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호킹스 IBM 시큐리티 아시아태평양 지역 CTO가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사이버보안 콘퍼런스'에서 화상으로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크리스 호킹스 IBM 시큐리티 아시아태평양 지역 CTO가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사이버보안 콘퍼런스'에서 화상으로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많은 사이버 공격을 받은 지역입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탐지 속도와 규모를 늘리고 정확도를 높여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해커들은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입니다”

크리스 호킹스 IBM 시큐리티(IBM Security)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IBM 시큐리티는 IBM의 보안사업부다. 호킹스 CTO는 국제 공인 정보 시스템 보안 전문가(CISSP)로 지난 25년 동안 45건의 사이버 보안 특허를 받았는데, 2013년에는 IBM의 보안 특허 포트폴리오에 지속적으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마스터 발명가(Master Inventor)’로 선정되기도 했다.

호킹스 CTO는 지난 3월 IBM 시큐리티가 낸 연례 보고서인 ‘엑스포스 위협 인텔리전스 인덱스(X-Force Threat Intelligence Index)’를 언급하면서 “공격자들은 다양한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해 스피어피싱, 랜섬웨어 등의 공격을 하고 있다”며 “많은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 이를 복구하고자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선제적으로 데이터 보호를 하기 위해서는 AI와 자동화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안 전문가가 모든 상황에 개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복적인 작업 같은 경우 자동화가 필요하다. 사람은 좀 더 가치 있고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면 된다”며 “AI를 활용해 사이버 위협 대응의 정확성과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보안관리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개방형 소스를 활용하면 위협 관리와 데이터 보안, 액세스 관리에 있어서 속도와 규모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호킹스 CTO는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가진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자산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안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인프라나 시스템이 통합돼 있지 않아 보안 담당자들이 위기 상황을 분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데이터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어떤 흐름으로 이동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데이터 보호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클라우드와 서버 사이, 또는 데이터 베이스 사이에서 이동이 있을 때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절된 시스템을 통합해서파악하는데 AI와 자동화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보안 담당자는 효율적, 자율적으로 생산적인 업무를 할 수 있고 AI를 통해 발견된 지식은 보안 담당자는 물론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

=변지희 기자

이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14일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챗GPT 등 초거대 AI는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기술적 한계와 부정적 평가가 존재한다.”

이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하며 인공지능(AI) 시대의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초거대 AI는 거짓을 사실처럼 답변하거나 최신 정보는 반영하지 못하는 등 고유의 기술적 한계가 있고, 잘못된 정보가 활용되거나 기술을 악용하는 사례 등 역기능 우려로 인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며 “초거대 AI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공평성, 투명성, 활용 적합성 등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평가 및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이버 공격·범죄에 활용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며 “잠재적 위협이 존재하는 만큼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챗GPT 활용 안내서를 발간하는 등 안전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챗GPT 활용방법 및 주의사항 안내서를 발간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KISA는 개인정보 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 원장은 ‘악용 가능성 및 잠재적 보안 위협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강조했다. 그는 “증가하는 피싱 공격 대응을 위한 기술적 보안 대책 강화 및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며 “챗GPT를 이용한 악성코드 생성·배포에 대한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위협 수준 분석 및 탐지·차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어 “안전한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챗GPT 안전 활용지침을 마련해 무분별한 활용을 방지하고 결과물 오남용, 민감정보 유출 등을 완화해야 한다. 챗GPT 위험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교육을 통해 인식제고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초거대 AI 보안 대응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챗GPT 등 초거대 AI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보안 프레임워크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진화하는 AI 보안 위협에 대한 핵심 대응역량 또한 제고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인력양성, 연구개발(R&D), 제도 정비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날 AI 시대 보안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그는 “AI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부터 모델 학습, 결과물 활용까지 모든 영역에서 보안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며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설계에서부터 보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AI 개발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보안 체계 마련도 촉구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의존도가 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몇 안되는 초거대 AI 모델을 보유한 국가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원장은 “AI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 분야로, 챗GPT 등장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관련 연구·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혁신의 가치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균형적인 보안 정책 및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

