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Youtube) 커머스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유튜브라는 공간은 보는 사람이 즐거움을 누리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쁨을 느끼면서 무언가를 살 수도 있는 공간입니다.

콘텐츠를 보던 사람 가운데 10% 정도는 구매전환을 하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용태 더에스엠씨(The SMC) 대표이사는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보는 것이 사는 것이 된다’는 내용으로 강연하면서 “잘 만든 콘텐츠는 소비자 구매를 끌어내는 훌륭한 소재”라고 강조했다.

김용태 대표이사는 콘텐츠 커머스 전문가다. 콘텐츠 커머스란 웹 예능이나 토크 쇼처럼 눈길을 끌 만한 영상 콘텐츠에 직접적인 상품 소개 혹은 은근한 구매처 안내 같은 커머스 요소를 결합한 방송이다. 노골적으로 ‘상품 판매’만을 강조하는 라이브 커머스(방송 판매)와는 달리, 콘텐츠에 더 주력해 ‘물건을 사야 한다’는 강박감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든다.

김 대표이사는 십수 년간 다양한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해 온 경험을 토대로 현재 연 매출 1500억원대 1위 콘텐츠 커머스 기업 더에스엠씨를 이끌고 있다.

김용태 더에스엠씨 대표이사.

더에스엠씨그룹은 요즘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네고왕’의 판매 대행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네고왕처럼 딜(deal)하는 콘텐츠를 ‘딜 커머스’라고 하는데, 지난해 더에스엠씨 매출 가운데 300억원가량이 딜 커머스 영역에서 나왔다”며 “리테일(retail) 브랜드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전단지’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고민에서 나온 콘텐츠”라고 말했다. 딜 커머스가 재밌는 유튜브 콘텐츠를 활용해 만든 일종의 전단지라는 의미다.

네고왕은 2020년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2년 6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5개 시즌이 이어졌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기간 황광희와 장영란, 딘딘과 슬리피를 거쳐 홍현희 씨까지 입담이 좋은 숱한 연예인들이 진행자 자리를 거쳐 갔다.

“유튜브에 딜 커머스 콘텐츠 한 편이 올라올 때마다 주문 수가 평균 10만건, 주문 금액이 평균 10억~50억원 정도 새로 발생합니다. 1년에 몇조원 매출을 올리는 기업에 이 수치가 대단하지 않은 수치일 수도 있죠.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 유입한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 리뷰를 긍정적으로 달아주는 앰배서더가 되고, 지인들에게 직접 자랑하곤 합니다. 긍정적인 새 소비자를 한꺼번에 유입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겁니다.”

더에스엠씨에는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창작가)가 600여 명 정도 일하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 채널을 최대 100개 정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다.

그는 “각 분야마다 여러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지만, 유튜브를 통한 딜 커머스라는 수단을 잘 이용하면 브랜딩과 매출 창출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며 “팬데믹 3년 동안 콘텐츠 트래픽이 급격히 늘었으니 이렇게 생긴 새 바다를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기회로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유진우 기자

=김민국 기자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F&B 브랜딩에 있어서 맛과 품질은 이제 기본이다. 브랜드 철학, 진정성과 지속성까지 가시화돼야 한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는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SNS)가 마케팅의 중심이 되는 시대인 만큼 모든 것이 가시화돼야 브랜딩이 가능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유통업계의 성장 모색을 위해 매년 여는 행사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Next Era: 브랜드가 주도하는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노 대표는 이날 ‘F&B 트렌드 2023′을 주제로 강연했다.

노 대표는 ‘마켓오’와 ‘비비고’를 비롯해 200여 개의 브랜드를 만든 외식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오리온 부사장과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 YG푸즈 대표 등을 거쳤다.

