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나 할머니처럼 나이 든 사람들을 포함해 일반 사람들은 블록체인에 대해 관심도 없고 정보기술(IT)도 잘 모릅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단지 그들의 돈이 안전한 곳에 머무는 것입니다."
이안 그릭(Ian Grigg) 블록원(Block One) 어드바이저(고문)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8’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블록체인이 지향해야 할 미래를 언급했다. 블록원은 시가총액 5위 암호화폐 ‘EOS(이오스)’의 개발사다. EOS는 비트코인·이더리움에 이어 3세대 블록체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릭 어드바이저는 법적 계약을 디지털화하는 ‘리카디언 컨트랙트’ 기술의 고안자이자 은행간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에서 활동한 블록체인 전문가다.
그릭 어드바이저는 블록체인 기술이 혁신적이지만 중앙적이지 않고 소유자가 없어 범죄 잠재력이 높은 것이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릭 어드바이저는 "블록체인은 혁신적이지만 위험하다"며 "통제자가 없고 언제든지 범죄 행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기업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쉽사리 블록체인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블록체인의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 소규모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릭 어드바이저는 "한국에는 ‘계’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다"며 "아프리카의 ‘차마’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규모 커뮤니티가 서로에게 대출도 해주고 돈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신뢰성을 바탕으로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공유 헌법, 중재 시스템, 보상의 세 가지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커뮤니티를 만들어 중재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다. 중재를 하기 위해선 고정적인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그릭 어드바이저은 "현재 이것들을 모은 게 통치형 블록체인이다"며 "하지만 아직 많은 것들이 필요하고 암호키나 그런 것들을 내놓고 있지만 역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방법은 소규모 커뮤니티 자체에서 언급한 세 가지 원칙이 연결돼 모든 사람들의 안전과 보상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OS 커뮤니티의 장점을 언급했다. 동일한 규칙과 동일한 소프트웨어, 동일한 중재절차를 통해 서로간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릭 어드바이저는 "우리는 소규모 커뮤니티 같은 마이크로(작은) 블록체인들을 모아 ‘마스터 블록체인’이 되게끔 연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암호키를 잃어버려도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규칙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암호키를 바로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릭 어드바이저는 "수백만개의 소규모 커뮤니티를 모으고 프라이빗한 블록체인을 구성해 플랫폼 역할을 하게끔 하는 게 EOS 커뮤니티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박소정 기자, 김우영 기자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은 동북아 수퍼그리드 사업 추진에 기회의 창을 열어줬다."(손병권 중앙대 교수)
"남한, 북한, 러시아로 이어지는 'J자형 전력 협력 모델'로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양준호 인천대 교수)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21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8 미래에너지포럼'의 첫번째 세션 '동북아 에너지 협력과 수퍼그리드'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동북아 수퍼그리드 사업이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며 이같이 말했다.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한국‧일본과 중국의 전력망을 연결해 중국‧몽골‧러시아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다른 나라에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전력수급체계를 구축하려는 사업이다. 토론은 김상협 우리들의 미래 이사장의 진행으로 로버트 존스턴 유라시아그룹 CEO, 장길수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양준호 인천대 동북아경제통상대 교수,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함께했다.

