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개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치료했던 시대가 가고 개별 환자별로 맞춤 치료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환자의 유전체 정보와 방대한 임상 빅데이터 덕분입니다.”
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유전체학(genomics), 유전자가위, 혁신 신약(first-in-class),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 등 헬스케어의 최신 동향과 미래 전망을 공유했다.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이날 포럼에는 4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날 기조 강연자들은 헬스케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질병을 예방하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정밀의학 기술이 헬스케어 산업의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들은 개별 맞춤형 치료가 가계의 부담을 낮추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 정부의 재정 건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유전체는 헬스케어 혁신 주춧돌…유전자 분석·교정 기술 비약적 발전”
‘건강한 삶을 위한 혁신 기술의 도전’을 주제로 한 1세션 첫번째 기조강연자 에드가 맥빈(Edgar Macbean) 일루미나 글로벌사업개발 총괄은 “유전체 분석 비용은 ‘무어의 법칙(반도체 가격 하락 속도를 나타내는 법칙)’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떨어졌다"면서 “이제 유전체학은 헬스케어부터 농업까지 우릐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루미나의 유전체 분석 장비로 이틀 만에 인간 유전자를 완벽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작은 장비 중에는 5억개의 DNA 조각들을 분석해 하나의 파일로 만들기도 한다.
같은 세션 2번째 기조 강연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서울대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의 최신 동향을 공유했다.
그는 “4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유전질환이나 에이즈,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올해 5월말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소드'에 이른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로 생쥐 두 마리에서 실명(失明)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교정했더니,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크게 늘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면서 “하지만, 이 연구과정에는 오류가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결론적으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오프타깃(다른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적으며, 오프타깃을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세션 3번째 기조 강연자인 존 매틱(John Mattick) 호주 가반 연구소(RNA Biology and Plasticity Lab) 소장도 유전자 분석 기반의 의료 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는 유전체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국가가 확보해 운영하면서 의료 기관에 제공할 경우, 획기적인 의료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틱 소장은 “호주에 혈액 질병을 앓고 있던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알렌이라는 아이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장기 출혈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의료진이 손을 쓰지 못하다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면역체계에서 자가면역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알렌에게 유전적인 변이를 가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은 “유전체 정보, 임상 정보, 생활 정보는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개인별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밀의료의 핵심 기반”라면서 “인공지능에 기반한 예측모델을 통해 예방 치료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표적 치료’에도 골든 타임 있어”…국내 기업, 혁신 사례 대거 발표
‘혁신사례로 본 헬스케어 미래'를 주제로 한 2번째 세션 기조 강연자인 인고 샤크라바티(Ingo Chakravarty) 나비칸(Navican) 최고경영자(CEO)는 “표적 정밀 치료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면서 “조기에 표적 정밀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샤크라바티 CEO는 기술 발달로 표적 정밀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이런 치료법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암 환자 50만명 가운데, 표적 정밀 치료 설명을 듣고 치료법을 바꾸는 사람은 5%에 불과하다"면서 “4기 판정을 받은 암 환자가 1차, 2차, 3차까지 계속 화학요법 치료를 시도하다 이후 표적 정밀 치료를 찾는데, 그때는 이미 건강이 악화돼 환자도 지치고 돈과 시간도 다 써버린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비칸은 유전체 서열 분석부터 개인 맞춤형 치료법까지 정밀의학에 관한 기술 및 서비스, 시스템을 ‘턴키 방식(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지고 마친 뒤 발주자에게 넘겨 주는 방식)’으로 개발해 전 세계 의료기관에 제공하고 있다”며 “전 세계 많은 암 환자들이 정밀의학의 혜택을 보도록 하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두번째 세션에서 이어진 국내 헬스케어 시장의 혁신가들의 사례 발표는 청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소장은 국내 최초의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 케이 주' 개발 과정과 향후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김 연구소장은 “골관절염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 수준에 달하며, 국내에만 500만명이 있다”면서 “지난 10년간 임상시험과 검증을 거쳐 치료 효과가 확인된 인보사로 몇 년 후 4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애인 재활로봇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공경철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보행 보조 로봇 ‘워크온’을 개발, 작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제1회 사이배슬론’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사이배슬론은 작년 처음 시작된 대회로 스위스 국립로봇역량연구센터가 주최하는 로봇 관련 경진대회다.
