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4년간 공들여 두부면 선보여
샘표, 현미·완두 단백으로 소면 개발
풀무원, 볶은 메밀로 두유면 식감 개선
에쓰푸드, 닭가슴살로 만든 대체면 선보여
‘밀가루 면의 쫄깃한 식감은 유지하면서 대체면 특유의 냄새는 없애야 한다.’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 패널 토론에 참석한 대상(20,550원 ▼ 400 -1.91%)·샘표(48,650원 ▼ 850 -1.72%)·풀무원(12,790원 ▼ 270 -2.07%)·에쓰푸드 등 대체면을 만드는 식품사들의 공통된 화두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이유로 밀가루 섭취를 줄이고 있지만, 면이 주는 쫄깃한 식감만큼은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역설을 식품사 4곳은 푸드테크로 풀어가고 있다.
이날 대체면 패널 토론 좌장으로 나선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사람이 면을 끊기 어려운 건 입술과 입안을 훑고 지나가는 면의 촉감과 식감이 주는 쾌감 때문”이라며 “칼로리나 글루텐 등으로 몸에 부담이 되더라도 면의 촉감과 식감은 포기할 수 없게 되는 이유”라고 했다. 문 교수는 “푸드테크가 접목된 여러 식품 분야에서 대체면이 우리 식탁에 가장 빠르게 자리 잡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 밀가루 대신 콩·완두·현미·닭가슴살로 만든 대체면
푸드테크 기업들은 다양한 대체면 제품을 소개했다. 대상은 두부 제조 기술을 확장해 ‘청정원 콩담백면’을 개발했다. 곤약·해초면 식감에서 오는 이질감과 냄새를 개선하고 잡는 데만 4년이 걸렸다. 콩담백면은 150g기준 100㎉ 미만으로, 일반 밀가루면 대비 열량이 최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변명희 대상 기술원 식품연구소 H2 PO는 “(밀가루 면과 같은)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구현되자 다이어터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층까지 확장됐다”고 했다. 특히 콩담백면은 전체 판매 품목 중 60% 이상이 소스가 없는 단품으로 팔리고 있다. 변 PO는 “유튜버들이나 임신성 당뇨 환자 등 소비자들이 스스로 입맛에 맞춰 조리법을 공유하면서 단품 구매율이 높아졌다”며 “연평균 10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샘표는 현미·쌀가루를 기반으로 한 ‘현미소면’과 완두 단백을 넣은 ‘고단백 소면’을 선보였다. 샘표는 지난 2012년 쌀 소면을 출시한 이래 쌀을 소재로 한 대체면 시장에서 1위를 지켜왔다. 코로나19 시기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가 많아지자, 샘표는 단백질 소면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서동순 샘표식품 마케팅본부장은 “단백질 분말·음료 시장처럼 일상에서 단백질·영양을 채우려는 니즈(요구)가 커졌다”며 “특히 콩 특유의 냄새를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한 결과 완두단백이 냄새가 적고 탄력이 있어 밀가루와의 조화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냄새와 면의 질감이 걸림돌이었지만 거듭된 개선으로 운동하는 2030세대와 육아를 하는 부모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층이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풀무원은 두유면 특유의 지나친 부드러움을 보완하고자 볶은 메밀을 섞은 ‘두유·메밀면’을 개발했다. 풀무원은 이미 2020년 두부면을 내놓으면서 대체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두유면으로 두부면과 다른 식감의 면을 개발했지만, ‘면 같지 않은’ 식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에 나섰다.
박종희 풀무원식품 지구식단 BM은 “메밀의 거친 질감이 냉면류와 잘 어울리고, 풀무원 낫또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같이 구매하는 등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푸드는 닭가슴살을 가공해 만든 ‘꼬단면(꼬꼬 단백질 면)’을 선보였다. 그간 에쓰푸드는 햄·소시지 등 육가공품에 주력해 왔지만, 단백질 중심 푸드테크라는 관점에서 대체면 연구에 돌입했다.
