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에 찍은 뉴욕 5번가 사진을 보면 거리에 마차가 가득 차 있습니다. 자동차는 딱 한 대 뿐이죠. 만약 당시 누군가가 ‘자동차만 남고 마차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입니다.”
“1913년 사진엔 같은 거리가 자동차로 뒤덮였습니다. 반대로 마차가 한 대 뿐이죠. 이렇게 변하는데 13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자동차는 마차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 파괴적인 기술이었습니다. 지금도 이런 파괴는 일어나고 있습니다.”
‘에너지혁명 2030’의 저자 토니 세바(Seba)는 6월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 “에너지 인터넷(internet of energy)이 기존 에너지·교통 산업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내연기관 자동차가 마차를 대체한 것처럼 에너지 기술이 현재 에너지·교통 산업을 완전히 바꿀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수년 내 에너지 산업 전반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세바는 “2017년부터 태양광 발전이 기존 발전 방식을 압도하고, 2030년엔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변화를 이끌 6가지 기술로 센서, 에너지 저장, 전기자동차, 태양광,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 모든 사물에 센서 탑재… 에너지 저장 기술 주목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센서 숫자는 1000만개에서 100억개로 1000배 늘었습니다. 반면 센서 비용은 1000배 싸졌죠. 이 추세가 계속되면 1년에 10조개의 센서가 추가됩니다. 모든 제품이 센서를 갖게 될 겁니다.”
세바는 센서 기술이 에너지·교통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자율주행차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세바는 “구글이 2012년 자율주행차에 탑재한 센서(LIDAR)를 발표했을 때 가격이 7만달러였는데, 1년 후 2세대 제품은 1만달러로 싸졌다. 2014년엔 1000달러로 떨어졌다. 곧 25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졌고 모든 사물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에너지 저장 기술도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봤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비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배터리가 급격히 늘어나고 궁극적으론 발전 시설과 송전 시설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2010년 이후 매년 16%씩 배터리 제조 비용이 떨어지고 있다.
그는 “BYD, 폭스콘, 삼성SDI, LG화학 등 많은 기업이 대규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2020년엔 커피 한 잔 가격에 하루 동안 사용할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모든 사물에 배터리가 장착되고 연결된다면 배터리 인터넷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 전기차發 파괴 대비해야… 빅데이터·인공지능도 한몫
세바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예로 들며 전기차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슬라 모델S는 2013년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됐습니다. 올해의 전기자동차가 아닙니다. 고객 평가 점수는 100점을 넘어 103점을 받았습니다. 2030년이 되면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는 모두 전기자동차가 될 것입니다.”
2017년엔 4만달러 가격의 전기자동차가 나오고, 2020년엔 3만3000달러로 전기차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내연기관 자동차와 가격 차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가격 차이가 없어지는 순간 효율, 성능이 내연기관보다 앞서는 전기차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료 효율이 20%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90~95%라고 설명했다. 움직이는 부품 개수도 내연기관 자동차(2000여개)에 비해 전기차(100개)가 훨씬 적다.
그는 “포르셰 성능의 자동차를 뷰익 가격에 살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사진기를 대체한 것처럼 폭발적인 와해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세바는 태양광 에너지 기술도 언급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41%씩 태양광 시장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곧 전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100%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게 세바의 주장이다.
세바는 “태양광 에너지 생산 단가가 기존 에너지 생산 단가와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가 2017년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도 에너지 혁명을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바는 “우린 역사상 가장 큰 파괴의 문 앞에 있다. 에너지·교통 부문에서 엄청난 파괴가 있을 것이고 2030년이면 그 과정이 끝난다. 파괴에 동참하거나 파괴의 대상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만 남아 있다”고 했다.
‘에너지 혁명 2030’의 저자 토니 세바(Tony Seba)가 12월 14일 방한, 삼성SDI·신성솔라에너지 등 국내 기업과 유관 기관을 둘러보고 강연회를 가졌다. 12월 18일에는 제주도에서 원희룡 제주 지사를 만나 제주도가 추진하는 ‘그린 프로젝트’를 듣고 조언했다. 조선비즈는 세바 저자를 밀착 취재하고 두 차례 인터뷰를 통해 미래 에너지 혁명에 대한 통찰과 한국의 녹색 성장 전략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삼성이 자동차 부품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선택입니다. 자동차가 ‘바퀴 달린 컴퓨터’로 변해가는 시대에 삼성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자동차 사업에 잘 어울립니다. 다만, 사업 진출이 늦었습니다. 다른 기업이 선점하기 전에 사업 속도를 내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12월 17일 인터뷰)
“모두 믿지 않았지만, ‘그린 빅뱅(Green Bigbang)’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극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제 예측이 오히려 온건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입니다. 제주도가 2030년까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를 100% 보급해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탄소 없는 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시대의 흐름(에너지 혁명)에 맞습니다. 실제 얼마나 빨리 구현하느냐가 에너지 혁명의 주도권을 쥐느냐, 마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12월 18일 인터뷰)
◆ 삼성전자의 전자부품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
첫 번째 토니 세바 인터뷰(인터뷰어 정용창 기자)는 12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성솔라에너지에서 이뤄졌다. 신성솔라에너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마치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세바 저자는 짙은 남색 정장에 적붉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잘 어울린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15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했을 때와 같은 옷차림이었고 지난해 TV조선 주최 ‘글로벌 리더스 포럼’에서도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통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진출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전자 제품에서 우위에 있고 계열사인 SDI는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다”라며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전기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는 이 시기에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이 스마트카·전기차 시대의 차세대 리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바 저자는 “전장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검증하는 데 2~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스마트카와 전기차 시대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진입하려면 좀 더 서둘러야 할 것”이라면서 “머뭇거리다가는 선도주자의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경쟁자로 애플과 구글을 꼽았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지금 당장 돈을 버는 내연기관(가솔린) 자동차를 포기하지 못해 새 시장에서 도태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은 시장 외부에서 온다”며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자동차에 접근하는 구글과 애플이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의 새 강자로 떠오를 것이다. 삼성전자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한다”고 말했다.
