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 성료
'AI 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주제 강연
제임스 장 "AI가 고르고 사는 시대… 상품 정보 재구축해야"
맹지선 "소비자 의도 읽는 에이전틱 AI 도입 서둘러야"
여명랑 "데이터로 소비자의 결핍 읽어야"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 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14회 유통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은 'AI 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유통·소비재·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인공지능(AI)이 상품 탐색과 구매, 브랜드 경험을 바꾸는 흐름을 진단하고 히트 상품의 새로운 조건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업계 관계자 등 약 320명이 참석했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과거에는 소비자가 상품을 찾았다면 이제는 AI와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을 제안하는 시대가 됐다"며 "AI는 선택을 돕는 도구일 수 있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은 사람과 브랜드의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AI 시대의 유통 전략과 케이(K)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이 결합해야 대한민국 유통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 축사에서 "AI 시대에도 선택받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치와 매력,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 "AI가 대신 고르고 사는 시대"
첫 기조 강연을 맡은 제임스 장 ㈜지마켓 대표이사는 AI 쇼핑 에이전트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질서를 바꿀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오프라인 시대 소비자는 매대에 놓인 수십 개 상품 중 하나를 골랐고, 디지털 시대에는 수천·수만 개 상품을 직접 비교해야 했다"며 "AI 쇼핑 에이전트 시대에는 선택지가 다시 대폭 압축되고, 에이전트가 구매까지 대신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AI가 상품 탐색과 비교, 추천을 넘어 구매 과정까지 대행하게 되면 브랜드와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방식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감성적인 요소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상품의 객관적 장점과 리뷰의 일관성, 소비자 취향과의 적합성 등을 바탕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검색 엔진 최적화(SEO)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 최적화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맹지선 아마존웹서비스(AWS) 엔터프라이즈 수석사업개발 담당은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유통 경쟁 구도 변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생성형 AI를 넘어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상품 탐색, 비교, 추천, 구매 등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AI를 말한다.
맹 담당은 "유통과 소비재 기업의 본질을 이해하면서 여기에 에이전틱 AI를 적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사람이 하는 일은 검토하는 일로 바뀌고, AI에게 일을 조금씩 더 맡겨 업무를 분절하고 자동화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유통의 경쟁 구도는 소비자의 눈길을 끌던 어텐션 이코노미에서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이해하는 인텐션 이코노미로 전환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도 AI 네이티브에 도전하고 직원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여명랑 전 롯데웰푸드 푸드사업부 대표는 소비자의 숨은 결핍을 찾아내는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 전 대표는 "대한민국 소비자는 이제 '우리'보다 '나'를 위해 소비한다"며 "기업은 소비자의 숨겨진 결핍을 데이터로 찾아내고, 이를 통찰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가족, 엄마라는 키워드가 2023년 이후 '나'로 바뀌고 있다"며 "대한민국 소비자는 실제 가족 구성 형태와 관계없이 1인 가구적 사고방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식품 사업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는 구매 내역과 소셜미디어(SNS) 데이터, 결제 단말기 데이터, 설문 데이터"라며 "데이터가 쌓여야 소비자가 행복을 어디서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 "소비자는 제품보다 경험 산다"
AI가 선택지를 좁혀주는 시대에도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경험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학 융합경영학부 교수는 "오늘날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험을 수집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경험 수집가'"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AI 시대 소비자는 감정과 시간, 관심의 낭비를 싫어한다"며 "기술이 불편함과 시행착오를 줄여주면서 소비자들은 남는 시간과 관심을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가 수집하는 경험의 핵심 요소로 의미, 재미, 진정성을 꼽고 "제품 자체보다 의미와 재미, 진정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동훈 CJ ENM 커머스부문 플랫폼 본부장은 콘텐츠 커머스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성 본부장은 "콘텐츠가 매장이 돼야 한다"며 "콘텐츠에서 바로 구매가 일어나는 전체 퍼널(Funnel·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한 뒤 탐색·비교를 거쳐 구매에 이르는 과정)의 혁신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검색창에 상품명을 입력해 구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콘텐츠를 보다가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정표 GS리테일 마케팅부문장·상무는 AI가 소비자의 선택을 도울 수는 있지만 최종 결정은 브랜드와 경험이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AI는 평균을 추천한다"며 "다양한 취향을 커버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는 편의점 GS25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셰프 지식재산권(IP) 협업 상품을 통해 한 끼 식사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경험 소비로 확장한 사례도 소개했다.

