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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다음날인 9월 23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재활용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다음날인 9월 23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재활용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탄소 배출 감축과 미세 플라스틱 문제 해결은 식품 업계에도 커다란 과제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서비스와 가정간편식(HMR) 및 밀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도 함께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년 대비 20%가량 늘었다고 한다. 배달 음식을 담는 용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이 폐기물도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언택트 소비로 택배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폐기물 저감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식품기업들은 친환경 포장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생수병의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비닐 라벨을 제거하는 ‘무라벨 생수’ 제조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한 바이오페트 포장재 적용 ▲일회용 빨대와 수저 제거 ▲트레이(포장재용 틀) 축소·제거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친환경성을 강조하는 신기술이 정말 환경에 이로운지 확인이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친환경성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자원을 많이 소비하거나, 폐기물 발생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왼쪽부터) 윤찬석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부장, 신동민 그레이 대표.
(왼쪽부터) 윤찬석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부장, 신동민 그레이 대표.

2021 대한민국 식품대상에서 포장·디자인 부문 심사를 맡은 윤찬석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부장은 “괜찮은 포장이라고 보이지만,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포장재, 즉 ‘그린워싱’이 많다”고 말했다. 그린워싱(Green Washing)은 친환경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친환경이지 않은 활동을 의미한다. 친환경으로 속였다는 점에서 ‘위장환경주의’라고도 부른다.

윤 부장은 “친환경 포장은 비용이 오르고 가공 방법도 복잡해진다는 점에서 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탄소 감축이 사회적 의무와 법적 의무가 돼 친환경 포장은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린워싱에 대해선 향후 ESG 평가에서도 철저하게 검증하게 될 것”이라며 “EU에서는 다양한 법제를 마련해 거짓 친환경을 가려내고 기업 평가를 정확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환경법을 통해 그린워싱 마케팅을 걸러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도 밀키트 상품 포장재의 ‘비환경성’을 지적했다. 포장·디자인 부문의 또 다른 심사위원인 신동민 그레이 대표는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밀키트가 다양해지면서 잼 등을 담는 일회용 용기가 상당히 많아졌다”면서 “간편성을 위한 일회용 용기는 지속가능성과는 정반대에 있다”고 말했다.

히노컨설팅펌의 황경아 이사는 “밀키트 상품을 뜯어보면 재료별로 하나하나 포장돼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재료가 섞이는 것을 막아 보기 좋게 하려는 것이겠지만 조리 과정을 번거롭게 하고, 폐기물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모양과 용도의 플라스틱 제품들.
다양한 모양과 용도의 플라스틱 제품들.

소비자가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는 포장재가 정말 친환경적인가에 대해서도 들여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부장은 “플라스틱을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박스 등 종이 포장재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포장재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종이와 비닐 어느 쪽이 더 친환경적인지에 대하선 아직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종이 포장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무가 사라지고, 제지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비닐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포장재가 식품 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검증하고, 이를 규범화하는 입법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부장은 “플라스틱에 담긴 HMR 상품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 등이 발생해 소비자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포장재와 식품 안전성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전자레인지 등으로 조리를 하다보면 고열이 발생하고, 비닐포장재나 플라스틱 용기에 든 식품으로 ‘이행(Migration) 반응’이 일어난다”면서 “포장재에서 발생한 유해 성분이 식품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가차원에선 포장재 안전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국민 건강과 수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포장재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 윤희훈 기자

