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이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인구 감소에 따른 투자 흐름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선비즈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을 개최하고 국내외 경제 전문가의 혜안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은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조선비즈의 경제 전문 포럼이다. 매년 국내외 석학을 초청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알아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이사의 개회사로 문을 연 이날 행사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업 관계자와 대학생·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청중 300여명은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의 투자 조언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이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 부크홀츠 전 위원,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 /조선비즈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이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 부크홀츠 전 위원,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 /조선비즈

◇ 수출 비중 높은 제조업 주목… 美 AI 사이클 투자도 추천

기조강연의 포문을 연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은 현재를 ‘불안의 시대(Age of Anxiety)’라고 정의하며 같은 시각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통령 선거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부크홀츠 전 위원은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통화·재정 정책을 정상화하고 자유무역 시스템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좋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선 낙관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특정 산업의 부진에 주목하기보다는 문화 콘텐츠 등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아보라고 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는 “내수 소비 중심의 투자 전략은 막을 내리고 있다”며 “인구 고령화 시대에도 제조업 기반, 수출 가능성이 있는 소비재에서는 여전히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맥락에서 김 대표는 음식료·조선·일반기계·의류·화장품 등을 유망 업종으로 추천했다.

세 번째 기조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생산성이 날로 개선되고 있는 미국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 증시가 2022년 조정을 받았지만, 현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을 보면 연초 대비 20% 올랐다”며 “2027년 12월에 1만2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이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글로벌 투자 필수 시대, 키워드는 생산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이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글로벌 투자 필수 시대, 키워드는 생산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날 오전 세션은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를 좌장으로 부크홀츠 전 위원과 김태엽 대표가 참여한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미 대선 이후 나타날 일시적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AI 사이클과 관련해선 소프트웨어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에너지·전력설비 산업 쪽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 부동산·금융·제약 등 ‘인구 절벽’ 위기에도 찾아보는 기회

오후 세션에서는 인구 감소 시대의 새로운 사업 기회, 부동산 시장 전략, 금융시장 변화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오전 패널토의 좌장에 이어 오후 강연까지 맡은 박형곤 딜로이트 파트너는 “AI와 IT 솔루션, 노령 인구 재교육 관련 산업 등 인구 노령화에 생산성을 대체할 수단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 파트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향후 소비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저출산·고령화로 소비 규모가 감소하면서 미래 대비형 소비 특성이 대두하고, 주거·에너지 등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또 노동력의 고령화로 기업 생산성이 둔화하면서 기술 인력에 대한 채용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강병호 네이버웹툰 데이터옵스 팀장은 “인구가 줄어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주택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짚었다. 그는 “AI 관련 부동산은 판교·분당·수원 등에 있다”며 “잘 되고 있거나 잘될 것 같은 산업에 선별적으로 자본을 배치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고, 해당 기업 인근 아파트 가격 또한 움직일 전망”이라고 했다.

오건영 신한지주 자산관리 자문단장이 6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오건영 신한지주 자산관리 자문단장이 6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투자자가 여러 경로로 정보를 접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상식’으로 판단해 쏠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곧 달러 강세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면서 “미국이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방법엔 달러 약세, 높은 관세, 무역협상 등 3가지가 있는데, 트럼프 1기 때 이를 유연하게 적용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105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고 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 즉, 의료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노화 연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며 노령 인구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해선 역(逆)노화 관련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둘 만한 의약품으로 비만과 당뇨 치료제를 제시했다.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사진 촬영에 응했다. / 조선비즈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사진 촬영에 응했다. / 조선비즈

☞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내빈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근익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임유철 PEF운용사협의회장 ▲김재민 한앤컴퍼니 부사장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이사 ▲이규성 이지스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이승호 삼일PwC 금융부문 대표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손재호 딜로이트 안진 성장전략부문 대표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

=정민하 기자

‘인구 감소 위기에서 찾는 기회’

인구 감소. 아직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실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다. 통계청은 올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전망한다. 많은 전문가가 ‘인구 절벽’이라는 미증유(未曾有)의 길이 경제 시스템의 역동성과 생산성을 낮춰 국가 경쟁력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인구 절벽이라는 위기를 새로운 혁신 창출의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인구 감소에 따른 투자 흐름의 변화를 빠르게 분석하고, 그 변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찾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을 탐색하는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이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이사가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인사하고 있다. / 조선비즈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이사가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인사하고 있다. / 조선비즈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축사에서 “인구 감소 시대에는 부족한 생산성을 뒷받침하고자 로봇산업이 고도화할 수 있고,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사는 꿈이 바이오산업을 키울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포럼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얼굴이다’라는 말을 남겼다”며 “오늘 포럼에서 논의될 다양한 의견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초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하고, 변화 속도를 늦추고 충격을 완화하고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인구 감소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당당히 올라탈 수 있도록 다양한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시대를 맞은 지금, 자본시장 밸류업은 자산 증식과 노후 대비의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이라고 했다.

