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 개최
보령이 美액시엄과 함께 만든 브랙스스페이스
“우주의학은 규제 사각지대…우주청이 리더십 보여야”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조선비즈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사업의 비전을 공개했다./조선비즈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조선비즈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사업의 비전을 공개했다./조선비즈

달과 화성에 인공위성이나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이 직접 달이나 화성에 가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우주개발 선도국은 유인 달 기지 건설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주 의학’은 유인 우주 탐사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우주인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인 우주 탐사도 요원하다. 동시에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약품을 만들거나 지구에서 불가능한 의약 실험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주 의학은 지금 당장 산업적인 파급력이 큰 우주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다.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는 5일 서울 강남구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조선비즈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사업의 비전을 공개했다. 브랙스스페이스는 국내 제약사인 보령(10,210원 ▼ 130 -1.26%)과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가 만든 합작법인이다. 브랙스스페이스는 우주 의학 사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대회에서 선발된 스타트업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의학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임 대표는 보령이 우주 의학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우주항공국(NASA)도 우주인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공백이 많다는 걸 확인하고 우주 사업을 시작했다”며 “우주 의학과 관련한 아이디어와 기관, 파트너를 모아서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국제우주정장 퇴역에 대비해 민간 우주정거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령이 액시엄과 손을 잡은 덕분에 국내 우주 의학 기업들이 실제로 우주에서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한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우주 산업의 상업화 역량을 높이려면 저궤도에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서 우주 외교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가진 카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 교수는 5일 조선비즈 스페이스K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서비스를 위해 우주항공청이 리더십을 발휘해 법·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 교수는 5일 조선비즈 스페이스K 포럼에 참석해 우주 의학 서비스를 위해 우주항공청이 리더십을 발휘해 법·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임상의사 출신인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 교수도 우주 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구 궤도에 사람이 있을 때는 무중력과 방사선이 가장 큰 문제인데 고립과 시간 차이 때문에 더욱 문제가 크다”며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주 의학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우주로 가는 비용 때문에 우주에서 의학 연구를 하기가 어려웠지만, 최근 우주로 가는 비용이 낮아지면서 저궤도에서 직접 의학 연구를 하는 게 각광받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나 머크, 바르다 스페이스 같은 해외 기업들이 우주에서 다양한 의약 실험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리더십을 가지고 우주 의학 분야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주 의약품은 완성도가 높지만 아직 사람에 실제 적용된 적이 없어서 규제나 제도의 사각지대”라며 “조만간 미국을 중심으로 규정을 만들 텐데 여기에 한국이 빨리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항공청이 리더십을 가지고 식약처나 특허청 등 유관 부처와 함께 우주 의학과 관련한 규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space2024

=이종현 기자

=홍아름 기자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 개최
권오병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발표
“지구의 비즈니스 모델, 우주로 가져가야”

권오병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5일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시대를 맞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경영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권오병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5일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시대를 맞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경영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권오병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제는 우주경영학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며 “우주 시대를 맞아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우주에서 시장을 탐색하는 사람들, K스페이스 워킹그룹’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권 교수는 대학에서 경영정보학과 데이터 과학을 가르쳤지만, 지금은 우주경제를 가르치고 있다.

권 교수는 3년 전인 2021년 ‘K스페이스 워킹그룹’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경영학과 교수인 권 교수가 만든 모임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금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행사를 진행했다.

권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우주 비즈니스는 단순히 발사체나 탐사 임무를 넘어서 관광이나 물류, 의학, 농업 등 많은 분야가 관련돼 있다”며 “우주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서 지구에서 쓰이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우주에서 실현하는 ‘프롬 어스 투 스페이스(From Earth To Space)’라는 비즈니스 방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위성영상 데이터를 이용해서 선물(先物) 시장에서 시장의 가격 변화를 예측하거나 우주 호텔, 우주 관광 같은 사례를 하나하나 들면서 우주 비즈니스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에서 광물을 캐는 광산업(鑛産業)이 당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라며 “달에는 핵융합 발전의 원료인 헬륨3가 100만t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구에서 1만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한국은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인 뉴스페이스를 늦게 시작해 관련 규제와 제도가 미비한 것도 큰 문제다. 권 교수는 “일본이나 미국, 룩셈부르크 같은 나라는 우주 채굴을 위한 법을 만들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우주자원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우주 미션은 실패할 수 있고, 중요한 건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고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라며 “경영학의 관점도 이제 우주경영학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space2024

