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기조 고착화로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는 국내 금융사들에게 있어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선비즈 주최로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미래금융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개선 방안: 기회, 도전 그리고 전략’을 주제로 이상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지혜 AIM 대표, 임형조 금융감독원 해외진출지원팀장, 라낙 판갈리아 성균관대학교 SKK GSB 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상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 진출은 성장 기회일 뿐 아니라 일부 금융기관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라며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 점진적으로 자산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판갈리아 교수는 “보수적인 문화가 뿌리내린 은행 경영진에게 해외 진출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며, 전 세계 어느 은행 경영진이라도 손실에 대한 거부감은 매우 높은 편”이라며 “특히 현지 문화나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현지 당국의 규제 등은 단기간 내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다, 특히 동남아 지역은 현지 은행들의 유대가 끈끈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현지 진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진출의 주요 목표로 삼는 아시아 지역은 금융산업 육성을 위해 높았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으며, 유럽계 은행들이 디레버리징을 실시함에 따라 틈새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 금융회사들은 한국 경제 성장을 경험이 있어 한국을 모델로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아시아 지역 현지 은행들과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쏠림 현상이나 과열 경쟁 등의 우려에도 귀를 기울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점포 수는 늘었지만, 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해외 점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9% 감소한 5억7000만 달러(약 6555억 원)로 집계됐으며, 특히 지난해 중국에 있는 해외 점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8370만 달러(79.2%) 줄어들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수는 38개국 167개로 2014년보다 5개 늘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이 112개로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 총자산 규모도 881억9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