노 대표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기반으로 음식을 쇼오프(Show Off·과시)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좋은 식음료 제품이 입소문을 통해 홍보됐으나, 이제는 그 ‘입’이 여러 채널로 다각화됐기에 누구를 통해 누구에게 알릴 건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 F&B 브랜드들이 콘텐츠 제작과 커머스 마케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며 “이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소비자가 제품을 경험하는 과정까지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전략을 변화해야 하는 유연성도 강조했다. 그는 “예전처럼 레시피 하나로 운영할 수 있는 브랜드는 없다”며 “이제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경험과 정보를 가지고 있기에 기업에서 일방적으로 어떤 내용을 강조한다고 해서 브랜딩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노 대표는 “아이를 잉태하고 출산해서 키우는 게 끝이 아니라 관찰하고 알맞은 방법으로 놀아주는 게 중요한 것처럼 브랜딩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브랜딩을 할 때 항상 정성을 들여 관찰하고 어떤 요소가 필요한 지 즉각적으로 파악해 충족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김민국 기자

=정재훤 기자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피식대학, 숏박스 등 코미디 전성시대를 이끄는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는 “코미디는 놀림의 미학”이라고 23일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놀림의 미학’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정 대표는 콘텐츠와 브랜딩 부문 연사로 나서 ‘시대정신에 맞는 코미디 콘텐츠의 함의와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정 대표는 건축을 공부한 후 방향을 틀어 CJ ENM(86,600원 ▲ 1,200 1.41%), 와이지엔터테인먼트(57,100원 ▲ 1,900 3.44%), 샌드박스 등에서 콘텐츠 분야 경력을 쌓았다. 이후 메타코미디라는 코미디 콘텐츠·크리에이터 전문 회사를 설립하고, 한사랑산악회, 장기연애, B대면 데이트 등 숱한 화제를 낳은 코미디 콘텐츠를 총괄했다.

정 대표는 미학적 관점에서 ‘놀림’은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예술학이라고 표현하며 “놀리는 순간 누군가를 배제한다고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잘’ 놀린다면 오히려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갈등을 해소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1980년대 코미디 영화인 ‘영구와 땡칠이’를 지금 보면 1950년대 바보 캐릭터 상을 놀린 것이라 공감하기 어렵다”면서 “지금 세대는 전후 상황을 경험하지 못해 동네에 이런 바보 캐릭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시대정신을 반영해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코미디 콘텐츠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사랑산악회는 시끄러운 산악회 중년 남성의 재밌는 부분을 끌어와 경상도 아저씨, 미국 교포 출신 아저씨 등으로 재밌게 놀린 것”이라며 “댓글을 보면, 짜증 나는 아저씨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울고 웃으며 인생을 배운다더라. 여기서 코미디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제대로 놀린다면,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훌륭한 마케팅이자 전성기의 요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비가 처음 ‘깡’이라는 노래를 들고 나왔을 때 한물갔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놀림 받았지만, 비가 스스로 농담을 받아들이면서 커리어가 올라갔다”며 놀림에 잘 대처한 자세가 비의 전성기를 다시 시작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기업에선 약점이나 허점을 ‘놀림’의 요소로 활용해 풍요로운 마케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남자들이 잘 안 마시는 ‘별빛청하’라는 술을 헌팅용 술로 녹여 숏박스 콘텐츠로 녹여보고, 국내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에이수스(ASUS) 노트북을 스타벅스에서 쓸 때 눈치 보는 이야기로 장삐쭈 콘텐츠에 녹여 브랜드를 잘 알렸다는 것이다.