=이종현 기자

‘스페이스K 2024′ 포럼 5일 개최
나라스페이스 “실패와 실수 용납하는 조직 문화 중요”
이노스페이스 “재사용 발사체 기술에서 유의미한 진전”

정훈 이노스페이스 연구개발본부장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참석해 이노스페이스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조선비즈
정훈 이노스페이스 연구개발본부장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참석해 이노스페이스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조선비즈

초소형 인공위성 스타트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우주발사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는 한국에서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인 뉴스페이스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 비해 우주개발의 역사가 짧은 한국에서 두 회사는 10년 가까이 사업을 이어가며 뉴스페이스 시대를 개척했다. 두 회사는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정훈 이노스페이스 연구개발본부장과 이성환 나라스페이스 기술이사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뉴스페이스를 개척한 두 회사의 비전과 그간의 역경을 소개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작년 3월 시험발사체 ‘한빛-TLV’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린 민간 기업이 됐다. 정 본부장은 “과거 올드스페이스는 정부가 주도하면서 개발 기간이 길고 성공률이 중요했지만, 뉴스페이스는 기업이 주도하면서 단기간에 개발 비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 됐다”며 “과거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던 시장에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과거에 없던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산업 트렌드를 보면 소형 위성 발사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중량 500㎏ 이하의 소형 위성이 2032년까지 4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노스페이스가 집중하는 소형 발사체는 스페이스X의 팰컨9으로 대표되는 대형 발사체와 비교해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서 소형 위성이 늘어나는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정 본부장은 말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진행하고 있는 재사용 발사체 기술 개발 현황도 소개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로 재사용 발사체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여러 우주발사체 가운데 ‘한빛R’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적용하려고 한다”며 “지난 주에 와이어로 시연체를 묶어 놓고 재사용 발사 기술을 시험했는데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성환 나라스페이스 기술이사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스타트업의 생존 비결을 소개했다./조선비즈
이성환 나라스페이스 기술이사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참석해 우주 스타트업의 생존 비결을 소개했다./조선비즈

초소형 위성 스타트업인 나라스페이스는 최근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작년 11월 국내 첫 상용 큐브위성인 ‘옵저버 1A’를 개발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큐브위성은 초소형 꼬마 위성으로 가로·세로·높이가 10㎝가 한 단위이다. 제작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준수한 성능을 낼 수 있어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성환 기술이사는 “2015년 설립 때 5명이었던 멤버가 이제는 53명으로 늘었고, 누적 투자 유치도 335억원 정도”라며 “한국에서 10년 동안 우주 스타트업으로 생존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미국 우주 스타트업인 아스트로디지털이 25㎏급 위성 발사를 한 이후로 많은 위성이 발사됐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도 일곱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며 “옵저버 1A는 지금까지 누적 지상 컨택이 1000회가 넘고, 지상으로 전송한 데이터도 130GB(기가바이트)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사는 “한국에서 우주 스타트업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개개인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역할에 맞는 조직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실패와 실수를 허락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space2024

=이종현 기자

‘스페이스K 2024’ 포럼 키노트 강연
우주인사업단장 지낸 최기혁 항우연 책임연구원
“2040년 ‘문 이코노미’ 시대 열린다…한국도 대비해야”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5일 “우주에서 사람이 거주할 때 필요한 무선 와이파이,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한국도 우주경제를 실현할 유인 우주프로그램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우주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선진화하려면 유인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항우연에서 우주인사업단을 지내며 한국 최초의 우주인 육성 사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에서 "우주 산업을 육성하려면 우주인 양성이 필수적"이라며 "한국도 제2의 우주인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조선비즈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에서 "우주 산업을 육성하려면 우주인 양성이 필수적"이라며 "한국도 제2의 우주인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조선비즈

