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야오 엔비디아 글로벌 헬스케어 부문 리드 기조 강연
“방대한 데이터 시각화해 암 진단·치료 정확도↑”
‘암 정복을 앞당기는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열린 제11회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HIF)에 엔비디아의 글로벌 헬스케어 AI스타트업 개발자협력부문 리드를 맡고 있는 르네 야오(Renee Yao)가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가 암 정복을 주제로 한 포럼에는 왜 참석한 걸까. 야오 리드의 설명을 들어보면 반도체에 기반한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암 정복의 중요한 키워드라는 걸 알 수 있다.
야오 리드는 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1회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야오 리드는 여러 차례 스타트업 창업을 한 뒤 2019년부터 엔비디아의 글로벌 헬스케어 AI스타트업 개발자협력부문을 이끌고 있다.
그는 반도체 제조업체로 알려진 엔비디아가 암 정복 같은 헬스케어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야오 리드는 “우리는 단순한 칩 회사나 하드웨어 회사가 아니라 AI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며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바이오네모 같은 단백질 생성 AI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IT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신약 개발을 위한 AI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단백질 생성 범용 프레임워크인 에보디프(EvoDiff)를 공개했고, 구글도 단백질 구조 예측과 게놈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AI를 출시했다. 엔비디아 역시 올해 초 바이오네모를 구축해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야오 리드는 생성형 AI 기술이 헬스케어에 접목되면서 신약 개발뿐 아니라 암의 진단과 치료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리학자의 어려움 중 하나는 수백만 개의 세포 사이에서 암세포를 진단해야 하는 것”이라며 “기존 방법으로는 쉽지 않지만, 엔비디아의 GPU칩을 활용해 AI를 학습(learning)시킨 결과 오류율을 85%까지 줄이고 진단의 정확도는 향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엔비디아의 AI를 이용해 2차원(D) 이미지를 3D나 4D, 5D로도 볼 수 있고, 혈류나 암 조직을 정확하게 관리해 의사별 숙련도의 차이에서 생기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기술을 실제 암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는 한국 기업도 있다.
야오 리드는 “엔비디아는 한국 업체 뷰노에 다양한 이미징 솔루션을 제공해 망막 이상을 90%, 위암을 100% 진단하는 놀라운 정확도를 보여줬다”며 “암 검사 프로그램 업체 ‘노을’도 (엔비디아의 솔루션을 활용해) 극소량의 혈액만으로 백혈병 등 혈액 질병을 진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도 한다. 야오 리드는 “카메라에 AI칩을 통합시켜 환자를 모니터링해 의사와 간호사의 번아웃(burn out) 문제를 해소하기도 한다”며 “이를 도입한 미국 병원의 경우 환자의 낙상 사고가 70% 감소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업무 부담을 줄여준 덕분에 의료진이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가 늘어나 환자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