손병권 교수는 "신북방정책을 만들어갈 기회의 창이 열렸을 때 동아시아 지역주의에 대한 미국의 반감, 북한의 잠재적 위협 등 지정학적 문제를 잘 조정해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동북아 수퍼그리드 사업을 주도해나가지 않도록 여러 회원국이 들어가야 하는데 특히 일본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은 또 동북아 수퍼그리드를 추진해나갈 때 북한과 다른 국가 간의 중개국 역할을 잘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안보와 각국 간의 상대적 이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국가마다 대통령이 바뀌는 해가 다르고 그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업 추진 초보적인 단계에서라도 협정과 협약을 만들어야 많은 국가가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길수 교수는 "한국은 전력 수요가 수도권으로 집중됐는데, 전력망 수요를 366㎞ 거리의 한국과 중국, 460㎞ 거리의 한일 연계로 대응할 수 있다"며 "동북아 수퍼그리드가 완성되면 중국에서 2GW 규모의 전기를 끌어 수도권에 보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파수가 다르고 해저로 전력을 연결해야 하는 특수사항 속에서도 기술적인 문제도 거리상의 문제도 없지만, 운영방식에 있어 각국 공동으로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40개의 동북아 수퍼그리드의 핵심 기술 HVDC(고압직류송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두 개의 HVDC 프로젝트만 운영 중이고 예정된 것도 4개 뿐이라 경험이 충분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뒤처졌다"며 "기술적 차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운영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양준호 교수는 동북아 수퍼그리드가 국내 전력시장의 안정과 동북아 경제 통합 차원이 아니라 '남북경협' 차원에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생산된 전기가 북한 동해안을 거쳐 남한 경기북부로 들어와 다시 북한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남·북·러 J자형' 전력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남·북·러 J자형 모델은 선로길이가 약 1200㎞이며, 가공 직류송전은 약 3GW 규모다. 손 교수는 송전선로 이용률이 75% 정도이면 8년 후에 약 3조5000억원 가량의 투자비가 회수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양 교수는 "미국, 일본과 같은 동맹국을 자극하지 않고 북한에 시급한 전력을 지원해주는 것이 키워드"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러 J자형 모델을 통해 극동 러시아 에너지 자원을 공동으로 개발, 활용해 북한의 협력을 유도하고 또 북한에 대한 전력지원을 약속하는 것을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하고 구축하면 동북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더욱 개선될 것은 물론 지정학적으로 봐도 전력협력을 통해 북한을 껴안아 동북아 지역의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대의명분 차원에서 봐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에서 언급되고 있는 가스관 연계사업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봤다. 양 교수는 "동북아 지역 내 가스관 연계 사업은 LNG 수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국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는데 남북러 J자형 전력 협력은 러시아의 참여를 유인하는데도 적절하다"며 "동북아 수퍼그리드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와 자민당도 한일 전력계통 연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북한은 석탄으로 대체할 수 있는 가스에 비해 전력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김상협 교수는 "에너지 안보에 기회, 도전, 위협이 있는데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신성장동력과 연결돼 우리의 노력도 필요한데 한국이 어떻게 정치적 위험을 이해하고 극복해나갈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존스턴 유라시아그룹 CEO는 "동북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에 대해 아직 미국 전문가들은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며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지정학적‧상업적 잠재력이 있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워싱턴에서 알게 된다면 분명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장을 잘 알고 미 기업과 은행에 어떤 기회를 줄지에 초점을 맞춰 접근하면 미국에서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시티와 에너지’ 4세션
문승일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2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에너지포럼’의 네 번째 세션 ‘스마트시티와 에너지’에서 “북한 전력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마트에너지시티로 북한에 에너지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네 번째 세션은 김갑성 연세대 교수(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 위원장)가 좌장을 맡고, 문 교수, 송경열 맥킨지앤컴퍼니 맥킨지에너지센터장, 김영명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스마트시티(지능형 도시)는 각종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인프라를 확충하는 대신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달러에서 2020년 1조5000억달러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교수는 “북한은 본의 아니게 주어진 조건 때문에 전기‧에너지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수 있고, 효과도 빠르게 볼 수 있다”며 “북한에서 전력 거점 도시를 만드는데 스마트시티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문 교수는 동북아 수퍼그리드도 북한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부터 시작해서 스마트시티 조성, 송‧배전 등 국가 전력망 구축 이후 최종적으로 수퍼그리드 형태로 가야 한다”며 “지금부터 시작해서 단계를 거쳐야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시티 조성은 5년, 국가 전력망 구축은 10년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내 스마트시티 조성 지역으로는 원산을 추천했다. 원산은 남북 교류 사업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군사시설 등 위험요소가 없기 때문에 스마트에너지시티 후보지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나진, 청진 등 접경 지역도 러시아 가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스마트시티를 도입하면 서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원산 등 동해안이 적절하다”며 “원산 등 적절한 도시에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면 투자비용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시티 조성에 기술보다는 정책‧예산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문 교수는 “전기 저장 기술이나 운영 기술 등이 완벽하지 않지만, 한국이 뒤쳐진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술보다는 예산 확보가 중요하고, 계속 추진할 수 있는 정책 연속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계속 간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스마트시티에 대한 숙제이자 관건”이라고 했다.