폴 데이비슨 클럽하우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9일 본지 박지영 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폴 데이비슨 클럽하우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9일 본지 박지영 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 ‘클럽하우스’가 연내 한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를 적용한 버전을 출시, 현지화 전략을 꾀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도 오디오 기반의 서비스 제공을 선언한 가운데, 클럽하우스는 이미 시장 선두주자 지위를 굳힌 만큼 이용자가 원하는 환경 조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폴 데이비슨 클럽하우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조선비즈와 단독 대담을 통해 “한국 시장은 문화적으로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라며 “(애플리케이션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현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연말까지 한국을 포함한 여러개의 언어로 완전한 현지화를 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데이비슨 CEO는 “클럽하우스가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한국도 중요한 시장으로 K팝, 웹툰, 공연 등 문화적으로 풍부하고, 기술로도 앞서고 있다”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클럽하우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언 세스가 만든 오디오 전용 SNS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문자·영상 대신 음성으로 대화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 앱을 출시하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비롯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등 기업인, 래퍼 쌈디 등 연예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데이비슨 CEO는 지난해 클럽하우스 출시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의 음성 기반 서비스 제공에 “놀랍지 않다”라며 “오디오는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는 수단으로, 많은 빅테크가 참여하고 있지만 경쟁에 매몰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음성’이라는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슨 CEO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을 때 보통 가장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체는 특정 매체에 100% 집중된다”라며 “역사적으로 봐도 텍스트는 트위터, 사진은 인스타그램, 동영상은 유튜브 등 특정 미디어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양상을 1년 동안 봤다”라며 “소셜 오디오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상의 툴이 만들어지고 있고, 최상위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데이비슨 CEO는 단기간 내 흥행에 성공한 요인으로 목소리, 멀티태스킹, 단일매체 초점을 꼽았다. 그는 “문명 시작부터 우리는 목소리로 대화를 나눠왔고, 음성을 통해 대화하는 것은 오랫동안 했다”라며 “다른 일을 하면서 대화할 수도 있으며, 목소리라는 단일 매체에 주목했던 게 주효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클럽하우스의 성공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확산을 꼽는다. 이에 대해 데이비슨 CEO는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원한다”라며 “사람들은 뭔가를 하면서 다른 걸 해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장소, 상황에서 친구,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계속 기술을 통해 이런 부문을 가속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성공은 크리에이터 성공과 직결한다. 이들이 참여자들을 이끌 수 있어야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라며 “우리는 공간을 만들고 크리에이터들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박지영 기자, 김양혁 기자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컴퍼니(CO)장이 28일 조선비즈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컴퍼니(CO)장이 28일 조선비즈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

SK텔레콤이 지난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일상화에 힘입어 순항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대면 만남이 어려워 지자, 가상공간을 통해 답답함을 해소하려는 수요 덕분이다.

전진수 SK텔레콤 컴퍼니(CO)장은 28일 조선비즈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다양한 모임이 진행되고 있으며 하루 수천개 방이 생길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이 공간으로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프랜드는 SK텔레콤이 지난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명칭은 누구든 되고 싶고, 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가고 싶은 수많은 가능성(if)이 현실이 되는 공간(land)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전 CO장은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는 아바타, 공간, 액티비티, 크리에이트와 빌딩, 경제다”라며 “기존 일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와 달리, 메타버스는 사라져도 현실에서 가치가 존재할 것이며 경제 가치가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컴퍼니(CO)장이 28일 조선비즈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컴퍼니(CO)장이 28일 조선비즈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

그는 메타버스 산업 성장 요인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진화, 비대면 확산, MZ 세대의 높은 수용도 등을 꼽았다.

전 CO장은 “과거 3G 일 때는 이미지,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였지만, 4G부터는 내 손 안에 티비를 들고 다니는 등 (영상)콘텐츠 소비가 이어졌고, 5G가 되면서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저지연으로 주고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기존에는 기술 수준이 올라오지 못했는데 최근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며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다”라며 “코로나19로 정서적 수용도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조사 기관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메타버스 시장은 34조1000억원으로, 오는 2024년 329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CO장은 “내년이 지나면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안드로이드와 iOS에 이어 가상현실(VR)현실 기기 오큘러스퀘스트 버전을 연내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인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진흥원(NIPA)이 주관한다. 올해 11주년을 맞았으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 김양혁 기자

