전환) 목표를 적절한 수준으로 재설정하면서 에너지의 미래를 생각하며 기후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르긴은 현재 글로벌 석유 시장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으며, 공급의 증가가 충분하지 않아 더 많은 혼란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줄어 하루에 약 200만 배럴이 감소할 것이고, 약 15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도 시장에 풀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동에서 공급 가능한 석유량에 대해 과대평가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고 했다. 중동의 유휴 석유 생산 능력이 줄어든다면 시장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예르긴은 수소 경제가 향후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소 가치사슬이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뛰어난 엔지니어링 역량을 가진 한국은 그 안에서 글로벌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의 에너지 위기에) 적응할 것이며, 시장도 조정을 거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예전처럼 난제에 부딪히겠지만, 이번 조정 과정에서 계속 글로벌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유연성과 적응 능력이 핵심”이라고 했다.
문상진 두산퓨얼셀(29,400원 ▼ 100 -0.34%) R&D 신사업본부장은 향후 급속충전차량 공급으로 급증할 전력수요가 지역 전력망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연료전지가 이 같은 부하를 완화할 해법이 될 수 있다고 6일 소개했다.
문 본부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2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을 통해 “앞으로 급속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들이 많아져 동시에 급속 충전을 할 경우, 지역 전력망이 붕괴될 수 있다”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열과 함께 수소도 생산하는 신제품 트라이젠(Tri-Gen)이 훌륭한 대안이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트라이젠은 기존 연료전지가 수소 또는 천연가스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발생시키는데 더해 수소도 생산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두산퓨얼셀은 해당 제품을 실증 중이며 내년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 본부장은 이날 자사 연료전지를 사용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우선 부산연료전지 열병합 발전소를 언급하면서 “해운대 신도시 아파트와 300m 거리인 도심 한가운데서 30㎿의 전기와 지역난방용 열을 공급하고 있지만, 조용한데다 오피스 건물 같아보여 주민들이 발전소로 생각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연료전지의 강점이 도심 한가운데에서 전력을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솔루션이란 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어 충남 서산 한화토탈 납사 크래킹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발전하는 50MW 규모의 대산 수소연지 발전소를 소개하면서 “순수 수소를 사용하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상용 발전소”라고 했다.
그는 중국 광둥성 포산시의 수소에너지 시범사업에 대해선 “국내 생산 발전용 연료전지의 최초 해외 수출 사례”라면서 “아파트 단지와 상용 건물에 전기와 냉난방용 열을 공급하며, 시범 사례라 중국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장세환 포스코 탄소중립그룹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민간도 노력하겠지만 다른 주요국처럼 정부 차원의 보조금·정책 지원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 그룹장은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2 미래에너지포럼’에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HyREX)’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수소환원제철을 위해선 청정 수소 공급과 에너지 전환에 따른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갖춰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Fe₂O₃)에서 산소(O₂)를 떼어내는 환원제를 석탄에서 수소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장 그룹장은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하면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만, 수소를 활용하면 물(H₂O)만 나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수소의 환원작용이 일어나는 환원로로 ‘HyREX 유동환원로’를 추진하고 있다. 2028년 시험설비를 가동, 2030년까지 검증을 마칠 계획이다. 특히 유동환원로는 유럽 철강사들이 연구하는 샤프트(Shaft)환원로와 달리 ▲철광석 원료의 제한이 없는 점▲철광석을 가공한 팰렛(Pellet)으로 만드는 전처리가 불필요한 점 ▲열전도 능력이 뛰어나 대형화가 용이한 점 등의 강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 난관이 적지 않다는 게 장 그룹장의 설명이다. 우선 수소 공급이 관건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면 연간 최대 500만톤(t)의 수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소 가격은 ㎏당 3달러로 다른나라보다 1.5달러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 제조원가 기준 t당 15만원가량 더 든다는 뜻이다. 해외에서 수소를 들여오더라도 조달 비용이 ㎏당 3.3달러로 추산돼 해법이 되기 어렵다.
장 그룹장은 “포스코가 12년 연속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꼽힌 배경 가운데 하나가 제조원가가 다른 철강사보다 t당 5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인데, 수소 공급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철강 경쟁력이 약해지면 자동차, 조선 등 다른 제조산업의 경쟁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 공급도 문제다. 수소는 열을 빼앗는 ‘흡열작용’을 하므로 환원로를 지나 전기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공정이 이어져야 한다. 포스코가 전기로 등을 도입하면 연간 전력 소비량이 현재 2.9기가와트(GW)에서 2050년 4GW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로가 사라지는 만큼 포스코 전력 소비량의 85%를 차지하는 자체 부생가스 발전도 불가능해진다. 외부에서 안정적으로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장 그룹장은 “에너지 고민이 많다”며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날씨 등 외부 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이 문제고, 수소 발전은 단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모듈원전(SMR)의 경우 1기당 발전량이 300메가와트(㎿) 수준이어서 13개 이상을 설치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장 그룹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고민을 할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탄소중립 연구·개발(R&D) 국책 과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속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책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 늘어나는 전력 사용량에 맞춰 이를 안정적으로 고민할 수 있을지도 미리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