◇ K브랜드, 콘텐츠·크리에이터·외부 세일즈 설계해야
박상협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이커머스 클라이언트 파트너는 틱톡샵을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외부 세일즈를 만드는 구조로 봐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틱톡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외부 세일즈"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우리 브랜드의 영업사원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틱톡샵에서 한국 브랜드의 총거래액(GMV)은 전년 대비 458% 증가했고, 틱톡샵에 입점한 한국 브랜드 수는 3배 늘었다.

박 파트너는 틱톡샵 성공의 핵심으로 '어필리에이트 크리에이터' 운영을 꼽았다. 그는 "어필리에이트 크리에이터를 통해 수많은 영업부대를 만들어야 틱톡샵이 굴러간다"며 "입점 업체는 제품을 어떻게 잘 팔라고 교육시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틱톡샵만 보면 적자가 커질 수 있다"며 "바이럴이 아마존 매출과 오프라인 유통 입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신지혜 에스티에스(STS)개발(주) 상무는 "예전에는 서울 명동이나 신촌처럼 교통이 편리한 입지가 상권을 결정했다면, 지금은 동네에 누가 들어와 있는지, 어떤 브랜드와 콘텐츠가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며 "공간 자체가 아니라 공간을 채우는 플레이어가 핫플레이스를 만드는 시대"라고 말했다.
강연에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 박상현 존앤마크 대표, 오정현 시너지타워 부대표가 핫플레이스 핵심 경쟁력으로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콘텐츠를 꼽았다. 오정현 시너지타워 부대표는 "상권 개발은 결국 사람을 모을 이유를 만드는 작업"이라며 "낙후된 지역이라도 적절한 콘텐츠와 브랜드를 갖추면 새로운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사들은 AI가 소비자의 선택 방식을 바꾸고 있지만, 선택받는 상품의 본질은 여전히 소비자 이해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AI가 상품을 추천하고, 콘텐츠가 매장이 되며, 크리에이터가 영업사원이 되는 시대에도 결국 기업이 답해야 할 질문은 같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왜 이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그 선택이 어떤 경험과 정체성으로 이어지는지를 설계하는 기업이 AI 시대의 히트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지혜 STS개발 상무 '줄 서는 가게를 만드는 공식' 강연
성수동부터 신당동·용산·동묘 등 상권 성장 조건 분석
"공간 자체보다 공간 채우는 브랜드·콘텐츠에 주목"
"과거에는 입지가 상권이 만들어지고, 핫플레이스가 생겨나는 공식이었다면 지금은 플레이어가 중심입니다."
신지혜 에스티에스(STS)개발(주) 상무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줄 서는 가게를 만드는 공식'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최근 소비 트렌드와 상권 변화의 핵심 키워드로 '플레이어'를 꼽았다.

신 상무는 "예전에는 서울 명동이나 신촌처럼 교통이 편리한 입지가 상권을 결정했다면, 지금은 동네에 누가 들어와 있는지, 어떤 브랜드와 콘텐츠가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며 "공간 자체가 아니라 공간을 채우는 플레이어가 핫플레이스를 만드는 시대"라고 말했다.
대표 사례로는 핫플레이스를 넘어 새 '업무지구(SBD·Seongsu Business District)'로 불리는 성수동을 들었다. 성수동은 2015년 대림창고, 어니언 등 감각적인 카페와 문화 공간이 생겨나면서 젊은 인구가 몰리기 시작했고, 이후 유사한 브랜드가 연이어 입점하며 상권이 형성됐다.
신 상무는 핫플레이스가 되는 과정을 네 단계로 정리했다. 기존 상권과 차별화된 '의외성 있는 공간'이 등장하고, 이후 이를 따라온 후발 주자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그다음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이 확산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고, 마지막으로 대기업과 자본이 유입되며 상권이 확대되는 식이다.
다만 그는 유명 브랜드만으로는 상권이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핫플레이스 필수 조건 세 가지로는 ▲교통 접근성 ▲집객 시설 혹은 헤리티지 ▲배후 인구(주거 혹은 오피스 상주)가 제시됐다.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평지 위주 지형, 범용성 등 추가 조건도 필요하다.
