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16일 ‘저성장기 소비 트렌드와 미래 유통’이라는 주제로 ‘제5회 유통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오후 4시 40분까지 진행된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는 개회사에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분위기이고, 중국은 사드 배치 이후 보복행위를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국내 또한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대선 정국에 따른 경제민주화법안 입법으로 안팎의 불확실성이 증대돼 상황을 진단해보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 日·英 유통기업은 어떻게 불황 극복했나…미래 유통지도도 가늠
이번 포럼은 윌 홉하우스 힐스 회장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힐스는 영국 고급 가구업체로, 대영박물관 옆에 매장을 가진 고급 브랜드지만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홉하우스 회장이 이끈 힐스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일찍부터 진출해 유로존의 더블딥 당시 불었던 저가 가구 열풍에서도 살아남았다.
홉하우스 회장은 ‘불황기 극복 사례 및 성공 유통 전략’이라는 주제로 유통업계가 소비 트렌드를 판매 전략에 어떤 식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줄 계획이다.
뒤 이어 권소영 AT커니 미국 오피스 파트너가 글로벌 유통·소비재 시장 동향에 대해 강연한다. 권 파트너는 최근까지 코카콜라 등 소비재 회사에서 ‘무에서 시작하는 업무(Zero Based Work)’라는 개념의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한 20년 경력의 컨설팅 전문가다.
홉하우스 회장과 권소영 파트너는 기조연설 이후 장대련 한국마케팅학회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과 특별 대담을 진행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타카기 히로유키 노무라종합연구소 소비재 부문 상석 컨설턴트가 ‘일본 사례로 본 불황기 소비 변화와 돌파구’에 대해 주제 발표를 진행한다. 또 후지야 슌스케 라쿠텐 해외사업 담당 매니저가 라쿠텐의 일본 유통시장 개척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김창주 리츠메이칸대 교수, 김보근 NH투자증권 해외기업분석팀 일본 담당 애널리스트가 일본의 불황기 극복 사례를 토론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일본 편의점 진단을 통해 우리나라 미래 유통지도를 가늠한다. 임재국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를 맡고, 김용진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송재국 BGF리테일 상품 본부장, 염규석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부회장, 심태호 AT커니코리아 파트너가 토론한다.
전방위적으로 성장하는 O2O(Online to offline) 관련 산업도 조망한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O2O 시대의 과제에 대해 김민정 SK플래닛 상무가 주제 발표하고, 정재은 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홍종욱 티켓몬스터 부사장과 하상욱 옐로오투오 MRO전략기획실장, 조현승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장이 논의한다.
네 번째 세션에서는 골목 상권 침해 논란으로 고전하는 대규모 점포들과 전통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설도원 체인스토어협회 부회장, 강재영 동반성장위원회 국장, 신규철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정책이사,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장이 패널로 참여한다.
마지막 세션은 김진국 배재대 교수의 사회로 조동근 명지대 교수, 이승용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장, 김도열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 정종영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장이 참석해 우리나라 면세점 산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 “포럼에서 유통 산업 발전 방안 마련되길 희망”
이날 포럼은 김병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김도열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 서덕호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이해선 코웨이 대표이사,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이사, 이영식 한샘 사장,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 이건준 BGF리테일 부사장, 조성형 매일유업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병관 최고위원은 축사에서 “포럼에서 유통 산업 발전과 상생협력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차기 정부가 경쟁력 있는 유통산업 정책을 수립하는데 기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주형환 장관은 “유통산업과 이(異)업종간 융합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고,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은 “저성장기에 유통산업을 동반 성장 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선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전체(게놈) 분석, 모바일 디바이스 센서에서 나오는 건강 데이터 등 이른바 바이오 마커(Bio Marker) 데이터를 기계학습(머신러닝)에 적용해 3중 음성 유방암 환자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연구를 올해 시작했습니다. 이런 연구 성과가 쌓이면 언젠가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암 유발 바이오 마커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지능정보기술이 열어가는 미래 헬스케어'라는 주제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에 기조 강연을 위해 참석한 데이비드 리(David Lee, 사진) 메디데이터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강연 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워치나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부착된 건강 관련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앞으로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 CDO는 “아직 시기가 이르지만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나오는 건강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전체 인류를 위해 큰 효용이 있을 것”이라며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체 바이오마커를 ‘자동으로’ 발견해주는(Automatic Process of Genomic Biomarker Discovery) 알고리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고데이터책임자(CDO)라는 직책 자체가 낯설다. CDO라는 직책을 두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인가.
“정확하진 않지만 전세계에서 2014년 기준 CDO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은 30여명 안쪽에 불과했다. 정보와 데이터가 비즈니스가 되는 세상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데이터를 총괄하는 직책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수백 명에 달한다. 과거에는 정보를 생산하는 데 가치를 뒀지만 이제 이 정보에 비전을 담고 가치 있는 데이터를 추출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 빅데이터를 임상 시험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인 기업이 메디데이터라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빅데이터는 임상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적용되나.
“우선 임상 시험을 하는 제약사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혈압이나 체중, 인구통계학적 요소인 나이, 성별, 인종 등이다. 종양의 경우에는 종양 크기가 시간에 따라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등의 데이터도 있다. 제약사가 임상을 허가받기 위해 규제 기관에 제출하는 데이터를 메디데이터가 저장한다. 여기에는 의료진이 임상 환자의 데이터를 입력한 시기, 환자 모집 시기, 첫 환자 모집부터 마지막 환자 모집까지 걸리는 시간 등도 포함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크게 두 개의 과정을 거쳐 실제 임상에 적용된다. ‘데이터 오퍼레이션(Data Operation)’과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다. 데이터 오퍼레이션을 통해서는 수집된 원래 데이터를 가공하고 표준화 작업을 한다. 임상 시험 제약사(고객)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도구로 만든다. 데이터 사이언스 쪽에서는 이렇게 가공되고 표준화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적절한 알고리즘을 만든다. 임상 과정에서 필요한 의사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역할이다.”
