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업무를 하고 계시다면, 기계에 넘길 준비하세요." (세바스천 스룬)
"반복 업무 일부를 기계에 맡길 수 있겠지요. 하지만 대량 해고가 발생하진 않을 겁니다." (토머스 데이븐 포트)

23일 조선비즈 유튜브로 생중계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 대담에 참가한 IT 분야 글로벌 최고 석학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자동화가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소 결이 다른 의견을 내놨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이 23일 미국 현지에 있는 세바스천 스룬(사진 위 오른쪽), 토머스 데이븐포트(사진 아래쪽)와 실시간으로 연결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이 23일 미국 현지에 있는 세바스천 스룬(사진 위 오른쪽), 토머스 데이븐포트(사진 아래쪽)와 실시간으로 연결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담을 진행한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일자리 그 자체보다는 업무와 그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코로나19로 재택근무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업무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날 대담은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 첫째날 기조연설을 맡았던 세계 최초 무크(MOOC, 온라인 공개강좌) 플랫폼 ‘유다시티’를 설립한 세바스천 스룬, 빅데이터 분야 최고 권위자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가 미국 현지에서 실시간 패널로 참여했다.

스룬은 "이제 사람들이 평생 여러개 직업을 갖게 되고 다양한 역량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오랜 시간 전문직에 종사해왔다면, 갑자기 다른 일을 하기 어렵겠지만 요즘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스킬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 스룬은 "요즘 화상회의를 많이 하면서 관련 전문 플랫폼을 운영 중인 줌이 보잉보다 훨씬 더 경쟁력을 갖게 됐다"면서 "코로나로 여행을 못 하게 되니 한국에서 미국까지 줌으로 불과 몇 분 안에 연결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지금이야 말로 (디지털 전환에 관한) 새로운 스킬을 배울 때라는 인식이 있는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부처 차관 출신인 민 총장이 "가령 디지털뉴딜처럼 정부가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며 던진 질문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산업정책에 의존하기 보다는 생태계에서 승자가 결정되는 구조"라면서 "AI(인공지능), 데이터 관련 산업은 앞으로 중요한 만큼 정부가 집중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규제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무크 플랫폼을 운영 중인 스룬과 현지 명문대에 교수로 재직 중인 데이븐포트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고등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도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룬은 "내가 45살이고, 부양가족이 있는데 캠퍼스에 가서 수업듣기는 쉽지 않겠지만, 저녁식사를 차려놓고 저녁 9시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라며 "유다시티의 목표는 대학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교육수준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븐포트는 "온라인 교육은 교수진과 학생간 소통 면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향후 미래 교육모델은 온라인과 대면이 적절히 조화된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성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고성능 클라우드 기술력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의 최첨단 언어 모델인 GPT-3를 예로 들며 300년이 걸릴 프로젝트를 단기간 내에 성취한 배경에 고성능 클라우드 기술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짚었다.

윤 위원장은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응전략 : 클라우드의 역할과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을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감안해 최초로 온라인 무료 공개되는 이번 행사는 '포스트 코로나시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23일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23일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은 1차, 2차, 3차와 비교와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회적 파급효과를 가지게 될 것이며"이를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각 국가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AI 경쟁력을 평가할 때 세계 5위~6위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며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AI 기술의 이면에는 고성능 클라우드가 바탕이 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윤 위원장은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의 AI 언어모델 GPT-3를 예로 들었다. GPT-3는 신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답하는 등 인간이 쓴 것과 구별이 안 될 만큼 정확한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고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윤 위원장은 "GPT-3는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언어 인공지능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전통적인 AI 기술로는 성취할 수 없는 여러가지 혁신을 만들어냈다"며 "이같은 GPT-3를 개발하는 데 고성능 클라우드 역할이 필수적이었다. 일반적인 클라우드에서는 300년이 걸릴만한 프로젝트를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를 탑재한 고성능 클라우드로 시간을 훨씬 앞당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클라우드 기술의 경우 미국, 중국 등 클라우드 강국과 여전히 기술 격차가 있지만 최근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지난 2017년의 경우 미국, 중국 대비 한국의 기술력 수준이 75%로 평가됐지만 이듬해인 2018년에는 84% 수준까지 올라왔고 계속해서 격차를 줄여나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윤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위원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기술 발전과 확산을 위해 범부처간 정책 제언과 다양한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지난 5월 조선비즈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년 2월까지로 정해진 임기 내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목표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전 국민 버추얼(Virtual) 데스크탑(가칭)' 프로젝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인공지능(AI) 발전은 더욱 빨라지고 있고,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전망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변화하는 세계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세바스천 스룬(Sebastian Thrun) 구글X 설립자 겸 유다시티 회장은 23일 개막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 이후 생활과 경험이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바스천 스룬 구글 X 창립자 겸 유다시티 회장이 23일 개막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서 원격 강연하고 있다.
세바스천 스룬 구글 X 창립자 겸 유다시티 회장이 23일 개막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서 원격 강연하고 있다.