그는 “재밌는 마케팅의 중심에는 코미디가 있다”면서 “우리가 완벽한 친구보다는 약간 나사 빠진 친구들을 좋아하는 만큼, 기업들도 놀림을 잘 활용하고 기꺼이 놀림 받을 준비가 돼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이신혜 기자

=정재훤 기자

타츠야 키타가와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 온라인스토어 그룹장
충성 고객에 맞춤형 ‘직접 판매’로 매출 증가
종업원이 실제 매장 상품 사진 찍어 설명

일반적인 형태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해봤자, 아마존 같은 강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미코시이세탄 홀딩스가 가지고 있는 20개 이상의 전국 매장, 100개 이상의 소형 백화점, 10개 이상의 온라인 채널과 같은 고객 접점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활용했죠.타츠야 키타가와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 온라인스토어 그룹장

타츠야 키타가와(Tatsuya Kitagawa)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 온라인스토어 그룹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온라인과 브랜딩’의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유통업계의 성장 모색을 위해 매년 여는 행사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Next Era: 브랜드가 주도하는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일본 신주쿠 백화점을 1위로 만든 이세탄의 온라인 혁신’을 소개했다.

타츠야 키타가와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 온라인스토어 그룹장이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키타가와 그룹장이 속해있는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는 일본 최대의 백화점 그룹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유통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세탄 백화점도 타격을 입었다.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이세탄 본점도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2020년 말 다시 문을 연 후 충성 고객들의 구매 금액이 증가했다. 이번 회계연도(2022년 4월 1일~2023년 3월 31일)에도 지난 회계연도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자주 방문했던, 많은 금액을 썼던 고객들이 낸 매출이 과거와 비교해 120% 증가했다”며 “충성 고객들이 이세탄 백화점에 원했던 본질적인 것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도 바뀌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한 ‘직접 판매 담당 컨시어지팀’을 매출 확대의 공신으로 꼽았다. 호텔 컨시어지처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이다. 이는 매출의 획기적인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2년간 컨시어지팀을 강화했고, 담당 임원을 늘렸으며, 직접 판매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고객의 요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신사업을 위해 백화점에서 분리된 신규 사업팀을 만들었다. 신규 사업팀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매출 규모가 작아 기존의 백화점 비즈니스와 비교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팀을 분리한 덕에, 신규 사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만들기도 없애기도 수월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독립적인 신규 사업팀에서 시도했던 프로젝트로 ▲전자상거래 사이트·앱 통합 후 차별화 ▲백화점 식품관의 양질의 식자재, 디저트·반찬 정기 구매 ▲AI 활용 이세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소품·의류 맞춤형 배송 등을 꼽았다.

우선 신규 사업팀은 미츠코시, 이세탄 등 그룹 내 독자적으로 존재했던 전자상거래 페이지와 앱을 통합하고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가령 특정 제품을 구매하고 포장 용기를 미츠코시, 이세탄 브랜드가 적힌 것 중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타츠야 키타가와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 온라인스토어 그룹장이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또 고객이 직접 검색해서 비교하고 사는 전자상거래와 달리, 백화점의 특색을 살렸다. 실제 매장에 있는 상품을 종업원이 사진으로 찍어 가격, 상품의 특징을 설명하고 URL을 보내 고객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일반 전자상거래와는 다르다”며 “‘옷을 쉽게 입고 싶다’ ‘발바닥 아프지 않은 구두를 신고 싶다’는 요구가 있는 고객들에게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체 치수를 스캔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신규 사업팀은 백화점 식품관에서 살 수 있는 고급 식자재, 디저트, 반찬의 정기 구매 서비스로 고객의 구매 횟수를 크게 끌어 올리기도 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1년에 고객들이 평균 7~8번 정도 백화점을 방문하는데, 이를 통해 같은 기간 구매 횟수를 52회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헀다.

또 고객이 집에서 이세탄 백화점의 전문가로부터 상담받고, 맞춤형 의류를 배송받을 수 있다. 고객은 배송된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려보낼 수 있다. 나아가 고객 취향 데이터를 쌓고, 인공지능(AI) 엔진을 통해 옷을 자동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한다.