스마트시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도 “스마트시티는 기술보다 예산이 어려운데 제일 중요한 것이 정부의 일관성”이라며 “스마트시티가 다음 정부까지 진행되려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뿐 아니라 정부 예산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송 센터장은 스마트시티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민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를 사례로 들며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설명했다.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를 줄이면 보상한다’, ‘과다 사용하면 벌금을 부과한다’, ‘다른 사람이 쓰는 전기량을 자신과 비교하게 한다’ 등 3가지 방법을 제시했을 때 마지막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세 번째 방법이 스마트시티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송경열 맥킨지앤컴퍼니 에너지센터장은 2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에너지포럼’의 네번째 세션 ‘스마트시티와 에너지’ 주제 발표를 통해 “과거 하이테크 기업이 주도한 스마트시티 운동은 기술에 매몰돼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이런 반성하에 최근 시민의 삶에 집중하는 ‘스마트시티 2.0’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서울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MIT에서 항공우주학 박사학위를 받은 재생 에너지 및 클린테크 전문가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재생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한국과 아시아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송 센터장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맥킨지 내부 연구를 바탕으로 10여년전 태동한 스마트시티 운동이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배경과 최근 스마트시티 관련 동향을 소개했다. 맥킨지는 효율적인 스마트시티 적용으로 도시의 형태와 규모에 상관 없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을 기본으로 빌딩 자동화, 홈 인포메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도시의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센터장은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최적화와 시간별 전기 가격 차별화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며 “특히 에너지 가격을 차별화하자 의사결정이 고도화돼 시민의 삶이 개선되고 행동양식이 변화한다는 점이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2007년 무렵 처음 시작된 초기 스마트시티 개념을 ‘스마트시 1.0’으로 정의한다. 송 센터장은 “기술은 시민 삶 개선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만, 초기 스마트시티는 공공부문을 등한시해 하이테크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따랐다”며 “최근 조류인 스마트시티 2.0의 목표는 기술로 시민의 궁극적인 삶과 행동양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스마트시티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 도심 내 공공문제를 안전, 건강, 에너지, 물, 폐기물, 운송수단, 경제와 주거, 커뮤니티 등 8가지로 나눠 각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분석했다. 이어 도시의 8가지 분야가 변화함에 따라 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을 건강, 편리함, 안전, 삶의 비용, 일자리, 환경의 질, 커뮤니티 등 7가지 지표로 재분류했다.
송 센터장은 “세계 50개 도시를 소득수준, 산업구조 등에 따라 3 종류로 나눠 스마트시티 적용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니 시민의 삶이 10~30%가량 개선됐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며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아닌 기존 도시 인프라 위에 ‘지능’ 만 입히는 소규모 투자로도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열 맥킨지앤컴퍼니 에너지센터장은 2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에너지포럼’의 네번째 세션 ‘스마트시티와 에너지’ 주제 발표를 통해 “과거 하이테크 기업이 주도한 스마트시티 운동은 기술에 매몰돼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이런 반성하에 최근 시민의 삶에 집중하는 ‘스마트시티 2.0’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서울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MIT에서 항공우주학 박사학위를 받은 재생 에너지 및 클린테크 전문가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재생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한국과 아시아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송 센터장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맥킨지 내부 연구를 바탕으로 10여년전 태동한 스마트시티 운동이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배경과 최근 스마트시티 관련 동향을 소개했다. 맥킨지는 효율적인 스마트시티 적용으로 도시의 형태와 규모에 상관 없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을 기본으로 빌딩 자동화, 홈 인포메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도시의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센터장은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최적화와 시간별 전기 가격 차별화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며 “특히 에너지 가격을 차별화하자 의사결정이 고도화돼 시민의 삶이 개선되고 행동양식이 변화한다는 점이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2007년 무렵 처음 시작된 초기 스마트시티 개념을 ‘스마트시트 1.0’으로 정의한다. 송 센터장은 “기술은 시민 삶 개선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만, 초기 스마트시티는 공공부문을 등한시해 하이테크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따랐다”며 “최근 조류인 스마트시티 2.0의 목표는 기술로 시민의 궁극적인 삶과 행동양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스마트시티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 도심 내 공공문제를 안전, 건강, 에너지, 물, 폐기물, 운송수단, 경제와 주거, 커뮤니티 등 8가지로 나눠 각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분석했다. 이어 도시의 8가지 분야가 변화함에 따라 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을 건강, 편리함, 안전, 삶의 비용, 일자리, 환경의 질, 커뮤니티 등 7가지 지표로 재분류했다.
