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선비즈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개최
독일·이탈리아·일본, 인구감소기 집값은 올라
국가 성장 중요… “기업 성장성 따라 근처 집값도↑”
“주택 가격은 소득의 함수입니다. 인구가 줄더라도 국가와 기업이 성장한다면 주택 부동산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이 함수는 수요가 풍부하고 거버넌스가 우수한 ‘아파트’에서 동작합니다.”
강병호 네이버웹툰 데이터옵스 팀장은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인구감소 시대의 대한민국 주택 부동산’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밝혔다. 강 팀장은 SK텔레콤 머신러닝 엔지니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연구소 연구원, 안랩 위협분석팀 연구원 등을 역임한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강 팀장은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가 경제 성장률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주택 부동산 가격을 결정 짓는 더 중요한 요인은 ‘소득의 증감’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강 팀장은 “한국은 그간 전체 인구 감소에도 경제 활동 인구가 유지돼 괜찮았지만, 안타깝게도 2028년부터 경제 활동 인구도 줄어들 전망”이라며 “2040년 전체 인구가 5000만명 이하로 내려오고, 중위연령도 55세가 되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 감소와 주택 가격, 경제 성장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려면 우리나라보다 먼저 인구 감소를 겪은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경우 1974년부터 1987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인구가 줄었다. 강 팀장은 “독일은 인구 감소기에도 국내총생산(GDP)이 늘었고, 같은 기간 주택 가격지수 역시 오름세였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인구가 3.3%가량 줄었지만, 이 기간 GDP는 늘었고 주택 가격지수 역시 인구 감소기 초반 하락세였다가 반등 중이다.
일본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독일이나 이탈리아와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일본의 GDP는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이 소득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에 배치되는 현상이다.
강 팀장은 인구 감소기 일본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대도시 주변에 분포해있어, 소득이 늘어나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 대도시의 콘도미니엄·맨션 가격이 47%나 올랐다는 게 강 팀장의 설명이다.
일본의 사례로 미뤄볼 때, 국내에서도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강 팀장은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인접 기업의 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주식시장 거버넌스가 좋지 않아 많은 사람이 기꺼이 자산을 아파트로 보유하기에 국내에서 우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은 편으로, 이 기업들의 본사는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한다. 공장도 대도시 중심이다. 강 팀장은 “인공지능(AI) 관련 부동산은 판교, 분당, 수원 등에 있고, IT 반도체 산업의 기업 성장성에 따라 주택 가격이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팀장은 “한국은 인구가 줄면서 비자발적으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며 “잘 되는, 잘될 것 같은 산업에 선별적으로 자본을 배치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고, 해당 기업 인근 아파트 가격 또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강 팀장은 “자산 배분 측면에서 원화 자산은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적절하고, 다음 자산은 미국 달러화를 기초로 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보조 수단은 늘어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가 충분히 늘어날 것이다.”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는 6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고령화 사회와 신규 사업 기회’를 주제로 강연한 박 파트너는 “AI와 IT 설루션, 노령 인구 재교육 관련 산업과 기술 등 인구 노령화에 생산성을 대체할 수단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파트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향후 소비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 인구 감소로 인해 총 수요가 감소하고, 생산 가능 인구도 줄어서 생산 능력이 줄어들며, 이는 곧 가처분소득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소비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미래 대비형 소비 특성이 대두되고, 주거나 에너지와 같은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 트렌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파트너는 독일과 일본 등 고령화를 겪는 주요 국가들의 경우 노령 인구가 소비를 주도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노령층의 구매력이 타 연령층에 비해 낮은 모습을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실제로 경제개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3 연금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소득 수준과 금융자산이 낮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박 파트너의 분석이다.
박 파트너는 “반면 독일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부를 축적한 상태로 노령 인구가 은퇴한 뒤 소비할 수 있는 관광과 보건 산업이 발달했고, 일본도 1970년대 전후로 고도 성장을 겪은 단카이 세대가 경제적 여유를 갖고 소비를 주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파트너는 국내에서 노동력 고령화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기술 인력에 대한 채용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에선 호봉제, 고용 경직성 때문에 고령층을 내보내거나, 현재 시장에서 기술 역량이 떨어지는 직원이 연봉을 더 받기도 한다”며 “기업은 필요 역량 대비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반대로 생산성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해외 정부와 기업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자 노동시장 참여 확대 정책 등을 시행 중이다. 고령자 고용 안정법을 개정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을 올리거나 정년제를 폐지하는 등 1개 방안을 선택해 노력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독일의 완성차 제조업체 BMW는 고령 근로자의 편의를 위해 공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조명을 교체하고 고급의자와 확대경을 설치하고 있다. 노년 전문 의료진도 채용해 공장에 배치한다.