“메타버스는 혼자 만의 공간이던 인터넷을 사회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밖에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 졌고, 우리는 집 안에서 메타버스에 접속해 타인과 교류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코로나 이후에도 메타버스에서 많은 이들이 이뤄지고, 또 그렇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 시초로 불리는 게임 ‘세컨드라이프’의 개발자이자 ‘메타버스 몽상가’로 불리는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 창립자는 28일 온라인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조강연으로 마련된 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CVO)와의 대담에서 “1990년 처음 들었던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은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화제가 됐다가 잠시 사라졌지만, 지금으로 모두가 얘기하고 있다”라며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에서도 사회적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낸 플랫폼으로, 린든랩이 세컨드라이프의 모든 것을 통제했다면 앞으로의 메타버스는 어느 누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탈중앙화 개념이 도입돼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일부의 사람들은 메타버스가 일시적 유행이라고 보기도 한다”는 정 CVO의 말에 로즈데일은 “세컨드라이프를 예로 들자면, 우리는 충분한 사회적 경험을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은 대면 서비스를 좋아했다”라며 “우리가 다양한 서비스를 메타버스에서 제공할 수 있다면 메타버스는 더 발전하고, 활발해 질 것이다”라고 했다.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 창립자가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 창립자 겸 세컨드라이프 개발자가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다만 로즈데일은 메타버스의 경험성을 높이기 위한 하드웨어의 더딘 발전은 메타버스의 확장에 발전에 저해가 되고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 CVO 역시 영화 ‘레드 플레이어원’에서 나타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기가 현재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즈데일은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메타버스에 진입하기 위한 기기는 아직 없다는 게 현재의 한계점이다”라며 “지금은 (오큘러스와 같은) VR 고글을 쓰고 있다가 전화가 오거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고글을 벗어야 하는데, 이런 것은 메타버스 경험을 저해하는 요소다”라고 했다.

정 CVO는 “애플이 내년 공개한다고 알려진 AR 안경이 스마트폰 확대에 아이폰이 기여한 것처럼 (메타버스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겠느냐”고 했다. 로즈데일은 “개인적으로 애플은 수많은 기술 분야의 초기에 훌륭한 제품들을 내놨지만, 이런 기술을 통합해서 VR기기로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라며 “VR(기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10년은 지나야 수억명이 사용하게 되는 의미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 /조선비즈
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 /조선비즈

현재의 메타버스는 코로나19의 안티테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현실세계에서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상공간에 모였다는 것이다. 정 CVO는 “코로나19가 내년쯤 끝날 것이란 예상이 있고, 그 이후에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메타버스가 우리의 미래라고 볼 수 있나?”라고 물었다. 로즈데일은 “코로나19는 꽤 오래 지속됐고,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고, 사람들은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여러 기대가 있다”라며 “한가지 분명한 점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통해서 지구 반대편이라도 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앞으로 해외 왕래가 자유롭게 되더라도 경제적으로 메타버스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볼 것이다”라고 했다.

‘인피니트 오피스’는 그런 메타버스 경험이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평가 받는다. 인피니트 오피스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 공개한 가상 사무실 환경으로, 지난 2014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오큘러스의 VR기기를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로즈데일은 “(인피니티 오피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라며 “노트를 공유하고, 화이트 보드에 글씨를 쓰는 등의 행위를 통해 소수의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 박진우 기자

간편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대용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단백질 스낵이 뜨고 있다. /조선일보DB
간편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대용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단백질 스낵이 뜨고 있다. /조선일보DB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서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은 일상이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식당을 찾는 대신 씨리얼바나 닭가슴살, 프로틴 음료 등 대체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었다.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은 잘 보기 어렵고,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한 말)에게 ‘끼니’를 물어보는 것은 촌스러운 질문으로 통한다.