공 교수는 “로봇 개발팀과 의료팀과의 협력이 중요한데, 이는 공학과 의료가 융합돼야 했기 때문”이라며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공학자들, 몸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주장이 하나로 모여서 보행 보조 로봇 워크온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박찬희 C&C신약연구소 탐색연구센터장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현황과 한일 연구·개발 협력 모델을 소개했다. C&C신약연구소는 한국 JW중외제약과 일본 쥬가이제약이 절반씩 투자해 1992년부터 혁신 신약 개발을 연구해 온 기업이다.
JW중외제약이 보유한 인재들이 쥬가이제약의 연구 노하우를 공유받아 협력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 제약사의 연구 인력과 일본의 주요 연구 기술이 협력한 모델로 순전히 연구만을 위한 이런 협력 형태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모델이다.
김민열 헬스케어챗봇 대표는 ‘인공지능 헬스케어 챗봇 개발’을 주제로 헬스케어 챗봇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그는 “헬스케어 챗봇에 제약 고객사의 데이터, 임상시험 데이터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에서 측정할 수 있는 헬스케어 데이터 등이 합쳐지면 헬스케어 챗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것들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세계적인 IT(정보기술) 회사와 제약사, 병원 등과 협력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복환 대웅제약 바이오센터장은 “‘지난해 설립된 대웅 바이오센터는 필요한 인력과 비용 등을 줄이고 연구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든 ‘스마트 워크 시스템’이 도입된 연구실이자 생산기지”라며 운영 원칙을 소개했다.
◆ “적합한 규제가 기술 혁신 촉진…인공지능 시대 대비해야”
‘혁신 친화적인 바이오헬스 산업 규제 개선’이라는 주제로 열린 마지막 3번째 세션에서 이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기획팀장은 “적합한 규제가 기술 혁신을 촉진한다”며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적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전 규제’에서 기업이 스스로 위험을 규제할 수 있게끔 ‘사후 규제’ 방식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팀장은 “세계적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은 많은 규제로 연구활동에 제약이 많다”면서 “미국은 이미 정밀의료 치료법을 만들었고, 일본도 인공지능(AI)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AI와 연계한 헬스케어 사업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술 혁신을 대비해 규제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영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유망한 헬스케어 산업의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라며 “헬스케어 혁신(이노베이션)으로 사회경제적 생산성이 올라가고 일자리가 창출되면 경제성장에서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측면에서 헬스케어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면서 “헬스케어 산업의 일자리 증가율은 매년 3%에 달하며, 이밖에 헬스케어 로봇 산업, 헬스케어 서비스 등 일자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의 사회로 혁신 친화적인 바이오헬스 산업 규제 개선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오픈 토크도 진행됐다 .
문여정 인터베스트 이사는 “정부나 업계 전문가들이 의사들이 창업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의 포지티브 규제(허용 사업 외에는 규제하는 방식) 때문에 창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더라도 의사들이 나서기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확장성이 있더라도 병원에 있는 교수가 바깥의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어 헬스케어사업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서울아산대병원 교수는 “대부분 국내 창업자들은 우리나라 규제의 애매함 때문에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놓여있다”고면서 “규제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규제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도 안된다”며 “과거 LED 연구의 경우 규제를 풀었더니 중국 저가 전구가 들어와서 국내 산업 자체가 망한 교훈도 새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한국 규정상 생명의 위급, 희귀 질환이 아니면 유전자 교정 기술 임상에 대한 제한을 받는다”며 “한국이 생체 유전자 논문을 먼저 게재했지만, 중국이 먼저 연구 임상을 시작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선경 이사장은 “생명윤리와 직결된 부분에서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신기술 도입과 신산업 확대에 있어서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문재인 케어가 산업화를 억제하지 않으며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강인효 기자 / 허지윤 기자
“대웅제약은 지난해 혁신 생명공학 제품 연구와 생산을 위해 바이오 센터를 설립하고 고도의 정보기술(IT)을 적용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해 신약 연구부터 생산까지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전복환 대웅제약 바이오센터장은 9일 서울 중구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투자와 개발’이라는 주제로 대웅제약의 헬스케어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대웅제약은 혁신 신약과 함께 바이오 제품, 의료 장비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만든 바이오 센터는 필요한 인력과 비용 등을 줄이고 연구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든 스마트 워크 시스템이 도입된 연구실이자 생산기지다. 짧은 시간에 연구·개발하고 대량 생산할수 있도록 연구부터 생산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설계됐으며 외부와의 개방 협력도 추구하고 있다. 덕분에 1년 이내에 모든 제조 과정을 완료할 수 있도록 만들어 신약 개발과 생산 과정을 개선했다.