그의 책 에너지 혁명 2030을 보면, 충격적인 전망이 많이 나온다. ‘모든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이 만들어낸다’ ‘휘발유는 더 이상 안쓰게 되며 원자력은 구식이 된다’ ‘분산형 참여형 에너지 모델이 전력회사를 파산시킨다’ 등등.
그 중에서도 가장 과격한 주장은 ‘2030년이 되면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로 대체된다’는 내용이다. 그는 전기자동차는 18개월마다 성능이 두 배씩 되는 ‘무어의 법칙’을 따르며 진화하는데, 내연기관 자동차는 이 속도를 따라 올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그는 “휘발유의 17~21%만 활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는 충전 전력의 90% 이상을 활용하고 부품 수도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라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준다”면서 “전기차 가격이 현재 자동차 가격 수준과 비슷해지면, 사람들은 내연기관 차량을 더이상 이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직 전기차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는데, 2030년에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로 바뀐다는 전망은 섣부른 예측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AT&T가 1985년 맥킨지에 미국에서 15년 뒤 휴대전화를 몇 명이나 사용할지 예측할 것을 요청을 때 맥킨지는 50만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 2000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미국인은 1900만명이었다”며 “세상은 사람들의 예측보다 빠르게 변화한다. 기술 발전이 빨라지고 있어 내 예상보다도 전기차 시대가 빨리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이 적은 것이 여전히 약점이 아니냐고도 물었다. 배터리 용량이 작으면 충전 후 주행거리가 짧다. 그는 “배터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그 문제도 곧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자율주행 자동차’도 에너지 혁명의 일으키는 중대 변수로 봤다. 그에 따르면 인공지능, 센서기술, 그래픽 처리 기술, 로봇 기술, 광대역 무선 통신, 첨단 소재, 3D 시각화 기술, 라이다(LIDAR·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 등의 발달로자율주행 자동차도 머지않은 시기에 등장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동차 소유 형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석유 산업에 막대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스스로 운전하고 주차하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등장하면, 사람들이 굳이 차를 소유하지 않고 ‘집카’와 같은 공유 자동차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자동차 수요 자체가 줄기 때문에 자동차 판매량이 15분의 1수준으로 줄고 석유 사용량도 75~80%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그는 오랫동안 탔던 자동차를 팔았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우버·리프트·집카 등 차량 공유 애플리케이션이 9개 설치돼 있었다. 그는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일상 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강연장에서 홍보관으로, 다시 식당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틈틈히 진행됐다. 세바 저자는 일정에 쫓기는 중에서도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느리지만 또박또박 정확하게 발음했다. 질문을 받으면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생각을 정리한 뒤, 차분한 어조로 답변했다.
기자가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줘 고맙다”며 작별 인사를 하자, 그는 “내 즐거움입니다(My Pleasure).”라며 웃으며 차에 올라타 다음 일정을 향해 떠났다.
◆ “제주도 귤 농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두 번째 토니 세바 인터뷰(인터뷰어 전효진 기자)는 12월 18일과 19일 제주도에서 이뤄졌다. 세바 저자는 18일 벽돌색 계열의 타이를 매고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났다.
그는 원 지사로부터 제주도의 ‘카본프리 아일랜드'(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 프로젝트를 듣고 원 지사와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 유엔미래포럼 초청으로 제주도 도민들에게 미래 에너지에 대한 강연을 했다. 세바 저자는 느리지만 정확하게 발음했고 강조해야 할 대목에서는 더욱 또박또박 말했다.