이에 더해 고객 집에 있는 옷, 가방, 신발을 도리어 백화점에서 사주는 ‘아임 그린’이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아임 그린은 우리 회사에서 성황리에 인기 있는 서비스”라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때 제공하고,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신규 사업을 시도하는 유통 기업들에 “신규 사업은 반드시 실패한다”며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을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규 사업을 총괄하던 때에, 코로나19로 인해 12개를 운영했는데 6개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일했던 직원들에게 잘못됐다고 생각한 이유, 어려웠던 지점 등에 대해 보고서를 쓰도록 했다”며 “이들을 다시 스카우트하면서 실패로부터 배운 것을 공유하도록 했고, 이들은 성공하는 신규 사업의 주축이 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이민아 기자

=이신혜 기자

英 작은 마을의 러쉬, 친환경 가치로 60년 성장 이끌어
가치 중심 경영 활동이 ESG 성과로 이어져

사이먼 니콜스 러쉬 디렉터가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브랜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유행은 흐름을 타면서 수용해라. 하지만 가치 측면에선 큰 바위처럼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사이먼 니콜스 러쉬 인터내셔널 파트너 서포트팀 디렉터는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브랜딩에 대해 강연하면서 토머스 제퍼슨 미국 대통령의 발언부터 인용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지만 효과적이고 의미 있게 실행하는 건 어렵다는 점에서다.

니콜슨 디렉터는 러쉬의 가치가 브랜드의 출발점이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가치를 먼저 세우고 이를 반영하면서 사업을 하니 ESG가 구현됐다는 뜻이다. 러쉬는 1959년 영국의 한 마을에서 작은 가족회사로 시작됐다. 현재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9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니콜스 디렉터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브랜드 러쉬가 살아남고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핵심 가치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러쉬의 가치는 크게 세 가지다. 제품을 ①신선하고 윤리적인 원료를 가져와 ②기계보단 손으로 만들고 ③포장을 최대한 하지 않는다.

러쉬는 윤리적인 원료를 구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원자재 납품업체가 아동 학대나 동물 학대를 하지 않고 제대로 운영되는지 수송되는 지를 확인한다. 니콜슨 디렉터는 “원료 구매방식을 바꾸기 위해 사업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급 업체의 반응을 끌어냈다”고 했다. 동물실험도 하지 않는다. 니콜슨 디렉터는 “동물실험을 요구하는 나라엔 신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진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 핸드메이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니콜슨 디렉터는 “지금까지 4000만 개의 베스 밤을 만들었다”면서 “우리의 생산시설은 지속적인 생산방식이 아니라 끊어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매우 노동집약적인 생산방식이다. 그는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전기 소모량이 굉장히 적고, 핸드메이드 방식을 통해 장인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다”고 했다.

포장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제품을 감싸고 있는 것을 모두 벗겼다. 니콜슨 디렉터는 러쉬의 샴푸 바를 보이면서 “샴푸 바 매출로 보면 지금까지 약 17만 개의 플리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배스 밤 용기는 매장으로 가져오면 페이스 마스크로 바꿔주고 있다. 소비자는 재활용으로 환경을 생각하면서 마스크도 얻을 수 있고 러쉬는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

러쉬는 이런 가치를 알리기 위한 홍보 방식도 독특하게 가져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보단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캠페인은 환경, 동물 보호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러쉬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관심을 있는지 알리기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판매 촉진법인 가격 할인 정책도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러쉬 제품을 왜 사야 하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이먼 니콜스 러쉬 디렉터가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브랜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한 홍보도 중단했다. 니콜스 디렉터는 “젊은 사람들은 SNS로 불안감을 느끼고 괴로워한다”면서 “이런 사회적 해악은 러쉬의 가치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언젠가 사람들이 SNS에 올리는 콘텐츠에 진정성을 보이고 이 콘텐츠들에 책임을 지는 상황이 될 때까지 SNS를 광고에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콜스 디렉터는 “앞으로 비지니스는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아닌 가치를 얼마나 잘 지키느냐,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라면서 “그 중심이 ESG이고, 이 가치에서 모든 것이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연지연 기자

=김민국 기자

홍성태 한양대학교 교수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브랜딩의 시작은 이름을 붙여 나만의 존재를 만드는 것이고, 브랜딩의 끝은 자기 나름대로 재정의한 브랜드의 의미(씨앗) 소비자의 머릿속에 심어(인셉션) 고착개념화 하는 일이다.”