발사체는 우주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우주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에 불과하다. 위성 생산도 3% 미만에 머문다. 반면 통신과 데이터, 위성항법장치(GPS) 같은 우주 서비스 분야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최 책임연구원은 “통신과 데이터 같은 기술은 유인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할 수 있어 우주경제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산업은 반도체와 비슷한 4500억 달러(약 6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2~2023년 예산의 절반 수준인 125억달러(약 17조원)를 유인 프로그램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한국도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유인 우주선 개발, 화성 탐사 같은 유인 프로그램을 포함시켰다. 그는 “2040년에는 달에 인간 거주를 위한 인프라(기반 시설)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우주인이 우주에 거주하면서 새롭게 열릴 산업 분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 산업에서 우주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식량, 반도체, 배터리 산업도 우주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달에서 새로운 경제 환경이 마련되는 ‘문 이코노미(Moon economy, 달 경제)’가 열릴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제2의 우주인을 육성해 지구 저궤도 우주정거장에서 과학 연구,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전문가로 키워야 한다”며 “우주에서 장기 체류를 위한 의학 연구나 산업에도 활발히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space2024

=이병철 기자

=송복규 기자

5일 ‘스페이스K 2024’ 포럼 기조 강연
스페이스X 투자한 스페이스 캐피털 CEO
우주경제 성장 내다본 대표적 엔젤 투자자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미국 스페이스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5일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조선비즈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미국 스페이스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5일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조선비즈

세계적인 우주 엔젤 투자가인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미국 스페이스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5일 “가까운 미래에 우주산업은 수조달러 규모로 커지면서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성장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 CEO는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은 우주 공간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앤더슨 CEO는 이날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인 뉴스페이스 시대의 창업 지형’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그는 이달 초 우주경제의 의미와 전략, 현황을 소개하는 책 ‘우주경제’를 국내에 출판했다.

앤더슨 CEO는 일찍이 우주산업의 가능성을 본 우주 경제의 리더 중 한 명이다. 앤더슨 CEO가 2012년 설립한 스페이스 캐피털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군집위성 서비스 기업인 플래닛랩스, ‘차세대 스페이스X’로 불리는 소형발사체 개발사인 로켓랩과 같은 도전적인 우주 벤처에 초창기부터 투자했다.

앤더슨 CEO는 “지난해 금융 시장은 주요 은행 파산으로 쉽지 않았지만 우주 경제는 크게 성장했다”며 “꾸준한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가 활발했고, 기존 인프라가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빠른 발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 캐피털이 분기별로 작성해 공개하는 ‘스페이스 아이큐(Space IQ)’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 세계의 2000개에 이르는 우주기업에 3000억달러(약 412조원)가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앤더슨 CEO는 “우주 관련 기술이 수조달러의 가치를 형성할 정도로 전 세계 산업에 가져오는 혜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 CEO는 대표적인 사례로 위성항법장치(GPS)를 꼽았다. 앤더슨 CEO는 “GPS는 우주산업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수조달러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군용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물류부터 게임, 증강현실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통신 분야도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앤더슨 CEO는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최근 기존 서비스를 뛰어넘는 신개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글로벌 농업기계 기업인 존디어가 위성통신 기술을 농기계 운용에 활용하고 농민들에게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점점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 CEO는 “우주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인프라는 구시대적인 인프라가 됐다”며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우주 기술이 국가와 경제 안보에 중요한 만큼 경제산업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주 분야는 차세대 수천조원 단위의 산업이 될 것”이라며 “위성통신과 GPS와 같은 혁신의 디딤돌을 이미 마련한 만큼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고, 탐사 경쟁이 심화되면서 새 시장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space2024

=홍아름 기자

=송복규 기자

‘스페이스K 2024′ 포럼 5일 개최
존 리 우주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 축사
우주항공 업계·학생 등 200여명 몰려

조선비즈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스페이스K 2024' 포럼을 개최했다.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우주에서 찾겠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조선비즈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스페이스K 2024' 포럼을 개최했다.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우주에서 찾겠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 포럼은 ‘우주 시대의 새로운 설계자들’을 주제로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인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창업가와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열렸다.