성수동의 경우 성수역과 서울숲역, 뚝섬역 등 접근성을 갖춘 데다 공장 지대 기반의 차별화된 헤리티지가 존재한다는 게 신 상무의 설명이다.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유입되면서 충분한 배후 수요도 뒷받침됐다. 대부분 준공업 지역으로 대규모 개발이 가능했고, 필지도 커 기업 본사나 대형 복합 시설이 들어설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주목받는 상권으로는 신당동, 용산 은행나무길, 서울역 인근 만리재로, 인천 개항로, 광주 첨단지구, 동묘 등을 소개했다. 신당동은 '주신당' 등 개성 있는 공간이 생겨나며 떡볶이 골목 중심의 오랜 상권에서 젊은 세대가 찾는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신 상무는 "오늘날의 핫플레이스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기획과 투자, 콘텐츠가 결합해 탄생한다"며 "길을 걷다가 아무것도 없던 곳에 감각적인 공간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한다면 그곳이 미래의 핫플레이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연에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연희동, 동묘, 광주 첨단지구 등의 현장 플레이어들이 상권 성장 경험을 공유했다.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 박상현 존앤마트 대표, 오정현 시니저타워 부대표는 핫플레이스 핵심 경쟁력으로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콘텐츠를 꼽았다.
김종석 대표는 "연희동은 문화예술인이 많고 사람 사는 동네의 온기가 남아 있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동묘에서 막걸리와 전을 파는 가게 '존앤마크'를 운영하는 박상현 대표는 "동묘가 지금처럼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며 "젊은 세대가 빈티지와 추억이 담긴 공간의 가치를 발견하면서 상권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오정현 시너지타워 부대표는 "상권 개발은 결국 사람을 모을 이유를 만드는 작업"이라며 "어떤 카페와 뷰티 브랜드가 들어가야 특정 소비층이 찾을지를 고민하며 공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낙후된 지역이라도 적절한 콘텐츠와 브랜드를 갖추면 새로운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광주 첨단지구 모델은 다른 지역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협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이커머스 클라이언트 파트너는 "틱톡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틱톡 밖에 있다"라며 "틱톡샵을 통해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주요 리테일 채널 입점 등 틱톡샵을 왜 하는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 파트너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유통산업포럼'에서 '선택받는 K-브랜드의 조건, 틱톡샵이 만든 성장 구조'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파트너에 따르면 틱톡샵은 틱톡 앱 안에서 제품 발견부터 구매까지 이뤄지는 '발견 기반 이커머스'다. 이용자는 쇼퍼블 비디오, 브랜드 샵 페이지, 라이브 쇼핑, 샵 탭 등을 통해 제품을 발견하고,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은 채 앱 안에서 결제까지 할 수 있다. 미국 기준 틱톡샵 구매의 상당 부분은 쇼퍼블 비디오에서 발생한다. 박 파트너는 "미국 유저들은 하루 90분 정도 틱톡을 본다"며 "콘텐츠를 보다가 제품이 좋아 보이면 바로 구매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K(케이)브랜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틱톡샵에서 한국 브랜드의 총거래액(GMV) 증가율은 전년 대비 458%를 기록했다. 한국 브랜드 틱톡샵 수는 3배, 각 틱톡샵별 평균 GMV는 2배 늘었다. 박 파트너는 "영국에서도 K뷰티 브랜드들이 빠르게 상위 셀러가 됐다"며 "틱톡샵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 유럽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틱톡샵이 쉬운 시장은 아니라고 했다. 틱톡샵은 셀러를 매출 규모에 따라 5개 단계로 나누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월 거래액을 만들어야 상위 티어로 올라갈 수 있다. 박 파트너는 "한국 브랜드가 공격적인 목표를 갖고 들어오면 3개월 만에 티어3(월 GMV 6만5000달러)에 도달하고, 다시 3개월 안에 티어5(월 GMV 60만달러)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며 "반대로 티어3도 가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핵심은 어필리에이트 운영이다. 박 파트너는 틱톡샵의 어필리에이트를 "한국으로 치면 공동구매와 비슷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브랜드가 제품을 등록하고 일정 수수료를 제시하면, 크리에이터들이 제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판매를 일으키는 방식이다. 어떤 제품이 어떤 크리에이터의 어떤 영상에서 팔렸는지 틱톡샵 안에서 추적할 수 있고, 성과에 따라 커미션이 지급된다.