―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학습(머신 러닝)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가능해지나.
"3중 음성 유방암은 3가지 호르몬 수용체가 발현되지 않는 공격적인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10~20%를 차지한다. 그러나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데다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치료가 까다로운 게 특징이다.
모바일 헬스 디바이스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이용해 3중 음성 유방암 환자를 식별하는 임상을 현재 진행중이다.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자동으로 이런 환자들을 걸러주는 알고리즘을 생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렇게 연구하다 보면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오마커 중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바이오마커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의 데이터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얻는 건강 관련 데이터는 모두 개인정보다. 한국의 경우 규제로 인해 건강 관련 개인정보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
“환자가 임상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의 경우 연구 목적으로 활용되는 데 대한 동의와 기증 여부에 서명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임상 참여 환자들이 개인 정보를 과학 연구를 위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질병 연구에 활용되는 데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것이 공익을 실현하는 사회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빅데이터를 적용한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데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개인 맞춤형 약물과 치료법을 제공하는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려운 도전 과제다. 즉 과학과 연구가 가장 어렵다는 의미다. 알파고는 바둑판에서 둘 수 있는 착점이 제한적이지만 암이나 질병은 수백 개의 ‘타입(Type)’이 존재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의료를 받아들이지 않는 보수적인 의료계의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 의료계는 수십 년 동안 해왔던 방식이 통했기 때문에 잘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질병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생명과학의 진전을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기술을 빠르게 채택하고 적용하는 게 관건이다.“
김민수 기자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에서 헬스케어 관련 창업을 한 대표(CEO)들이 직접 참여해 ‘헬스케어 창업’을 주제로 세 번째 오픈토크를 진행했다.
전진희 요즈마 BHT 센터장(의사)이 좌장을 맡고 강병주 사이드 나인(side 9) 이사,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정명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단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창업과 관련된 자신들의 경험을 비롯해 헬스케어 산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사이드나인은 재활훈련용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만드는 업체다. 이 회사가 만든 VR 콘텐츠는 화면에 나온 숫자만큼 손으로 물고기를 잡아오면 되는 게임이다. 팔과 손을 움직여 물고기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뇌손상 환자가 기억력 훈련도 하면서 운동도 할 수 있다.
강병주 사이드나인 이사는 “게임 그래픽 경험이 있다보니 VR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큰 관심을 갖고 VR 콘텐츠 관련 조사를 했다”며 “사이드나인은 원래 그래픽 전문 영상 업체인데, 이 회사에 합류한 후 VR사업부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휴레이 포지티브는 당뇨병 관리 서비스 회사다. 이 회사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당뇨 관련 생활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2014년도부터 강북삼성병원의 당뇨병 환자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최두아 휴레이 포지티브 대표는“당뇨병은 보험제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업구조를 짜면 돈을 벌기 어렵다”며 “한 분야에 대한 깊숙한 지식을 기반으로 다른 분야도 알고있는 T자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픈토크에서는 창업 외에도 헬스케어와 관련된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정명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단장은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 영향으로 약 510만개 정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보고서가 있다”며 “거대 제약사 화이자 제약도 2003년 12만2000개의 일자리가 지난해 9만8000개정도로 줄었는데, 이런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력의 미스매치’현상을 해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공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단장은 “창업 시 가장 중요한건 자금과 기술이지만 창업 후에는 창업자의 네트워크 능력이 중요하다”며 “기술자들은 기술력은 강한데 상대적으로 네트워크 능력이 약한 경우가 있는데 창업 동료 네트워킹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픈토크 일문일답.
전진희 요즈마 BHT 센터장(이하 전진희)= 헬스케어 시대에 적응하려면 비전공자도 코딩을 잘해야 할까요?
강병주 사이드 나인(side 9) 이사(이하 강병주)= 시드나인에서는 코딩하는 분도 있고 안하는 분 있지만, 왠만하면 코딩할 줄 아는 분을 선호합니다.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이하 최두아)= 코딩은 잘하면 좋습니다. 사실 요즘 코딩은 깊숙하게 들어가지 않아도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구현하는 좋은 도구들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 산업을 이해하고, 가치 찾아 서비스를 기획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팀이 필요합니다.
전진희= 창업을 위해서는 팀 구성이 중요하다는 말인데요, 정채적으로 지원할 사항이 있나요.
정명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단장(이하 정명진)= '미래융성' 분야를 운영하고 있는데, 융합 인력을 배출한다는 의미로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교육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그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야 합니다. 흥미를 가지고하면, 경영경제하는 사람이 보건학에 들어오고 보건학 하는 사람이 다른 분야에 가는 융합적 사고능력을 가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진희 = 융합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이스라엘은 군사 미사일과 센서를 개발하던 곳이 캡슐 내시경을 개발하는 회사로 확장이 됩니다. 그들은 다른점이라면 생각의 전환에 대해서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학제가 다른 것도 있습니다. 사회문화적인 신뢰와 융합 교육이 다양화되고 정형화되지 않는게 필요합니다.
별도 질문입니다. 정명진 단장은 한국에서 GE 헬스케어 빌리지 같은 모델이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정명진= 지금도 홍릉이라든지 첨단복합단지와 같은 곳에서 GE 헬스케어 빌리지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국 특성에 맞게 접목해야 합니다. 사기업이 잘하고 있는 부분에 정부 지원을 더하는 형태로 가면 어떨까 합니다.
