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미국 대선이 세계 모든 국가의 에너지 정책 방향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집권하는 상황 모두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반도체를 비롯한 각종 산업 정책, 기후 변화 및 환경 정책, 국제에너지기구의 기조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세현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안보 현황과 향후 변수 및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조선비즈
안세현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안보 현황과 향후 변수 및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조선비즈

안 교수는 국제경제와 에너지 안보에 정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올해 초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시립대에서 에너지 안보 전략 센터장을 맡고 있다.

안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안보 현황과 향후 변수 및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을 맡았다. 그는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에너지 지정학의 변화가 역동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나 대륙에 비해 에너지 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다른 지역에 비해 위기의식이 낮은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결정할 변수로는 원자재 인플레이션, 반(反) ESG 캠페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내 정치 지형 변동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 모든 변수는 결국 미국 대선 결과와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초 미국의 엑손과 모빌의 합병을 계기로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이어졌고, 막대한 양의 선거 정치 자금이 공화당으로 들어갔다. 이에 대한 경각심으로 민주당은 기후변화, 그린뉴딜을 꺼내 들었다”고 짚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은 올해 말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집권하는 때를 대비해 두 가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공화당 집권기에 기후변화를 논해선 안 되고, 민주당 집권기에 에너지 개발과 원전을 강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세현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안보 현황과 향후 변수 및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조선비즈
안세현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 안보 현황과 향후 변수 및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조선비즈

아울러 “기업들은 미국 의회의 법안과 규제 동향을 적극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의원 개개인의 행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정책적 방향에 대해선 “에너지가 풍부한 미국, 러시아, 카타르, 사우디, 등과 에너지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 또 미래의 에너지 강국으로 꼽히는 호주, 캐나다뿐만 아니라, 엑손모빌 등 거대 에너지 기업들과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적극적인 해외 자원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자원 개발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해 정쟁 이슈로 번지기가 쉽지만, 에너지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며 “자원 개발이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해도 꾸준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 미래에너지포럼

=정재훤 기자

=권오은 기자

저유가 시대 자원개발

“자원 개발이 미래 에너지 산업이다.”

2015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전문가들은“저유가 시대인 지금이 바로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자원 개발을 ‘자원 안보’ 나 ‘자원 외교’ 시각에서 보지 말고, 경제적으로 유망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현재 유가가 떨어진 근본 원인은 수급 차”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수요는 줄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과잉 현상이 일어나며 수급 차가 커졌고, 그 결과로 유가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공급 과잉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셰일 가스 개발을 꼽았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유가가 떨어져 많은 에너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를 이용해 자산을 불리고 새 사업을 확대하려는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로열더치쉘이 영국 가스 기업인 BG그룹을 700억 달러(약 78조원)에 인수한 것을 예로 들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유가가 떨어져 많은 에너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를 이용해 자산을 불리고 새 사업을 확대하려는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로열더치쉘이 영국 가스 기업인 BG그룹을 700억 달러(약 78조원)에 인수한 것을 예로 들었다.

브라질 남동부 과나바라만에 있는 부유식 원유 시추 시설.

정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유가가 떨어졌던 시기에 대형 인수합병(M&A)이 많았다”며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 회장도 최근 자산을 매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자원 개발 투자에 대해 역사가 짧고 규모도 미미하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는 아직 투자비 회수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자원 개발에 나선 공기업이 검찰 조사 등을 받으면서 투자가 줄어드는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자원 개발 투자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돈을 투자하는 수준에서 직접 자원을 탐사하고 시추하는 서비스와 사업을 개발하는 영역 등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도 “세계에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회사들은 에너지 회사”라면서 “자원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산업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전력 산업이나 정유 산업을 에너지 산업으로 본다는 것이다. 진짜 에너지 기업은 자원 개발회사라고 허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셰일 혁명은 미국 회사들의 R&D 덕분에 일어난 것”이라면서 “큰돈을 벌려면 R&D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또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공기업을 통해 자원 개발을 했지만, 훨씬 큰 성공을 거둔 중국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공기업끼리 경쟁을 시키고, 투자 과정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는 얘기다.

박용수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 대표는 해외 자원 개발을 해외 투자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자원 외교와 자원 확보는 자원 개발 사업의 핵심이 아닌 부수적인 요소”라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지금은 국내에 아무리 투자해도 평균 이하 수익밖에 안 나오는 만큼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준 에너지이노베이션 파트너스 대표는 “셰일 개발은 토목공사”라며 연관 산업의 기회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셰일 가스 개발에서 돈을 많이 번 회사가 철도와 항만 등 인프라회사”라며 “저유가 시대인 지금이 투자의 최적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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