대웅제약 (160,500원 ▲ 2,500 1.58%)은 바이오 센터 외에도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도 연구소를 만들어 현지에서 연구·개발도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은 척추치료제, 성장 호르몬 만성 심부전, 주름 개선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전복환 센터장은 “이런 약품 개발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고, 몇 년간 연구해 생산하더라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며 “이를 위해 대웅제약은 각 연구 분야 전문가,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개발 중인 신약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가치를 구분해 개발할 분야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워크가 구축된 연구소와 개방형 연구 혁신으로 인류를 위한 치료제를 만들고 환자의 행복한 삶이 영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헬스케어는 연구자의 관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삶으로 들어가야 하는 분야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유망한 헬스케어 산업의 일자리는 늘어날 것입니다. 헬스케어 혁신(이노베이션)으로 사회경제적 생산성이 올라가고 일자리가 창출되면 경제성장에서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김영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서 ‘헬스케어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전문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서 헬스케어 산업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측면에서 헬스케어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면서 “4차 산업혁명으로 자동화가 인력을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헬스케어와 사회복지 산업은 대체되기 힘든 분야”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헬스케어 산업의 일자리 증가율은 매년 3%에 달한다. 현재 모바일과 헬스케어 산업이 결합한 모바일 헬스와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성과가 높다. 이밖에도 헬스케어 로봇 산업, 헬스케어 서비스 등 일자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중 73%가 고용창출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또 이들은 사업에 가장 중요한 점으로 ‘숙련된 인력 확보’를 꼽았다. 국내에서도 약사, 한약사, 임상병리사 등 헬스케어 산업 종사자 일자리가 증가했다.
김 교수는 헬스케어 산업이 연구개발(R&D)에 그치지 않고 규제, 교육, 정보기술(IT), 금융 등 실제적인 산업과 연결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요하게 여기는 노동의 수요·공급 각 부문에서 생산성을 어떻게 높이고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교육과 기술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과 자본문제, 교육문제 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민간과 공공부문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초기 자본, 사업 모델, 플랫폼 기획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금에 어려운 문제를 겪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 초기 창업펀드를 만들고 민간과 대학 연구기관이 상호협력하며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비롯한 헬스케어 산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등 헬스케어와 IT 산업이 어우러져 나오는 서비스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을 짚었다. 그는 “헬스케어 산업에서 주 고객층인 고령층은 아무리 좋은 애플리케이션이 나와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못한다”며 “이같은 부분을 온·오프라인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온라인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측면도 눈여겨보고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다비 기자
“규제는 기술 혁신의 ‘촉진자’이면서 ‘억제자’입니다. 적합한 규제는 기술 혁신을 촉진합니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적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 방식으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기획팀장(사진)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한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서 ‘기술혁신과 헬스케어 규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팀장은 “바이오와 헬스 분야에서도 기업이 스스로 위험을 규제할 수 있게끔 사후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임상 시험이 활발하지만 한국은 많은 규제로 연구활동에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팀장은 “미국은 이미 정밀의료 치료법을 만드는 등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규제 방안을 재정비 했고, 일본도 인공지능(AI)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AI와 연계한 헬스케어 사업을 대비하고 있다”며 “바이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술 혁신을 대비해 규제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빅데이터 사용에 대한 규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정보보호 이슈 때문에 헬스케어 분야에서 빅데이터 관련 규제가 심한데, 이는 우리가 정보기술(IT) 강국인 점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법적 효력이 없는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에만 의존하지 말고 법적으로 규제를 완화시켜 적극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할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유전자 검사와 관련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규제 때문에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 유전자 검사는 친자 확인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와 치료가 세계적인 경향인 만큼 우리도 전략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AI 시대를 대비한 첨단 의료 분야의 규제 공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AI 왓슨이 의사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AI 발전 속도가 이미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고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AI가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수 있고, 오진을 하거나 환자의 생명을 침해할 수도 있는데, 세밀한 대원칙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공백을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민관 기자