=박수현 기자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사이버 위협’을 주제로 열린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 패널토의에서 좌장을 맡은 임종인(왼쪽)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와 얀 쇼시타이시빌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이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토론하고 있다./조선비즈

“인공지능(AI)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과 방어의 싸움은 창과 방패처럼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싸움에서 AI의 혁신적인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려면 섣부르게 AI 규제를 도입하기보다는 초거대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지침이 전 지구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사이버 위협’을 주제로 열린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 패널토의에서 참석자들은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챗GPT를 비롯한 초거대 AI 활용과 규제는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의는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이트해커 그룹인 ‘셸피쉬’를 이끈 얀 쇼시타이시빌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와 AI 관련 규범을 연구하는 이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쇼시타이시빌리 교수는 “챗GPT를 포함한 여러 거대 언어모델은 보안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며 “아직 정보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생성형 AI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안 모델의 취약점을 발견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기존 산업에 적용한 규제처럼 AI를 규제하면 한국이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AI 규제를 전통적인 산업 규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초거대 AI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해 보기도 전에 우리는 지금 유럽 등 해외 AI 규제 모델을 들여와 적용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AI를 충분히 활용해 사이버 보안 방어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AI로 인해 유발된 위협을 균형감 있게 규제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챗GPT 등 생성형 AI를 악용해 사이버 공격의 기술 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AI 활용 교육을 비롯해 AI 특성에 맞는 새로운 규제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쇼시타이시빌리 교수는 “최근 사이버 공격 추세를 보면, 공격자의 스킬이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쉽게 공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현재 챗GPT 등은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방어 태세가 어느 정도 잘 갖춰져 있지만, 어마어마한 자원을 방어에 투입해야 공격자와 같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생성형 AI의 방어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으며, 실제로 앞으로는 보안을 도와주는 툴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AI를 활용해 보안 전문가를 기르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으므로, 이런 교육이 확산하면 AI 오용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재 정부 차원에서도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으나, 개별 기업들도 AI 개발과 응용의 전 과정에서 보안을 적용하는 절차를 강화해 AI 시스템이 통합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AI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들이 정책 개발자부터 사용자 모두에게 내면화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에서도 AI 활용과 규제 규범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국제적 협력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

최지희 기자

“암호 알고리즘 기반 IT 보안, 양자컴퓨팅에 무너질수도”

조지훈 삼성SDS 보안연구팀장(마스터)가 14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양자컴퓨터 시대의 보안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

조지훈 삼성SDS 보안연구팀장(마스터)은 다가오고 있는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해 양자내성암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르면 10년 내에 본격화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시대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기존 암호 체계를 기반으로 한 IT 보안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지훈 마스터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에서 “현대 IT 시스템의 보안은 1976년 수학적 난제를 기반으로 한 암호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설계돼 있다”며 “문제는 이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 마스터는 양자컴퓨팅 시대에 IT 인프라 보안을 지킬 수 있는 대안으로 양자내성암호를 언급했다. 양자내성암호란 기존 컴퓨터나 양자컴퓨팅 환경에서도 안전한 암호 알고리즘을 말한다. 오는 2024년 4종의 알고리즘이 1차 표준화가 완료될 예정이다.

그는 “전 세계 퀀텀 컴퓨팅 전문가 47명은 결론적으로 10년에서 15년 사이에 암호 알고리즘을 깨뜨릴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등장을 예상했다”며 “아무도 챗GPT의 등장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더 빠르게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 문제를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마스터는 “해외에선 양자내성암호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이미 나왔다. 각종 표준화 기구에서도 양자내성암호와 관련한 상세 문서가 여러 개 배포돼 있다”며 “지난해 미국 정부에서도 긴박하게 양자내성암호 전환과 관련한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12월에는 법으로 관련 내용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양자내성암호로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정부도 (양자내성암호로) IT 시스템을 전환하는데 10년이 걸릴 것을 예상한다”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전환도 신중해야하지만 미리 내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암호를 어떻게 쓰는지 식별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강조했다.

