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넷티플랫폼 클라우드 보안 관제 및 컨설팅 리더
KT 융합기술원 Quantum 팀장
NSHC Data&AI팀 매니저
삼성SDS 클라우드보안서비스그룹장
KAIST 물리학과 교수
한드림넷 전략기획부 마케팅팀 선임 부장
ICTK 홀딩스 기술부문 총괄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2 물류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처음 ‘스마트 물류가 바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변한 공급망 환경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물류 산업의 기술 혁신 사례가 공유됐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성장에 따른 물동량 증가, 해운대란과 같은 공급망 붕괴가 코로나 사태로 빨라졌고, 이에 발맞춰 기업들이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유(Li Yu) UPS 아태지역본부 물류·유통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쇼핑 습관이 영구적으로 바뀌었다”며 “이커머스 전략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아직 디지털 전략을 마련하지 않은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김대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역시 강연을 통해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가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사태 초기에 이른바 ‘마스크 대란’부터 시작해 차량 반도체 대란, 세계 물류 대란, 요소수 대란, 코로나 진단키트 품귀 현상, 물가 상승 등 공급 차질 문제가 산적해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 관리를 잘하려면 계획을 잘 세우는 것보다는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기업들은 위기 극복의 해답으로 기술 혁신을 꼽았다. 종합물류 서비스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는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총괄대표는 기조연설에서 “메쉬코리아는 겉으로 보기엔 물류 기업 같지만, 사실은 IT(정보기술) 솔루션 기업에 가깝다”며 “자체 개발한 운송관리시스템, 물류창고 시스템 등을 통해 물류 전 과정의 데이터를 모은 뒤 분석해 배송을 최적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축적하면 언제 주문이 많은지 알 수 있고, 생산을 예측할 수 있다”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 역시 데이터를 토대로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권지훈 컬리 FC기획 시니어리더(물류기획본부장)는 “김포 물류센터는 완전 자동화 물류센터보다 투자비는 6분의 1 수준이지만, 처리량은 4배가량 많다”며 “컬리만의 운영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선식품 이커머스 물류를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수소 연료 드론을 활용한 물류를 추진하고 있다. 이두순 DMI 대표는 “현재 일반 배터리를 장착한 드론의 비행 시간은 30분 안팎에 불과하다”며 “수소 연료 전지를 드론에 탑재한다면 비행시간을 2시간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물류 드론의 상업화 시기를 앞당기겠다”며 “2025년이 되면 하늘길에서 많은 드론이 배송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선 정부의 스마트 물류 정책과 민간 기업의 혁신 전략이 공유했다. 김대기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김배성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과장, 허만욱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박태훈 대한항공(28,900원 ▼ 250 -0.86%) 화물영업부 상무, 최영순 HMM(30,200원 ▼ 900 -2.89%) 컨테이너 항로영업 관리본부장(상무)이 패널로 참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물류산업 혁신 지원’ ‘선도적 해상교통물류체계 구축’ 등을 국정과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스마트 물류 인프라 금융지원 확대 ▲물류 기술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친환경 선박 전환 지원 ▲자율운항선박 등 미래 기술 개발 ▲자동화 항만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김배성 과장과 허만욱 과장은 전했다.
계속되는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부처별로 나뉜 물류 업무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김배성 과장은 “육상과 항공은 국토부, 해운은 해수부, 유통은 산업통상자원부, 통관은 관세청 등으로 분리돼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총괄 기능이 있는 국가물류정책위원회를 더 내실화할 것”이라고 했다. 허만욱 과장은 “공급망 위기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화주(수출기업)”라며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처 간 기능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부에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류혁신포럼 참석자들은 팬데믹 이후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허신열 CJ대한통운 경영리더는 “글로벌 최신 물류산업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포럼이었다”며 “앞으로의 사업을 위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국내 물류산업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물류대란, 환경 규제 등 업계가 당면한 문제를 민관(民官)이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2 물류혁신포럼’에 참석한 박태훈 대한항공(28,900원 ▼ 250 -0.86%) 화물영업부 상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여객기에 화물을 탑재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여객기의 좌석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화물 탑재량을 늘려 영업이익을 대폭 늘렸다.
대한항공은 당시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기술 자문 등으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여객기를 개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화물 수송량이 늘어난 덕분에 글로벌 물류 대란에도 국내 수출기업이 해외에 제품을 원활히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정부의 선제적인 규제 완화 조치 덕분에 코로나19 백신도 대량으로 수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항공기의 ‘드라이아이스’ 탑재량 기준을 3배 이상 확대해 항공사들이 백신 수송량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김배성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과장은 차기 정부에서도 물류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미래 물류 산업의 핵심은 디지털·스마트화”라며 “새 정부에서도 민간 기업의 디지털·스마트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민간이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할 경우, 정부는 금융 지원뿐 아니라 이를 인증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대기업과 달리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위해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허만욱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국내 해운 물류 산업을 이끄는 선사들이 IMO(국제해사기구)의 탄소 배출 규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친환경 선박 도입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허 과장은 “탄소배출이 적어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은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30%가량 비싸다”며 “정부가 일반 선박과 친환경 선박의 구매 차액을 보조해줌으로써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순 HMM(30,200원 ▼ 900 -2.89%) 컨테이너 항로영업 관리본부장(상무)은 민간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IMO 환경 규제에 따라 전 세계 선사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50% 줄여야 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며 “HMM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선사로서 효율적인 선박 관리와 운항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물류산업, 탄소 배출 높아… ESG 실천해야”
김대기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 소동공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2 물류혁신포럼’에서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규모의 경제와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공급 사슬이 붕괴됐다”며 “유연성과 회복성을 확보해 대응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팬데믹과 물류 서비스의 진화’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초연결 혁명의 시대다. 사물과 사람, 공간이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뭉치는 세상”이라면서 라스트마일(last mile·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최종 배송구간) 배송 서비스에 대해 “빠른 것도 좋지만 방향성이 정확해야 한다. 물류에서 시간과 공간은 변하는 수로 봐야 한다. 모든 것이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변수로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해운시장에서 덴마크와 스위스, 중국, 프랑스, 독일 선사 등 상위 5개사의 물동량은 2017년에 64%였는데, 이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내 택배 시장은 2020년에 CJ대한통운(131,500원 ▲ 500 0.38%)의 택배 물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급 사슬 붕괴 문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이른바 ‘마스크 대란’부터 시작해 차량 반도체 대란, 세계 물류 대란, 요소수 대란, 코로나19 진단키트 품귀 현상, 물가 상승 등 공급 차질 문제가 산적해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 관리를 잘 하려면 계획을 잘 세우는 것보다는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그러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과거에 없었던 사건에 대해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경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류 패러다임의 변화는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핵심은 변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영향이 합쳐져 기존 인간 중심 물류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물류’로의 변화가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요즘 물류산업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ESG다. 물류산업이 탄소를 많이 배출시키는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이라며 “함께 상생하고 전 세계가 공생할 수 있는 ESG를 꼭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콜드체인 물류의 장애 요인은 온도 유지에 쓰이는 전력”이라며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지상보다 온도가 낮은) 성층권에 신선식품 창고를 띄우고, 드론은 물건을 싣고 배송지 인근까지 자유낙하 한 뒤 라스트마일 배송 시에만 배터리를 사용해 비행하며 배송하는 그림을 꿈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