포럼은 3개의 기조 강연과 패널토의, 4개의 일반 강연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은 전 세계 이목이 쏠린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가 글로벌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단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 조선비즈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 조선비즈

부크홀츠는 경제학도의 필독서로 꼽히는 베스트셀러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주식시장과 금리 움직임, 에너지 가격 변동, 기술 발전, 인구 구조 변화 등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편할지, 또 우리는 그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한다.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는 ‘인구 감소 시대, 우리는 어떤 산업에서 기회를 잡아야 하나’를 주제로 강연한다. 어펄마캐피탈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내 사모투자(PE) 부문 대표들이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설립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다. 김 대표는 인구 절벽의 위기 속에서 미래 가치를 찾아내는 사모펀드만의 노하우를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마지막 기조강연은 30년 넘게 글로벌 투자 전략가로 활동 중인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이 맡는다. 유 본부장은 인구 감소 시대의 글로벌 투자, 특히 미국 경제와 증시를 진단하고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 조언할 계획이다. 미 증시는 언제까지 상승할지,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없는지, 인간을 대체할 인공지능(AI)의 부상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등을 강연한다.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한 내빈이 기념사진 촬영에 응했다. / 조선비즈
11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참석한 내빈이 기념사진 촬영에 응했다. / 조선비즈

기조강연에 이어 진행되는 패널토의는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가 좌장을 맡고 부크홀츠 전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과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가 패널로 참여한다. 세 사람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맞붙은 올해 미 대선을 분석하고, 향후 미국의 경제정책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오후 강연에서는 최근 알찬 강연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강병호 네이버웹툰 데이터옵스 팀장이 ‘인구 감소 시대의 대한민국 주택 부동산’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강 팀장은 인구 감소가 경제 성장률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번 포럼에서 강 팀장은 한국에 앞서 인구 감소를 겪은 다른 국가 사례를 살펴보며 인구와 경제 성장률 간 관계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주택 부동산과의 관계도 해석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투자 분야 전문가들이 올해 글로벌경제·투자포럼 연사로 등장한다. 베스트셀러 ‘부의 대이동’ 저자인 오건영 신한지주 자산관리 자문단장은 금리와 물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당면 이슈를 점검한다.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는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신규 사업 기회를 들여다본다. 또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헬스케어 투자 전문가의 관점에서 고령화와 장수에 관해 이야기한다. 인구 절벽 시대에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노력을 기술 혁신 사례를 곁들여 소개한다.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

=전준범 기자

올해 처음 개최된 ‘스페이스K 2024′ 포럼
중학생부터 과학계 원로까지 240여명 모여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240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성황리에 개최됐다./조선비즈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240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성황리에 개최됐다./조선비즈

“평소에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학교에서도 로켓 만드는 동아리 운영하고 있다. 나중에 성인이 되면 우주 기술을 이용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 스페이스K 포럼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 체험학습 내고 왔다.” -김태영 신봉중학교 1학년 학생

“우주 분야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로켓이나 위성만 있는 게 아니라 우주 의학도 있다는 부분이 아주 재미있었다. 테라포밍처럼 한국이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새로운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이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우주 시대의 새로운 설계자들’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240명에 달하는 참가자가 몰렸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 마지막 세션까지 포럼이 열린 국제회의장에서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외 우주 경제를 만드는 ‘플레이어(주역)’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 5월 27일 출범한 우주항공청의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축사를 맡아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존 리 본부장은 “스페이스K 포럼은 민간 기업의 우주활동을 진흥하는 차원에서 확장과 협력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과 우주의 결합을 논의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우주항공청을 열고 지난 5월 30일 제1회 국가우주위원회가 열린 시의적절한 시점에 스페이스K 포럼이 개최돼 더욱 반갑다”고 말했다.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5일 열린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5일 열린 조선비즈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기조 연설은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스페이스 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기조 연설을 맡았다. 이 회사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엔젤 투자자로 유명한 우주 전문 벤처캐피털(VC)이다. 앤더슨 CEO는 “가까운 미래에 우주산업은 수조달러 규모로 커지면서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각국 정부와 기업은 우주 공간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와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융합기술원장, 최경일 KT SAT 전무,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 등 국내 우주 산업을 이끄는 기업의 우주 사업 책임자들도 참석했다.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 이성환 나라스페이스 기술이사, 정훈 이노스페이스 연구개발본부장, 서광욱 SIA 부사장, 심수연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이호진 인텔리안테크 부사장, 김영진 드림시큐리티 상무 등 우주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의 ‘C레벨’ 임원들도 대거 자리했다.