#2023 사이버보안콘퍼런스

=황민규 기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 금융 등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며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과 전략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러한 변화는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디지털 기술은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벗어나 기존의 금융 서비스를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며 “기존 은행의 영업점을 방문해야했던 금융 업무를 개인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한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가상자산, 핀테크 등의 정보기술(IT) 금융은 금융 생태계를 바꿔 놓았다고도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디지털 금융의 발전으로 전통적 금융과 비금융 사이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알리페이, 미국의 스퀘어, 영국의 레볼루트 등 초기 핀테크 회사들이 지급 결제로 출발해 은행으로 확대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특히 그는 레볼루트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8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며, 영국의 4대 금융 중 하나인 내셔널 윈스터민스터 은행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변화는 금융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금융기관들에 등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친화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윤 의원은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등장은 경제 불황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속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내 디지털 금융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2023 미래금융포럼

=이정수 기자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 진단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특별강연
제이슨 솅커, 금융의 미래 전망
은행권 ‘메기’ 인터넷은행, 현주소 진단 패널토의

조선비즈의 '2023 미래금융포럼'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이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무너지는 금융 장벽, 빅블러 온다’를 주제로 한 조선비즈의 ‘2023 미래금융포럼’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 당국과 정치권, 금융회사 등 각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의 특별강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김 부위원장은 ‘디지털 금융 정책방향’이라는 주제로 강단에 올라 “기술이 삶의 양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을 디지털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당국이 원하는 디지털 혁신과 전환은 특정 사업자와 업권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많은 소비자가 편익을 얻고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조선비즈

특별강연 이후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시대에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통찰력 있는 진단이 이뤄진다.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 퓨처리스트 인스티튜드 회장이 기조연설로 나서 빅블러가 가져올 미래 금융을 전망한다. 솅커 회장은 빅블러 현상이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기존 금융사에 기회이면서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첫 강연은 금융회사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스타벅스가 맡는다.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담당은 스타벅스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전략에 대해 강의한다. 백 담당은 충전·주문·결제까지 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만든 스타벅스의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공유한다.

세계 최대의 럭셔리 소비재 기업인 LVMH의 투자전문 자회사 앨 캐터튼(L Catterton)에 몸담고 있는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가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다. 오리어리는 미국 상원 의회와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정책 고문으로 활동한 경제 전문가다. 오리어리는 모든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든 은행이 되고 싶어 한다고 진단하며 앞으로 금융산업은 지금의 모습과 전혀 다르게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이날 오후에는 은행권의 새로운 경쟁자들의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는 최근 투자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토큰증권발행(STO) 투자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루센트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부동산 쪼개기 투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현 주소에 대한 진단과 미래 전략을 공개하는 패널 토의도 준비됐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실 실장을 좌장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전략 담당 관계자가 패널로 참석한다.

전통 금융권에서는 빅블러 시대 생존법을 소개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전통 금융사들이 비금융업권으로 진출해 성공한 사례를 발표한다. 이어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빅블러 시대 금융사들의 생존 전략을 논의하는 토론을 진행한다.

#2023 미래금융포럼

=김유진 기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권 경쟁 촉진을 위해 대환대출 인프라와 예금비교 추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모호한 빅블러(Big Blur) 현상 속에서 비금융 IT회사와 금융회사가 협쟁(co-opetition)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간단하게 클릭 몇번으로 10~15분 내에 금리가 낮은 다른 대출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현재는 대환대출을 받으려면 은행에 여러 서류를 내야하고 승인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고 김 부위원장은 지적했다. 예금비교 추천 플랫폼은 예금 금리를 비교해서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김 부위원장은 “소비자들은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고,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데이터를 통한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개인 금융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우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비금융 부문에도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보안을 이유로 사용한 데이터는 폐기토록 했는데, 효율성 제고를 위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키로 했다.