전진희= 당뇨병 관리와 같은 만성질환 관리는 기기 보급이 중요한데, 이런 모바일 헬스케어 대중화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최두아= 기기들 값이 떨어지고 있고, 지금 사물인터넷(IoT) 등이 발전하고 있어서 보급률은 더 빠르게 높아질 것입니다. 혈압은 병원갈 때 한 번 재는데, 집에서는 수시로 재는 게 중요합니다. 혈압 측정 기기 가격이 떨어지고 집안에 기기를 비치해 계속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진희= 헬스케어의 미래와 관련해 강병주 이사와 최두아 대표의 사업화 모델이 어떻게 진화 발전 할까요?
강병주= 사이드나인은 개발 초기 단계입니다. 의학 분야에 속하게 되는 콘텐츠라 의학적 검증이 필요한 단계를 거친 후 생활 콘텐츠로 변형시킬 계획입니다. 의료기기로서 식약처의 검증을 받는 시간과 비용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기보다는 보조훈련 기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개발하는 게 현재 목표입니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재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 치료사 인력난이 생기면, 이를 대체하기 위한 콘텐츠도 구상중입니다.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는 생활 콘텐츠와 병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훈련 보조 콘텐츠 둘다 기획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두아= 그동안 의사들은 병원이 축적하는 검진·처방 데이터로만 환자를 진찰해왔습니다. 환자의 생활 기록을 따라가며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도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IoT가 발달하고 데이터 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전자 데이터뿐만 아니라, 생활 데이터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전자, 진료 데이터, 검진 데이터, 평소 혈당· 혈압 데이터가 모여서 종합적으로 분석되면 예측은 점점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결국 의료계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전진희= AI의 등장으로 의료계 일자리가 줄까요?
정명진= AI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인 간접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직접 노동을 하는 직접인력은 AI가 활용돼 일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AI가 고된 노동을 대신 해주면 나머지 사람들은 창의적인 일을 더 할 수 있습니다.
최두아= AI가 우리 일자리에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는 나눠서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 의료진이 할 수 있었던 의료 분야는 축소되겠지만, 의료진이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새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AI가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기존 의료진이 '100점짜리 교재'를 AI에 학습시켜야 합니다. 이는 사실 기존 의료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의료진은 단순하게 진찰을 보고 치료를 하는 기존 업무를 넘어서야 합니다.
전진희= 사실 헬스케어 신사업을 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일도 있어 실망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기존 의료 체계에서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생태계가 생겨나고, 융합이 일어날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질서 없이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못하며, 혼란 없이는 어떤 것도 생성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2016에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범수 기자 / 이다비 기자
‘지능정보기술이 열어가는 미래 헬스케어’라는 주제로 열린 국내 최대 헬스케어 포럼인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이 3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3명의 기조강연자와 20여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참가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이 보건의료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가져올 혁신에 대한 최신 동향과 전망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의 참관객들이 몰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산업의 혁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 “AI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밀의료, 새로운 치료 방법 제시할 것”
첫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데이비드 리(David Lee) 메디데이터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신약 개발에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로의 패러다임은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 CDO는 “임상시험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 분야와 기계 학습(머신러닝) 간 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임상시험 데이터의 정확성 등 품질을 높여야만 환자별 맞춤 진단, 처방과 치료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정밀 의료를 보편화하기 위해선 데이터의 정확도 향상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도 AI를 의료 서비스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의료 데이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AI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밀의료는 개인화된 약이나 과거에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치료 옵션을 알려줄 것”이라며 “또 국가, 지역 간에 빈발하는 특정 질병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적 판단도 방대한 데이터 덕분에 더 정교해진다”고 설명했다.
◆ “데이터 이용한 신약 개발 가능성 확인”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제약산업을 비롯해 보건의료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래웅 아주대병원 교수은 “아주대의료원을 비롯한 국내외 56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오디세이 컨소시엄(OHDSI·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 and Informatics)’은 최근 다국적 의료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등 일반적인 만성질환자의 치료방법을 분석해 세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각국의 다양한 환자군 데이터를 이용한 빅데이터 의료 연구의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이상준 셀트리온 부사장은 “신약이 임상 1상시험에서 판매 허가까지 받을 확률은 10% 미만이지만, 바이오마커 등 빅데이터를 임상에 활용할 경우 이 확률이 26%에 달할 만큼 차이가 난다”면서 “과거에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을 진행한 후 이를 분석했다면, 이제는 빅데이터와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디데이터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시험 데이터를 수집해 업체들이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20여년 간 시행한 임상시험은 약 1만2000건으로, 전세계 300만명의 환자에 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고객사는 전세계 800개에 달하며, 25대 글로벌 제약사 가운데 7개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 의료기기 적용, 보험수가 적용 등 제도 개선 서둘러야
‘헬스케어, 인공지능을 더하다’를 주제로 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의 기조강연과 바로 이어진 ‘AI의 의료 분야 활용’을 주제로 한 오픈토크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가천대 길병원이 도입한 IBM 암진단 AI ‘왓슨’의 현재 활용 상황과 향후 전망, 제도 및 시스템 정비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은 “현재 왓슨은 여러 의사들과 함께 진료방향을 결정하는 다학제 암진료에 투입돼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축적하는 상태”라며 “왓슨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진료를 제공해 불필요한 진료를 줄이면서 환자의 심리안정과 의료비 절감에 탁월한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AI는 의사를 보조할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준 뷰노코리아 이사는 “우리나라의 인구 천명당 의료진 수는 OECD 평균 의사수보다 적고 인구고령화 등의 문제로 AI가 의사를 서포트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의 방대한 데이터와 의사들의 풍부한 경험을 인공지능으로 학습하고 1, 2차 의료기관에 보급해 사회 전반적으로 의료 효율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진단과 관련된 보험수가 체계 개선 등 시스템 정비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언 단장은 “왓슨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의료기기가 아니라는 방침이 나왔기 때문에 보험수가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는 현재 전혀 없다”며 “제도 개선과 함께 환자들이 왓슨에 대해 만족감을 보인다면 자연스럽게 수가 문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의료 분야의 AI 발전이 더딜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양한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백승욱 루닛 대표는 “의료 데이터의 경우 환자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함부로 접근이 불가능하고 데이터 공개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플랫폼조차 없어 다른 분야의 AI 기술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래웅 아주대병원 교수는 “한국의 경우 의료 데이터의 개방성이 아직까지는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헬스케어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 강인효 기자
급변하는 의료산업의 트렌드를 한 눈에 짚어보는‘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이 11월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조선비즈와 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미래창조과학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후원하는 올해 포럼의 주제는 ‘지능정보기술이 열어가는 미래 헬스케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혁명이 바꿔놓는 헬스케어 산업의 최신 동향과 비즈니스 모델, 현황과 과제를 소개한다.
