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개최
국내 바이오 산업·병원 전문가들 ‘캔서문샷’ 영향 토론
정부 규제 합리화·유연화 필요성 강조도
미국의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문샷’은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것을 암 정복에 빗대어 만든 용어다. 미국의 암 정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 전 세계 우주 산업과 과학기술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처럼 ‘캔서문샷’도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9일 열린 제11회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HIF)에서는 ‘캔서문샷’이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태유 대한암학회 이사장과 김진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그룹 부회장,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 게놈센터 대표,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 이익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캔서문샷에 참여하는 바이오 기업 관계자와 암 임상 치료를 이끄는 병원 관계자들이다.
김진우 부회장은 “캔서문샷은 미국이 주도하는 사업이지만 한국과 미국이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미국 시장은 진입이 어렵지만 국내 시장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캔서문샷이 바이오 산업 규제와 혁신에 있어서 하나의 브릿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섭 대표는 “캔서문샷은 정부 주도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참여자들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을 이뤄나가는 기회”라며 “참여자끼리 데이터와 자원을 공유하면서 서로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융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진단과 검진의 정확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원 암병원장은 “한국은 국가 건강검진이나 직장 검진이 많아서 조기진단에 유리한 환경이지만, 여전히 조기진단이 안 되는 암이 많다”며 “이런 암에 대한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익재 중입자치료센터장은 “의사와 환자 사이에 정보의 차이가 있는데 환자가 정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섭 대표도 진단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이 대표는 “암을 조기에 찾을 수 있도록 조기암이라는 개념이 마련돼야 하고, 이건 기업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국가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보다 중요한 게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규제를 풀고 제도적인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진우 부회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서포트와 관심이 절실한데 가끔 정부와 기업이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제도를 벤치마킹만 하지말고 한국만의 자체적인 규제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섭 대표도 “한국 의료시스템은 원격진료가 어려운 점 등 몇 가지 제약점이 있다”며 “규제나 제도를 유연성을 가지고 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유 이사장도 “암 정복의 핵심은 정밀의료”라며 “정밀진단과 정밀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키울 수 있게 정부가 제도를 합리적으로 가져가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