브랜드 만들기의 대가이자 책 ‘배민다움’의 저자인 홍성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Next Era: 브랜드가 주도하는 미래(Next Era: Brand Insight)’를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서 홍 교수는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짚었다.

홍 교수는 2016년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의 브랜딩 이야기를 담은 책 ‘배민다움’을 내서 서체 개발, 배민 신춘문예 등을 만든 과정을 알린 바 있다. 이어 지난해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이라는 책을 발간해 기업이 브랜딩을 하는 과정과 유의해야 할 점을 공유했다.

홍 교수는 “3000년 전 ‘도덕경’의 서두는 천지의 시작은 이름이 붙여짐으로써 만물의 모태가 되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브랜드 의미를 심을 수 있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브랜딩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2019년 3월에 나온 맥주 ‘테라’가 1초에 27병씩 팔리게 된 이유는 낮은 도수로 ‘소맥’을 만들기 쉬워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 등으로 이름 붙여진 것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이 ‘아미(ARMY)’라고 붙이고, 배달의 민족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배짱이(배민을 짱 좋아하는 이들)’로 일컫는 것과 같이 특별한 애칭을 붙이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며 “기업들도 단순히 ‘서포터즈’를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명칭’을 갖고 브랜드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홍 교수는 브랜드의 의미를 소비자에게 ‘고착개념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는 스타벅스, 두부는 풀무원, 치약은 페리오를 찾 듯 아무 생각 없이 브랜드를 구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情)이라는 단어를 보면 오리온 초코파이를 떠올리듯 결국 브랜딩이란 브랜드의 의미(씨앗)를 소비자의 머릿속에 심어(인셉션) 고착개념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존 인식에 반하는 차별점을 결합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닌 ‘과학’이라는 에이스의 광고 문구, 죽은 ‘환자식’이 아닌 ‘건강식’이라는 본죽의 광고 문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홍 교수는 “그간 한방화장품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128,300원 ▼ 1,700 -1.31%)의 설화수라는 고착 개념이 있었다”며 “많은 한방 화장품 브랜드 중 LG생활건강(583,000원 ▼ 1,000 -0.17%)은 이 고착 개념을 뛰어넘기 위해 ‘후’가 궁에서 쓰는 ‘궁중 한방’ 화장품임을 내세워 2014년부터 5년간 2조원 넘게 팔았다”고 말했다.

한방 화장품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궁중’이라는 차별화를 붙인 것이 브랜딩 차별 요소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기업들이 브랜드의 개념을 잘 가꾸고 재정의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의미를 심는 것이 브랜딩의 목적이자 끝”이라고 강조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이신혜 기자

=정재훤 기자

“스타벅스는 많은 이에게 좋은 브랜드지만,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안 좋은 브랜드다”

조수용 매거진 B 발행인(전 카카오 공동대표)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 브랜딩의 운명 연사로 나서 “많은 브랜드를 봤지만, 분명히 알게 된 건 모두에게 좋은 브랜드는 없다는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수용 매거진 <B> 발행인이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유통업계의 성장 모색을 위해 매년 여는 행사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Next Era: 브랜드가 주도하는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조 발행인은 이날 매거진 B를 앞세워 ‘여정(旅程), 브랜드가 되다’를 소개했다.

조 발행인은 네이버를 거쳐 카카오(61,400원 ▼ 200 -0.32%) 공동대표에 오른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2011년 국내 최초의 브랜드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 B를 만든 브랜드 전문가이기도 하다. 조 발행인은 그동안 92권의 책을 냈고, 한 권에 한 브랜드씩 92개 브랜드를 다뤘다.