첫 기조연설자는 전세계 125개국 650개 이상의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 업체에 빅데이터 임상 솔루션을 제공하는 메디데이터의 데이비드 리 최고데이터책임자(CDO)다. 메디데이터는 미국 화이자, 프랑스 사노피, 스위스 로슈,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을 비롯해 한미약품 등과 협업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상시험에 적합한 환자를 빠르게 찾고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킨다. 리 CDO는‘헬스케어 혁신 상상 그 이상의 진화’를 주제로 빅데이터와 AI가 정밀의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심도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디지털헬스케어 연구사업부장)가‘헬스케어, 인공지능 기술을 더하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이어간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 디지털병원의 선두 주자로 디지털 헬스케어에서의 강점을 토대로 AI 병원으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AI 헬스케어의 현황과 향후 과제를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 소개할 예정이다.
세번째 기조강연자인 핀란드 GE 헬스 이노베이션 빌리지(GE Health Innovation Village)의 미코 카우피넨(Mikko Kauppinen) 센터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통한 미래 신사업 기회와 일자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한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가 좌장과 패널로 나서는 세부세션도 주목된다.‘ 지능정보기술과 헬스케어 혁신’세션은 선경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다. 오송은 국내 최첨단 의료집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선 이사장은 이상헌 고대안암병원 부원장과 박래웅 아주대병원 교수, 이상준 셀트리온 부사장 등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과 병원의 미래를 깊이 있게 토론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헬스케어’세션에는 내로라 하는 AI 선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세브란스병원의 연구개발 총책임자인 송시영 연세대 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스타트업인 스탠다임의 김진한 대표, 이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 백승욱 루닛 대표, 김현준 뷰노코리아 이사가 토론자로 나선다.
전진희 요즈마 BHT센터장을 좌장으로 신재혁 커넥슨 대표, 강병주 사이드나인(side9) 이사,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정명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단장이 이어나가는‘헬스케어 창업 CEO들의 대담’ 세션도 포럼의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전 센터장은 헬스케어 창업 멘토로 활약하는 전문의다. 사이드나인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재활 솔루션을, 휴레이포지티브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4회째를 맞는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은 의료, 신약 개발, 건강 관리, 질병 예방 등 헬스케어 전반에 걸친 혁신 움직임을 발빠르게 전달해 온 국내 최고 포럼으로 평가받는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을 비롯해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박구서 JW홀딩스 부회장, 강수형 동아에스티 대표, 최태홍 보령제약 대표,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 곽달원 CJ헬스케어 대표, 홍유석 GSK 한국법인 사장, 이봉용 대웅제약 부사장, 윤보영 휴온스 부사장, 김현수 파미셀 대표 등 제약업계 주요 인사와 김건식 경희대병원장, 김근수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김의신 경희의료원 암병원자문위원장 등 보건의료계 주요 인사가 행사장을 찾는다.
김민수 기자
“2025년 147조원 시장 잡자”선진국들 공격 투자
알파벳·GSK 합작 등 글로벌 전쟁 시작
국내도 조선대·KISTI 협력 등 AI 바람
전 세계 신약 시장에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반란’이 이어지고 있다. 198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이 회사는 1999년 신종플루 치료제‘타미플루’로 혜성 같이 신약 시장에 등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가 2011년 C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던 제약 회사 파마셋을 인수, 불과 2년 만에 C형 간염 치료제‘소발디’를 시장에 내놓았다는 점이다. 혁신 신약으로 인정받은 소발디는 한 알에 1000달러에 달한다.
길리어드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임상시험으로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이 회사는 의학 전문 빅데이터 분석업체 메디데이터와 함께 클라우드로 환자 정보를 수집, 분석하도록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2015년 기준 다국적 제약 회사 매출 1위는 노바티스였지만, 성장률 및 이익률 1위는 단연 길리어드였다. 길리어드의 순이익률은 49%에 달한다.
인공지능(AI) 컴퓨터‘왓슨(Watson)’을 개발한 IBM의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회장은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월드 오브 왓슨(World of Watson) 2016’에서 왓슨의 혁신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그는“이스라엘의 세계 최대 복제약 전문업체 테바와 함께 만성질환인 천식을 획기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3년 내 만들겠다”고 했다. 왓슨으로 날씨, 공기 오염도 등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천식 증상이 언제 나타날지 환자한테 미리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변방에 머물던 빅데이터와 AI 등 지능정보기술이 헬스케어 혁신의‘주연 배우’로 떠올랐다. 맞춤형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정밀의료’가 새 의료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면서 헬스케어와 첨단 정보기술의 융합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미국 뉴욕 아이칸 의대의 생물정보학 권위자 에릭 샤트 교수는“더 많은 유전체 데이터가 축적되면 말기 암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이는 수학과 컴퓨터 덕분”이라고 말했다.
