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자질·기업 문화도 봐야”“결국 코로나 시대에도 변함없는 것은 가치 투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기업도 투자 가치 높다”
“‘코로노믹스(Corona+Economics)’ 시대에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살더라도 성공적 주식투자의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옥석을 고를 때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경영진의 자질’과 ‘투자할 기업의 시간적·지역적 확장성’입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서 코로나믹스 시대에도 올바른 투자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미국 투자회사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 라자드 자산운용 매니징 디렉터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다. 활발한 강연과 유튜브 방송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존 리 대표는 “투자 방식에는 시장의 큰 추세 변화를 보는 상향식(Bottom-Up) 투자와 하향식(Top-Down) 전략이 나뉜다”면서 “우리는 상향식(bottom-up) 방식에 바탕을 두고 장기적으로 우수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기업을 골라내는 투자를 하는데, 결국 투자 선호도의 차이가 있지만 ‘기업 가치’에 중요한 척도를 두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팔 때 막연한 기대감과 가격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고, 주식이 떨어지면 즉각 파는 손절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5~10년을 내다보고 투자 가치가 있는 높은 기업에 주식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자질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결국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은 경영진의 자질과 운영 능력·경영 철학”이라면서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에 투자하겠다고 마음먹은 투자자들이 일론 머스크 CEO의 온라인 강연을 보고 투자하는 이유도 해당 기업 경영진 목표, 투자 가치, 경영 철학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참고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각적·지역적’ 확장성을 가진 기업의 투자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대표적인 확장성이 높은 기업의 예시로 미국 ‘넷플릭스(Netflix)’를 꼽았다. 존 리 대표는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면서 “좋은 콘텐츠와 글로벌화된 유통채널을 갖춘 기업들은 곧 시간,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매출을 창출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덧붙였다.
존 리 대표는 최근 카카오뱅크 등의 핀테크 기업이 기존 시중 은행보다 시가총액이 더 높아지는 이유도 이러한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전통 은행들이 매출 등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기업에 투자자들이 더 몰리는 현상은 이들 기업(핀테크 관련)에 대한 경영진의 창의적 아이디어, 미래 투자 가치, 문화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기업도 투자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존 리 대표는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의 니즈는 가격, 건강, 환경, 사회적 책임, 개인 만족도 등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변화되고 있다”면서 “이에 기업들 또한 다양성을 가지고 변화하는 소비패턴을 따라갈 수 있는 유연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 등에서는 기업 내에서 성별 외에도 인종 등 구성원에 대한 다양성을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기업이 수익률 및 주가도 좋다”고 했다.
존 리 대표는 기업 고위 관리자 중 이사회 또는 경영진에 적어도 한 명의 여성이 있는 회사의 경우 과거 10년 동안 투자자에게 연간 3.35의 초과 수익률을 제공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또 기업 내 15% 이상이 여성인 기업이, 10% 미만인 기업보다 수익성이 50%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도 거론했다.
존 리 대표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 조사에 따르면 이사회에 여성이 적어도 3명 이상 있는 기업은 대체로 조직구성원 다양성이 존중되고, 창의성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점 등 기업 문화가 더 유연하게 바뀌며 그 결과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비례해서 성장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 세계 코로나 여파에도 주식을 소유한 사람들은 미보유자보다 오히려 더 부자가 됐다”면서 “코로나에 어떤 기업이 잘 될 것이냐를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고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장윤서 기자
2040년에는 인도 구매력이 중국 추월
여성 자산가 증가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도 높아질 것
미 달러화 패권은 당분간 지속 가능성 높아
“2030년이 되면 중산층의 구매력이 큰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 구매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입니다. 이 예상은 일본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그만큼 아시아 지역의 구매력이 확장되고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도 늘어날 것입니다.”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기옌 교수에 따르면 세계 중산층(Middle Class)의 구매력은 2018년 39조253억달러였지만 2030년에는 63조623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가장 구매력이 큰 국가는 중국이다. 14조8020억달러의 구매력을 보유해 2018년 6조780억달러보다 8조7240억달러(143.5%) 급증한다. 또 인도는 같은 기간 구매력이 2조9330억달러에서 10조7450억달러로 늘어나 2위의 구매력을 갖출 것으로 기옌 교수는 분석했다.
기옌 교수는 2040년이 되면 구매력에서도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옌 교수는 “2040년 정도가 되면 중국이 더 이상 가장 큰 소비시장이 아니고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이 될 것”이라며 “출산율에서 인도가 중국과 비교해 더 높아 젊은 인구가 많아지고 이들이 필요로 한 주택과 자동차 등 내구재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구매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기옌 교수는 강조했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비교적 긴 평균 수명 등으로 부를 축적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면서 여성 고액 자산가들이 늘 것이라는 얘기다. 기옌 교수는 “여성은 교육 환경 개선으로 좋은 커리어(직업)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됐고 저축과 투자에도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특히 여성들이 남성보다 6~7년 정도 오래 살기 때문에 오래 일하고 노동에 따른 소득을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으며, 재산을 물려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여성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나는 환경은 자산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과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옌 교수는 “여성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보다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며 “고액 자산가들의 비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 자산 선호 경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옌 교수는 미 달러화 중심의 세계 통화 시스템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위안화에 대해서는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미 달러화를 넘어서는 통화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이제 중국이 미국의 경제 규모를 따라잡고 있고 몇 년 후에는 추월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군사력도 미국이 가장 강하지만 미래는 (중국이 이를 추월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위안화가 현재 강세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달러화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옌 교수는 “중국 위안화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은 (정부에 의해) 경제시스템이 통제되고 있는 국가이고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자유로운 투자가 어렵고 통화에 대한 가치가 보호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 정해용 기자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세계 경제 흐름을 진단하고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이 29일 오전 9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됐다. 포럼은 ‘코로노믹스(Corona+Economics) 시대, 위기가 기회다’라는 주제로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과 조선비즈 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된다.
포럼에서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코로노믹스 시대의 경제가 어떤 전환점을 맞고 있는지를 강연한다. 기옌 교수는 국제경영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며 국내에도 번역된 베스트셀러 『2030 축의 전환』의 저자이기도 하다.
기옌 교수는 기조 연설에서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이에 따른 밀레니얼 세대, 실버 세대의 부상 등을 분석한다. 또 각국 중산층의 구매력 향상과 세계 소비시장의 변화, 여성의 소득수준 상승 등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질전 전환에 대한 통찰을 기조연설로 전한다.
기조연설에 이어 3명의 강연자가 코로노믹스 시대의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진단한다. 첫 번째 강연자는 동학개미 운동의 선봉장으로 불리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존 리 대표는 ‘코로노믹스 시대, 우리는 이런 기업에 투자한다’는 주제로 투자 기업에 대한 철학을 제시한다.
그는 미국 투자회사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 라자드 자산운용 매니징 디렉터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로 『존 리의 부자되기 습관』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활발한 강연과 유튜브 방송으로 투자자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
두 번째 강연은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겸 파트너가 나선다. 이 대표는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을 활용한 기업 가치 측정 방법에 대해 강연한다. TAM은 특정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범위를 최대한 확장했을 때 만들어 낼 수 있는 최대 매출 규모를 말하며, 쿠팡이나 테슬라 등 신생 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 대표가 공동 설립한 VIG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보고펀드를 모태로 하는 사모펀드로 2017년 한국 버거킹을 홍콩계 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해 내부수익률(IRR) 30%를 달성했고, 최근에는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를 3000억여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세 번째 기조연설자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유동성과 금리가 현재 어떤 경로로 국내외 부동산 시장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진단한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전망한다.
각 기조연설 후에는 김두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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