김경대 에쓰푸드 식품 혁신 본부 육가공 연구개발(R&D) 실장은 “대체식이 꼭 식물성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닭가슴살의 고단백 이미지를 살리면서 새로운 식감의 대체면 카테고리를 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꼬단면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 저칼로리에서 고단백으로… 신제품 개발도 한창
토론 후반에는 문 교수가 던진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대상은 단백질 함량을 늘렸을 때 발생하는 퍽퍽함과 특유의 단맛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변 PO는 “고단백의 신제품을 내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해외 수출 시장을 겨냥해 글루텐 프리 기준과 소비기한 연장 기술을 병행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샘표는 현미 등 몸에 좋은 잡곡류 기반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서 본부장은 “퀴노아·병아리콩·귀리·메밀 등 건강에 좋은 곡류들이 많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 기술적 기반은 다져놨다. 다양한 잡곡 기반의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소면 다음으로 잘 팔리는 우동 형태의 대체면도 출시하기 위해 면 탄성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풀무원은 대체면 제품군 중 오트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반영할 계획이다. 박 BM은 “오트면도 탄수화물 함량은 낮추고 단백질 함량을 높이기 위해 출시한 제품”이라면서도 “다만 단백질 함량이 너무 높다 보니까 배가 빨리 부른다는 소비자 반응도 있어 함량을 낮춘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에쓰푸드는 편의점용 꼬단면 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김 실장은 “편의점용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6개월 전부터 상용화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닭가슴살로 만든 면이라 불지 않는다는 장점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대체면 식품사 4곳의 제품을 토론자는 물론 참관객이 함께 시식하고 평가하는 시간도 가졌다. 문 교수는 “기술로 식탁이 변하는 시대다. 활발한 대체면 출시는 푸드테크를 활용한 식문화 혁신이 시작됐다는 시그널”이라고 했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는 23일 “기술은 식품의 맛을 끌어올리고, 데이터는 취향을 설계하며, 브랜드는 경험을 완성한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앤트렌드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푸드테크는 단순한 제조 혁신을 넘어, 소비자 경험과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맛의 기술이자, 시장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푸드테크 혁신은 우리의 식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새롭게 쓰고 있다”라며 “K(케이)푸드가 기술과 문화가 융합된 세계 최고의 산업 모델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식품부가 후원하는 ‘2025 푸드테크앤트렌드 컨퍼런스’는 식품 분야 유망한 기업과 스타트업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급변하는 식품 소비 트렌드와 시장 변화를 공유하는 행사다.
조선비즈는 2021년 대한민국식품대상을 처음 개최했다. 2022년부터는 식품과 기술의 결합인 푸드테크 분야로 확대했다. 올해 행사는 ‘푸드테크와 브랜드: 맛의 기술, 파는 전략’이라는 주제로 식품 산업의 미래를 함께 모색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정부는 푸드테크 산업을 대한민국의 전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농식품 산업 혁신을 이끄는 국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면서 “이를 위해 지난해 ‘푸드테크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올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 축사에서 “지금 세계는 기후 위기와 식량 안보, 또 지속 가능한 소비 등 우리 식생활 전반을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식품과 기술이 융합된 푸드테크는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축사는 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대독했다.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식품부가 후원하는 ‘2025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는 식품 분야 유망한 기업과 스타트업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급변하는 식품 소비 트렌드와 시장 변화를 공유하는 행사다.
조선비즈는 2021년 대한민국식품대상을 처음 개최했다. 2022년부터는 식품과 기술의 결합인 푸드테크로 분야를 확대했다.
송 장관은 “정부는 푸드테크 10대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 양성, 기업 맞춤형 지원을 통해 푸드테크 산업 성장을 적극 뒷받침해 나가고 있다”면서 “지역별 핵심 기술에 맞춘 푸드테크 연구 지원 센터 5곳이 선정되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푸드테크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정부와 업계 소비자가 함께 미래 식품 산업의 방향을 구상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다양한 기업과 전문가들이 나누는 고민과 해법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민간의 혁신적 노력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협력 필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푸드테크는 우리 식품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밝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 축사에서 “K(케이)푸드를 비롯한 K컬처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5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는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식품 분야의 유망한 기업과 스타트업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급변하는 식품 소비 트렌드와 시장 변화를 공유하고 있다.