그는 크리에이터를 '영업사원'에 비유했다. 박 파트너는 "어필리에이트 크리에이터를 통해 수많은 영업부대를 만들어야 틱톡샵이 꾸준히 운영될 수 있다"며 "이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티어1, 티어2에 그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좋은 영상이 올라오면 다른 크리에이터들이 '이 제품이 잘 팔리는 것 같다'고 보고 더 높은 티어의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브랜드는 매출을 어떻게 더 낼지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우리 제품을 어떻게 잘 팔라고 교육시킬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수많은 브랜드가 어떻게 우리 영상을 다른 브랜드보다 다르게, 더 많이 만들어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상위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크다. 박 파트너는 "크리에이터도 티어가 나뉘는데 L3 이상 크리에이터는 전체의 11%밖에 안 되지만, 이들이 만든 영상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약 75%에 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팔로워가 2만~5만명 수준인 크리에이터가 한 달 동안 특정 브랜드 제품을 25만~30만달러 규모로 판매한 사례도 소개됐다. 그는 "팔로워 숫자가 아주 많지 않아도 알고리즘이 제품을 잘 노출하면 구매가 일어난다"고 했다.
다만 비용 구조는 만만치 않다. 박 파트너는 "틱톡샵의 경쟁이 정말 치열해졌다"라며 "샘플 발송, 크리에이터 커미션, 플랫폼 수수료, 물류비, 광고비가 모두 비용으로 쌓인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브랜드들이 틱톡샵에 뛰어드는 이유는 '낙수 효과' 때문이다. 박 파트너는 "틱톡샵에서 구매하는 유저도 있지만, 제품을 보고 괜찮다고 생각해 아마존에서 검색하거나 바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며 "틱톡샵 매출이 늘어나면 아마존 매출이 같이 올라가고, 이후 틱톡샵에서 만든 바이럴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판매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세포라, 얼타, 타겟 등 미국 주요 리테일 채널 입점을 목표로 한다면 틱톡샵 투자를 단순 판매비가 아닌 시장 진입 비용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파트너는 "테스트해보고 괜찮으면 하겠다는 생각이라면 틱톡샵은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며 "틱톡샵을 한다면 6개월 안에 티어4, 티어5까지 가겠다는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틱톡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고, 그 좋은 점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결국 브랜드가 원하는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콘텐츠와 크리에이터, 광고와 외부 세일즈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AI)이 여행 준비 과정의 탐색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여행자들은 이제 '나다운 여행'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주진명 마이리얼트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포럼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비즈가 매년 국내 유통업계의 주요 화두를 제시하고 산업의 생존과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행사다. 올해 포럼은 'AI 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주 CFO는 AI가 여행 산업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로 정보 탐색 비용의 감소를 꼽았다. 과거에는 여행을 계획할 때 여러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 지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지만, AI의 등장으로 이 과정이 크게 단축되고 효율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여행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야 실제 예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네이버 검색창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보던 질문을 이제는 AI 챗봇에 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덕분에 절약된 시간을 여행자들은 자신만의 여행을 설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런 변화의 핵심을 '특별하고 차별화된 여행 경험'으로 보고 있다. 주 CFO는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에 가면 에펠탑 방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파리 빵집 투어처럼 자신만의 취향이 반영된 여행을 설계할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큐레이션 여행 서비스 '마이오리진'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차별화에 실패하면 결국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순히 최저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 CFO는 "예를 들어 금요일 밤 대신 하루 연차를 내고 목요일에 출발하면 항공권 가격이 얼마나 저렴해지는지, 그리고 그 할인 폭이 연차 사용을 고려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 비교 서비스 '럭키글라이드'도 선보였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는 비개발자 출신인 마케팅실장이 AI를 활용해 약 1주일 만에 개발한 사례"라며 "AI 시대가 열리면서 가능해진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주 CFO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가치로 '신뢰'와 '관계'를 꼽았다.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마이리얼트립은 한국인 이용자들의 리뷰를 기반으로 해외 맛집 정보를 제공하는 '코리안푸디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는 "신뢰는 비슷한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남긴 리뷰에서 나온다고 판단했다"며 "정보에 신뢰를 더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리아푸디스는 이동건 대표가 직접 기획·개발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면서도 "각 산업에 AI가 실제로 적용되고 정착되는 시기에는 차이가 있다"며 "그 사이를 기회로 삼아 AI 기술을 바탕으로 여행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I는 평균 추천… 다양한 취향 커버하는 것이 경쟁력"
이정표 GS리테일 마케팅부문장(상무)은 "인공지능(AI)은 선택의 효율을 높여주고 충실한 정보원이 되지만 결국 고객이 선택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트리거는 브랜드와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16일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주최한 '제14회 유통산업포럼'에서 'AI 시대, 선택받는 한 끼의 조건: GS25 셰프 IP 콜라보 마케팅이 만든 경험 소비'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포럼은 'AI 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이 상무는 AI 시대에 상품 자체보다 맥락과 스토리, 팬덤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로 검색이 되는 다양한 상품들, 그걸 통해 AI가 지명하는 브랜드로 나타나야 가장 손쉽게 경험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전개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유통 채널이 AI에 지명될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모든 선택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스스로가 갖고 있는 욕망"이라며 "AI가 대신해 주는 것은 검색과 비교, 구매를 돕는 것이지만 사람이 갖고 있는 욕망과 믿음, 신뢰는 대신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과 협업한 간편식 상품을 선보이며 콘텐츠와 유통을 결합한 전략을 추진했다. 이 상무는 "편의점은 더 이상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니라 일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고 있는 생활 문화 플랫폼"이라며 "흑백요리사에서 만들었던 제품들이 집 앞 편의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셰프만의 고유의 레시피와 철학, 메뉴가 갖고 있는 서사가 담기면서 상품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맥락이 담긴 상품으로 진화한다"며 "고객의 선택 기준은 결국 경험과 서사"라고 덧붙였다.
