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에는 소비자가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 사용기간·운행거리에 따라 차량 서비스를 구매하면 된다.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에서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바꾸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다."

유리 레빈 웨이즈 공동창업자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 첫째날 기조연설자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웨이즈(waze)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으로 2013년 구글이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유리 레빈 웨이즈 공동창업자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리 레빈 웨이즈 공동창업자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레빈 창업자는 "우리의 후손들은 운전을 직접하지 않을 것"이라며 "50년 전에는 엘리베이터 오퍼레이터(운영직원)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플레이어(기업·직원)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레빈 창업자는 기술이 산업 내 파괴적 혁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했다. 기술보다 오히려 가격이나 사업 모델, 제품 전략, 지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내놓은 이메일 서비스) 지메일도 무료라는 점이 기존 서비스를 파괴한 포인트였다. 제품이 괜찮고 무료인 경우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쓴다. 기존 유료 서비스들은 무료 서비스 때문에 사라진다."

레빈 창업자는 "이스라엘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스타트업을 창업한다는 것은 실패의 여정이며, 빨리 실패할수록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번 더 도전할 때마다 실패의 경험이 쌓이게 되며, 결과적으로 창업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사용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미션(임무)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정하고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 구글이나 넷플릭스도 서비스 방식을 정하는데 수많은 실패와 고민을 거쳤다."

레빈 창업자는 "어떤 문제를 파악하고, 많은 사람이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솔루션(해결책)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문제에 집중해야 좋은 사업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 하나의 문제에만 집중해야지 여러가지 문제를 놓고 고민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완벽한 제품보다 적당히 쓸만한 제품을 빨리 내놓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며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도 10년 전에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매년 개선을 거듭하면서 시장을 이끌게 됐다"고 말했다.

레빈 창업자는 웨이즈가 오늘날 전 세계 100여개국, 4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웨이즈의 성공 비결은 교통정보, 지도 등 모든 것을 크라우드 소싱(불특정 다수에게서 정보와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사용자(운전자)들이 정보를 제공하면서 빈 종이가 그림 모양으로, 지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레빈 창업자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웨이즈의 다음 버전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실패를 거듭하면서 다음 버전이 이전 버전보다 못한 경우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발전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설성인 기자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원이 서울시 정무 부시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미래를 상상하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김 부시장은 "한⋅일 경제전쟁, 미⋅중 무역마찰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미래를 상상하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 보면 위기라는 큰 강을 건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클라우드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테크 컨퍼런스다. 이날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는 19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김 부시장은 "이번 스마트클라우드쇼에서는 ‘5G시대 새로운 위기와 기회’라는 주제로 자율주행, 드론, 블록체인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면서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초연결사회인 현재와 미래의 인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시도 ‘플랫폼 경제와 노동의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 시간을 마련했다"라며 "공유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5G(5세대) 이동통신으로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이 융합되고 모든 것이 연결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5G 생태계를 기반으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테크 컨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이같이 말하며 ICT(정보통신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 차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구현할 핵심기술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이라며 "이들 기술은 개별로 활용했을 때보다, 융합됐을 때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울리는 기술 생태계가 형성된다. 앞으로 모든 사물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데이터를 끊임없이 생성하게 되고, 이는 클라우드에 저장돼 누구나 어디서든 활용하는 데이터 혁명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 차관은 5G를 활용한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통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 차관은 "우리 정부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컴퓨팅법’을 제정하고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5G 생태계를 지렛대 삼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5G가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을 융합해 사물과 인간이 이어지는 초연결 시대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행사에서 나오는 여러 아이디어들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스마트클라우드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9월 18일, 1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올해는 ‘호모커넥투스 : 5G시대 새로운 위기와 기회(Homo Connectus: New opportunities and risks in 5G World)’를 주제로 모빌리티, 구독경제, 자율주행·5G(5세대) 이동통신, 로보틱스, 블록체인 세션 등이 마련됐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인류의 현재와 미래, 산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핵심 기술 적용 사례 등이 공개된다.

=안별 기자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로 일상 및 산업 일대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노 위원장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라며 "로봇과 인공지능(AI), 5G는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IT 강국의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5G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만나면 이런 행사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현장에 직접 온 것 같은 느낌을 갖고 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노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번 스마트클라우드쇼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와 의견을 정부와 함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호모커넥투스: 5G시대 새로운 위기와 기회'를 주제로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는 19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이정민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재앙(disaster)과 같았습니다. 환경은 물론이고, 한국의 국가안보와 경제를 위태롭게 한 결정이었습니다."