조 발행인은 “명품 브랜드, 인기 있는 자동차 브랜드, 생필품 브랜드 등 많은 브랜드를 책으로 다루면서 좋은 브랜드들은 너무나도 적은 소수를 타깃으로 삼는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기업은 브랜드로 돈을 벌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를 바라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수를 향한 브랜드는 소수의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를 더 좋아하게 만들고, 왜 좋아하는지 말할 수도 있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라고 할지라도 좋은 브랜드는 많은 사람이 알기보다 잘 알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조수용 매거진 <B> 발행인이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조 발행인은 좋은 브랜드는 반드시 자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브랜드는 감각 있는 한 사람이 시작한다”면서도 “한 사람이 가진 감각, 시장을 보는 노력이 브랜드의 출발점이 된다고 해도, 확신으로 성장을 이끄는 것은 결국 자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거진 B가 지난해 12월 다룬 브랜드 ‘퍼센트 아라비카’를 소개했다. 로고 ‘%’의 모양이 ‘응’을 닮아 일명 ‘응커피’로 불리는 퍼센트 아라비카는 커피 애호가를 위한 최상급 원두, 장인 정신을 내세워 미국, 영국을 거쳐 최근 국내에도 진출했다.

조 발행인은 브랜드의 역사보다 여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퍼센트 아라비카는 교토 라떼를 대표 메뉴로 하는 일본 커피 브랜드지만, 사실은 홍콩에서 시작했다’며 “창업자인 케네스 쇼지는 홍콩에 맛있는 커피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일본 교토의 장인 정신을 내세우는 감각을 폈고, 여기에 부친이 준 자본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조 발행인은 “브랜드는 말하자면 감각과 자본이라는 그릇을 활용해 소수를 향하는 여정”이라면서 “모두 의식 있는 자본을 만나거나 감각을 만나서 좋은 브랜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배동주 기자

=김민국 기자

지난해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51번째 럭셔리 하우스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컬렉션이 끝나고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제품은 발렌시아가가 자랑하는 신발도, 옷도 아니었다.

다름 아닌 발렌시아가와 뱅앤올룹슨(Bang&Olufsen)이 협력해 만든 ‘스피커 백(Speaker Bag)’이었다.

런웨이에서 모델들은 하나같이 핸드백에 스피커가 달린 가방을 들고 등장했다. 각 스피커 백에서는 쇼에 맞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두 브랜드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스피커 백은 발렌시아가 핸드백 역할을 하면서도 견고한 알루미늄 스피커가 들어가 뱅앤올룹슨이 자랑하는 최첨단 사운드 시스템을 뽐냈다.

“그 스피커를 제가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럭셔리 브랜드들은 다른 브랜드들과 다른 노선을 걷기를 두려워 하죠. 그러나 럭셔리 브랜드일수록 전통 뿐 아니라 혁신을 강조해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역량은 어떻게든 키워야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앨버트 벵수산(Albert Bensoussan) 뱅앤올룹슨 부회장은 2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3 유통산업포럼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온라인 판매, 혹은 인스타그램 마케팅 같은 디지털화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큰 두려움 또한 가지고 있다”며 “디지털화 때문에 오랜 소비자와 관계를 잃어버릴까 봐 걱정하지만, 소비자 가운데 80~90%는 이 온라인 마켓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브랜드 정보를 먼저 접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벵수산 부회장은 평생 럭셔리 브랜드 업계에서 일해온 세계적인 브랜딩 전문가다.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고가에 속하는 보석과 시계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1984년 까르띠에 인터내셔널 와치앤주얼리 부문 디렉터에 오른 이후, 2003년부터는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와치앤주얼리 디렉터로 일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LVMH의 맞수 케어링그룹에서 와치앤주얼리 대표이사를 지냈고, 2020년부터는 럭셔리 오디오 기기 뱅앤올룹슨에서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앨버트 벵수산(Albert Bensoussan) B&O 부회장