세바스천 스룬은 구글 비밀 연구소 ‘구글X’를 창립하고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그가 공동 창립한 유다시티는 세계 최초 무크(MOOC·온라인 공개강좌) 플랫폼이기도 하다. 스룬은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키티호크’도 설립해 이끌고 있다.

미국 AI·로봇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하나로 꼽히는 스룬은 이날 ‘AI의 모든 것’을 주제로 미국 현지에서 원격 강연에 나섰다. 그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이 강연이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꾼 한 예"라며 "수없이 많은 온라인 콘퍼런스가 열리고, 대학과 기업이 원격 교육과 업무에 나서며 클라우드컴퓨팅, AI 분야 발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이던 기존 소프트웨어와 달리, AI는 스스로 학습한다. 스룬은 이를 "데이터와 사례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고유의 규칙을 개발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AI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인류를 파괴할 것이라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이면엔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도 있다"고 강조했다.

스룬은 한국을 ‘AI 분야 선두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AI를 실생활에서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라며, 그 사례로 2017년 벌어졌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언급했다. 스룬은 "바둑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깝다"면서도 "알파고 제로는 ‘제로 베이스’에서 단 하루동안 학습해 세계 최강의 바둑실력을 갖추게 됐다. AI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학습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커머스(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도 AI의 성과는 눈부시다. 스룬은 "AI가 최고 수준 세일즈맨보다 2배 많은 대화 기회를 만들고, 실제 판매도 2배가량 많다"며 "실제 매출은 4배에 가까운 셈"이라고 했다. AI는 의료 등 전문분야에서도 인간을 넘어서고 있다. 스룬은 "양성·악성 종양의 구분이 힘든 피부암 사진 12만9000개를 학습한 AI가 스탠퍼드대 피부과 전문의보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급속한 AI 발전은 긍정적인 일만은 아니다. 맥킨지는 AI 발달로 2030년까지 4억~8억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스룬은 "AI가 택시 운전이나 파일럿은 물론 회계사, 변호사, 언론인, 심지어 최고경영자(CEO)까지 어떤 임무라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이 IT를 빠르게 받아들여 변화하는 세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룬이 내놓은 극복 방안은 무크 등을 활용한 재교육이다. 그는 "데이터·컴퓨터·클라우드 등 핵심 역량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을 가르게 될 전망"이라며 "결국 사람이 준비돼 있어야 세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미래 직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유다시티 활동의 목표"라고 했다.

스룬이 기조강연에 나선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오는 24일까지 이틀간 조선비즈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3일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국내 최대 테크 컨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서 "인류를 무한한 희망과 가능성이 기다리는 미래로 이끄는 기회의 무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 권한대행은 "스마트클라우드쇼가 올해 10회를 맞아 최첨단 국내외 ICT 기술과 비즈니스 트렌드가 탄생되는 국내 최대 컨퍼런스로 성장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거대한 변화와 도전 앞에서 혁신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논의를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인류역사는 위기 극복의 역사이자 혁신의 역사"라며 "이제껏 가보지 않은 낯선 미래를 앞둔 지금이야말로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인류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지구와 인간을 위한 포용적 혁신에 나설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서 권한대행은 "서울시는 2013년부터 스마트클라우드쇼와 함께하며 ‘공유도시 서울’로 나아가기 위한 지혜를 모은 바 있다"며 "올해는 공적 마스크 사례처럼 시민 일상속 사회 문제와 열린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해법을 도출하는 논의를 활발하게 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한다"고 했다.

23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온라인으로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활용을 최대한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온라인으로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온라인으로 개막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최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는데, 비대면 상황에서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 산업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데이터센터의 신규 구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5G 등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산업혁신과 경제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도 위기 탈출을 위해 디지털 뉴딜을 추진 중이고, 루즈벨트 대통령의 후버댐 건설처럼 ‘데이터 댐’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 댐은 ‘한국판 뉴딜’의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로, 데이터 수집·가공·거래·활용기반을 강화하여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고, 5G 전국망을 통한 전 산업 5G와 AI 융합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해 AI(인공지능) 활용까지 연계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게 최 장관의 구상이다.

그는 "(데이터 댐의)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클라우드 플래그십’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의료 교육 등의 비대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클라우드 바우처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10개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연합해 세계적인 수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협력·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 장관은 "과학기술과 ICT 인프라가 K-방역에 기여했던 것과 같이 디지털 뉴딜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자리에서 논의되는 고견들을 향후 정책에 반영해 대한민국의 보다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세기 한강의 기적으로 한국은 놀라운 ‘제조 경제’를 발전시켰다. (한국 기업이 제조하는) TV, 휴대폰, 자동차 등 많은 제품이 사용될 때마다 데이터를 생성한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련의 사업·프로세스가 구축되지 않았다. 기업 경영진이 데이터와 분석을 기반으로 제품·서비스를 평가하며, 의사결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빅데이터 석학’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는 23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에 앞서 진행된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디지털 경제로 신속하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을 포함한 기술·정책적 솔루션도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피터 드러커, 토머스 프리드먼 등과 함께 세계적인 경영 전략가로 불린다. 미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으로 박사를 받았으며, 경영혁신, 지식경영, 비즈니스 분석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관리 및 분석기술을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빅데이터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오는 23~24일 열리는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의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미국 현지에서 ‘디지털 뉴딜의 성공조건’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데이븐포트 교수의 강연은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에서 행사 당일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

데이븐포트 교수는 "글로벌 자본과 인재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좋은 사업 아이디어는 성공하기 쉬운 곳으로 가기 마련"이라며 "한국 (정부·정치인들이) 규제를 완화하고 더 많은 기업이 (글로벌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며, 보다 친기업적이며, 능력 있는 인재들이 한국에 와서 창업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데이븐포트 교수와의 일문일답.

