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평한 운동장이야말로 혁신의 기초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유통산업포럼’에 참석해 "우리 경제도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공정’이 혁신의 기초가 되도록 하겠다"며 축사를 전했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 7회째를 맞은 행사는 '가상현실(VR)과 디지털 커머스가 바꿀 유통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유통은 소비자라는 경제적 차원을 넘어 국민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며 "경제 생활의 생태계와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유통 플랫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유통 플랫폼이 수많은 납품 업체와 함께 어우러지는 상생(相生)의 생태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납품 업체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아야 혁신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데 유통 기업이 이익을 독식하면 납품 업체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 둘은 더 이상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며, 고도화된 소비자 요구에 함께 대응하는 운명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납품 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 성장의 그늘이 길어지면서 납품업체에 부담 떠넘기기, 불공정 거래, 판매 대금 지급 지연이나 상품의 부당 판매 등의 행위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 유통 분야에서 불공정 유통 비율이 더 높은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 발전에 따른 유통업계의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지고 가상현실을 이용해 어떤 채널에서든 오프라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전례 없는 치열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면서 "디지털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통 플랫폼 투자와 연구개발(R&D)도 필요한데 국내 유통 플랫폼과 관련된 기술 특허는 117건에 불과하다"며 "미국 아마존은 4991건, 월마트도 600여건에 이른다. 우리 유통 업계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유통 벤처 스타트업 투자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유통 산업 발전을 위해 벤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며 "스타트업 비계열 주식에 대한 취득제한 규정 등을 완화하고, 인수합병(M&A)에서도 패스트 트랙 심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유통 물류 혁신을 위해 납품 업체와 유통 기업 간 상생에도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도록 도와달라"며 "유통 산업 발전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