마이클 셸런버거 '환경 진보(Environmental Progress)' 창립자 겸 대표는 지난 20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원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석탄·가스를 전력원으로 쓰면서 대기오염이 심화하고 비용만 증가했다"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원전 같은 에너지원이 없으면 노예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셸렌버거 대표는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7년에 방한했다. 미국 원자력·기후학 과학자 13인과 공동 서명한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이었다. 미국 석학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셸런버거 대표는 원전 폐쇄 반대 운동을 편 환경운동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14년 판권을 사 국내에 배급한 다큐멘터리 '판도라의 약속'에 출연해 원전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미국 뉴욕주와 일리노이주의 원전 폐쇄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8년에는 시사 주간지 타임으로부터 '환경 영웅'으로 뽑혔다.

한국을 다시 찾은 셸런버거 대표는 국내 원자력 업계에 무기력감이 팽배하다고 했다. 탈원전 정책이 이미 진행 중이니 어쩔 수 없다는 태도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원자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정부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며 "대중의 무의식에 자리잡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원전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원전으로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위험하다고 했다. 이 점에 대해 특히 힘주어 말한 듯한 느낌인데.

"탈원전은 한국의 에너지 자립에 최악의 결정이었다.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 사건만 봐도 세계적인 분쟁이 증가한다면 석탄과 천연가스 수입에 차질이 빚어진다. 원전 만이 에너지 자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에너지안보를 희생한 대가는 전력 비용 상승과 대기오염 뿐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떤 악영향이 있었나.

"한국전력의 올해 1분기 손실액은 천문학적이었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수조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UAE 원전 유지보수 사업 독점권을 놓쳤다. 그릇된 공포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다. 한국은 부유해지면서 원전이 경제에 기여한 점을 잊었다. 탈원전으로 한국이 부담해야할 추가적인 비용은 2000억~4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34만명에게 각각 2만9000달러의 월급을 줄 수 있는 수준의 돈이다."

―한국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을 10km 단위의 블록으로 쪼개면, 1000개 구역 중 8개 구역만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다. 300만 가구를 위한 발전량을 얻기 위해 원전은 축구장 크기의 부지만을 필요로 하는데, 태양광과 풍력은 각각 이보다 478배, 625배의 땅을 필요로 한다. 이런 한계 때문에 지난 2년 사이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비중은 각각 0.7%포인트,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에너지 정책은 투자에 따른 환원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풍력이나 태양광은 우리가 투자한 만큼 돌려주지 않는다."

"환경적인 악영향은 말할 것도 없다. 태양광 발전소 폐기물의 독극물은 원자로보다 350배나 많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에 필요한 광물을 캐려면 부산물도 그만큼 나온다. 핵 폐기물은 에너지 부산물 가운데 가장 효율적이다. 스위스 원자로에서 나온 45년치 폐기물은 축구장 크기 창고에 모두 보관이 가능하다."

―한국 원전 산업은 탈원전으로 존폐기로에 섰다. 세계 원전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세계 원자력 시장을 놓고 봤을 때, 한국은 프랑스와 더불어 '서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이한 원전 건설국이다. 한국이 빠지게 되면 러시아와 중국의 지배적인 위치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이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안타깝다. 원전 산업에서는 경험 축적이 기술 발전으로 직결된다. 해외 원전 업계는 동일한 원자로를 지으면서 비용과 공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원전 산업 경쟁력을 쌓은 한국을 배우려고 한다. 한수원의 원자로인 'APR1400'의 경우다. "

―한국 원전 산업이 탈원전이라는 산을 넘으려면 어찌해야할까.

"우선 원전 산업은 사고가 없을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약속부터 거둬야 한다. 이는 엔지니어들의 과도한 자신감일 뿐, 우린 이미 두 차례나 최악의 사고를 겪었다. 사고는 분명 또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서 파악한 '사실'에 대해서만 정확하게 알리면 된다. 원전 사고로 사망한 이들 대부분의 사인은 방사능 피폭 등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사고에 뒤이은 '패닉'과 공포심으로 숨졌다."

―패닉으로 사망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겠다. 원자로 냉각을 위해 냉각수를 충분히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 총리와 도쿄전력이 이와 관련한 지시를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방사능 환기도 지연했다. 지역 주민들 대피가 이유였다. 그러나 환기가 늦어지면서 폭발로 이어졌다.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했을 시기에 대규모 대피를 우선한 것이 패착이었다고 본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노인들을 대피하는 과정에서 생긴 혼란으로 2000명이 숨졌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한국 원전 업계의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탈원전 정책의 유일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안주하기만 했던 원전 업계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이다. 그들은 최근에서야 대중들이 원전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후쿠시마 사고, 경주 지진을 거치면서 생긴 막연한 공포가 반핵을 지지하는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원전 업계에는 스스로가 특별하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반대하는 의견을 감정적인 것으로 몰아세우며 기술적인 해명으로만 일관했다.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고 대중의 우려를 방치했다."