◆ 147조원 정밀의료 시장을 선점하라
정밀의료 시대에서 개인 유전체 분석과 임상 사례, 질병 진단 등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데 지능정보기술이 필수적이다.
최근 정밀의료를 미래 전략 분야로 인식하고 태동기인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 정부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유전체 분석을 통한 치료 개선 등 정밀의료 분야에 2억 15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일본도 아베 신조 총리 주도로‘이노베이션(Innovation) 25’를 만들어 2025년까지 의료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유럽연합(EU) 연구 프로그램‘호라이즌(Horizon) 2020’을 통해 2020년까지 헬스케어 분야에 78억유로를 투자키로 했다.
정밀의료 비즈니스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 간 전쟁도 시작됐다. 구글은 지주회사 알파벳의 생명과학 분야 자회사 베릴리라이프사이언스와‘알파고’로 유명한 딥마인드를 내세웠다. 베릴리는 지난 8월 글로벌 제약사 GSK와 합작회사‘갈바니바이오일렉트로닉스’를 설립했다. 생물학과 전자공학을 결합해 암을 진단하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한다는 게 목표다.
알파고로 유명세를 탄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는 지난 7월 영국 무어필드안과병원과 협력을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무어필드병원이 보유한 환자 수백 명의 눈 스캔 데이터와 증상, 치료 등을 AI에게 학습시킨 뒤 의사가 미처 보지 못한 증상을 알려준다. 시력을 잃거나 실명이 될 수 있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게 목표다. 딥마인드는 올해 8월 영국 런던대 병원과도 협력해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를 설계하는 데 딥러닝 기술을 이용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에는 세계 정밀의료 시장 규모가 14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뇌 영상 분석하면 치매도 조기 진단
최근 국내에서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정밀 의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조선대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이하 연구단)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딥러닝 기반의 뇌 영상 분석을 통한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구단이 5년간 확보한 약 1만6000건의 다양한 뇌 영상을 딥러닝 기술로 분석해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의사들은 보통 뇌 영상으로 질환을 진단했다. 뇌 영상에서 특정 부분에 변화가 있으면 환자의 유전적 요인에 관계없이 같은 질환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치료법도 똑같을 수밖에 없다.
알파고로 유명세를 탄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는 지난 7월 영국 무어필드안과병원과 협력을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무어필드병원이 보유한 환자 수백 명의 눈 스캔 데이터와 증상, 치료 등을 AI에게 학습시킨 뒤 의사가 미처 보지 못한 증상을 알려준다. 시력을 잃거나 실명이 될 수 있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게 목표다. 딥마인드는 올해 8월 영국 런던대 병원과도 협력해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를 설계하는 데 딥러닝 기술을 이용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에는 세계 정밀의료 시장 규모가 14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뇌 영상 분석하면 치매도 조기 진단
최근 국내에서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정밀 의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조선대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이하 연구단)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딥러닝 기반의 뇌 영상 분석을 통한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구단이 5년간 확보한 약 1만6000건의 다양한 뇌 영상을 딥러닝 기술로 분석해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의사들은 보통 뇌 영상으로 질환을 진단했다. 뇌 영상에서 특정 부분에 변화가 있으면 환자의 유전적 요인에 관계없이 같은 질환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치료법도 똑같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단은 수천 명 환자들의 뇌 영상과 유전체(게놈)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렇게 모은 빅데이터로 환자의 유전적 변이와 뇌 손상과의 관계를 정확하게 분석해 치매 조기 진단 알고리즘을 내놓겠다는 것이 연구단의 계획이다. 이건호 연구단장(조선대 교수)은“AI는 헬스케어 분야 혁신의 확실한 보증 수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병원과 지능정보기술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9월 IBM의 암 진단 AI‘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매년 5만 명 이상의 암 환자를 치료하는 가천대 길병원은 이르면 11월부터 AI 암 진단을 시작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7월 AI 암 치료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미국 스탠포드대 의과대학과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뷰노와 함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폐질환 조기진단 기술을 확보했다.
삼성서울병원도 벤처 루닛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유방암, 결핵 등의 조기진단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장은"빅데이터와 AI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AI가 의사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하겠지만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유전체 정보, 진료 및 임상 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 건강 정보를 활용해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말한다. 진료의 정확도와 치료 효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한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에 참석해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의료비 지출도 크게 늘었다”며 “고령화가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넘어가고 있고, 유전체 분석·빅데이터·인공지능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외 대형 제약사들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은 지능정보기술과 헬스케어의 융합 현장을 생생하게 확인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
안녕하십니까. 조선비즈 대표 송의달입니다.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전세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15년 8.2%이고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3.1%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릅니다.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도 무섭습니다. 2012년 97조원에서 2025년 267조원으로 약 4배 가량 증가할 전망입니다.
고령화는 전세계 헬스케어의 패러다임도 바꾸고 있습니다.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로, 유전체 분석,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화이자, 길리어드, 사노피, 한미약품 등 국내외 굴지의 제약사들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대폭 줄였고, 피 한 방울만으로 치매까지 진단하는 기기와 가상현실(VR)을 재활 의학에 접목하는 시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기술과 헬스케어의 융합 현장을 생생하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새 성장엔진으로서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모색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오늘 행사를 빛내 주신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님,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행사 기획 단계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님께도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바쁜 일정에도 오늘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신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님,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님, 박구서 JW홀딩스 부회장님, 강수형 동아에스티 대표님,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님, 김건식 경희대병원장님, 최태홍 보령제약 대표님, 곽달원 CJ헬스케어 대표님, 홍유석 GSK 한국법인 사장님, 유승필 유유제약 회장님, 김현수 파미셀 대표님 감사합니다.