연구계에서는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연구팀장과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진단했고, 학계에서는 ‘K스페이스 워킹그룹’을 이끄는 권오병 경희대 경영대 교수와 우주의학 전문가인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우주항공청에서도 김기석 우주항공정책과장이 직접 참석해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청의 역할과 미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는 많은 학생이 참석해 우주 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대 학생인 이선우씨는 “대학에서 망원경 연구를 하고 있는데 우주에는 워낙 다양한 분야가 있다 보니 폭 넓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석했다”며 “민간 산업에서 어느 분야에 자본이 몰리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오늘 포럼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조선비즈는 '스페이스K 2024' 포럼을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학생과 고등학생도 참석해 우주 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조선비즈
조선비즈는 '스페이스K 2024' 포럼을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학생과 고등학생도 참석해 우주 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조선비즈

중학생인 김태영군은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채팅방에서 정보를 보고 참여했다”며 “우주 발사체보다는 위성 서비스나 아직 개발이 덜 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의 원로와 고참 연구자들도 이번 포럼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을 이끈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른 포럼과 달리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같은 학생들이 많은 게 특히나 인상 깊었다”며 “우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진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은 이날 줄곧 포럼장을 지켰다. 이 회장은 “우주 비즈니스가 로켓과 위성만 있는 게 아니라 우주 의학이나 다른 분야도 있다는 걸 잘 보여준 것 같다”며 “조선비즈가 앞으로도 한국 뉴스페이스 발전을 위해 좋은 자리를 많이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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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2024

=이종현 기자

=이병철 기자

안형준 STEPI 연구위원 5일 스페이스K 포럼 기조 강연
“타 분야 기술과 융합 눈에 띄어”
“우주 개발, 연구개발에서 사업화 중심으로”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안 연구위원은 "우주 분야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와 기술 간 경계를 허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조선비즈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에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안 연구위원은 "우주 분야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와 기술 간 경계를 허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조선비즈

우주경제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최소 두 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우주발사체나 인공위성 같은 전통적인 하드웨어뿐 아니라 금융·의학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위기로 경제 안보와 공급망 이슈가 중요해지면서 내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우주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우주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업 영역의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경제는 1조8000억달러(25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앞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예상한 1000조원보다 2배 가까운 전망치다.

안 연구위원은 “우주 분야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와 기술 간 경계를 허무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의 융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에 클라우드(가상서버)를 올리거나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이슈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우주산업이 다른 산업과 융합하면서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의미다.

안 연구위원은 “최근 발사체와 위성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된 위성영상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업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주산업이 확장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업의 약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안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에서 우주사업을 하는 424개 기업 정보를 얻어서 분석한 결과, 보험과 연금 같은 금융업 분야에서 우주 기업이 새롭게 출현했다”며 “기업들은 전자금융 컴퓨터 기술과 관련해 우주 분야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의 패널 토론 모습. 왼쪽부터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미국 스페이스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조선비즈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한 ‘스페이스K 2024’ 포럼의 패널 토론 모습. 왼쪽부터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미국 스페이스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 임동주 브랙스스페이스 대표,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조선비즈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은 이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탐색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한국이 우주경제에서의 기회를 잡기 위해 새로 개청한 우주항공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채드 앤더슨 미국 스페이스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예산과 민간이 결합해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3,500원 ▲ 4,000 1.91%) 전무도 “우주 사업은 연구개발(R&D) 중심에서 사업화 중심으로 옮겨갔다”며 “우주항공청이 제도와 법을 면밀히 살피고 우주경제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주 인프라가 늘면서 국내 우주기업들의 사업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 보령과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의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의 임동주 대표는 “인간 건강을 책임지는 헬스케어 회사로서 우주의학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 챌린지를 열고 있다”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의학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을 개발하는 우주로테크 이성문 대표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우주 물체 관리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지 못했을 때 벌금까지 내야 한다”며 “위성을 폐기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개발해 벌금이나 보험 가입보다 저렴한 해결책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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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2024

=송복규 기자

=이병철 기자

=홍아름 기자

‘스페이스K 2024’ 포럼 키노트 강연
우주인사업단장 지낸 최기혁 항우연 책임연구원
“2040년 ‘문 이코노미’ 시대 열린다…한국도 대비해야”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5일 “우주에서 사람이 거주할 때 필요한 무선 와이파이,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한국도 우주경제를 실현할 유인 우주프로그램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우주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선진화하려면 유인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항우연에서 우주인사업단을 지내며 한국 최초의 우주인 육성 사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에서 "우주 산업을 육성하려면 우주인 양성이 필수적"이라며 "한국도 제2의 우주인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조선비즈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5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리부트'에서 "우주 산업을 육성하려면 우주인 양성이 필수적"이라며 "한국도 제2의 우주인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조선비즈

발사체는 우주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우주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에 불과하다. 위성 생산도 3% 미만에 머문다. 반면 통신과 데이터, 위성항법장치(GPS) 같은 우주 서비스 분야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최 책임연구원은 “통신과 데이터 같은 기술은 유인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할 수 있어 우주경제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산업은 반도체와 비슷한 4500억 달러(약 6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2~2023년 예산의 절반 수준인 125억달러(약 17조원)를 유인 프로그램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한국도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유인 우주선 개발, 화성 탐사 같은 유인 프로그램을 포함시켰다. 그는 “2040년에는 달에 인간 거주를 위한 인프라(기반 시설)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우주인이 우주에 거주하면서 새롭게 열릴 산업 분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 산업에서 우주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식량, 반도체, 배터리 산업도 우주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달에서 새로운 경제 환경이 마련되는 ‘문 이코노미(Moon economy, 달 경제)’가 열릴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제2의 우주인을 육성해 지구 저궤도 우주정거장에서 과학 연구,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전문가로 키워야 한다”며 “우주에서 장기 체류를 위한 의학 연구나 산업에도 활발히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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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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