―원전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원전 산업이 차가운 기계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한다. 사람들이 병원 엑스레이나 기기들에 몸을 맡기는 것은 의사들에 대한 신뢰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대중은 원전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로 단속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한수원의 경영진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합세해서 국민들과 관계를 맺는 데 나서야 한다."

"이미지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에 원전을 검색하면 죽음을 연상시키는 어두운 이미지가 가득하다.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아름다운 사진들 일색이다. 원전산업은 사실이나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무의식에 자리잡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에서만 300명이 교통사고로 죽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대기오염 때문에 1년에 700만명이 세상을 뜬다. 유독 원전에 대해서만 공포를 조장하는 세력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한국 원전 업계에 고무적인 부분도 있었나.

"원자력 전공 대학생들이 연합해 탈원전에 맞서고 있다. 대만이 원전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젊은이들의 활동이 있었던 덕분이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 원전 업계에서 느끼는 감정은 무기력감이다.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선배들의 실패를 학생들이 만회하기 위해 나선 셈이다. 이들에 감명 받아 즉석에서 1000달러 기부를 결정했다.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의 양심적 의무다. 원자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정부로부터 원전을 지켜내야 한다."

"소비자가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생산·판매하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갈 것이다."

최종웅 인코어드테크놀로지 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미래에너지 포럼’ 네 번째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LS산전 사장을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다. 그는 "에너지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돼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가정에서 스스로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해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사용하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최 대표는 또 "과거 전력거래소와 소비자 간 일방적으로 전력이 거래됐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에너지 관리가 중앙집중식 통제가 아닌 분산형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의 네 번째 세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에너지 공급 전략’으로, 문승일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최종웅 대표를 비롯해 김숙철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 장길수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김숙철 원장은 "에너지 분야에서 4차 산업 혁명은 디지털화"라며 "관리자가 없이 시스템이 돌아가고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10년 등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확실하다"며 "앞으로 한국전력이 전기를 파는 회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길수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적절한 조합에 대해 설명했다. 장 교수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방향은 맞지만 무조건적인 것은 옳지 않다. 석탄, 가스 등 각각의 에너지원이 가진 장점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풍력발전소는 바람이, 태양광발전소는 햇빛이 약한 곳에 들어설 수 없다"며 "한 지역에 몰아 지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에너지를 다른 지역에 보내는 망을 구축하는데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과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미래에너지포럼’ 3세션 연사로 나서 발표를 하고 있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과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미래에너지포럼’ 3세션 연사로 나서 발표를 하고 있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과장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9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 학과장은 "학생들이 탈원전 정책에 크게 불안감을 느끼고 다른 쪽으로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공대를 떠나 의대로 옮기는 현상이 강해졌고 정시모집 지원자 수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 공학) 학문마저도 탈원전 정책에 휘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의 세번째 세션 ‘에너지 강국 도약 위한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에서는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원자력 인재 이탈이 화두였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신입생 정시모집 경쟁률은 2016년 5대 1에서 2017년 4.67대 1, 2018년 3.91대 1, 2019년 3.63대 1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 여파로 카이스트의 신입생 수도 급격히 줄었다. 올해 카이스트 원자력 학과에 진학한 신입생 수는 4명으로 탈원전 정책 직전인 2016년(22명) 대비 81% 급감했다.

최성민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학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최성민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학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세션 패널로 참가한 최성민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학과장도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우수 인재 이탈에 우려를 표했다. 최 학과장은 "두뇌로 캐는 에너지인 원자력을 육성하는게 우리가 에너지 강국이 되는 길이며, 그 첫걸음은 탈원전 정책의 철회"라며 "정부가 신차(원전) 생산 없이 폐차(원전해체) 산업을 양성하겠다고 하는데 폐차 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래 비전과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우수 인재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정부가 가동 원전의 운전 연한 연장, 신규원전 건설 허용, 원자력의 저탄소 에너지 가치 인식 확산 등의 노력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원전 산업이 다른 나라의 추격을 강하게 받고 있는데 탈원전 정책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갈 추진 동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원자력은 국가 총력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새로운 결정과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긍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개발단장(왼쪽)과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 공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김긍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개발단장(왼쪽)과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 공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스마트 원전 수출 산업의 지속을 위해선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긍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개발단장은 "스마트 원전이 상용화 되려면 기술 개발을 완성시키는 기술검증과 연구개발 확대가 필요하다"며 "스마트 원전을 전 세계에 상용화하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파트너십을 위해 한국 정부의 원전 지원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2020 미래에너지포럼

"지금 세계는 ‘탈(脫)탄소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전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원자력 발전입니다."