아번 포럼은 지난 27일 정부 차원의 우주 개발과 탐사를 총괄하기 위해 설립한 우주항공청이 후원했다.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이날 축사를 하며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존 리 본부장은 “스페이스K 포럼은 민간 기업의 우주활동을 진흥하는 차원에서 확장과 협력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과 우주의 결합을 논의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우주항공청을 열고 지난 5월 30일 제1회 국가우주위원회가 열린 시의적절한 시점에 스페이스K 포럼이 개최돼 더욱 반갑다”고 말했다.

존 리 본부장은 “우주항공청은 우주 항공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육성하고 우주항공 경제를 본격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단순히 정부 조직 하나가 신설된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동력을 우주에서 찾으려는 우리 정부의 담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존 리 본부장은 4대 기술 분야와 3대 기반 분야를 중심으로 우주항공 경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혁신 자금 지원과 규제 개선, 수출 지원을 통해 우주항공 기업의 성장을 돕고, 3대 권역을 중심으로 우주항공 산업 트라이앵글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이라며 “민간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도 우주청의 임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과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을 모두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준원 전무, 국내 위성 개발을 주도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김지홍 미래융합기술원장이 연사와 토론자로 참여했다.

뉴스페이스를 책임질 우주 스타트업의 ‘C레벨’ 임원들도 참석했다.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 이성환 나라스페이스 기술이사, 정훈 이노스페이스 연구개발본부장,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 원동식 텔레픽스 이사, 이호진 인텔리안테크 부사장, 최경일 KT SAT 전무, 김영진 드림시큐리티 상무, 심수연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서광욱 SIA 부사장이 토론에 나선다.

학계와 연구계에서도 우주항공 산업을 이끄는 연구자들이 포럼장을 찾아 뉴스페이스의 현재와 미래에 관심을 가졌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연구팀장과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도 발표와 토론을 위해 자리했다.

학계에서는 ‘K스페이스 워킹그룹’을 이끄는 권오병 경희대 경영대 교수와 우주의학 전문가인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우주항공청에서도 김기석 우주항공정책과장이 직접 참석해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청의 역할과 미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과학기술계에선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과 누리호 발사를 주도한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현장을 찾았다.

이날 포럼 현장에는 200명에 이르는 참가자가 몰려 우주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과 연구기관뿐 아니라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적지 않게 참가해 뉴스페이스의 미래에 대한 발표와 토론에 귀를 기울였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space2024

