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주최 ’2025 THE ESG' 포럼
권세원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3일 향후 국내에 도입될 지속가능성 감독 제도와 관련해 “기존 재무제표에 대한 감독 체계를 지속가능성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을 통해 마련된 기업 회계에 대한 감독 규정을 ESG 공시에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권 교수는 또 "지속가능성 공시 인증 과정에서 품질 관리할 수 있는 내부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ESG 인증·감독 제도 동향 및 국내 제도 도입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2025 THE ESG 포럼’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다섯번째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후원했다.

‘국내 지속가능성 인증·감독 현황 및 제도 도입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권 교수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인증에 대한 감독 방향 논의는 인증인의 자격 요건, 독립성 등 사전 감독 요소, 지속가능성 정보에 대한 인증보고서, 작성자·인증인에 대한 사후 감독·규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관련 당국이 참고할 사례로 유럽연합(EU)에서 시행된 공시감독 업무에 대한 지침을 담은 가이드라인(GLESI)을 소개했다. 지난해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이 발표한 GLESI는 각 회원국의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의 감독·집행을 담당할 국가 감독기관(NCA)의 업무 지침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는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일관된 적용과 정보의 투명성, 투자자 보호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권 교수는 이에 대해 “지속가능성 정보는 환경 운동가를 위해 생산하는게 아니라,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감독하는 것”이라며 “지속가능성 정보를 내고 ‘착한 기업’이 되라는 게 아니라 기업 상황에 대해 이해 관계자와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어떻게 감독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논의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지속가능성 인증·감독 제도에 “재무제표 감독과 비슷하다”며 “지속가능성 공시 인증도 결국 공시이며, 공시 품질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본다면 지속가능성 공시도 결국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공인회계사법과 연관된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기업 입장에선 자본시장법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는 “자본시장법과 관련된 여러 공시가 있는데, 이 공시가 허위라면 공시 위반 책임은 기업의 공시 담당자가 지게 된다”며 “자본시장법에 지속가능성 공시 관련 내용이 포함돼도 어색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속가능성 인증에 대한 핵심은 독립성과 전문성”이라며 “감사인의 독립성뿐 아니라 지속가능성 공시 인증 범위 내에서도 품질 관리를 할 수 있는 내부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5THEESG포럼
조선비즈가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5 회계현안 심포지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회계 업계, 비영리 법인 관계자 등이 모여 사회 전반의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했다.

전문가들은 영리 법인에 국한된 현행 회계 규범을 정부와 비영리 법인 영역까지 포괄하는 회계기본법 제정 필요성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를 이어갔다. 패널 참석자들은 큰 틀에서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법안 제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적용 및 예외 대상 범위, 소규모 법인에 대한 지원 방안 등 현실적 쟁점들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회계기본법은 영리·비영리 부문 관계없이 다양한 조직의 회계에 대해 보편적이고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규정하는 법이다. 기업 등 영리법인은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등에 따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과 일반기업회계기준을 동일하게 적용받고 있지만 비영리법인은 다르다. 분야별 회계 규율 법률이 다르고, 관할 주무 부처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이날 패널 토론의 좌장은 김기영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회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은 사회 전반의 회계 투명성 제고에 있어 중요한 문제”라며 토론의 시작을 알렸다.
패널로 참석한 안태준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적용 대상 범위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회계기본법을 만든다고 할 때 가장 큰 이슈는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로 정할 것이냐’”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영리 법인과 비영리 법인을 포함한 소규모 단체까지 모으는 게 이상적일 수는 있겠지만, 입법 과정에서의 저항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현실적인 입법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서 적용 대상과 범위를 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봉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회계기본법 제정 시 고려해야 할 원칙과 보완 사항에 대해 제언했다. 김 교수는 “비영리 법인은 물론 국민 세금을 사용하는 국가와 지자체도 회계기본법 적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국가와 지자체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회계 기준이 완전히 다르고, 기업의 회계기준을 아는 사람도 국가의 회계기준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이나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해 이 기준으로 회계 감사를 진행한다”며 “우리나라는 회계 감사도 감사원에서 하지만 미국은 일반 회계법인이 정부 부처에 대한 감사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예외에 대한 기준도 필요하다. 예외를 허용하게 되면 회계기본법이 형해화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에서도 준수하기 힘든 것인데 비영리 법인이 규정을 지키도록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처럼 예외를 많이 허용해야 할 것들은 점차적으로 조항을 추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최호윤 회계법인 더함 대표는 이해관계자의 다양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영리 법인은 수입의 종류와 자원의 제공자가 모두 다르다.