송 센터장은 “세계 50개 도시를 소득수준, 산업구조 등에 따라 3 종류로 나눠 스마트시티 적용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니 시민의 삶이 10~30%가량 개선됐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며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아닌 기존 도시 인프라 위에 ‘지능’ 만 입히는 소규모 투자로도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금융’을 주제로 논의된 조선비즈 2018 미래금융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될 경우 지급결제, 보안 등의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무차입공매도 사태로 큰 혼란을 일으킨 삼성증권과 같은 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오른쪽)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선비즈 2018 미래금융포럼 1세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블록체인과 금융의 접목에 대해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하나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기술과 합쳐져야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접목한 금융혁명이 블록체인을 매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한 부행장은 “블록체인은 아이디어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이전, 교환하는 것은 물론 리스크관리와 투자 및 펀딩 등 크게 8개의 부문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행장은 하나은행의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예로 제시했다. GLN은 한국의 티머니나 포인트 등 각국 금융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디지털자산을 블록체인망을 활용해 세계 곳곳에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한국 금융소비자가 티머니를 일본에서 블록체인망을 활용해 교환해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한 부행장은 “1950년대부터 70여 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네트워크를 장악했던 비자, 마스터, 스위프트 등의 결제사업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의 지급결제 시스템을 주도한 회사들에 종속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금융사들이 블록체인 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패널로 참여한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급결제 시스템의 주도권 변화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위원은 “증권사나 보험회사조차도 은행을 통하지 않고는 소액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은행 중심 폐쇄적 지급결제시스템이 현 주소”라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 대 개인(P2P) 지급결제가 도입되면 금융투자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이라고 했다. 주식거래 등에서 은행 결제망을 이용하는 현 시스템의 근본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분야의 보안시스템 활용방안도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패널로 참여한 하재우 한국R3대표는 “최근 삼성증권 사태는 무차입 공매도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이 합쳐지면 이런 무차입공매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 있다”며 “금융당국에 있어 블록체인은 큰 축복”이라고 했다.
삼성증권 사태는 삼성증권 직원의 실수로 우리사주에 배당금을 입고하면서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배당해 발행되지도 않은 28억주의 주식이 임직원들에게 잘못 입고됐고 16명의 직원이 501만주를 시장에 팔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태다. 이런 보안상의 문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기술 기반의 시스템에서는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좌장을 맡은 정유신 서강대 교수도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부문은 보완”이라며 “늘어나고 있는 (금융의) 비대면거래를 할 때 (블록체인의 활용이) 점점 중요해진다”고 했다.
한편 정부 규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완화해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도 규제가 너무 엄격하게 적용되면 아무 쓸모가 없다”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테스트베드(시험시도)를 할 수 있는 사업과 할 수 없는 사업이 구분돼 있는데 영국이나 싱가포르 등 선진국은 기술만 있으면 모두 테스트베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행장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빅데이터를 금융사들이 활용할 때 어려운 부분이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했다. 개인정보 등을 블록체인으로 활용하는 방식에는 제한된 부분만 허용되는 게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훈 금융위원회 국장은 “블록체인은 보완기술이 확장된 네트워크에 적용되는 기술”이라고 보며 “블록체인에 국한해서 말하면 정부는 기술 중립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2016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용역형태로 진행해왔고 각 업권별로 서비스를 시범도입하고 있다”고 했다.