조 의원은 “전통적인 식품 산업과 최첨단 기술의 융합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건강, 환경,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혁신적인 설루션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드테크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의 혁신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푸드테크를 국가적 과제로, 정책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푸드테크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로봇·AI·드론으로 식품 전 과정을 혁신하는 ‘푸드테크’
동원F&B, 참치 부산물 활용으로 지속가능한 식품산업 선도
“블루푸드테크가 인류의 식량안보와 환경 문제 해결의 열쇠 될 것”

“푸드테크는 이제 식품산업의 일부가 아니라 전 과정을 혁신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입니다.”
이기웅 동원F&B 식품과학연구원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앤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했으며, 식품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급변하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기술 혁신 방향을 공유했다.
이 원장은 “푸드테크는 생산·가공·유통·소비·후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산업을 창출하고 있으며, 특히 로봇이 모든 단계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푸드테크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중국에서는 드론으로 음식 배달을 하고 있는데, 만리장성까지 10분이면 배송이 가능하고, 푸드로보틱스(PUDU ROBOTICS)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은 과일의 보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과 함께 근육세포가 지방세포를 축적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식품의 가치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원그룹 역시 로봇·AI 기술을 식품산업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과거 헬리콥터를 활용해 참치떼를 탐지하던 방식을 대체해, 세계 최초 AI 탑재 참치떼 탐지 전용 드론을 개발해 상업적으로 운용 중이다. 이 기술은 수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해양 생태계 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동원은 AI 기반 참치 등급 분류 시스템, 식물성 참치 ‘마이플랜트(My Plant)’ 개발 등 지속가능한 식품 연구를 이어가며 미래형 단백질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 원장은 “수산식품에 기술을 접목한 블루푸드테크는 스마트양식, 해조류 기반 기능성 소재, 대체식품, 업사이클링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수산식품 산업”이고 “결국 블루푸드테크가 미래 식량안보의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 기술을 가진 곳으로는 아이슬란드나 일본 등을 꼽았다. 아이슬란드는 ‘100% 피쉬 프로젝트(100% Fish Project)’를 추진해 수산물의 95% 이상을 전 부위 활용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케레시스(Kerecis)라는 회사는 대구 껍질을 활용해 상처치료제를 개발했다. 일본 수산회사 닛스이(Nissui)는 명태 흰살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활용해 고령자의 근육 형성을 돕는 ‘속근(速筋)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다. 속근은 순발력을 담당하는 근육으로 속근이 잘 형성돼 있다면 고령자의 낙상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동원그룹도 참치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원장은 “현재 참치를 만들고 나오는 부산물은 참치의 약 57%인데, 나머지 부산물에서 항산화 펩타이드, 성장 및 근력 증진 성분 등을 추출해 다양한 기능성 소재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치 자숙액에는 펩타이드 성분이 풍부하며, 이를 기능성 식품 원료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원은 참치 부산물을 활용해 반려동물 영양식 브랜드 ‘뉴트리플랜(Nutri Plan)’도 수출하고 있다. 참치캔으로 적합하지 않은 적육을 고양이가 좋아한다는 점에서 착용해 개발한 상품이다. 이 원장은 “참치의 적육은 타우린 등 고양이에게 필요한 성분이 풍부하다”며 “이 성분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반려묘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식품회사가 단순히 먹거리를 만드는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과학기술과 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식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원그룹이 블루푸드테크를 꾸준히 연구하는 이유는 그것이 식품사의 내일을 좌우하기 때문”이라며 “푸드테크는 인류의 식량 문제와 환경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산업적 해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음료(F&B) 브랜드가 기술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몰입 경험을 강화시키고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도구로 기술을 활용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의 등장과 인구 감소, 고령화 등 거대한 변화 속에서 소비자들은 효율성과 더불어 경험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남민정 인사이트플랫폼 대표는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앤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아날로그 경험과 디지털 푸드테크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했으며, 식품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급변하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기술 혁신 방향을 공유했다.