=이종현 기자

美·中·日·EU, 비슷한 시기 일제히 표준 전략 발표
첨단산업 기술 패권 잡기 위한 표준 선점 경쟁 치열
韓정부도 ‘첨단산업 국가표준 전략’ 곧 발표
“미래 기술 주도권 잡기 위해선 표준 적극 활용해야”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녹색 전환, 경제 안보를 내세운 공급망 재구축 등 세계 경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선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들 전장의 최전선에 ‘표준’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호환성을 목표로 만들어진 ‘표준’이 경쟁상대의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산업 표준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것은 기술 우위를 빼앗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술 대한민국의 첨단산업 표준전략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조선비즈는 국가기술표준원, 한국표준협회와 함께 한국의 표준 현황을 점검하고, 신전략을 모색한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지난해 5월 미국 정부는 기술 표준 주도권 확보가 필요한 통신, 반도체, AI 등 주요 8대 분야에 대한 ‘핵심 신기술 국가표준 전략(US Government National Standards Strategy for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ies)’을 발표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해 발표한 미국의 국가표준 전략에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가 대거 반영됐다. 백악관은 국가표준 전략에서 “중국이 자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하여 중국의 표준에 대한 타국의 지지를 유도 또는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기술적 장점과 공정한 절차를 기반으로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미국의 표준정책 발표 3개월 후인 8월, 중국은 신산업 표준화 방안(China Standards 2035)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8대 신흥산업과 9대 미래산업 분야의 표준을 마련해 발표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일본은 같은 해 6월 범부처 과학기술 및 혁신 정책을 구체화한 통합혁신전략 추진 방안을 수립했다. 양자기술, 통신, 반도체 등 첨단 분야 R&D 과정에서 국제표준화 방안을 제시하도록 해 표준을 통한 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일본의 표준 전략은 그동안 ‘표준 수용 국가(rule taker)’의 위치에서 ‘표준 개발국가(rule maker)’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이보다 앞선 2022년 3월 ‘EU 표준화 전략’을 수립하고, 첨단기술 분야의 전략적 표준화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주요 국가들이 하나같이 비슷한 시기에 표준 전략을 발표한 까닭은 무엇일까. 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 원장은 14일 “R&D를 통해 확보한 자국의 기술 경쟁력을 국제 표준으로 삼아 기술 우위를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표준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ISO 제공
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ISO 제공

◇ 반도체 패권 경쟁, AI 국제 표준 경쟁으로 이어져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세상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2017년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1조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2026년에는 3조4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AI 산업에 대한 표준 수립이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가 가입자 100만명을 모으는 데 150일이 걸렸다. 인스타그램은 75일이 걸렸다. 하지만 챗GPT는 고작 5일이 걸렸다”라며 “이러한 급성장은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과 함께 AI 개발을 위한 표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3대 국제표준화기구도 ‘표준이 책임감 있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을 위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라며 AI에 대한 표준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I는 향후 가전, 모바일,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선 제품에 내장돼 클라우드 없이 작동하는 ‘온 디바이스 AI’가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한 AI 반도체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I 반도체가 AI 국제표준이 없는 채로 개발될 경우, 수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조성환 ISO 회장은 “반도체 선진국인 한국이 반도체 패권을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유지하려면 AI 국제 표준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22일 서울에서 ISO와 IEC 등 국제 표준 기구들이 인공지능(AI) 표준과 관련해 논의를 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지난 4월 22일 서울에서 ISO와 IEC 등 국제 표준 기구들이 인공지능(AI) 표준과 관련해 논의를 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 녹색 전환·경제 안보 분야에서도 뜨거운 감자 된 ‘표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 전환 역시 표준 논의가 시급한 분야로 거론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파리협정에 복귀했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정책도 빨라지고 있다.

제품별 탄소배출량 산정, 청정에너지 사용 확대, 제조‧운송 등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 저감 등 탄소 중립 달성에도 다양한 국제표준이 필요하다. 현재 93개국이 참여 중인 ISO 순환경제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녹색 전환과 관련한 국제표준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들어선 경제 안보 이슈 안에서 표준이 논의되고 있다. 자국보호주의 무역 기조가 강해지면서, 주요국이 표준 협력을 동맹국이나 우방국의 지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연이어 국가 표준 전략을 발표한 것 역시 기술 패권을 상대국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제 표준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한국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한국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0년부터 국제표준화 활동을 강화해 왔다. 2001년부터는 국가표준기본법에 따라 매 5년 단위로 국가표준 기본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은 매년 국제표준을 80여건 제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 최초로 조성환 회장이 ISO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정보기술 등 12개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국가 표준 전략’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표준협회는 오는 21일 열리는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에서 첨단산업 국가표준화 전략을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되는 표준화 전략에는 ▲표준화 추진 기술 ▲국제 표준 협력 ▲표준 전문 인력 양성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의 기술혁신과 기술의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산업정책은 표준화 전략과 연동돼야 한다”면서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도구로서 표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 표준포럼

=윤희훈 기자

최종찬 국가기술표준원 자율차 국가표준코디네이터가 “미래차 같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의 경우, 백지에 산업을 새로 그리는 격”이라며 “해당 세계의 표준이 있어야만 관련 인프라 등이 구축될 수 있다”고 했다.