실제 성과도 공개했다. 이 상무는 GS25가 흑백요리사 시즌1 협업으로 19개 상품을 출시해 4개월 동안 250만개 이상을 판매하고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2에서는 전략적인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결과 같은 기간 600만개 이상의 누적판매량을 기록하며 매출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 상무는 AI 시대 유통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취향 기반 큐레이션을 꼽았다. 그는 "AI는 평균을 추천하지만 GS리테일은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큐레이션하고 추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얼마나 다양한 취향을 커버할 수 있는가가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했다.
이어 "AI가 선택하게 하려면 검색되는 상품이 돼야 하지만 결국 사람의 선택은 지명되는 상품, 내 취향에 맞춰 지명되는 상품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의 유통은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취향껏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일상의 경험들을 대중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코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 산업은 고객 경험 산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발전과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고객이 직접 선택하고 기억할 만한 경험으로 간직할 수 있게 설계하는 싸움이 앞으로 유통 채널의 경쟁력을 판가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정·시간·관심 낭비 싫어하는 '경험 수집가'
AI가 시행착오 줄이자 경험 가치 오히려 커져
"제품 자체보다 의미·재미·진정성 제공해야"
"BTS 콘서트에 가면 팬들은 무대에서 날린 종이 가루까지 주워 옵니다. 깨끗한 건 키링으로 만들거나 캘린더에 끼워 넣고, 나머지는 콘서트에 가지 못한 팬에게 선물로 보내주기도 해요. 본인의 경험을 간직하고 추억하고 되새기고 싶기 때문이죠."
송수진 고려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대학 융합경영학부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6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오늘날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험을 수집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경험 수집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시대 소비자는 감정과 시간, 관심의 낭비를 싫어한다"며 "기술이 불편함과 시행착오를 줄여주면서 소비자들은 남는 시간과 관심을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무엇을 사야 할지 알려주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었다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이 소비자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왜 하필 당신의 브랜드여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이 자신의 감정과 시간, 관심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관람 전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를 미리 확인하거나, 러닝 크루에서도 불필요한 대화를 최소화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소비자들은 자신이 써야 할 시간과 비용, 감정의 양을 끊임없이 측정하며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기술 발전을 꼽았다. 넷플릭스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예로 들며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에게 최적화된 선택지를 제공받는 데 익숙해졌다"며 "기술은 소비자의 시행착오와 탐색 과정을 줄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물리적·정신적·정서적 거리가 모두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선전의 드론 배송 서비스와 무계획 당일치기 해외여행, 온라인 패션 컨설팅 등을 사례로 들며 "기술이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배우기 위한 정신적 거리, 취향 공동체를 형성하는 정서적 거리까지 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런 변화가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짧아지면서 소비자들은 더 많은 경험을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하게 됐고, 그 경험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한 사람을 설명하는 정체성"이라며 "사람들은 자신을 특정 브랜드의 TV나 냉장고를 사용하는 사람으로 소개하기보다 러닝을 즐기거나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설명한다"고 말했다.