남 대표는 인구 구조 변화가 소비 패턴의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불과 2년 사이 40대의 가계지출 1위 항목이 교육비에서 음식비로 바뀌었다. 그는 “1990년대에 30세는 가장이었지만 지금의 30세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가장 중심’이던 소비 구조가 바뀌었다. 새로운 소비 집단이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올해 Z세대에게는 ‘액막이 명태’가 인기 아이템이었다”라며 “불황 속 불안을 해소하려는 상징적 행위”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Z세대는 불황을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 관리할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불황에 대한 두려운 감정을 소비로 조절한다”라고 했다.
남 대표는 일본 주류기업 산토리의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에서 열린 이 팝업에선 메뉴 대신 여러 가지 감정을 써놓고, 손님이 현재 기분을 고르면 바텐더가 그 감정에 맞는 술을 페어링해준다. 남 대표는 “성공을 위해 달리던 세대가 이제는 성장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소비는 그 과정의 도구가 되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는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통해 불안한 감정을 해소한다”라며 “요즘 인기 있는 취미 모임은 뜨개질, 도서전, 야구장 관람 등인데 모두 몰입을 기반으로 한 아날로그 활동”이라고 했다. 그는 뉴욕에서 화제가 된 케이(K)치킨 레스토랑 ‘꼬꼬닭(Coqodaq)’를 예로 들며 “이곳에선 치킨에 맥주 대신 샴페인을 즐기는데 이는 디지털 세대가 찾는 새로운 식문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오감을 확장해 현장감을 느끼는 오프라인 경험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비 행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푸드테크 역시 효율에서 몰입 경험 중심으로 진화 중이다. 남 대표는 “월마트나 월그린의 냉장고는 소비자의 시선과 움직임을 인식해 맞춤 정보를 유리 위에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라며 “기술은 이제 소비자의 여정 속에서 몰입 경험을 강화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경험을 돕는 방향으로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 외식기업도 소비자들의 경험과 브랜드의 효율성, 지속가능성을 모두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 외식기업 썬앳푸드는 ‘모던샤브하우스’ 론칭을 통해 테이블 오더와 서빙로봇을 도입했다. 남 대표는 “태블릿 오더와 서빙로봇은 서비스 인력을 도와줄 뿐, 서비스 접점의 중심은 사람”이라며 “푸드테크와 사람 중심의 서비스가 공존하는 예”라고 말했다.
“한국식 케이크도 케이(K)디저트의 표본이 될 수 있다.”
임혜순 투썸플레이스 CMO(최고마케팅책임자·전무)는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앤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했으며, 식품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급변하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기술 혁신 방향을 공유했다.
임 전무는 “K디저트를 우리 식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외국에선 떡볶이도 ‘파스타’로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투썸 대표 제품인 스초생(스트로베리초코생크림) 같은 한국식 케이크도 외국에서도 승산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는 맛과 시각적 완성도, 기술적 안정성을 갖춘 대표적인 K디저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에서는 생크림을 전체에 아이싱하거나 생딸기를 생과로 올리는 문화가 드물지만, 한국은 고품질 원유와 우수한 딸기 품종을 기반으로 한 미감의 정교함이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미국 진출 예정인데 한국식 케이크로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스초생뿐 아니라 과일을 잔뜩 올린 한국식 과일 케이크도 인기를 끌 수 있다”고 했다.
투썸플레이스는 현재 국내에서 연간 약 1000만 개의 홀케이크를 판매하며 ‘디저트 카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임 전무는 “카페가 10만 곳을 넘어선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투썸이 1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케이크를 커피의 부속품이 아닌 주력 상품으로 재해석한 반전 마케팅’ 덕분”이라며 “커피 대신 디저트를 브랜드 중심으로 세우는 전략으로 시장의 시선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썸의 대표 제품인 스초생 사례를 언급하며 “소비자가 직접 이름을 붙인 스초생은 케이크 카테고리에서 유일하게 고유명사로 불리는 제품”이라며 “이 이름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이 소비자와의 정서적 교감을 형성하고, 투썸을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로 자리 잡게 했다”고 말했다.
