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가톨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18일 “비영리법인 및 공공부문의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보조금 및 위탁사무업무에 대한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내부통제체계 및 감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사회 전반의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제로 개최하고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후원한 ‘2025 회계현안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터넷은행 모임 통장의 확산을 예로 들며 회계 투명성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모임 통장을 쓰면 입출금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데, 편리함도 있지만 내 돈이 바르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공익법인 주기적 지정제를 포함해 집합건물, 지자체 보조금, 사립학교, 아파트 등에 대한 외부감사를 확대하는 추세”라며 “비영리조직은 돈을 내는 사람과 서비스 수혜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회계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해외 사례를 들어 민간 부문의 회계 투명성 제고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비영리법인 또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경우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당연한 제도라 왜 있는지 묻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사 품질을 높이려면 감사인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회계 및 세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있는 것과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영역”이라며 “회계감사와 관련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추지 못한 경우 외부감사업무에 참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감사는 독립성을 확보해야 감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비영리법인 및 공공부문의 회계감사 업무 수행 시 피감기관과 엄격한 독립성 기준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회계감사에 대한 감독기구는 감리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회계감사 전문가로 구성된 감리시스템을 마련해 감사의 질을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회계기본법이 제정되면 비영리 부문의 회계 사각지대가 최소화되고, 회계 정보의 유용성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는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관할 부처가 정해진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 부처에서 일관성 있고 통일된 회계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박종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5 회계현안 심포지엄’에 참석해 회계기본법 제정 시 기대효과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박 교수는 회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현행 외부감사법은 회계·감사에 관한 내용이 혼재해 있는 등 체계성이 떨어지고 적용 범위가 주식회사로 제한돼 있어 유한회사나 비영리 법인에 대해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그간 연구진들이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회계통합법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제시했지만 사회 전반의 회계투명성을 제고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회계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회계기본법은 영리·비영리 부문 관계없이 다양한 조직의 회계에 대해 보편적이고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규정하는 법이다. 기업 등 영리법인은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등에 따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과 일반기업회계기준을 동일하게 적용받고 있지만 비영리법인은 다르다. 분야별 회계 규율 법률이 다르고, 관할 주무 부처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는 박 교수가 있는 한국회계학회에 지난해 회계기본법 제정과 관련된 1차 연구용역을 의뢰, 지난 5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재는 2차 연구용역이 진행 중으로, 이재명 정부의 공약집에 유일하게 담긴 회계 정책인 만큼 한공회는 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박 교수는 이어 회계기본법의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회계의 사각지대 최소화 ▲회계정보의 유용성 제고 ▲회계제도의 수립·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효율과 혼란 최소화 ▲일관성 있고 통일된 회계정책의 수립과 운영 등이다. 이에 따라 회계기본법은 ▲1장 총칙 ▲2장 결산 및 재무제표의 공시 ▲3장 외부감사 ▲4장 감독 등으로 구성됐다.
박 교수는 “회계기본법은 원칙적으로 모든 조직이나 단체에 적용하되, 만약 규모가 작거나 이해관계자가 적은 경우 예외적으로 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면서도 “단 이 여부를 판단할 땐 최소한 회계기본법 주무관청과 협의할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회계정보 생산의 준거 기준인 회계처리기준을 명확히 규정하고, 외부감사를 의무사항으로 명시해야 한다”면서 “모든 조직이나 단체는 결산 결과를 이해관계인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담되 결산 종료 후 5개월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회계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회계기본법 주무관청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기존 정부 부처를 활용하거나, 대통령·국무총리 산하에 새로운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 그리고 아예 새로운 독립기구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회계정책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했다. 그는 “위원회는 전체적인 회계제도의 장기 발전 로드맵을 수립하고, 그 실행방안을 주기적으로 논의하는 회의체”라며 “국가 차원의 회계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회계제도가 장기적인 로드맵 아래 추진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주식회사와 비영리회사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주식회사는 투자자의 지분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평가 관점이지만, 비영리단체는 회수 관점이 아니라 기부금과 보조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호윤 회계법인더함 대표는 24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3 회계현안 심포지엄’에서 현실적으로 공익법인을 감시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이날 비영리부문의 회계 투명성 개선을 위한 당면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기부 의사가 있지만 기부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기부 단체를 향한 불신이 꼽혔다. 최 대표는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돕고 사회에 참여하고 싶어하지만, 공익 법인을 감시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공익법인의 외부감사 투명성을 높이려면 감사인의 자질과 독립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익법인이 회계기준과 원칙에 따라 만든 정보는 의사결정에 유용한 재무 정보여야 한다”며 “잘못된 부분을 잡아내고, 이를 보고할 수 있는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공익법인 지정 감사 참여자를 지정하는 절차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공익법인 감사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회계사가 감사에 투입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감사 주체 측의 소속 인원수가 공익법인 감사 역량을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 대표는 또 “보조금의 경우 보조금을 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같은 소수의 주체가 공익법인의 살림에 높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만, 기부금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며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기부 대상 단체를 바꾸는 정도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감사 대상 공익법인 선정 기준으로 자산만 설정해 둔 것은 비영리조직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올해 감사 대상인 46개 공익법인 중 모금액 상위 30개 단체에서 자산 대비 기부금 비중이 높은 것을 보면 자산 규모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최 대표는 끝으로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대한 해석 기관이 없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감사인과 이전 감사인, 감사인과 공익법인 사이에서 해석의 차이가 있을 때 누가 어떤 절차로 조정을 할지 정해지지 않아 또 다른 분쟁이 생길 여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