먼 길을 와주신 데이비드 리 메디데이터 최고데이터책임자님과 미코 카우피넨 핀란드 GE 헬스 이노베이션 빌리지 센터장님,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님,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님, 송시영 연세대 의과대학 학장님, 전진희 요즈마 BHT 센터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번 행사가 한국의 경제 발전과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 인류의 발전을 이끄는 데 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준범 기자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6’에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빅데이터의 활용 정밀의료와 병원 보건산업(신약 개발)의 미래’를 주제로 오픈토크를 진행했다.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고 데이비드 리(David Lee) 메디데이터 최고데이터책임자(CDO)와 이상헌 고대안암병원 부원장, 박래웅 아주대병원 교수, 이상준 셀트리온 부사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상헌 부원장은 “고려대 융복합 연구센터연구원(KU-MAGIC)은 SK㈜C&C와 ‘에이브릴’ 감염병 서비스 개발 협약(MOU)을 맺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감염병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 최초로 AI 기반 감염병 예방과 조기 진단 및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브릴은 SK㈜C&C가 IBM에서 도입한 인공지능(AI) 서비스로 IBM의 AI인 ‘왓슨’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부원장은 이어 “우리 병원이 추구하는 ‘미래 융합병원’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의 대소변 상태부터 얼굴 표정에서 드러나는 기분 상태까지 파악해 환자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AI를 통해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래웅 교수는 “아주대의료원을 비롯한 국내외 56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오디세이 컨소시엄(OHDSI·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 and Informatics)’은 다국적 의료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등 일반적인 만성질환자의 치료방법을 분석해 세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앞으로 각국의 다양한 환자군 데이터를 이용한 빅데이터 의료 연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의료 데이터의 개방성이 아직까지는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헬스케어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부사장은 “현재까지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앞으로는 바이오기술(BT)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과 임상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 보유하고 있고 바이오 벤처들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약이 임상 1상시험에서 판매 허가까지 받을 확률은 10% 미만이지만 바이오마커 등 빅데이터를 임상에 활용할 경우 이 확률이 26%에 달할 만큼 차이가 난다”면서 “과거에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을 진행한 후 이를 분석했다면, 이제는 빅데이터와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픈토크 일문일답.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이하 선경)= 먼저 데이비드 리 CDO에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메디데이터라는 회사가 흥미롭습니다. 메디데이터의 미션과 비전이 무엇인지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데이비드 리(David Lee) 메디데이터 최고데이터책임자(이하 리 CDO)= 우리 회사는 기술 회사이기 때문에 임상시험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고객들인 제약회사들의 데이터를 통해 임상시험의 정확도를 높이는 게 우리의 비전입니다. 회사의 수익모델이라고 한다면 구독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 동안 수수료나 비용을 내고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용자의 99%가 이러한 방식의 구독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선경= 박래웅 교수가 발표한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오디세이)이 상용화됐을 때 메디데이터 솔루션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리 CDO= 우리도 비슷한 원칙을 적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슷하지만 구분이 되는 데이터를 적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임상시험 내에서 적용한 것입니다. 다양한 환자와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임상시험에 등록을 했던 환자군입니다.
전 분야의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시도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프로그램과 목적, 접근방식 등에서 비슷합니다. 이런 것들을 집계해서 알게 된다면 의사결정에 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경= 박 교수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겠습니다. 비영리를 강조했지만 의사들은 여전히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만약 지금 사업으로 돈을 번다고 한다면 메디데이터 비즈니스와는 무엇이 다릅니까.
박래웅 아주대병원 교수(이하 박래웅)= 메디데이터 데이터와는 완전 차별화된 것입니다. 메디데이터는 아주 잘 정리된 기준에 맞는 환자 데이터로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리얼) 데이터입니다.
또 하나는 오픈 플랫폼입니다. 많은 파트너들이 있고 데이터가 공개돼 있어서 누구든지 참여해 놀라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 올려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또 데이터 파트너들은 거기 있는 지식을 제공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제약사들은 알고 싶은 지식을 순식간에 얻을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경= 이번엔 이상준 부사장에게 묻겠습니다. 셀트리온이 직접 관여하는 바이오시밀러 영역, 어떤 부분에서 도전이고 기회이고 위험입니까.
이상준 셀트리온 부사장(이하 이상준)= 기업 측면에서 봤을 때 전체적으로 어려웠던 측면은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바이오시밀러는 제네릭에 비해 복잡한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개발이라는 도전에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실제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세계 최초로 승인 받을 때 유럽에 허가 신청을 했을 당시 미국에는 가이드라인조차 없어서 허가 신청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전했고 허가를 받았고 판매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쁨과 즐거움도 있었지만 제품 개발 측면에서 노하우도 쌓고 R&D 능력도 향상됐습니다. 또 신약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국가별로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서 진행되는지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선경= 마지막으로 이상헌 부원장에게 질문드리겠습니다. 이 부원장은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대표 주자인데요. 혁신이라고 하면 기술만의 혁신은 아닐 것입니다. 과정도 혁신에 있어서 중요한데 지능정보 기술 안에서 병원에서의 의사결정 모델이나 플랫폼도 가능할까요?
이상헌 고대안암병원 부원장(이하 이상헌)= 어려운 질문입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가지고 병원에서 어떤 것을 먼저 개발할 지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충분히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판단은 사람이 하게 됩니다. 인공지능이 충분히 좋은 정보를 주지만 최종 결정 권한은 의사에게 있습니다.