최 코디네이터는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에서 ‘미래차 중점 표준화 계획’이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종찬 국가기술표준원 자율차 국가표준코디네이터가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최종찬 국가기술표준원 자율차 국가표준코디네이터가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비즈DB

그는 “구글이 처음 자율주행차 콘셉트를 발표하고 테슬라가 새로운 콘셉트의 차를 양산하기 시작했을 때 어떤 기업은 기존 자동차의 연장선상으로 봤을 것이고, 어떤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으로 바라봤을 것”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시장으로 이를 바라본다면 표준이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CV(Connected Vehicle·커넥티드카)를 예로 들면 이에 대한 VTX(근거리통신망)란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통신·보안·데이터 등과 관련한 이 세계의 표준이 없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 코디네이터는 “표준 정책 전략을 만들려면 국가 정책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발표한 ‘주력산업 고도화’, ‘신성장 4.0 전략’, ‘자동차 산업 글로벌 3강 전략’ 등 미래차와 관련한 국가 전략 곳곳에 표준화에 대한 이슈가 녹아들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ISO(국제표준화기구), UNECE(유엔 유럽경제위원회) 등 단체와 일본·독일 등 여타 국가의 국제 표준화 활동도 다면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국표원은 현재 미래차 표준화와 관련해 4대 전략, 11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산업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표준 제정 30건, 국제표준 선도를 위한 국제표준 제안 41건을 목표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장을 구축해 갈 때 어떻게 스케치를 하고, 색감을 입힐지 그 가이드를 표준이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경쟁적인 글로벌 산업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논문은 실험실에서 나올 수 있지만, 표준은 그럴 수 없다”며 “공론화의 장에서 토론을 거쳐야 표준은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다. 오늘 포럼 같은 논의의 장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처음 열린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는 미래 첨단산업의 국제 표준 전략을 공론화하기 위해 조선비즈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공동 주최한 행사다.

#2024 표준포럼

=박소정 기자

조선비즈·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2024 첨단산업 표준리더십 포럼 총회’가 성료했다. 이번 행사에는 표준 전문가뿐 아니라 연구원·기업·학교·정부부처 등 다양한 소속의 참석자 40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오전 8시 시작된 이른 시간임에도 행사장은 붐볐다.

첨단 산업의 국가 표준화 전략을 논의한 이번 포럼은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특히 포럼 출범 이후 지난 8개월 동안 1000여명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정부의 ‘첨단산업 국가표준화 전략’이 공개돼 더욱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표원은 “2030년까지 12개 주력 분야에서 국제표준 250여건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1일 열린 '2024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의 모습. 청중들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사를 듣고 있다. /조선비즈DB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1일 열린 '2024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의 모습. 청중들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사를 듣고 있다. /조선비즈DB

정부의 표준 전략 발표 이후 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포럼 공동의장의 특별 강연, 반도체·인공지능(AI)·이차전지 등 세개 분야별 표준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 이후엔 최갑홍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이날 강단에 오른 5인이 참석한 패널 토의가 30분간 이어졌다.

최 교수는 “첨단산업, 표준 과정에서의 리더십, 이를 위한 표준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 표준 인프라가 이날 포럼에서 강조된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고 정리했다. 오광해 국표원 표준정책국장은 “첨단산업 표준 전략의 ‘수행력’을 담보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고, 이를 위해선 예산도 중요하다”며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르고, 사회 환경도 급격히 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이행 점검 일정도 로드맵에 잘 담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중의 질문도 이어졌다. ‘중소·중견기업이 표준화 활동을 하기엔 제약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 함상범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표준임원·전무는 “표준화 활동에 인적 자원이나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이해하는바”라면서 “무엇보다 표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주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 표준화가 본인들에게 의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전략적으로 (표준화에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표준을 개발하는 데 직접적으로 참가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개발된 표준을 도입해서 본인들에게 이득 되는 방향으로 적극 적용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의 국제 표준화 활동 지원책과 관련해 오 국장은 “R&D-표준 연계 지원 사업과 이에 이어달리기 격인 국가표준 기술력 향상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실제 국제 표준에 접근하는 데에는 상당히 높은 진입장벽이 있는데, 이에 대해 표준 자문을 해주는 컨설팅 사업도 1년에 20개 기업에서 40개 기업까지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1일 열린 '2024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에서 패널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갑홍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조선비즈DB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1일 열린 '2024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에서 패널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갑홍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조선비즈DB

