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가상자산콘퍼런스 개최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지역 정책총괄 강연
“가상자산의 르네상스는 협력과 혁신, 탈중앙화된 미래와 협력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 기회와 도전의 기로에 서 있는 지금 지역이나 산업, 이념 등을 초월한 협력을 통해 혁신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책 총괄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가상자산콘퍼런스’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제는 지정학적 혁신과 규제, 변화의 역동적 융합을 강조한다”면서 “여기서 암호화폐의 르네상스가 일어나려면 몇 가지 사건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의 예시로 ▲새로운 관심 ▲혁신과 창의성의 도약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도전 등을 언급했다.
아드바니 총괄은 “아태지역은 지난 5년 동안 암호화폐와 관련해 혁신과 규제, 실험의 현장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을 중심으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 혁신을 장려하고 잠재적 위험을 완화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싱가포르의 디지털 결제 토큰(DPT) 서비스 제공을 위한 라이선스 취득과 홍콩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VATP)에 대한 암호화폐 라이선스 제도 도입 등을 언급했다.
반면 미국은 블록체인 기업들의 본거지임에도 모호한 규제와 명확한 규칙의 부재로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집행을 통해 규제하는 방식에 주력을 했고, 혁신 기업에 대해 집행을 통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드바니 총괄은 “리플도 이 대상이었으며, 다행히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면서도 “하지만 법 집행 위주의 정책으로 합법적 기업에 문제가 됐고, 지난 대선 때 미국이 이 같은 태도의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전망도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드바니 총괄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아태 국가로부터 가상자산과 관련한 개척 사례를 배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의 DPT 라이선스와 더불어 스테이블코인(가격 변화가 없는 코인) 법안 마련 등을 들 수 있다. 웹3 중심지로 떠오른 홍콩의 경우에도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가 한국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아드바니 총괄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암호화폐 거래가 활발한 국가”라면서도 “하지만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기관 참여가 거의 없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를 바꾸려면 디지털 자산에 대해 기관에서 명확하게 분류하고, 스테이블코인 등 기관투자자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 금융위에서 ‘토큰증권발행(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관련 법안은 계류 중”이라면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디지털자산을 증권으로 취급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업계 이해관계자와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마지막으로는 혁신 실험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플의 올해 계획에 대해서는 리플이 출시한 스테이블코인인 RLUSD를 언급했다. 리플은 이 코인을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RLUSD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거래, 대출 등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과의 통합이 가능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아드바니 총괄은 “암호화폐 업계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진화하는 규정과 시장수요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업계에서 신용을 쌓기 위해 기존 법률을 준수하는 데 집중해야 하고 동시에 견고한 미래를 이뤄나가기 위해 규제기관과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해시드 대표이사
요즘 현금성 자산 3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자산가는 자녀에게로의 부(富)의 이전을 위해 상속보다는 증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업 승계와 주식 양도 등 다양한 형태로 증여가 이뤄지고 있다.
김정혜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 부센터장은 12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한국 부자들의 최근 투자 동향과 리스크 관리 방법을 설명하며 이렇게 전했다. 이번 포럼은 올해로 8번째를 맞았다. 올해 주제는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 한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디리스킹 전략을 찾아라’로,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서 여러 투자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한 투자처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부센터장이 소속된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는 현금성 자산을 최소 30억원 보유한 VVIP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 관리를 해주는 KB국민은행 프라이빗뱅크(PB)센터다. PB, 회계사, 변호사, 보험전문가, 투자 포트폴리오 전문가 등 10명이 상주하며 초고액 자산가에게 자산 관리를 위한 통합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자산, 부동산, 기업금융 등 모든 자산을 아우른다.
김 부센터장은 부의 이전을 위해서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고액 자산가 사이에 상속보다는 증여에 대한 문의가 더 많은 편이라고 한다. 그는 “상속은 번거롭고 먼 훗날의 일인 것 같아 미루는 심리가 있다”며 “상속 상담보다는 증여 상담을 하려는 고객이 훨씬 많다”고 했다.
증여의 경우, 가업 승계와 주식 양도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추세라는 게 김 부센터장의 설명이다. 증여세는 10년 동안 증여한 가액을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따라서 증여세를 아끼려면 증여 공제를 활용해 10년 동안 나눠서 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 한국 부자들의 자산 형성 과정은 다양화됐다. 여러 자산 형성 방법별로 자산 관리 방법에도 차이를 둬야 한다는 게 김 부센터장의 조언이다.
현재 한국 부자의 자산 형성 방법은 크게 상속형·자수성가형·투자형 세 가지로 나뉜다. 자산 형성 방법에 따라 모두 다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상속형 자산가의 경우엔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이들은 고금리 경제 환경에서 채권 투자에 집중한다. 김 부센터장은 “이 유형의 고객은 연 5% 수익률만 내도 5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이는 5%만 하락해도 5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들은 기대수익을 낮추더라도 손실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했다. 이 경우 장기 채권 투자가 많은데,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채권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까지 고려해 이자율이 낮지만 더 안전한 저쿠폰 채권 수요도 늘고 있다고 했다. 채권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사업가 등 자수성가형 자산가는 많은 투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투자를 활발하게 하는 편이다. 본인이 모르는 부분은 공부하며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바꿔나가는 합리적 자산 관리를 선호한다고 한다. 주로 선진 시장에 투자하고,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분할 매매를 적극적으로 한다. 그는 “자수성가형 자산가는 최근에는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투자형 자산가는 암호화폐(코인) 등 가상자산이나 주식으로 부를 이룬 경우다. 이들은 투자에 따른 수익이나 손실에 비교적 둔감하다. 김 부센터장이 코인 투자 등으로 큰 부를 이룬 20대 고객에게 연 10% 안팎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추천했더니, 고객이 ‘수익률이 너무 낮다’고 했다고 한다. 그보단 지금 30억원 가량을 투자해 40세부터 죽을 때까지 매년 14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추천했더니 만족해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