‘2021 대한민국 식품대상’에서 맛·영양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송윤주 가톨릭대 식품영양학 교수는 식품산업 트렌드로 ‘끼니(전통적인 의미의 식사)의 해체’를 꼽았다. 송 교수는 “요새 젊은이들은 그냥 걸어가다가 닭고기 튜브를 먹고, 드링크로 프로틴(단백질)을 타서 먹는 걸 식사라고 생각한다”면서 “끼니라는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한 때 다이어트 붐이 강하게 일면서 식단관리 음식과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질 식사)를 찾는 소비자가 많았었다”면서 “이제는 지방도 줄이고 고기나 계란, 생선, 콩류에서 나오는 단백질로 만든 간편식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예전엔 한솥밥 문화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식문화였다면, 지금은 각자 입맛대로 먹는 게 자연스런 일이 됐다”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음식만 먹다보면 음식의 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 대표는 “소비자들은 가공음식을 구입할 때 대체로 유명한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맛 없는 제품을 사는 실패를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식품 선택에 있어서 초개인화 경향이 편향으로 이어져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 “식품 쏠림 현상으로 영양 밸런스 붕괴 걱정돼…'케어푸드’ 육성해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단백질 등 특정 성분 음식만 찾고, 가치 소비 현상으로 비건(채식주의자) 식품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영양 밸런스가 붕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식음료 전문 홍보사 리앤컴퍼니의 정유리 대표는 “음식 뿐만 아니라 세상 이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균형감)”라면서 “동물성 단백질은 피하고 식물성 단백질만 고집할 경우 추후 영양 밸런스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비건 요리 수요가 상당히 늘었다”면서 “새로운 식품 산업의 길을 열어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이러한 비건 요리가 일반식을 모두 대체할 순 없다”고 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비아 식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스테비아는 설탕보다 달지만 칼로리는 적어 식품과 농산물에 첨가물로 많이 쓰이고 있다. ‘토망고’라고 불리는 ‘스테비아 토마토’가 대표적이다. 송 교수는 스테비아 토마토에 대해 “스테비아 성분의 영양학적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단순한 영양상 문제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등 장내미생물에 끼치는 영향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맛은 달지만 열량이 낮다는 이유로 수요가 급격히 늘었지만 식품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고령층이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케어푸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지만 고령층을 위한 ‘케어푸드’ 산업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희돈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고령층이 급격히 늘고있는 반면, 노인들을 위한 식품 기술의 발전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은 씹고, 삼키고, 소화시키는 3대 섭식 분야에서 모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점들을 식품기업들이 인지하고 사회적으로 기반을 닦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서빙로봇이 밀키트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서빙로봇이 밀키트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속도전에 내몰린 식품기업…혁신적인 식품, 높이 평가해야

식품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식품 기업들은 속도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조기준 트라이어스앤컴퍼니 대표는 “최근 만난 한 기업인은 ‘소비 트렌드를 파악해서 제품을 출시하면 이미 그 땐 유행이 지났다’고 한다”면서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속도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는 “요즘에는 제품을 출시한 뒤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맛을 살짝 수정하는 식의 ‘관리형 개발’이 많아졌다”면서 개발을 마치고 완성된 제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조금씩 변주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동민 강릉원주대 식품가공유통학과 교수는 “결국 식품회사에 필요한 것은 데이터”라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평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데이터를 모아야 제품화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인 SIAL PARIS(파리 국제식품전시회)에서 유일한 아시안 심사위원인 문 교수는 국내 식품산업의 과제로 ‘혁신에 대한 고민’을 꼽았다. 그는 “‘먹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많지만 SIAL PARIS는 매년 ‘혁신상’을 수여하며 새로운 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면서 국내에서는 식품 혁신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윤희훈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밀키트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밀키트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식품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외식 대신 ‘집밥’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집밥 열풍이 불면서 유통매장에서는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판매가 급증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겨냥한 신제품이 쏟아졌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식품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음식의 본질인 ‘맛’과 ‘건강’에 집중했다. 여기에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미닝 아웃’(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소비 행위)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친환경성도 제품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 소비자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푸드테크 신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식품산업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2021 대한민국 식품대상’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식품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 스마트한 소비자… 식품에 대한 요망 수준 높아져