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금, 민간의 후원금, 수익사업의 수입 등 전혀 다른 영역의 이해관계자가 있다”며 “만약 회계기본법의 감독 권한을 주무관청에 맡긴다면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금 제공자의 입장에서만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현행 지방보조금법은 외부 감사를 받도록 규정하지만, 해당 조직이 외부감사를 받지 않았을 때의 패널티나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 및 공시 관련 규정도 없다”며 “이에 따라 회계기본법에서는 결산서나 재무정보를 작성한 후 감사 등의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어떤 방식으로 공시할 것인지도 규정해야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재성 한국사학진흥재단 고등교육재정회계본부장도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본부장은 “회계는 이해관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서 합법적이고 정당한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자료”라며 “회계기본법이 투명성을 높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면 이해관계자 유형별로 니즈를 파악해서 그에 맞는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미라 한국컴패션 컴플라이언스 실장은 이중 규제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부담을 우려했다. 김 실장은 “예를 들어 사회복지법인은 현재도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따라 감사를 받고 공시하고 있는데, 또 사회복지법인 재무 규칙에 따른 이중 규제에 직면해있다”며 “회계기본법이 제정된다면 상위법으로서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원기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장은 “정부와 영리법인, 비영리법인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회계 규정이 과거에는 일본을, 현재는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등 통일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수미 한국회계기준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2017년 발표한 비영리조직 회계기준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비교 가능한 작성 기준의 필요성에 따라 제정된 것”이라며 “그러나 제도적 장치가 없다 보니 현재 회계기준원을 제외하고 이 기준을 사용하는 곳이 없다. 사회 전반의 회계시스템에 대해 제도적으로 기초를 마련하는 건 중요하기 때문에 회계기본법 제정을 시작으로 논의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실체와 가치를 모색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금융위원회는 잘 했을 때 칭찬은 못 받지만, 잘못하면 거센 비난을 받고 책임을 추궁 당하는 조직이다. 당국의 입장을 이해한다.
윤창현 국민의힘
금융 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중단은 정식 규정에 기반한 게 아닌, 증권사의 협조를 통해 이뤄진 측면이 있다. 미국, 캐나다 등도 허용한 상품을 마냥 규제만 하는 게 맞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최근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발행을 금지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뚜렷한 시각 차를 드러냈다. 윤 의원은 국내 금융 당국이 미국에 비해 투자자 보호에 더 큰 책임을 지고 있어 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김 의원은 당국이 자본시장법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며, 시장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규제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야를 대표하는 두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가상자산 콘퍼런스’의 첫번째 세션인 특별좌담에 참석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포함한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블록체인 산업 육성의 방향성’을 주제로 한 이번 특별좌담은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역임한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첫번째 화두는 최근 금융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1일 블랙록 등 11개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신청을 승인했다. 그러나 국내 금융 당국은 국내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와 운용사의 발행을 모두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 당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윤창현 의원은 “미국은 금융 시장에서 민간의 자율성을 더 크게 보장하는 반면, 국내는 투자자 보호에 대한 금융 당국의 책임이 크다”며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윤 의원은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지만, 이는 ‘한번 해 보고 수익을 내 봐라. 당국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는 금융 당국이 책임 소재에서 빠져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는 당국이 뭔가 잘못되면 미국에 비해 더 큰 원성과 비난을 받게 된다”며 “투자자 보호의 책임이 더 크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한규 의원은 금융 당국의 신중한 입장을 이해하지만, 그 동안 충분한 검토 없이 뒤늦게 규제 방침을 확정한 데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지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어려운 문제가 많아 당국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비트코인의 거래 통화 중 원화의 비중이 크고, 미국과 캐나다 등 여러 금융 선진국들도 거래를 허용했는데 마냥 규제만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자본시장법에 위배되는 소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를 막은 데 대해서도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금융위가 자본시장법의 기초자산의 정의 부분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면서 “엘살바도르 등 일부 국가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고 있기도 하고, 큰 틀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금융투자 상품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주장대로 비트코인 현물 ETF의 도입에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오는 4월 총선과 상임위 구성, 법안 발의 등에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굳이 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금융위의 판단에 따라 지금이라도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와 발행이 가능하다는 게 김한규 의원의 해석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디지털자산기본법 1단계 법안에 대한 각자의 소회도 밝혔다. 1단계는 주로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에 중점을 둔 법안이다.
윤 의원은 “당초 가상자산 법안을 논의하고 여러 정책을 결정하는 조직을 더 크게 만들고 싶었지만, 입법 과정에서 한계가 많았다”며 “향후 2, 3단계 법안 논의 과정에서 다시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관과 법인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김 의원은 정책 참여자들이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정무위에서 가상자산 법을 논의하면서 항상 ‘동료 의원들이 과연 가상자산을 잘 알고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면서 “결국 투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1단계 법만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 국회가 어떤 별도의 법을 만들어야 하는 지, 관련 부처를 금융위로 둘 지, 경제 부처로 둘지도 아직 모호한 상황”이라며 ”4월 총선을 거쳐 22대 국회가 출범해도 신속한 논의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