실제 학계 연구에서도 경험 소비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물질보다 경험이 더 큰 행복을 준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며 "경험은 비교가 어렵고 기억 속에 오래 남기 때문에 개인의 정체성과 관계 형성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소비자들이 수집하는 경험의 핵심 요소로 '의미', '재미', '진정성'을 꼽았다.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환경 보호라는 의미를 구매하고, 한정판 굿즈나 독특한 협업 상품은 희소성과 재미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또 브랜드가 일관된 철학과 스토리를 보여줄 때 소비자들은 진정성을 느끼고 더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기업들이 제품 자체를 경험화하는 전략뿐 아니라 경험을 기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치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TS 팬들 사례와 함께 박물관 뮷즈(뮤지엄+굿즈) 열풍을 소개하며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소비자가 그 경험을 기억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물성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고객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CPR' 전략을 제안했다. CPR은 큐레이션(Curation), 개성(Personality), 관계(Relationship)의 약자다. 송 교수는 "고객 취향을 이해하는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브랜드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보여주며, 경험 전후로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텐츠가 매장이 돼야 한다. 콘텐츠에서 바로 구매가 일어나는 전체 퍼널(Funnel·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한 뒤 탐색·비교를 거쳐 구매에 이르는 과정)의 혁신이 필요한 시대다."
성동훈 CJ ENM 커머스부문 플랫폼 본부장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의 '발견형 쇼핑, 콘텐츠 커머스로 잡는다'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소비자가 상품을 접하고 구매하는 방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유통 기업과 브랜드의 판매 전략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본부장은 최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발견형 쇼핑(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상품을 접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형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객들은 이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상품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며 "텍스트 중심에서 이미지와 영상 중심으로 상품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엔 소비자가 포털이나 쇼핑 플랫폼에서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 구매했다면, 이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콘텐츠를 통해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성 본부장은 "고객은 이미 수많은 터치 포인트에서 브랜드를 인지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인지와 탐색, 유입, 전환으로 이어지는 기존 마케팅 퍼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광고 효율을 높이는 싸움이 아니라 고객의 여정을 설계하는 게 중요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성 본부장은 기업들이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발견형 쇼핑에 맞는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적형 쇼핑(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정해놓고 검색해 구매하는 방식)을 추구하는 플랫폼과 브랜드조차 새 상품을 출시할 땐 발견형 쇼핑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CJ온스타일은 콘텐츠 자체를 매장으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셀러(판매업자)와 인플루언서의 전문성·라이프스타일을 콘텐츠로 제작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드는 방식이다. 배우 유인나의 피부 관리 루틴 속 상품 소개나 가수 브라이언의 청소·정리 정돈 상품 큐레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성 본부장은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선망성·전문성을 가진 사람의 라이프스타일과 상품을 결합한 콘텐츠 IP(지식재산권)가 중요해진 시대"라고 했다.
또 CJ온스타일은 1시간짜리 라이브 방송을 숏폼 콘텐츠로 재가공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제공하고 있다. 성 본부장은 "고객이 있는 곳으로 콘텐츠가 직접 가야 한다"며 "현재 월 1000개 수준의 숏폼을 제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월 1만개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활용 전략도 언급됐다. 성 본부장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AI를 활용할 것인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며 "어떤 숏폼이 (고객들로부터) 선택받는지 수백개 요소로 분석하고 있고, 1시간짜리 영상도 숏폼으로 분할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AI 시대엔 고객의 니즈(요구)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유통 기업과 브랜드도 AI와 함께 작게 실험하고 빠르게 검증하는 방식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소비자는 이제 '우리'보다 '나'를 위해 소비한다. 기업은 소비자의 숨겨진 결핍을 데이터로 찾아내고, 이를 통찰로 연결해야 한다."