투썸은 최근 포르쉐·조니워커 등과 협업하며 ‘테크 기반 디저트’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임 전무는 “3D 몰드와 피스톨레(분사) 기법을 활용해 정교한 디자인 케이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블루라벨 컬래버 제품과 곧 출시될 헤네시 컬래버 제품 모두 푸드테크 기반으로 구현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푸드테크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감각도 중요하다”며 “소셜 리스닝(소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디지털 상에서 남기는 흔적을 매일 추적·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셜 상에서 투썸, 스초생 같은 키워드가 어떻게 언급되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 소비자 인식 변화와 시장의 맥락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활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 전무는 “촬영 없이 3D 기술과 AI를 결합해 만든 가상 광고 콘텐츠를 테스트 중”이라며 “제작비를 절감하면서도 빠르게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AI 버추얼 애드버타이징’ 시대가 이미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디저트 산업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미감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케이크를 비롯한 K디저트가 한식이나 K푸드의 변방이 아니라, 그 자체로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기술과 감성을 결합한 마케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식은 포용력이 있다. 만들어진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먹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음식이다. 밥 한 그릇에 반찬 다섯 개만 있어도 31가지 맛을 낼 수 있다. 반찬 문화의 포용성과 풍성함이 한식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요리하는 배우’ 류수영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푸드테크앤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식품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기술 혁신 방향성을 공유했다.
류 배우는 ‘어남선생’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한식을 연구하고 전파하고 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에 출연해 뛰어난 요리 실력을 발휘한 데 이어 최근에는 79가지 요리법을 담은 요리책 ‘평생 레시피’를 출간했다. 이 책은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로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그가 최근 5년간 개발한 레시피는 300개가 넘는다. 대부분은 1만원 이하의 재료로 쉽고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집밥 요리법이다.
류 배우는 “책에 대한 관심을 보며 사람들이 원하는 건 대단한 레시피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집밥이라는 걸 알았다”면서 “집밥이란 화려하거나 강렬하지 않고 편안한 음식이자 내 어머니가 만든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정서를 담은 음식”이라고 말했다.
류 배우는 미국, 캐나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스리랑카, 페루 등 13여 개 국가를 찾아 현지의 식재료를 활용해 세계인에게 한국의 집밥을 알리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한국 음식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초청받아 강단에 올랐다.
류 배우는 “홀푸드나 트레이더조 등 미국 현지 마트 매대를 보면 한국 식자재의 위상이 크게 올랐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면서 “포장지엔 ‘코리안 칠리 페이스트’가 아닌 ‘고추장’이라 쓰였고, 고추장 관련 마트 자체 브랜드(PB)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름이 지켜진다는 건 그 자체로 맛있고 ‘힙하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곧 한국의 위상”이라며 “마케팅이 되기 위해 현지화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길게 보면 우리의 이름이 잘 지켜지는 게 훨씬 매력 있다. 이것이 한식의 과제”라고 짚었다.
류 배우는 한식이 알려지지 않은 제3세계 국가에서도 한식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페루에서 알파카로 갈비찜을, 기니피그로 찜닭 요리를 했다. 또 브루나이에선 염소로 감자탕을, 민물 가재인 크레이피시로 칼국수를 만들었다.
그는 “주민 200명이 사는 바누아투 모터 섬에서 양념치킨을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매운 양념이 묻은 손가락을 쪽쪽 빨아먹는 걸 보며 한국 음식이 세계에서 통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둘러앉아 먹는 밥 한 끼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요리 본질은 그것이 담은 정서와 온기”라고 강조했다.
세계 음식 문화 격전지라 불리는 뉴욕 맨해튼에는 50개가 넘는 미슐랭 스타 식당이 있다. 이중 한식 식당이 10개가 넘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이 미국에 있는 한식당 중 처음으로 미슐랭 3스타를 받았다”고 했다.
류 배우는 “한식이 전에 없는 부흥을 맞이하고 있다. 케이(K)팝과 K드라마가 호기심을 부르고, 그 호기심이 K푸드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문화의 힘이나 맛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 안에 영혼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영혼이 집밥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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