헬스케어 산업은 국민 건강, 안전, 생명윤리와 연계되는 만큼 한국에서는 규제 강도가 높은 편이다. 규제로 인해 의료 분야 신기술 도입과 신사업 진출이 어렵고 최신 의료기술 혜택을 환자가 받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9일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서는 헬스케어 분야 규제로 인한 문제 현황과 개선 방안에 대한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안전이나 생명윤리와 직결된 규제는 필요하지만 신기술 도입과 신사업 진출, 최신 혁신 치료법의 임상 범위 등에 대해서는 유연한 규제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픈토크 좌장은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김정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이윤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래정책지원본부장, 하태길 일자리위원회 서기관, 문여정 인터베스트 이사,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김정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규제로 인해 새로운 치료법 연구가 늦어지고 혜택받는 환자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정훈 교수는 “한국의 경우 생명 위급, 희귀 질환이 아니면 유전자 교정 기술 임상에 대한 제한을 받는다”며 “생체 유전자 논문을 먼저 게재했는데도 연구에 머물러 있어 중국이 올해 초 먼저 연구 임상을 시작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느 쪽이 먼저 했냐는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큰 위해를 주지 않고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희귀질환 유전자 교정 기술 대상 범위에서 아이들이 많이 벗어나 있는 상황”이라며 “2014년 미숙아 망막병증 소아 환자는 45만명에 달하는데 치료비도 많이 드는 질병이어서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규제로 인해 신산업 진출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여정 인터베스트 이사는 “정부나 업계 전문가들은 의사들이 창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의 포지티브 규제(허용 사업 외에는 규제하는 방식) 때문에 창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더라도 의사들이 나서기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확장성이 있더라도 병원에 있는 교수가 바깥의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어 헬스케어 사업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 규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도 직접 제시했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별도로 만들어지는 신산업 규제는 만들어지긴 쉽지만 개정은 어렵다”며 “오히려 신산업 분야가 생겨났을 때는 규제 기관이 각 분야별 규제 과학자를 키워 해당 영역을 깊게 학습한 후 규제를 만들 수 있도록 기관 자체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래정책지원본부장은 “동일하게 패턴화된 규제를 유연화해 차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치료 안전 규제는 열거주의에 의한 사회적 규제로 모든 규제를 지키라는 의미인데, 산업지향과 안전지향을 함께 추구해 부문별 규제 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과 생명윤리가 민감한 부분은 포지티브 규제를 해야 하지만 산업지향적 보건 신사업 부문은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허용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좌장을 맡은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각 영역 최전선에서 느끼는 규제문제를 직접 살펴볼 수 있었는데, 생명윤리와 직결된 부분에서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신기술 도입과 신산업 확대에 있어서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며 “문재인 케어가 산업화를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발전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하태길 서기관은 이 자리에 직접 참여해 일자리위원회가 보건의료 헬스케어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태길 서기관은 “일자리위원회는 보건 의료 일자리 특별 위원회를 설치할 정도로 무게를 두고 있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좋은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17’에는 헬스케어 산업 리더와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행사에 앞서 진행된 헬스케어 조찬 리더스 포럼에서는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 전문위원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보건의료산업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참석자들은 “보건의료 기술의 발전은 질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하고, 환자의 특성에 맞게 치료하는 ‘맞춤 의료’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만큼 보건의료 패러다임도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며 “새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의 건강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혁신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강도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전문위원,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이상석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부회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송시영 연세대 의과대학 학장, 정남식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회장, 김홍주 인제대 백중앙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종원 대한진단유전학회 회장,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 원장, 오의금 연세대 간호대학 교수, 전재광 JW홀딩스 대표,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손지훈 동화약품 대표,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 홍유석 GSK 한국법인 대표,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코리아 대표, 이명세 한국먼디파마 사장, 이영작 LSK 글로벌 PS 대표, 지동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 정광호 이뮨온시아(Immuneoncia) 대표,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 허준 메드트로닉코리아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강종호 일루미나코리아 사장, 최창훈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 지성권 신라젠 부사장, 홍정화 에이티젠 부사장, 지희정 녹십자 전무, 최원 일동제약 전무, 최장원 종근당 전무, 김태식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무, 황성혜 한국화이자제약 대외협력부 전무, 김성호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이병만 유한양행 상무, 박정우 동아제약 상무, 이준희 보령제약 상무,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 양수진 GSK 한국법인 상무, 김유숙 한국 애브비 상무,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박성원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유병삼 셀트리온 상무, 이미엽 종근당 이사, 이광현 일동제약 이사, 채승훈 부광약품 이사, 이용일 휴온스 이사, 허은희 한독 이사, 박혜정 녹십자헬스케어 이사, 김정식 GSK 한국법인 이사, 이선영 사노피코리아 이사, 정다정 메디데이터코리아 이사, 이용욱 내츄럴엔도텍 연구소장, 유형중 JW중외제약 실장 등이 참석했다.