식품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엄선’을 운영하는 트라이어스앤컴퍼니의 조기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식품산업의 트렌드를 함축하는 단어로 ‘모순’을 꼽았다. 조 대표는 “요즘 소비자들은 식품을 구매할 때 맛은 물론 건강하면서도 간편하고, 또 환경은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예전에는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 맛만 추구했던 것과 달라진 양상”이라고 말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는 “기존의 간편식 제품은 맛은 있지만 건강한 요리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면서 “코로나로 건강 이슈가 대두되면서 건강한 재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가정 간편식에서도 이전에는 간과했던 신선함이 중요해졌다”면서 “소재 부분에서는 천연 소재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조기준 트라이어스앤컴퍼니 대표,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 이동민 강릉원주대 식품가공유통학과 교수. /조선비즈DB
랩 교수, 이동민 강릉원주대 식품가공유통학과 교수. /조선비즈DB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에서는 ‘체크슈머’(제품 구매 이전에 제품 성분과 원재료를 확인하는 소비자)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조 대표는 “예전에는 ‘고단백질’ ‘저칼로리’ 등으로만 제품을 평가했다면, 최근에는 ‘동일 카테고리 제품 대비 20% 칼로리가 적다’ 등 상품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한다”면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상품을 직접 보지 못하는 대신 상품 설명 하단에 있는 영양 성분이나 첨가물 정보를 꼼꼼하게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문 교수도 “온라인 쇼핑이 주류가 되다보니 소비자들이 상세 정보를 통해 오히려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가치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불 의사가 높아지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 배달을 넘어 ‘밀키트’로… ‘RMR’이 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밀키트에서도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특히 외식이 제한된 상황에서 레스토랑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제품이 다양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매년 외식트렌드를 정리해 책으로 발간하는 다이어리알의 이윤화 대표는 “2020년과 2021년의 가장 큰 변화는 RMR의 급부상”이라면서 “배달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맛집의 어복쟁반, 평양냉면까지 배달이 되는 시대가 되면서 이 음식들을 간편하게 직접 조리해서 먹고싶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지방의 농가 맛집에서도 자신들의 음식을 밀키트로 만들고 있다”면서 “지방의 맛집과 도심 맛집이 다양한 밀키트를 출시하면서 내년에는 ‘RMR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황경아 히노컨설팅펌 이사, 박미카엘 배달의민족 배민아카데미 매니저.
(왼쪽부터)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황경아 히노컨설팅펌 이사, 박미카엘 배달의민족 배민아카데미 매니저.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배민아카데미의 박미카엘 매니저는 “최근 배민에선 개인 자영업자들의 음식을 밀키트로 만들고, 이를 라이브 커머스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우리 상품을 밀키트로 만든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레스토랑 어라우즈를 운영하는 장준우 셰프는 “지금은 브랜드만 있으면 간편식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면서 “소량 생산을 하고, 이를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냉동간편식’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RMR 산업의 기회 요인”이라면서 “이를 통해 유통기한과 재고에 대한 부담도 상당히 덜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같은 밀키트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는 것. 히노컨설팅펌의 황경아 이사는 “밀키트가 대세가 됐지만 조리하는 사람의 역량이 개입 되는 순간 성패가 갈릴 수 있다”면서 “맛의 편차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계속 기술 개발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황 이사는 이어 “밀키트가 다양해진만큼,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줄 수 있는 ‘공신력있는 가이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매니저도 “HMR과 밀키트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상품이 좋은 상품인지 파악하기가 힘들다”면서 “외관 패키지가 좋아보이는 제품이나 들어본 기업의 제품만 찾다보면 밀키트 시장이 ‘대기업 독점’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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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전공 교수


프로필

  • 2016 - 현재
    • 사단법인 C.O.D.E. 이사

  • 2015 - 현재
    • 국민연금 대체투자위원회 외부위원

  • 2013 - 현재
    • 사회적기업 ‘Urban Hybrid’ 공동설립자·고문

  • 2009 - 현재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전공 교수

  • 2017 - 2021
    • 행정안전부 지역사회혁신 정책협의회 위원장

  • 2007 - 2009
    • Property & Portfolio Research Inc. 선임연구원

  • 2001 - 2002
    • Oracle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1997 - 2000
    • 효성데이터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저서

  • 『2020 부동산 메가트렌드』 (2020)

  •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2017)

  • 『리씽킹 서울』 (2013)

  • 『도시개발, 길을 잃다』 (2011)

과거 참여 이력

  •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강연
    유동성, 금리 그리고 부동산의 미래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강연 3 - 유동성, 금리 그리고 부동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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