아그네타 리징(Agneta Rising)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9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징 사무총장은 원전이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와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등이 원자력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이유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다"라며 "원전은 전력 생산 비용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리징 사무총장은 "프랑스를 보면 전력 수요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원전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원전 비중을 75~80%로 늘리는 한편 주변 국가에 원자력 기기와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징 사무총장은 독일이 원전 비중을 줄이면서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은 오랜기간에 걸쳐 3000억유로를 투자해 청정 에너지 전환에 나섰지만 의미있는 감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독일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수요 증가분을 충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리징 사무총장은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그는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0기의 새로운 원전이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량의 15%를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징 사무총장은 "세계 원전 산업은 2050년까지 신규 원전 용량을 1000GW 추가해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리징 사무총장은 한국이 이런 계획에서 중요한 축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자체적인 원전 발전 인프라를 구축한 역사를 갖고 있다"며 "글로벌 수출 시장에 원자력 기술을 내놓을 정도의 입지를 구축한 한국이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전 세계가 혜택을 볼 것이다"고 말했다.

조선비즈가 주최한 30일 '2019년 회계감사 콘퍼런스' 패널 토론 참석자들은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표준감사 시간제 등의 내용을 담은 신외부감사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선할 점에 대해 지적했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란 6년간 기업이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면, 추후 3년간은 금융당국이 직권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표준감사시간제는 기업마다 적정한 감사투입시간(표준감사시간)을 정해놓고 해당 시간만큼 감사에 투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9년 회계감사콘퍼런스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2019년 회계감사콘퍼런스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김웅 TS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표준감사시간제는 회계법인과 기업이 경험과 특수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업종과 업황, 자산구성, 구성 비율, 재무적 안정성에 따라 기업마다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기적 지정제에 대해서도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사실 직권 지정제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되지, 모든 상장사에 획일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기천 조선비즈 논설주간은 "기업들은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다는 데 불만이 있다"면서 "결국 회계사들이 다치지 않으려고 보수적으로 하자는 것인데, 올바른 절차를 거쳐 판단했다면 처벌 과정에서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공정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현 국제회계기준(IFRS1109)에서는 특별한 예외사유가 없는 이상 모든 지분상품을 공정가치(시가)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비상장기업은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김웅 대표는 "공정가치와 관련해 회계법인이나 신용평가사 등의 외부평가기준이 불확실하고 편차가 심하며, 다른 신평사와 회계법인이 서로 간의 분석을 인정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스타트업 투자가 많은 우리 같은 벤처캐피탈은 감사인에 따라 재무제표가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지정감사인 제도와 관련한 감사인 점수제, 표준감사시간 가중치 수정 필요를 요구하는 의견이 나왔다. 손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이에 대해 "지정감사인 제도를 운영하려면 감사인 점수를 산정할 수밖에 없고, 표준감사시간 가중치 또한 수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바꾸기 어렵다"고 했다.

회계는 정확한 숫자를 드러내는 과정일 뿐 처벌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이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이동근 한영회계법인 위험관리본부장 겸 품질관리 실장은 "경영진이 감사인과의 유착으로 경영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면서 "경영진은 경영활동에 전념해야 하며,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매출 1000억원당 1명이 내부회계관리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가장 많은 곳이 15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 실장은 또 "기업이 스스로 내부회계 이슈를 밝히면 징계를 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영채 과장은 "금융위가 감독지침을 남발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운영하면서 염두에 둘 것"이라며 "표준감사시간제는 안 지켰을 때 제재하자는 의견이 있긴 하지만 강제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다. 앞으로도 이해관계인 의견을 잘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이윤정 기자

"표준감사시간 도입은 감사품질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비(非)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시도입니다."

정영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9 회계감사 콘퍼런스’에 참석해 "표준감사시간 제도는 감사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부실감사를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옛 금융감독위원회 감리위원과 금융감독원 회계자문교수, 한국회계기준원 자문위원 등을 두루 거친 기업 감사 전문가다.

정영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가 2019년 회계감사 콘퍼런스에 참석해 표준감사시간 도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영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가 2019년 회계감사 콘퍼런스에 참석해 표준감사시간 도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새 외부감사법의 큰 줄기인 표준감사시간은 적정 감사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다. 감사품질을 확보하고 회계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마련됐으나 감사보수 상승이 불가피해 기업들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 교수는 표준감사시간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최근 한 아파트 단지에 붙은 공고문을 화면에 띄웠다. 공고문에는 ‘공동주택관리법 제26조에 의거해 공인회계감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최저가 업체인 OO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정한다’고 적혀있었다.

정 교수는 "이 회계법인이 제시한 연간 감사보수료는 102만원이고, 아파트 단지는 738세대"라며 "12개월로 나누면 감사인이 받는 월 감사보수료는 100원"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양질의 감사품질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다만 중·소형 회계법인은 표준감사시간 충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표준감사시간은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가 구분한 11개 외부감사 대상 회사 그룹별 산식에 감사팀의 숙련도 조정계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도출한다.

정 교수는 "중·소형 회계법인은 대형 업체에 비해 수습회계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 숙련도 조정계수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표준감사시간 증가라는 비현실적인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고 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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