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조선비즈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 한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디리스킹 전략을 찾아라’ 포럼 개최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과거 인터넷 혁명처럼 산업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반 기술입니다. 당시 아마존과 구글이 탄생한 것처럼 넥스트 아마존과 구글을 찾는 작업이 앞으로 2~3년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넥스트플랫폼분석팀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미래 산업으로 생성형 AI를 꼽았다. 생성형 AI란 콘텐츠의 패턴을 학습해 추론 결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지난해 AI 챗봇 챗GPT가 등장하면서 화제가 됐다.
박 팀장은 2005년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애널리스트로서 IT 소재와 부품, 화학, 배터리, 자동차 산업 등을 분석했다. 현재는 신성장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박 팀장 설명에 따르면, 초기 챗GPT는 답변만 그럴듯하게 할 뿐 그 답변의 내용을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초기 챗GPT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데이터로만 훈련이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장 이번 분기 내지는 다음 분기 테슬라의 실적 상황과 정확한 정보를 챗GPT로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출시한 지 1년도 안 돼 상황이 반전됐다는 게 박 팀장의 평가다. 그는 “여러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면서 챗GPT의 정확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대표적인 업그레이드 중 하나가 플러그인 기능이다. 플러그인은 챗GPT에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한 것으로, 이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식당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도 챗GPT만을 통해서도 식당을 예약할 수 있다.
박 팀장은 “최근 들어선 누구든지 챗GPT와 같은 AI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오픈소스(공개형)로 대규모 언어 모델 라마(LLaMA)를 공개한 덕분이다. 박 팀장은 “라마로 비즈니스도 할 수 있다”며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AI 대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 내년에 관련 서비스가 봇물 터지듯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기능을 접목해 매출을 늘린 기업도 등장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포토샵 소프트웨어에 생성형 AI를 적용한 게 대표적 예다. 포토샵 사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박 팀장은 “어도비는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를 사용자에게 팔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도비는 저작권 위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체 보유 이미지를 AI 학습에 활용했다. 박 팀장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가 데이터를 학습할 때 누구 데이터인지를 알 수 없어 저작권을 위반할 위험이 컸다”며 “어도비는 자체 보유 이미지를 학습에 이용해 이런 위험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어도비 AI 이미지는 라이선스 문제에서 자유롭다. 저작권 위반 문제가 생기면 어도비가 배상해 준다. 생성형 AI 시대가 활짝 열리며 어도비 매출 증가 기대감에 주가도 오르고 있다.
박 팀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AI 시대 핵심 수혜주로 꼽았다. 그는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을 되짚어 보면 산업이 막 태동하고 2~3년이 지난 후 살아남은 업체가 10년간 돈을 벌었다”며 “AI 시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AI 학습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그는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을 할 때 사용되는 건 추론 반도체”라며 현재 추론 반도체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엔비디아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넥스트플랫폼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