그는 “에너지 혁명이 중요한 이유가 기술 자체의 혁신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새 비즈니스 모델 탄생으로 예상치 못했던 사업 기회가 온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터리의 용량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면, 전기차는 ‘바퀴 달린 자가 발전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가 운행하면서 생산한 전력이 남아돌아 집에서 쓰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주민들은 전기차를 타고 남은 에너지로 자가발전을 하고, 그래도 남으면 이웃에 팔아 추가 수익을 내게 된다”고 “이렇게 되면 한국전력 등 전력회사가 전력 생산과 공급을 독점하는 체제도 빠르게 붕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바 저자는 12월 초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한 경험도 이야기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도 전기차 시대가 오면 에너지 공급 체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원희룡 제주도 도지사는 “2030년까지 제주도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 계획인데, 제주도의 전력원을 신재생에너지로, 제주도 내 자동차 37만7000대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토니 세바 저자가 이야기한 ‘그린 빅뱅’ 시대가 왔을 때 전 세계가 배울 수 있는 산업 모델을 제주도 내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도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장에서 세바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2030년의 미래 모습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장담하건대 이르면 3년 안에, 늦어도 10년 안에 휘발유 기반의 자동차 산업이 거의 없어지고 태양광 기반의 전기차 산업이 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기시대는 돌을 다 썼기 때문이 아니라 더 좋은 기술(청동)이 나왔기 때문에 막을 내렸다”면서 “석유를 소진했기 때문에 석유 시대의 종말이 오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가 구축하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석유 시대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차량을 소유하는 시대에서 공유하는 시대로 바꾸게 되면, 수많은 주차장도 필요 없게 된다”면서 “주차장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중석에서 국제 휘발유 가격이 ‘반토막’ 날 것이라고 하는 데, 전기차가 경쟁력이 있겠냐고 질문했다. 이날 미국산 국제 유가가 배럴당 35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그는 "유가가 더 떨어져도 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유지·보수가 저렴한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세바 저자에게 제주도를 방문한 소감을 물었다. 이날 12시간에 걸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는 이내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밝은 미소를 띄웠다.
그가 올해 4월 상하이 태양광 엑스포에서 직접 찍은 ‘빛이 통과되는 투명한 태양광 패널’이었다.
그는 “제주도에 감귤 농장이 많았던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면서 “이곳에 투명한(빛이 통과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생각보다 태양광 기술 발전도 빠르다”면서 “감귤 농장에 투명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자연 상태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고 주민들은 감귤 수확 수입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른 추가 수입도 챙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와는 19일 조식 자리에서 한번 더 만났다. 그는 제주도의 날씨와 일조량 등을 자신의 수첩에 옮겨 적었다. 그는 “제주도가 일반 차량을 모두 100%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계산해봤다”면서 “각 가정은 일주일 동안 자동차를 타고도 집에서 5일 가량 쓸 수 있는 추가 에너지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믿어지지 않겠지만, 2030년에는 그린빅뱅은 현실이 될 것”이라면서 “그런 시대가 오냐 안오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빨리 준비하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세바 저자는 에너지 판도가 뒤바뀌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그린 빅뱅'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부처의 이해관계 때문에 혁명의 발목이 잡히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일면서 “2030년에는 그린 빅뱅이 어느 곳에서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기업은 3년 안에 승부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니 세바 저자가 2014년 5월에 ‘Clean Disruption of Energy and Transportation’란 제목으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시대가 석유 고갈이나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 때문에 억지로 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태양광 발전이 화력 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저렴해지기 때문에 태양광 시대가 열린다고 주장해 녹색 성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미래 에너지 혁명의 3대 축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을 꼽았다. 이 3가지는 석유에 의존하지 않고 돌아가기 때문에 석유를 기반 모든 산업이 붕괴에 처할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유엔미래보고서'의 저자 박영숙씨가 이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 토니 세바는
토니 세바는 저자이며 강연가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하고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시스코와 RSA데이터시큐리티 등 기술 기업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태양광·풍력발전소 발전기업, 벤처 투자사 등 에너지 관련 기업과 포럼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스탠퍼드대에서 기업가 정신, 파괴적 혁신, 청정 에너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솔라 트릴리언스(Solar Trillions)', '부상하는 청정에너지 경제의 7가지 시장과 투자기회, 그리고 승자의 독식(7 Market and Investment Opportunities in the Emerging Clean Energy Economy and Winners Take All)', '하이테크 전략의 9가지 기본 원칙(9 Fundamental Rules of High Tech Strategy)' 등이 있다.
◆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제주도의 도전은 ‘에너지 빅뱅’을 선도하는 큰 축이다. 석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이 기회를 활용을 해야한다.
제주도는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를 세계에서 가장 크게 해냈다. ‘그린 빅뱅’의 문은 이제 열렸다. 바람 자원이 좋고 태양광은 더욱 보충돼야하고, 전기 자동차와 맞물려야한다. 자연 관경을 헤친다는 우려도 있는데 오늘날 태양광 기술은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답게 표현하는 기술들이 많이 나왔다.
제주도는 천혜 자원인 바람이 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리더십이 있어 그린 빅뱅을 선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제주도는 2400개 도시에 적용할 수 있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2030년까지의 계획이기 때문에 현재부터 15년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미국 중국 등 전 세계가 이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토니 세바 저자가 한국 정부와 기업이 3~4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에너지 판이 뒤바뀌는 시대다. 제주도가 제대로 된 방향의 틀은 잡았지만, 앞으로 5년 즉, 2020년까지 새 에너지 판을 2020년까지 선점하지 못하면 제주도의 프로젝트도 평범해진다. 시간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