핀테크 육성 방안도 마련한다. 금융위는 핀테크 기업에 법률·회계 ·기술 등 전문가의 ‘종합 컨설팅’을 제공한다. 핀테크 혁신펀드 규모도 기존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한다. 핀테크 기업이 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및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단계적으로 규율 체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고객자산 보호와 불공정 거래 규율 등 이용자 보호 규제를 도입하고, 국제기준이 마련되면 이에 맞춰 가상자산 발행·공시 등 시장 질서 규제도 보완키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전날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가상자산법 1단계 법안이 통과됐다”며 “아직 절차가 남았지만, 조만간 1단계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토큰증권발행(STO) 허용을 위해 국회와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한다. 디지털 금융혁신을 뒷받침하면서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보안 규제 선진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디지털 금융 혁신 성과도 소개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그동안 238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선정돼 159건이 실제 시장에 출시됐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여러 은행의 계좌정보, 카드정보 등을 조회하거나 결제·송금 등을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에는 지난 3월말 현재 1억6628명(중복 포함)의 고객이 매일 3396만건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저희가 원하는 디지털금융 혁신과 전환은 특정 사업자나 업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편의를 얻고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금융위는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2023 미래금융포럼

=송기영 기자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회장이 온라인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조선비즈DB

세계 최고의 미래전략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회장이 앞으로 금융과 다른 산업 간 장벽이 더 빠른 속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금융과 경제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력과 통화 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솅커 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가진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금융과 다른 산업들의 경계가 상당히 모호해졌는데,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의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솅커 회장은 최근 금융의 빅블러가 가속화된 이유로 금융 정보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5년 전과 달리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결정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며, 과거와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이용할 정보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 외 산업 종사자들도 다양한 경로로 통화 정책과 여러 경제 정책 입안 등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이를 경영과 업무에 활용하면서 금융과 다른 산업의 경계가 과거에 비해 상당 부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솅커 회장은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빅블러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대중이 유튜브나 레딧(미국의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수많은 트레이딩 기법을 학습하고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들면서 금융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솅커 회장은 앞으로 금융과 산업 간 장벽이 더 빠른 속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 연준을 포함한 각 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사태 후 심각해진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융과 경제 정책 관련 정보 습득과 소통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솅커 회장은 금융 빅블러 시대에서 한국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고 글로벌 리더로 올라서기 위해 필요한 요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경제와 금융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력을 높이고, 중앙은행과 정부도 활발한 소통을 통해 통화 정책을 포함한 각종 경제 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도 더 높은 부가가치를 갖는 고품격 금융 저널리즘을 실현하는데 힘써야 한다”며 “국민 각자가 미래학자처럼 생각하고 여러 정보를 폭넓게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3 미래금융포럼

=진상훈 기자

2023 미래금융포럼 개최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 담당 강연
’스타벅스가 디지털을 통해 추구하는 고객 관계 강화 전략’ 주제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담당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조선비즈

“스타벅스는 고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이 남긴 데이터를 열심히 따라다니며 어떤 것을 만족하는지, 불만족하는지 찾아낸다. 고객이 불만족하는 부분을 해결할 기술들을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디지털 전략이다.”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담당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스타벅스가 디지털을 통해 추구하는 고객 관계 강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스타벅스의 디지털 전략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 담당은 “빅블러 시대에 경쟁자로 스타벅스가 언급되고 있다”라며 “스타벅스의 디지털 전략은 ‘디지털 휠(Digital Wheel)’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 담당은 “회원을 기반으로 매력적인 보상을 제시하는 리워드(보상)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빠르고 신속한 주문, 간편한 결제 등 네 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진행해 현재의 디지털 성과를 얻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의 디지털 휠 전략이 응축된 서비스는 ‘사이렌오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문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DT)을 추진해 2013년 모바일로 음료 주문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간편결제 플랫폼 ‘사이렌오더’를 구축했다. 고객은 스타벅스 매장 반경 2km 내에서 사이렌오더를 통해 음료 등을 주문한 뒤 매장을 방문하면 기다릴 필요 없이 음료를 받아갈 수 있다.