최 국장은 “다만 개인정보보호에서 착오송금 문제가 중요한데 퍼블릭(공공) 블록체인 도입은 제도적, 기술적 장벽이 많다”며 “그 부분은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착오송금 등 대규모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은행 등 공공부문에서 블록체인 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규제를 갑자기 완화하는 것보다는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Ripple)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8일 블록체인 기술이 전 영역에 걸쳐 거래비용을 낮추고 업종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 혁신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스 CTO는 “향후 거래 체계는 중앙화냐, 분권화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비용을 얼마나 낮추고 그 체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블록체인의 경우 서비스 제공자와 상관 없이 상호운용성 구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임스 왈리스(James Wallis)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부사장도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가 적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이 늘어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위험이 아닌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확대되면서 은행 스스로 탈중개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의 확대로 씨티, SC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탈중개화를 시행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은행도 다른 업종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CTO와 왈리스 부사장은 이날 오전 '블록체인과 금융혁신'을 주제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에서 블록체인의 활용성과 향후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대담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토마스 CTO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중앙은행과 금융회사 영역을 침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스 CTO는 “예전에 영란은행과 함께 지급결제 사업을 같이 진행한 적이 있는데, 영란은행은 명확한 조정자였다”며 “이 작업은 지급결제 과정에서 조정자의 역할을 줄여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영란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이 지급결제 시스템을 여러 모습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올해가 블록체인 기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금융산업이 블록체인을 마련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수출입금융과 관련해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CTO와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CTO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규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며 “범죄 여부는 사용하는 사람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행위를 막기 위한 선제적 접근은 필요하지만, 원천적인 차단은 좋지 않다”며 “그럴 경우 자국의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왈리스 부사장도 “정부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행위자가 가상화폐를 통해 자금세탁 등의 범죄 행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규제 당국 입장에서도 익명성 등 부정확한 요소가 사라지게 된다면 규제 당국 입장에서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케이블로 연결하든 와이파이로 연결하든 위성을 사용하든 여러 다른 네트워킹 기술을 사용해도 서로 연결이 되는 시스템”이라며 “블록체인 기술도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만큼 주류가 되려면 인터넷과 같은 상호운용성이 있어야 한다.”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Ripple)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테판 토마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리플의 CTO다. 비트코인 전문가인 그는 ‘비트코인은 무엇인가?(What is Bitcoin?)’라는 비디오를 제작해 수백만명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일조한 바 있다.
토마스는 ‘인터레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블록체인의 효율성이나 유용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간 연관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터레저 사업은 XRP(리플의 화폐단위)를 브리지 통화(bridge currency)로 사용해 다른 원장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는 “리플이 XRP를 처음 개발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이 시스템에 참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고객마다 원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블록체인만으로 고객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기존의 블록체인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상호운용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 블록체인 상황은 사일로(silo·담을 쌓아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현상) 형태로 서로 다른 블록체인들이 있고 이런 블록체인들이 모두 분리돼있다”며 “실질적으로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 높이기 위해서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또는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아닌 다른 시스템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통신규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레저는 새로운 원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원장이 연결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라며 “자산이 한 레저에서 다른 레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터레저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다양한 은행, 중앙은행, 컨설팅회사 등 지급결제 회사업체들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은행 주도가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며 여러 분야가 한데 모이는 최초의 시도라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올해는 블록체인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며 블록체인은 금융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다.”
제임스 왈리스 IBM 블록체인 사업부문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통해 프로세스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비용 감소와 이익 증대는 물론 새로운 사업 모델도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8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자로 등장한 왈리스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의 현 주소와 블록체인이 바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왈리스 부사장은 블록체인의 실질적 효과는 ‘신뢰’라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과정마다 검증이 이뤄지고 실시간으로 정보가 교환되기 때문에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비효율이 사라지고 새로운 사업 영역도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많은 금융사이 블록체인 도입과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금융업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지만, 금융업은 아직도 블록체인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많은 은행들이 이른바 ‘블록체인 관광’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융사가 블록체인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얼리어답터가 아니라면 적어도 패스트팔로워는 돼야한다”며 “기회를 잡으려면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와 협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CEO는 블록체인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에 따라 사업 전략을 수정·보완하는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IBM 블록체인 사업부의 주고객은 누구인가.