선경= 오늘 포럼에 참석해주신 플로어에 계신 이동욱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한테 묻겠습니다. 지능정보 기술을 이용한 헬스케어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합니까?
이동욱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보건산업정책국은 올해도 큰 일들을 많이 했는데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서 주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지난 8월에는 국가전략회의에서 '정밀의료'를 9대 국가전략으로 발표했습니다.
오늘 포럼 주제가 헬스케어인데 의료계 쪽에선 연구, 임상 쪽에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이미 논의되고 있고 진전이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에 일조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해나가고 있으며 열심히 노력해서 산업 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경= 리 CDO에게 질문드리겠습니다. 빅데이터 만큼 중요한 게 'Better 데이터'라고 했는데요. 'Garbage(쓰레기) In, Garbage Out' 즉, 좋은 데이터가 들어가야 인공지능을 통해 빅데이터가 정확한 정보 준다고 했습니다. 혹시 비즈니스 모델 중 인공지능 쪽으로 관련된 게 있습니까?
리 CDO= 'Garbage In, Garbage Out(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이라는 명제를 정말 강조하고 싶습니다. 예측성과 정확성은 결국 투입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학계에서는 데이터 퀄리티(질)에 대해 절대 타협해선 안됩니다. 하지만 데이터 퀄리티 개선 논의는 그만큼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메디데이터에서는 머신러닝(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올바르지 않은 데이터가 임상시험에 존재하는 경우를 추출하고 있습니다. 올바르지 않은 데이터를 찾아서 빼내는 것이 예측 모델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합니다.
선경= 리 CDO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더 드리겠습니다. 어느 한 회사가 환자 데이터를 독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리 CDO= 메디데이터는 사실 우리가 데이터를 독점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고객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수집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작업해 표준화하고, 여러 임상시험간, 회원사간 데이터가 동일한 포맷으로 유지될 수 있게 합니다. 메디데이터가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수집한 여러 데이터를 산업계에 돌려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경=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제가 4차 산업혁명이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나노, 3D 프린팅, 제노믹스 등입니다. 오늘 포럼은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다뤘습니다.
과거에는 제조업 혁신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헬스케어가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입니다. 또 이러한 혁신의 개념은 계속 확장 중에 있습니다. 내년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헬스케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조망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공은 분명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용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한편 이날 패널 토론 전후로 진행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발전이 의사, 간호사, 한의사의 역할에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역할이 다소 축소될 것’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글로벌 신약 개발을 앞당기는 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신약 임상 시험은 계획과 설계, 수행 관리, 결과 분석 등의 절차로 이뤄진다. 글로벌 신약을 출시하려면 신약을 출시하려는 국가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거의 모든 임상시험 데이터는 종이 문서로 기록됐다. 이 과정에서 전세계 데이터를 취합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더디게 진행됐던 임상시험은 전자자료수집(EDC) 기술이 적용되면서 실시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데이터 오류를 줄이는 전환점이 됐다.
EDC 기술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기간은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 임상시험 기간이 단축되면 신약 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어 시장 전략을 세우는 데 유리하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임상시험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은 수년 전부터 클라우드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임상 시험 설계 기업으로는 메디데이터가 대표적이다. 메디데이터는 글로벌 상위 50개 제약사 중 48개의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2014년에 판매된 글로벌 의약품의 80%가 메디데이터의 플랫폼을 활용해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
메디데이터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임상 연구 준비 시간을 최대 41% 줄이고 연구 종결 시점까지 시간을 최대 65% 줄일 수 있다”며 “메디데이터는 1만 여건의 임상 연구와 300만 명 이상의 임상시험 대상자한테 얻은 80억 건의 데이터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통해 글로벌 임상 데이터의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로 임상 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AI로는 질병과 약물 관계 데이터의 숨겨진 패턴을 발견, 신약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3인방이 설립한 국내 AI 신약 개발 벤처 스탠다임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스탠다임을 공동창업한 김진한 대표와 송상옥 이사, 윤소정 이사는 모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이다.
스탠다임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암세포 사멸을 위한 약물 조합 시너지 효과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영국의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최한 ‘드림 챌린지’에서 전세계 71개 팀 중 최종 3위에 선정됐다.
스탠다임은 현재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기존의 생물학적인 해석에 기반한 약물 개발과는 달리 질병 때문에 생긴 분자, 세포 수준의 변화를 학습해 약물 후보물질 데이터 속에 잠재된 약물의 치료 패턴을 추출하는 게 핵심이다.
김진한 대표는 “AI를 활용하면 특정 질환을 타깃으로 삼지 않은 상황에서도 잠재적 치료 후보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며 “후보물질을 발굴해 내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한국의 도시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다른 도시의 모델을 베끼려고 하지 말고, 한국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조직원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보세요.”
아마존, 텐센트, 삼성전자, 네이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혁신기업의 사옥 설계를 도맡아 온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 NBBJ의 로버트 맨킨(Robert Mankin) 공동대표는 한국 기업에 이렇게 조언했다.
NBBJ는 미국 경제 월간지 패스트컴퍼니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할 만큼 과감한 시도로도 유명한 건축설계회사다. 패스트컴퍼니는 혁신 기업을 소개하는 권위지다.
21~22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16’ 연사로 한국을 찾은 맨킨 공동 대표는 삼성전자, 텐센트, 알리바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등 글로벌 대기업의 사무공간 설계를 두루 맡으며 명성을 쌓아왔다. 다음은 맨킨 대표와의 일문일답.