그는 이날 이뤄진 강연에서 “샤넬(Chanel)은 일부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팔지만 보석과 시계는 온라인에서 팔지 않고, 에르메스 같은 다른 럭셔리 브랜드도 비슷한 온라인 전략을 펼친다”며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판매 전략을 펼쳐야 고유의 소비자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벵수산 부회장은 시대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이제 오프라인을 통한 단골 소비자와 무형의 관계를 쌓는 것보다 디지털화를 통해 구체적인 소비자 데이터를 쌓는 게 중요하다. 오프라인 대면 판매를 통해 쌓기 어려운 SNS 팔로우 브랜드와 방문한 페이지 정보, 사고 싶어 찜해놓은 제품에 대한 정보 등을 디지털 툴을 이용해 수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디지털 공간에서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제품에 대해 표출하는 진심 어린 의견들까지 확보할 수 있고, 24시간 내내 지속적으로 소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며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나 3D,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이 빨리 발전하는 지금을 디지털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럭셔리 브랜드 소비자 대부분이 이제는 제품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합니다. 같은 디지털 기기라도 컴퓨터나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스마트폰을 쓸 때보다 훨씬 적어요. 럭셔리 브랜드가 소비자 유치를 잘하려면 이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해야 합니다.”

벵수산 부회장은 이렇게 세세하게 소비자 데이터를 쌓으면 럭셔리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인 개인 맞춤화를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럭셔리 브랜드 소비자는 남들과 똑같은 정보를 받으면 해당 브랜드나 제품에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소비자에게 맞춤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성공적인 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3 유통산업포럼

=유진우 기자

=정재훤 기자

18일 조선비즈 주최 행사
“축사하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걸 이렇게 하겠습니다 말했는데’
이제 ‘이렇게 해야 합니다’만 이야기할 수 있어”
“정치적 권한 빼앗기면 이렇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올해 첫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가 올해 처음으로 참석한 행사는 조선비즈가 주최한 가상자산 컨퍼런스였다.

이 전 대표는 “축사를 하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걸 이렇게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정말 제가 관심 두는 분야에 관해서 이야기하게 되었는데도 ‘이걸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네요”라며 “정치적 권한을 빼앗기면 이렇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가상자산 컨퍼런스’에 축사로 참석해 “정치를 하다 보면 기득권과 관행이라는 것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는 변화의 대상이지만 기득권과 과거의 시스템을 독점한 사람들에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켜내야 하는 보루가 되기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을 꺾기 위한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정보기술(IT)과 블록체인의 영역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앞으로 블록체인의 발전은 정치가나 자본가가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기술의 영역에서 이뤄질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로 시작된 블록체인의 활성화가 또 하나의 버즈워드로 끝나지 않고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는 웹 3.0의 구현체가 더 실질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축사를 마친 이 전 대표는 자리에 앉아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부 헤드의 기조연설을 경청했다.

=박지영 기자

=민영빈 기자

정치권과 금융 당국은 현재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와 법이 필수라며 도입 논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 역시 투자자 보호와 건실한 산업 발전을 위해 법 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콘퍼런스’에 참석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하나같이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선 건실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관련 법안 등이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블록체인은 데이터 자산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는 디지털 시대 핵심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 자산 시장이 팽창하면서 기술 활용 범주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 정립이 절실해졌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디지털자산 관련 법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한 해는 정직하지 못했던 일부 거래소와 제대로 설계되지 못해 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던 일부 코인들이 시장을 불안정하게 했다”며 “그러나 암호화 기반의 서비스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더불어민주당의 김 의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봤을 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대한 신고 의무와, 예치금 분리보관 정도만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급성장한 시장 규모를 감안한다면 건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들 모두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시급히 제정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입 모아 말했다. 금융 당국 역시 현재 계류 중인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논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가상자산, 현실을 딛고 미래'로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 관련 17개 법안이 상정돼 있는데, 정부는 국회의 논의를 지원해 투자자 보호 중심 규율 체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 활용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를 제시하고 이용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 확립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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