“어떤 업체를 특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블록체인은 모든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IBM은 도이치뱅크, HSBC, 유니크레딧 등 유럽 9개 은행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위트레이드(we.trade)’를 준비 중이다. 국제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들에게 실시간에 가까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업 이외에 어떤 산업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나.
“공급망 관리다. IBM은 지난 1월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와 조인트벤처(JV)를 만들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컨테이너를 A국에서 B국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위치를 추적하는 일이 굉장히 어렵다. 컨테이너 하나를 보내는 데도 200건 이상의 서류 작업이 필요하다. IBM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운송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면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IBM은 머스크 뿐만 아니라 다른 해운사나 각종 수출입 기관, 항만 당국 등 전 업계가 네트워크에 합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공유하는 정보도 많아지기 때문에 기술의 가치가 커지고 혜택도 많이 누릴 수 있다.”
-블록체인이 금융 또는 은행업을 새 패러다임으로 인도할까.
“동의한다. 금융권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다. 심지어 산업 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만 놓고 보자면 아직은 초기 단계다. 자본시장 관련 기업들이 먼저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 빠르면 6개월 안에 실제 적용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다. 이어 기업금융, 무역금융, 국제거래 등으로 확산될 것이다. 소매금융 분야는 아직 뒷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많은 은행들은 블록체인 투자를 주저하며 기술을 평가하는 개념증명(PoC·Proof of Concept) 단계에 그치고 있다. 이를 두고 ‘블록체인 관광’이란 말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PoC 단계에서 하는 일과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매우 다르다. PoC는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하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 등 실제 발생 가능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준비하기가 어렵다.”

-금융업은 어떻게 변화할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프로세스 효율이 개선되면서 비용이 감소하고 이익이 증대될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새로운 사업 모델도 많이 생겨날 것이다.
위트레이드가 한 사례가 될 것이다. 위트레이드가 상용화되면 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이 신뢰하고 돈을 내어주기 어려워했던 개발도상국이나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이들의 무역 거래에 대한 정보를 얻고 안전한 시점에 적절히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고객,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셈이다.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인증 분야를 비롯해 앞으로 소매 금융이나 커넥티드 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과 블록체인이 결합하면 신기하고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블록체인이 널리 상용화되면 카드업계 등 중개업은 궁극적으로 사라질까.
“완전히 사라지기 보다는 역할이 변할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블록체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카드업계 역시 블록체인 시대를 맞아 어떤 사업을 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개인 문제는 앞으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일부는 사라지겠지만 사라지는 속도도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의 상호 호환이 가능할까.
“기술적 상호 운용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블록체인의 효용성이 커지려면 물류 네트워크나 지불 네트워크, 무역금융 네트워크 등 서로 다른 네트워크가 상호 호환돼야 한다. 가령 무역금융 네트워크가 해운 네트워크에서 위치 정보를 받아서 지불 네트워크에서 해당 기업에 대금을 지불하라는 신호를 전송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상호 호환성은 매우 중요하다. 실물 자산이 오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현이 어렵지도 않다. 다만 블록체인간 기술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상호 호환이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블록체인의 한계나 위험성 등은 없나.
“초기에는 가상화폐의 익명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다만 승인형 블록체인이 발달하면서 규제당국의 입장이 전환되고 있다. 또 아직 블록체인은 1단계 버전에 불과하다. 과거 소프트웨어 발전 단계를 보면 버전 2~3으로 가야 사용자도 많아지고 시장 크기도 커진다. 마지막으로 보안 문제다. 블록체인이 다른 기술이나 시스템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어느 시스템이든 100%는 없다.”
-블록체인은 금융사의 위기일까 기회일까.