여명랑 전 롯데웰푸드 푸드사업부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14회째 열린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비즈가 매년 국내 유통산업의 화두를 던지고 생존과 성장을 모색하는 행사다. 이번 포럼은 'AI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여 전 대표는 "소비자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면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대한민국 소비자는 '우리'보다는 '나'로 관심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여 전 대표는 "우리, 가족, 엄마라는 키워드가 2023년 이후 '나'로 바뀌고 있다. 대한민국 소비자는 실제 가족 구성 형태와 관계없이 1인 가구적 사고방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소비는 행복을 위해 행해지고 그때 행복의 주축은 나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식품 분야에 대한 사업적 직관(인사이트)도 공유했다. 여 전 대표는 "최근 SNS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자랑에 나설 때 자주 나오는 동사(動詞)는 '먹다'였다"고 말했다. 여 전 대표는 "사람들이 주로 자랑에 나서는 카테고리가 음식과 식사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 분야 종사자는 소비자의 행복을 위해 어떤 아이템을 제시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끼니'에 해당하는 카테고리에 속한다면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여 대표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가격이 5000원을 넘어가는 순간 소비자의 선택이 다른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넘어가는 카테고리는 점보 크기 삼각김밥에 컵라면이었다. 이렇게 하면 5000원 이하로 해결이 가능하다. '운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끼니의 영역에 들어서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 구성원 단위에 따라서 다른 접근도 필요하다고 했다. 여 전 대표는 "1인 가구는 건강과 재미를 모두 챙기는 식사를 하고 싶지만 귀찮음이 크기 때문에 귀찮음을 없애주는 지점을 고민해야 하고, 2인 가구는 예쁘게 챙겨 먹겠다는 욕구가 강하지만 힘든 것은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 이 지점을 해결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3인 이상 가구에 대해서는 든든하게 잘 챙겨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쟁여두는 식품 아이템과 그 포장 단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25년간 식품 마케팅에 몸담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에 선보여 성공한 사례도 공유됐다. 여명랑 전 롯데웰푸드 푸드사업부 대표는 대웅제약,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롯데중앙연구소 등을 거친 식음료 및 마케팅 전문가다. 롯데칠성 재직 시절에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1억병 이상 판매한 제로슈가 소주 새로를 만들었고,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콜드브루 베이스의 대용량 커피 제품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등 메가 히트 상품을 연달아 탄생시킨 바 있다.
여 대표는 "식품사업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는 구매 내역과 SNS 데이터, 결제 단말기 데이터, 설문 데이터였다"면서 "이 데이터는 쌓아놔야 소비자가 행복을 어디서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데이터가 쌓여야 변화의 찰나를 알 수 있어서다.
여 대표는 "2019년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확찐자'라는 트렌드가 생겨났다"면서 "코로나 시국에는 소비가 경색됐던 시기라서 신제품을 내놓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때지만, 이 트렌드를 읽고 과감하게 제로 음료를 출시했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여 대표는 "하이트진로의 '두꺼비(소주제품)'를 잡기 위해 신제품을 고민할 때 데이터를 봤더니 소비자들은 '술은 마시고 싶지만 취하기는 싫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제로소주 '새로'를 내놓은 이유"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여 대표는 "소비자의 숨겨진 결핍을 찾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다음은 반드시 마케터의 통찰로 완성해야 한다"면서 "여기에서 멈추지 말고 실전 마케팅은 오감을 통한 전방위적 마케팅으로 가야 하고, 특히 시각적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맹지선 아마존웹서비스(AWS) 엔터프라이즈 수석사업개발 담당은 "유통과 소비재 기업의 본질을 이해하면서 여기에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적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16일 맹 담당은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주최한 '제14회 유통산업포럼'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은 'AI 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맹 담당은 '리테일 소비재 산업의 AX 전략 인사이트'를 주제로 강연하며 "사람이 하는 일은 검토하는 일로 바뀌고, AI에게 일을 조금씩 더 맡겨 업무를 분절하고 자동화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유통·소비재 기업들이 에이전틱 AI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생성형 AI를 넘어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상품 탐색, 비교, 추천, 구매 등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맹 담당은 온라인 유통의 경쟁 구도가 기업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경쟁하던 상황에서, 이제는 기업이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이해하는 상황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AI가 고객을 대신해 행동하는 시대가 왔다"며 "에이전틱 AI가 매출 확대와 업무 효율화에 모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서타워 리서치가 작년 블랙프라이데이에 아마존 쇼핑 세션에서 이뤄진 1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 에이전트를 통해 질문을 한 고객은 전체 고객의 40%였고 이들의 구매율이 3.5배 이상 높았다.