고객의 만족을 높이겠다고 시작한 이 플랫폼은 출시 10년만인 올해 2월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5분의 1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사이렌오더 애플리케이션을 본인의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것이다. 사이렌오더의 DAU(일간 활성이용자 수)는 100만, MAU(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650만에 달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카드 등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스타벅스를 자체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결제를 한 이용자가 하루 100만명, 한 달에는 650만명에 이른다는 의미다.

백 담당은 “사이렌오더에는 실제 매장에서 파트너에게 주문할 수 있는 모든 행동과 옵션이 동일하게 구현돼 있다”라며 “스타벅스코리아 전체 주문의 30%가 사이렌오더로 들어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담당은 “오전 7~10시 피크타임에는 이 비율이 50%로 올라가며 서울의 주요 오피스 지역에선 70%까지 올라간다”라며 “고객은 자기가 원하는 시점에 주문하는 장점이 있고, 파트너는 음료나 푸드의 제조에 집중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담당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스타벅스가 디지털을 통해 추구하는 고객 관계 강화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사이렌오더의 성공은 스타벅스의 디지털 확장 전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서비스인 ‘DT 패스’에도 사이렌오더를 접목했다. 백 담당은 “드라이브 스루 점포가 인기를 끌며 주문 차량이 일반 도로까지 점유하는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차량 번호판과 스타벅스 카드 정보를 연결했다”라며 “해당 차량에서 사이렌오더를 통해 주문하면 추가적인 주문 절차 없이 음료와 푸드를 픽업하는 구역으로 안내할 수 있게 된다”라고 했다. 드라이브 스루 고객의 주문 시간을 단축하자는 의도로 시작한 DT 패스는 등록자가 220만명까지 늘어났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외에도 딜리버리(배달),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의 서비스도 사이렌오더와 연계해 확장하고 있다. 백 담당은 “모바일 앱은 딜리버리, 이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라며 “중요한 자산인 트래픽이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주문, 결제, 선물하기 등 모바일 상품권 거래 등 전체 거래건수 중에 3분의 2가 디지털과 연결돼서 나온다”라며 “디지털 전환은 스타벅스의 발전에도 중요하다”라고 부연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앞으로 고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백 담당은 “사이렌오더에 대한 사용 이유를 물어보자 신속한 주문, 다양한 커스텀 메뉴, 음료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을 보고 편리하게 주문하고 싶다는 답변이 나왔다”라며 “예전에는 사이렌오더의 초점을 속도에 맞췄지만, 이제는 개인화, 고객이 원하는 옵션을 담아내는 쪽으로 개선방향을 잡고 있다”라고 했다.

스타벅스는 더 나아가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해 디지털 사업을 확장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재 미국 스타벅스는 웹 3.0을 기반으로 NFT를 활용해 리워드를 제공하는 ‘오디세이(ODYSSEY)’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백 담당은 “현재의 플랫폼에서 확장하기 어려운 부분을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스타벅스코리아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

#2023 미래금융포럼

=김유진 기자

=김수정 기자

마이클 오리어리 앨 캐터튼 파트너 온라인 강연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세계 최대의 럭셔리 소비재 기업인 LVMH의 투자전문 자회사 앨 캐터튼(L Catterton)에 몸담고 있는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파트너가 온라인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비즈

“램프의 요정 지니를 다시 램프에 넣을 방법은 없다. 우리는 모든 회사가 은행이 되기를 원하는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누구나 할 수 있게 됐기에 많은 사람들이 시도할 전망이다. 향후 10년 동안 가장 큰 관건은 비금융사가 얼마나 자사 제품과 연관성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롭고 고유한 가치를 제공하며, 결과적으로 얼마나 브랜드의 가치를 창출할지가 될 것이다.”

