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곳에 활용되는 AI... “상품처럼 표준화 돼”
“저렴한 컴퓨팅 자원이 AI 혁신 가능케 해”
“컴퓨팅 성능 곧 1000배 이상 향상... 인간 두뇌에 필적할 것”
“2024년 현재, 우리는 인공지능(AI)의 황금기를 타고 있습니다. 딥러닝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컴퓨팅 자원은 이제 ‘상품(commodity)’처럼 취급돼 누구나 AI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케빈 바라고나 딥AI(Deep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4′에서 “과거에는 AI 연구가 소수의 연구소나 대기업에 의해 비밀스럽게 진행됐지만 이젠 기술이 민주화됐다”며 이처럼 말했다.
바라고나 CEO는 이날 ‘새로운 재화: 정보와 계산 능력(Compute and Intelligence as New Commodities)’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지난 10여년 만에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해 누구나 AI를 쉽게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의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의 경우, 2016년 결과물은 흐릿하고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무료로 실사 이미지에 가까운 품질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는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더 나은 모델을 통해 발전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건 저렴한 컴퓨팅 자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연산 처리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AI 연구와 개발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엔비디아는 AI 연산을 처리하는 가장 저렴한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고, 이는 AI 컴퓨팅이 상품화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제 AI 모델 자체는 특정 기술보다 저렴한 컴퓨팅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AI 모델 시장이 ‘상품 시장화’되면서 AI 연구도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고 바라고나 CEO는 전했다. 그는 “대형 연구소들은 AI 연구에서 비밀주의를 강화하고 있지만, 사실 AI 모델 개발에 있어 큰 비밀은 없다”며 “AI 모델의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는 모두 상품화되어 있으며, 연구 결과는 곧바로 다른 연구소나 기업에서도 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AI를 학습시키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며 “허깅페이스 플랫폼과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AI 모델을 만들고 공유하며, 이는 AI 기술이 소수의 대형 연구소에만 독점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상품화되는 흐름을 더 빠르게 한다”고 말했다.
바라고나 CEO는 “텐서 프로그램 같은 기술이 AI 모델의 훈련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딥러닝은 점점 더 과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컴퓨팅 성능은 현재보다 1000배 이상 향상될 것이며, 비용과 에너지 효율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연산 분야에서 불가능이란 없어졌다”며 “머지 않아 AI는 인간의 두뇌 능력을 넘어서거나 그에 필적할 정도로 발전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샨커 V 셀바두라이(Shanker V Selvadurai) IBM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은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진정한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어떤 종류의 사용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 유행에 따라 AI 모델 개발에 나서기보다 AI 모델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비즈니스 AI 전략을 효과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조언이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이날 ‘비즈니스를 위한 AI: 생성형 AI를 기업 비즈니스에 도입, 확장하는 법(AI for Business: Scaling Generative AI in the Enterprise)’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다. 그는 먼저 컴퓨터가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학습하는 딥러닝(심층학습) 및 머신러닝(기계학습)과 파운데이션 모델(기반 모델)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딥러닝과 머신러닝은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이미지나 문서, 음성, 영상 등을 가공한 라벨링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모델이다. 반면 파운데이션 모델은 라벨링되지 않은 모든 데이터를 완전히 학습시킬 수 있다.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I 관련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또 딥러닝·머신러닝은 한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만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은 한 분야에서 얻은 결과물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의료 데이터를 학습한 딥러닝은 의료 분야에서만 활용할 수 있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은 스포츠, 음악, 문학 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업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확장성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데이터를 넘어 기존 비즈니스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라며 “하나의 AI 모델이 특정 분야에서만 활용되면 유연성이 떨어지는 만큼 조건이 바뀌어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전문화된 영역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게 셀바두라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기존 코드를 활용해 새로운 코드를 만들거나, 고객 관리, IoT(사물인터넷) 센서에 얻은 데이터로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기업이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데이터가 검증되지 않으면 파운데이션 모델이 만들어 낸 결과에 편향과 오류가 포함될 수 있고, 향후 문제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적절하게 선별된 데이터로 학습해야 편향과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잘못된 답변과 결과를 내놓는)을 줄이거나 감지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각 기업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맞는 AI 모델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모델 주권을 기업들이 외부에 주지 말고 직접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셀바두라이 부사장은 “AI 모델 개발을 외부에 맡기지 말고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AI 모델 전략을 펼쳐야 한다”라며 “IBM의 AI 플랫폼 ‘왓슨x’는 기업 고객들이 AI 모델을 도입해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