3시간45분간 진행된 이날 포럼 종료 후 조성환 ISO 회장은 “여러 행사를 했지만, 이번 표준화 포럼 총회는 참 뜻이 깊고 조직화가 잘된 행사”라며 “이날 총회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표준이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 중인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표준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인적 네트워크를 얻어갈 기회였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고려대 법학연구원에서 전자서명·전자문서 분야를 연구 중인 권혁심 선임연구원은 “법학을 공부했지만, 전자문서 분야를 연구하며 뒤늦게 기술 표준을 접하게 됐다”며 “기술이 장악한 세계에서의 법이 표준이라고 생각했다. 표준화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단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포괄적인 설명이 많았는데, 좀 더 디테일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뤄주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총회’는 미래 첨단산업의 국제 표준 전략을 공론화하기 위해 조성된 회의체다. 지난해 9월 12개 첨단산업 분야 민간 표준포럼이 조직됐고, 이날 첫 총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도 총회를 통해 표준화 관련 전략을 지속해서 논의해 갈 방침이다.

#2024 표준포럼

=박소정 기자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이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금융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DB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이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금융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DB

"슈퍼앱을 통해 이용자는 한 곳에서 은행과 증권, 보험 등을 간편하게 이용한다.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금융사도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인공지능)센터장이 AI가 폭 넓게 활용될수록 소비자와 금융사가 얻는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주제로 진행된 조선비즈의 ‘2024 미래금융포럼’에서 “금융사 입장에서 AI는 거들 뿐, 핵심은 데이터”라며 이 같이 말했다.

오 센터장은 2004년부터 17년 동안 한글과컴퓨터에서 일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인물이다. 지난 2022년 KB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후, 현재는 금융에 AI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는 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과거에는 금융이 ‘파편화(化)’돼 있었다고 했다. 여러 금융사들의 플랫폼이 나눠져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컸고, 각 금융사들도 다른 업권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사들은 여러 금융 서비스가 통합된 슈퍼앱을 통해 고객들의 성향과 관심은 물론, 유행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서 ”간편하게 가치 있는 정보를 수집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AI 기술로 고도화 된 금융 플랫폼의 영역이 비금융 서비스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국민지갑’을 사례로 제시했다. 국민지갑은 하나의 앱에 전자증명서, 각종 쿠폰, 전자문서 등을 담은 금융·비금융 통합 서비스다. KB국민은행은 국민지갑을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최근 신규 서비스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휴대전화에 국민지갑 앱만 깔려 있으면 여행을 갈 때 신분증과 항공권 없이도 비행기를 탈 수 있다”면서 “국민지갑의 서비스 질을 높이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데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KB국민은행의 ‘마이현금 개인화 서비스’도 금융사에서 AI가 활용되는 사례로 소개됐다. 그는 “AI 기술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제는 누구나 손 쉽게 활용이 가능해졌다”면서 “고객들은 시기별로 자신의 소득과 소비 내역을 파악하고, AI 기술이 상담 서비스를 통해 자산 관리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센터장은 금융에서 AI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이용자가 늘수록 여러 사고와 문제점이 돌출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업종이든 AI와 관련한 윤리 기준과 바람직한 활용 방향을 먼저 규정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KB국민은행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AI 정책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 미래금융포럼

=진상훈 기자

crossmenu linkedin facebook pinterest youtube rss twitter instagram facebook-blank rss-blank linkedin-blank pinterest youtube twitter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