강인효 기
‘2017년 조선비즈 리포트 인터뷰 어워드’ 시상식이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5일 열렸다. 단체 부문 수상자로는 키움증권이, 개인 부문에서는 양형모 투자증권 연구원이 선정됐다.
‘2017 미래투자포럼’ 행사 이후에 진행된 시상식은, 조선비즈가 지난해부터 연재해 온 ‘리포트 인터뷰’ 중 가장 많은 클릭 수를 기록한 회사와 개인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선비즈는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매주 추천한 리포트 중에서 베스트 리포트를 선정, 심층 인터뷰 과정을 거쳐 리포트 인터뷰를 게재해 왔다.
키움증권(단체상)은 총 5건의 기사에서 총 2만3845회의 클릭 수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뒤를 이어서는 SK증권이 1만8866 클릭 수를 기록해 2등을 차지했고, 3등은 1만6431회 기록한 신영증권이 차지했다.
지난 3월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의 인터뷰 기사 ‘조선업 2년 내 부활…현대重 지금 투자해야’는 1만6227 클릭을 기록했다. 개인 2등은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1만5874회)이, 3등은 한대훈 SK증권 연구원(1만3550회)이 차지했다.
단체와 개인 부문에서 각 1등에게는 상패와 상금이 수여됐다. 단체상 상금은 100만원, 개인상 상금은 50만원이다. 최흡 조선비즈 취재본부장이 직접 상을 수여했다.
이날 시상식에 나와 대표로 상을 받은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부터 리서치센터를 글로벌 전략팀, 투자 전략팀, 기업 분석팀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며 “각 팀장이 제 역할을 잘 해줬고 팀원들도 점차 수준이 올라와서 깊이 있는 투자 정보, 리포트를 제공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형모 연구원은 “평소 좋은 리포트를 쓰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는데 좋은 평가를 받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박현익 기자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인공지능) 기술이 대체투자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화 다크매터(DarcMatter)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17 미래투자포럼’에서 ‘AI 시대의 글로벌 대체투자’라는 주제 발표로 이 같이 강조했다.
다크매터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헤지펀드, 사모펀드, 벤처캐피탈(VC) 등 대체 투자 시장에 직접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는 기업을 지원하고 회사 간 네트워킹을 위해 세계 각국의 대체 투자 전문가를 연결해주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채권,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보다는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헤지펀드 등으로 투자 대상이 다변화되고 2010년 이후부터는 자산들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위험성도 커졌다”며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포트폴리오에 대체투자가 들어 있지 않다면 투자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대체투자는 그 규모를 급격히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대체투자가 현재 7조 달러에서 2020년 15조 달러 이상으로 2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AI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대체투자는 다른 유형의 투자보다 난이도가 높은데 그 이유는 오프라인으로 실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엄청난 규모의 서류 데이터가 있는데 이걸 다 읽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체투자와 관련된 실사 내용을 온라인으로 옮긴다면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기계가 읽을 수 있도록 해서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체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투자자들과 자산운용사들의 투명성 높이는 것인데 자산 투자는 시간 제약이 있어 투명성을 높이는 데 쏟을 시간이 많지 않다”며 “AI를 활용하면 이를 가능하게 하고 즉각적인 보상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정 기자
“중국은 세계 2대 경제대국입니다. 중산층과 자산운용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핀테크 경쟁력도 날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자산관리 혁신을 중국이 주도할 날이 올 겁니다.”