상품 질의응답도 바뀐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 머신을 비교할 때 단순히 가격이나 스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라인더, 온도, 압력 등 기능별 특징을 맥락에 맞게 분석하고 구매 결정을 유도하는 후속 질문까지 제시해야 한다. 맹 담당은 "자연어를 AI가 이해해야 하고 고객 맞춤별 응대도 해야 한다"며 "과거 문맥을 기억해 에이전틱 AI가 응대에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목소리도 개인화될 수 있다. 맹 담당은 "아마존닷컴에서 실험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어떤 상품은 주부가 많이 사고, 어떤 상품은 Z세대가 많이 산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응답할 때 Z세대 목소리를 써야 친근감을 느끼고 물건을 산다. 브랜드 목소리를 고객 프로파일에 맞게 대응하는 것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맹 담당은 "기업이 처음에는 한 개의 에이전트만 만든 뒤 점차 여러 업무를 맡도록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펩시코가 단순한 식음료 기업을 넘어 AI를 비즈니스 전반에 내재화하는 '에이전틱 AI 퍼스트 엔터프라이즈'를 지향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핵심은 모든 직원이 AI 기초 체력을 갖추고, 각자의 본업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그는 "AI 기업이 되는 것에 맞춰 직원의 역량을 개발해줘야 한다"며 "공급망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본업에 AI를 결합하는 것이 전공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텐션 이코노미 시대가 오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의도를 빨리 알아내 응대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도 AI 네이티브에 도전하고 직원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오프라인 시대 소비자는 매대에 놓인 수십 개 상품 중 하나를 골랐다. 디지털 시대에는 수천·수만 개 상품을 직접 비교해야 했고, 이 선택을 돕기 위해 알고리즘이 등장했다. 다가올 인공지능(AI) 쇼핑 에이전트 시대에는 선택지가 다시 대폭 압축되고, 나아가 에이전트가 구매까지 대신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 새로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기업이 기회를 잡을 것이다."
제임스 장 ㈜지마켓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의 'AI 시대 선택의 조건 - AI가 재편하는 소비 기준과 시장 질서의 변화'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가 쇼핑의 탐색과 비교, 추천을 넘어 구매 과정까지 대행하게 되면 소비자와 상품을 연결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AI가 이커머스에 미칠 여러 영향 가운데 'AI 쇼핑 에이전트'에 주목했다. 쇼핑에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고객 대신 상품을 찾고, 비교하고, 추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알고리즘은 플랫폼 안에서 축적된 검색어, 클릭, 구매 이력 등을 바탕으로 상품 노출을 돕는 방식이었다"며 "AI 에이전트는 상품 정보와 리뷰, 가격, 판매자 신뢰도, 고객 취향 등 다양한 신호를 종합해 더 적은 수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구매까지 대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브랜드와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방식도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AI 에이전트는 감성적인 요소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사람은 상품 페이지, 광고, 리뷰, 인플루언서의 추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AI는 상품의 객관적 장점과 리뷰의 일관성, 소비자 취향과의 적합성 등을 바탕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브랜드와 제조사가 AI가 읽을 수 있는 방식으로 상품 정보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품의 차별화된 기능과 가치 제안이 명확해야 하고, 상세 정보와 메타데이터, 리뷰 등도 AI가 인식하기 쉬운 구조로 구축해야 한다"며 "기존에는 검색 엔진 최적화(SEO)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 최적화가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 대표는 AI가 모든 쇼핑 경험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복 구매가 많은 생필품이나 장보기 영역은 AI에 맡기는 속도가 빠를 수 있지만, 패션과 화장품, 식재료처럼 취향과 즐거움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사람이 직접 고르는 경험이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쇼핑은 근본적으로 즐거운 것"이라며 "소비자는 관심이 크지 않은 상품은 AI에 맡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는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사용자들의 취향을 고민해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AI 기반 쇼핑 확산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걸림돌에 대해서도 밝혔다. AI 쇼핑 에이전트가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까이 와 있지만, 소비자가 곧바로 구매 권한과 지갑까지 맡기기에는 심리적 장벽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AI는 대부분 정보를 모으고 비교해주는 리서치 도우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며 "소비자 신뢰가 쌓이려면 믿음이 더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신입 직원에게 일을 맡기듯 AI 쇼핑 에이전트에 대한 믿음이 쌓이는 만큼 더 중요한 구매를 맡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자체의 한계도 짚었다. AI는 상품을 직접 써보거나 체험할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가 부족한 신상품이나 사용 경험이 중요한 상품에서는 추천 정확도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또 가짜 리뷰, 거짓 광고, 허위 거래량처럼 잘못된 정보가 입력될 경우 이를 완전히 걸러내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 같은 한계에도 장 대표는 한국이 AI 커머스 변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봤다. 그는 "대한민국은 쇼핑뿐 아니라 교통, 서비스, 여행, 행정까지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전 연령을 아우르는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며 "AI가 처음 도입되기에 너무나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새로운 기술이 나와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기존에 잘하던 회사 외에 새로운 승자가 나타났다"며 "결국 어떤 기업이냐, 어떤 업종이냐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다. AI 시대에는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