“금융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 기업에게는 기회다. 금융사는 블록체인에 투자하거나 중개 역할을 축소하거나 방향을 정하고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얼리어답터들이 많은 PoC는 진행해 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건너 뛰고 바로 사업 모델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과 같은 분산 원장(distributed ledger)뿐 아니라 페이팔처럼 중앙화된(centralized) 원장까지 다 묶을 수 있는 ‘인터레저 프로토콜(Interledger Protocol, 이하 인터레저)’이 금융의 미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테판 토마스(Stefan Thomas) 리플(Ripple)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0년 후 현재를 돌아보면 지금의 블록체인 기술은 단지 촉매제(catalyst)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8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8 미래금융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등장한 토마스 CTO는 행사 후 인터뷰에서 금융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 IP)’이 현재 인터넷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인터레저가 금융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생활에서 결제·송금과 같은 금융 활동을 하려면 자산을 옮기는 다양한 수단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때 인터레저가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지금은 주차한 후 주차비를 계산할 때 비자 카드나 페이팔 중 선택해서 결제하지만, 앞으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XRP(리플 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 이를 위해선 은행, 카드사 등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금융 시스템을 연결하는 표준이 필요하다.
토마스 CTO는 “금융 표준이 되려면 블록체인뿐 아니라 기존 결제 수단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간편(simple)해야 한다”며 “인터넷 표준을 보더라도 더 우수한 설계를 가지고 있던 OSI(Open Source Interconnect)가 더 간편한 IP에 밀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터레저에선 가장 간단한 개념인 ‘자산의 이동’을 공통분모로 보고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XRP가 연결 통화(bridge currency)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XRP는 가장 빠른 처리 속도를 가졌고 실제 금융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더 우월하다는 것이다.
토마스 CTO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XRP 가격이 연동해서 움직이는데 XRP는 다른 암호화폐와 엄연히 다르다”며 “다른 암호화폐와 XRP의 기술을 비교하는 건 장난감 자동차와 벤츠를 비교하는 격”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XRP를 디지털 자산이라고 설명하는데, 자산 가치가 잘 오르지 않는 것 같다.
“암호화폐를 투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투자자들로 인해 가격이 단기적으론 흔들릴 수 있지만, 길게 보면 다르다. XRP는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명확한 사용 사례(use case)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리플(Ripple Inc.)사가 XRP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XRP 가격이 오르면 우리도 좋다.”
-규제 리스크는 어떻게 극복하나.
“우리는 규제 당국과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피해가 적다. 고객(은행)도 계속 늘고 있어 회사 설립 후 올해 1분기에 마진율이 가장 높았다.”
-비트코인은 기축통화, 이더리움은 ICO(암호화폐공개) 플랫폼이란 지위를 가지고 있다. XRP는 개인 투자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나.
“우리 고객인 머니그램(MoneyGram)을 예로 들고 싶다. 머니그램은 미국 최대 송금 서비스 업체인데, XRP를 브리지 통화로 사용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이 개선됐다. 금융 업체 간 경쟁 촉진으로 이들이 더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결과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소비하는 개인의 비용도 줄어든다.”
-더 직접적인 효용은 없나.
“우리도 처음엔 암호화폐 지갑 앱 같은 것을 개발했다. 개인이 직접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려던 건데, 이런 작업은 기업이 해야 하고 개인이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인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매 상황 선택을 해야 하는데, 전문가가 처리하는 것보다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더라. 결국, 기업을 거쳐 개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로 선회했다.”
-한국 금융 기관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한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빠르게 진입하진 못하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기술을 한국 시장에 어떻게 전달할지(education) 고민하면서 동시에 전통적인 금융 기관과 협력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 물론 국가나 규제 당국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
시가 총액 세계 3위 암호화폐인 XRP를 개발한 리플엔 구글(GV),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제리 양이 설립한 벤처 펀드(AME Cloud Ventures) 등이 투자했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 UBS, 뱅크오브아메리카, SBI홀딩스 등 100여개 글로벌 금융사가 고객이다.
스테판 토마스는 초기 비트코인 진영에서 활동하다가 2012년 CTO로 리플에 합류했다. 최근엔 월스트리트저널 ‘D.라이브(D.LIVE)’ 등 블록체인 관련 행사 주요 연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