후왕 세스 아리스 인텔리전스(Aris Intelligence) 공동창립자(대표)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AI를 기반으로 한 중국 핀테크 산업의 성장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헤지펀드 매니저이기도 한 세스 대표는 현재 아리스 인텔리전스를 이끌며 AI 자산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관련 특허만 9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아리스 인텔리전스는 주식·채권 등 여러 투자 자산에 대해 수만개 모델을 구축하고 각 모델 간 상관관계와 수익률, 리스크 등을 예측하는 툴을 만든다”고 소개했다.
세스 대표는 비록 지금까진 중국이 자산운용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별 운용자산 규모를 비교해보면 중국은 전체 시장의 3.1% 수준으로, 48.4%인 미국에 크게 못 미친다. 중국 경제 규모와 인구 등을 감안하면 미미한 비중이다.
세스 대표는 “중국 경제가 성숙해지고 있고, 늘어난 중산층 국민이 자산운용에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2016년 중국 사모펀드 시장은 전년 대비 56% 커졌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스타트업 창업 환경 속에서 핀테크 역량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스 대표는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 핀테크 기업이 2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1년 후인 2016년에는 글로벌 톱10 핀테크 기업 가운데 5곳이 중국 업체였다”며 “알리바바 금융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과 취뎬, 루팩스, 중안보험 등이 전세계 핀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스 대표는 자산관리 시장에서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런 버핏, 폴 튜더 존스 등 세계적 투자 거물들도 앞다퉈 과학자를 채용하고 AI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며 “IT(정보기술) 발달로 정보 장벽이 허물어지고 거래비용이 줄면서, 인간 펀드매니저의 경쟁우위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스 대표는 패턴이 수시로 바뀌고 예측이 어려운 금융투자의 특성상 AI 기반의 자산관리 솔루션도 지금보다 더 정교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스나 바둑은 기본 규칙이 존재하지만 금융은 컴퓨터가 자주 나타나는 패턴을 암기해도 해당 패턴이 반복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최근 구글 알파고를 압도하는 ‘알파고 제로’가 등장한 것처럼 AI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그 정도의 기술 고도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AI 자산관리 서비스는 다양한 분석 도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고객 개개인의 가치를 극대화해 줄 것”이라며 “이른바 금융 민주화를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준범 기자
데이비 퀸(Davey Quinn·사진) 유나이티드 인컴 투자부문 총괄(Director of Investments·DOI)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은퇴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임에도 은퇴자산 관리는 획일적으로 이뤄진 경향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여기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기술을 적용해 개인별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인컴은 미국의 은퇴자산 관리 전문 기업이다. 퀸 DOI는 ‘은퇴 후의 삶 : AI와 노후자금 관리’라는 주제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반면 은퇴 시기는 점차 앞당겨지는 만큼, 노후자금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퀸 DOI는 “우리가 은퇴 이후 보내게 되는 시간은 지난 30년 동안 2배로 늘어났고, 이는 곧 3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소득을 축적해 놔야 하고, 2배 이상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투자업계와 은퇴 재정 관리업계는 이러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축을 늘리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고객에게 무조건적인 저축을 강요할 수는 없으며, 실제 미국 저축률은 지난 20년 동안 약 9%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이제는 AI 혹은 머신러닝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저축하고,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퀸 DOI에 따르면 현재 50~70세가 인구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은 투자 가능한 자산의 8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잠재적인 고객인 만큼 은퇴자산관리 시장이 엄청난 시장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퀸 DOI의 생각이다.
퀸 DOI는 “이들을 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적은 비용으로 개인의 수명이나 리스크, 삶의 방향성을 고려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야 한다”며 “의료 비용 지출 등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역동적인 서비스, 고객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포트폴리오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퀸 DOI는 “은퇴 자금의 목표는 곧 ‘죽을 때까지 지출하고 싶은 정도를 충족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며 “개인별 다양한 소득원, 행동패턴에 따른 지출, 그리고 지출의 우선순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은퇴자금 관리를 위한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은퇴 후 자산을 운용할 때는 고객에게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퀸 DOI는 “수백만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고객의 자산 운용에 보다 전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선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