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고객의 행동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정동섭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그룹장(유통소비재 산업 리더)은 25일 조선비즈가 ‘유통 테크노믹스(Retail Technomics)’를 주제로 개최한 ‘2021 유통산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뉴노멀 시대의 디지털 기반 성장 전략 및 고객 경험’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정 그룹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도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적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이 공급되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불안감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점점 고객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디지털 경험에 익숙해진 고객을 대상으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했다.
정 그룹장은 아마존·월마트·나이키·맥도날드 등 해외 유통 기업의 사례를 들어 고객 심리와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불투명한 미래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마존은 디지털 투 오프라인(Digital to Offline), 월마트는 이커머스 및 디지털 경험 강화 전략을 펼치며 오카도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수요 예측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에 진출해 고객 데이터를 결합했다. 인공지능 무인(無人) 매장 ‘아마존고’ 등 신기술로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월마트도 온라인 소매 업체 ‘젯닷컴’을 인수하며 디지털 DNA를 내재화해 글로벌 옴니채널 리더가 됐다.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는 물류센터 자동화로 비용을 효율화했다. 또 2013년부터 스마트 플랫폼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팔기 시작해 현재 세계 유통 기업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나이키는 탈(脫) 아마존을 선언하며 소비자 직거래(D2C·Direct to Consumer)를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와 오프라인 체험 매장에서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구매 동향을 파악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나이키만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정 그룹장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독자적인 유통 환경을 구축했다"며 "전체 매출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고 했다.
미국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와 칙필레도 소셜미디어(SNS)에서 고객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메뉴 출시에 고객 의견을 반영할 정도다. 이를 통해 고객과 정서적 관계를 맺고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꿨다는 평을 얻었다. 그는 "지속적인 소셜미디어 모니터링으로 고객을 분석하고 경험을 제공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그룹장은 "베스트셀러 서적인 ‘넛지’에 나오는 행동경제학의 기본은 고객은 완벽하게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며 그들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결국 데이터로 디지털 컨슈머(고객)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디지털과 연결된 고객을 이해하고 치밀하게 고객 반응을 파악해 디지털 소비자 경험(DCX)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