세계 최대의 럭셔리 소비재 기업인 LVMH의 투자 전문 자회사 앨 캐터튼(L Catterton)에 몸담고 있는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파트너는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모든 기업이 당신의 은행이 되고자 할 때’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이같이 말했다.

오리어리 파트너는 미국 상원 의회와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정책 고문으로 활동한 경제 전문가다. 미 하버드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스탠퍼드 경영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기업들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소개하는 책 ‘어카운터블(Accountable)’이 있다.

이날 오리어리 파트너는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에 대해 소개했다. 비금융과의 협업을 통한 금융 서비스인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재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임베디드 금융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으로 오리어리 파트너는 “정부의 폭넓은 지원 하에 기술이 급격히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재무장관에게 비금융사가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금융소비자가 얻는 효과를 평가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면서 “이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이런 새로운 경쟁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임베디드 금융 확산을 지원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한 참석자가 세계 최대의 럭셔리 소비재 기업인 LVMH의 투자전문 자회사 앨 캐터튼(L Catterton)에 몸담고 있는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파트너의 온라인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어 오리어리 파트너는 “전통적인 금융사는 내부 통합 시스템 구축을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야 했고, IT 예산의 3분의 2 이상을 혁신이 아닌 유지·보수에 사용하고 있다. 이는 비금융사의 금융업 진출을 어렵게 했다”면서 “그러나 최근엔 클라우드·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의 등장으로 이 어려운 작업을 외주화할 수 있게 됐다. 어떤 회사든지 자신의 고객에게 빠르고 쉽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어리 파트너는 임베디드 금융 사례로 애플 카드, 월마트 머니카드,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Lyft) 등을 제시했다. 이런 비금융사가 다양한 업체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돈·시간 등 비용을 절감해 신용카드·체크카드·대출·은행 계좌 개설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인들은 하루에 100번씩 스마트폰을 확인하는데, 애플은 이미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애플이 신용카드를 출시하자 고객의 모든 지출, 신용, 결제가 애플의 아이폰 생태계 안에서 일어나게 됐다”면서 “이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동시에 아이폰의 이용도를 높였고, 나아가 삼성 등 다른 브랜드로의 이탈 가능성을 낮춰 결과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더 높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임베디드 금융 시장 가치는 220억달러에 이른다. 2021년 기준 임베디드 금융 거래는 미국 시장에서 5% 정도인 2조6000억달러로 나타났는데,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5년 동안 이 비중이 두 배 이상 증가해 10%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 비금융사의 임원 절반이 자체적으로 임베디드 금융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에 찬성하고 있기도 하다는 게 오리어리 파트너의 설명이다.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세계 최대의 럭셔리 소비재 기업인 LVMH의 투자전문 자회사 앨 캐터튼(L Catterton)에 몸담고 있는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파트너가 온라인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비즈

오리어리 파트너는 임베디드 금융 경쟁에 필요한 요소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고객 기반이다. 그는 “고객 만족도와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는 이미 전통적인 금융사에 비해 우위에 있다”면서 “이미 고객들이 그 브랜드의 생태계 안에 있기에 추가 비용 지불 없이도 즉각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리어리 파트너는 “새로운 임베디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고객에게 실질적이고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기존 고객이 어떤 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고민하고 기존 서비스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확장해야 하는 것”이라며 “테슬라를 예로 들면 금융 서비스를 자동차 보험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합리적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무엇보다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회사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금융을 포함시키는 것은 최소한의 고객 획득 비용으로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얻는 평생 가치, 즉 수익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위함”이라는 게 오리어리 파트너의 설명이다.

오리어리 파트너는 마지막으로 “금융 시스템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미국 소비자 28%만이 은행이 공정하고 정직하다고 믿는다”면서 “반면 브랜드가 있는 비금융사는 고객과 이미 이런 신뢰를 쌓았고, 이는 오늘날 금융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 더 나은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 미래금융포럼

=정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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