박 파트너는 “노령화를 고려할 때 소비 주체가 계속 변화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겪어야 한다”며 “다만 소비력을 가진 이들이 소비 트렌드를 계속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앱을 통해 이용자는 한 곳에서 은행과 증권, 보험 등을 간편하게 이용한다.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금융사도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인공지능)센터장이 AI가 폭 넓게 활용될수록 소비자와 금융사가 얻는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주제로 진행된 조선비즈의 ‘2024 미래금융포럼’에서 “금융사 입장에서 AI는 거들 뿐, 핵심은 데이터”라며 이 같이 말했다.
오 센터장은 2004년부터 17년 동안 한글과컴퓨터에서 일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인물이다. 지난 2022년 KB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후, 현재는 금융에 AI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는 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과거에는 금융이 ‘파편화(化)’돼 있었다고 했다. 여러 금융사들의 플랫폼이 나눠져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컸고, 각 금융사들도 다른 업권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사들은 여러 금융 서비스가 통합된 슈퍼앱을 통해 고객들의 성향과 관심은 물론, 유행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서 ”간편하게 가치 있는 정보를 수집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AI 기술로 고도화 된 금융 플랫폼의 영역이 비금융 서비스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국민지갑’을 사례로 제시했다. 국민지갑은 하나의 앱에 전자증명서, 각종 쿠폰, 전자문서 등을 담은 금융·비금융 통합 서비스다. KB국민은행은 국민지갑을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최근 신규 서비스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휴대전화에 국민지갑 앱만 깔려 있으면 여행을 갈 때 신분증과 항공권 없이도 비행기를 탈 수 있다”면서 “국민지갑의 서비스 질을 높이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데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KB국민은행의 ‘마이현금 개인화 서비스’도 금융사에서 AI가 활용되는 사례로 소개됐다. 그는 “AI 기술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제는 누구나 손 쉽게 활용이 가능해졌다”면서 “고객들은 시기별로 자신의 소득과 소비 내역을 파악하고, AI 기술이 상담 서비스를 통해 자산 관리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센터장은 금융에서 AI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이용자가 늘수록 여러 사고와 문제점이 돌출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업종이든 AI와 관련한 윤리 기준과 바람직한 활용 방향을 먼저 규정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KB국민은행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AI 정책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 렌딧의 김성준 대표이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려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야 한다고 25일 밝혔다. 기존 금융사들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filer)’에 대한 중금리대출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유의미한 정보를 축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4 미래금융포럼’에서 ‘지속 가능한 포융금융의 디지털 금융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케이·카카오·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중금리 대출과 같은 포용금융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 실제 이들 3사 중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카카오뱅크만 유일하게 목표치를 달성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생성형 AI 기술의 진보 속도를 보면 기술력 때문에 중금리대출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유의미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못해 중금리대출을 늘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니어 고객의 경우 단순히 연령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인별 건강 상태와 경제력 변화 시점과 같은 유의미한 데이터 포인트 발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시니어 고객은 보험 및 건강 정보가 젊은층에 비해 중요하다며 “저희가 개발한 대안신용평가(CSS)와 시니어 보험 정보를 결합했을 때 대출 부실율이 18.8% 개선됐다”고 했다.
시니어와 소상공인, 외국인 등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유의미한 데이터들이 다르기 때문에 계층별로 검증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은행들이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을 하려면 데이터 아키텍처(설계방식)를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렌딧은 현대해상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등과 유뱅크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각 분야에서 리더십을 상당히 차지하고 있는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대안신용평가를 위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은행들이 갖고 있지 않은 보험 정보와 건강 정보, 세무 정보, 해외 카드 결제 정보 등을 통해 대안신용평가를 할 수 있도록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