―근무환경이 조직 혁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근무환경은 직원들의 행동을 바꿉니다. 건물이 바뀌면 사람들의 협력과 상호소통 양상이 달라지니까요. 노르웨이의 통신회사 텔레노르(Telenor)는 원래 건물이 20~30개로 나뉘어 있어 회의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옥을 하나로 통합했는데, 그 뒤로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사옥을 지을 때 직원들이 한 자리에 앉아 일하도록 한 게 아니라 자리를 특정하지 않았거든요.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공간이 많은 건물로 지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기 시작했고, 실적도 좋아졌습니다. 사실 사옥 리모델링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계량화해서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지요. 그러나 근무환경 공간의 변화로 통해 기업의 회의 문화, 협업 문화가 완전히 바뀌는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유명 대기업의 사옥 설계를 도맡아 진행했습니다.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나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시와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도시 외곽, 변두리 넓은 부지에 공간을 갖고자 했다면 요즘은 도심 한복판에도 자리잡습니다. 수직적인 건물을 지으면서도 개방적인 공간을 만드는 추세지요. 직원들도 도시의 일부가 되어 다양한 시설물을 이용하도록 하고, 기업 자체도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거지요.
좋은 예로는 최근 진행한 중국 텐센트의 사옥 건축을 예로 들겠습니다. 중국 선전에 사무실을 건축하고 있는데, 수직과 수평의 조화를 추구합니다. 수직적으로는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공간을 만들면서, 보안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도시와의 조화를 위해 일반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넓게 만드는 겁니다.
아마존도 재미있지요. 기술기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대중에게 개방적인 건물입니다. 도시를 오가는 시민이 누구든 로비 안팎을 오갈 수 있습니다. 저마다 개성을 드러내는 독특한 외관을 추구하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도시와의 조화를 추구하는 게 눈에 띕니다.”
― 삼성전자과 현대차그룹 등 한국 대기업의 사옥 설계도 맡고 있는데요, 글로벌 기업들과 요구사항에 차이가 있나요.
“사실 삼성전자와의 프로젝트가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한국 수원캠퍼스, 그리고 실리콘밸리 사옥 건설을 진행했는데요, 같은 회사인데도 완전히 다른 요구사항을 반영했습니다. 수원캠퍼스는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었습니다. 업무 공간에 더 집중한 형태지요.
실리콘밸리 사옥은 다릅니다. 숨 쉬고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넓게 확보했습니다. 중앙이 개방돼 여러 사무공간이 서로를 바라보는 형태로 지었죠. 아무래도 채용하는 직원의 성향에 맞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실리콘밸리의 다른 기업 사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참신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구축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현대차그룹의 경우, 삼성전자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좀 더 구조화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기업은 대체로 업무와 생산성에 집중하는 환경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아마존, 텐센트 등 글로벌 기술기업은 카페테리아나 운동시설, 로비처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공간을 늘려가는 추세지요. 반면 한국 기업들이 요구하는 공유 공간 비중은 훨씬 작습니다.”
―그런 차이가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까요.
“사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한국 기업은 사옥에 대해 ‘일터’라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강한 편입니다. 그런데 사실 책상에 앉아 있는 행위와 생산성에는 큰 연관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요. 오히려 더 움직이고, 다양한 사람과 마주치면서 새로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혁신을 만듭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카페나 체육관 등 서로 다른 업무를 하는 직원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거지요.”
―NBBJ는 뇌과학, 행동 데이터 등을 설계에 반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어떤 식으로 건물에 반영하나요.
“사무공간 디자인은 사람의 행동 양상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광은 사람의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동선은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공간을 배치해보고, 사람들이 어떻게 마주칠 수 있는지 사전에 계산하지요.
아마존,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사옥 등 최근에 지은 건물에는 모두 이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적용됐습니다. 다만 모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스트레스가 많을 때 이를 줄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지를 연구했는데, 아마존 사옥에는 좀 더 자연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사옥에는 사람이 더 많이 움직일수록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이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동하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기업 사옥 건축에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가 있다면요.
"저는 이동성(mobility)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텐센트를 예로 들면, 사옥의 전체 공간 가운데 40%를 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기업 사옥에서는 로비나 공유 공간이 아랫층에 있고 업무 공간이 윗층에 쏠려 있지요. 그러나 텐센트에서는 건물의 상층부, 중층부, 하층부에 고르게 공유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건물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하고 최대한 다양한 사람과 만날 기회를 만드는 겁니다.
또 중시하는 요소는 건물 자체가 그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드러내도록 하는 겁니다.
텐센트의 경우 중국에서 세계로 부상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이미지를 드러내는 사옥을 세우기 위해 미래적인 요소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은 외적으로 브랜드를 강화하는 요소가 되겠죠. 최대한 에너지 효율이 좋고 자연광이 잘 드는 친환경적인 건물로 만들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사고방식을 함께 반영했습니다. 이처럼 건물 자체에 반영된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정신은 조직원들의 애사심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한정된 공간과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한국 기업이 어떻게 하면 혁신적인 근무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마 한정된 공간과 자금이라는 문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나 비슷한 고민일 겁니다.(웃음) 저는 15년 동안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한국에서 많은 작업을 해오면서 한국의 도시를 대단히 좋아하게 됐습니다. 건물이 매우 밀집돼 있는데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연결성이 좋아요. 단점처럼 보이지만, 짧은 이동만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대단히 훌륭한 이점입니다.
한국 기업에 할 수 있는 조언은 다른 나라, 혹은 도시의 모델을 베끼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지금 있는 도시의 특성을 살펴보고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에서는 연결성을 조금만 강화하면 경제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직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는 공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도 한국 기업의 활약은 대단하지만, 더 많은 한국 기업이 공간 혁신을 통해 진화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