◇ "디지털 뉴딜·데이터 댐, 좋은 아이디어… 어떻게 데이터 공유할지는 의문"

-한국 정부가 세계 대공황 시대에 미국이 ‘뉴딜’ 정책을 추진했던 것처럼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데이터 댐’을 만드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표준화하며 가공·결합하는 과정이 사람들의 작업에 의해 이뤄져 많은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하는데.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책적 효과가) 많이 드러나야 하지만 한국이 데이터 주도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장려하고 있다는 증거다. 기존 기업들이 데이터 댐을 통해 어떻게 그들의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할 것인지, 다양한 데이터의 형태와 포맷을 어떻게 다룰지 모르겠다. 오늘날 ‘데이터 공급망’이 노동 집약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접근 방식을 점점 더 많이 채택하고 있다. 앞으로는 데이터 가공과 통합 과정에서 생산성이 높아져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국은 빅데이터의 금광을 가지고 있는데도 캐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업들이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개방·공유하지 않으면 활용할 수가 없다. 디지털 경제가 고도화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만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는 없어질텐데.

"한국은 놀라운 ‘제조 경제’를 발전시켰고, (한국 기업이 제조하는) TV, 휴대폰, 자동차 등은 사용될 때마다 데이터를 생성한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련의 사업·프로세스가 구축되지 않았다. (한국이 디지털 경제로 신속하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을 포함한 기술·정책적 솔루션도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 경영진은 데이터와 분석을 기반으로 제품·서비스를 평가할 줄 알아야 하며, 의사결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경제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사람들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디지털 기술과 업무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을 교육해야 한다."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

-데이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AI 등의 기술·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국은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해 클라우드, AI 분야 경쟁력이 높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20세기 한강의 기적으로 한국은 고도로 발전된 제조 경제로 탈바꿈했다.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투자, 정보, 노력을 동원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선) 재빨리 움직여야 하며,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

◇ "코로나 이후 시대 대비 대면·원격 근무 장점 활용 정책 필요"

-코로나19 시대에 원격근무·수업이 확산되고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려면 정부·기업·대학의 문화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선 아직까지 원격근무·수업이 임시방편이고 대면 문화가 익숙한데.

"현재의 ‘가상 경제’는 전 세계적인 대규모의 사회적 실험이다.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비해 한국이 가상 라이프의 이점을 활용하고 정착시키기 바란다. 나는 지식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매일 사무실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항상 근무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물리적·가상 근무·교육의 장점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기업 환경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규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한국이 창업을 하거나 사업을 진행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글로벌 국가 순위에서 확인한 바 있다. 글로벌 자본과 인재가 넘쳐나는 시대에 좋은 사업 아이디어는 성공하기 쉬운 곳으로 가기 마련이다. 한국(정부·정치인들)이 규제를 완화하고 더 많은 기업이 (글로벌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며, 보다 친기업적이며, 능력 있는 인재들이 한국에 와서 창업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온라인에 최적화된 교육은 수년간 진화해 왔고, 이제는 오프라인 강의보다 더 흥미로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학생들은 강의를 듣는 게 아니라,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을 보내지요."

세바스천 스룬 스탠퍼드대 교수 겸 유다시티 설립자.
세바스천 스룬 스탠퍼드대 교수 겸 유다시티 설립자.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 겸임교수면서 세계 최초 무크((MOOC, 온라인 공개강좌) 플랫폼 ‘유다시티’를 설립한 세바스천 스룬은 조선비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온라인 교육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일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 기조연설 무대를 앞두고 진행됐다.

그는 비대면 교육 확산으로 경쟁력 없는 대학은 도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에 "무크는 대학을 없애겠다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 이들의 숙련도를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대학 교육을 접할 수 있는 대상은 주로 젊은이들이고, 대학 졸업 이후에 이들이 직장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지만, 무크는 모든 연령대가 접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혁신 기업들에 문을 열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스룬은 "한국 정부는 ‘학생들의 취업’이라는 목표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접근법으로 이를 추진해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기업(기관)들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며 "대부분 교육 시스템은 기존 사업자들에게만 열려있고,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대체로 수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로봇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스룬은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실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의 비밀연구소 ‘구글X’를 창립하고,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현재 유다시티 외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키티호크’도 설립해 이끌고 있다. 키티호크는 자율주행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스룬은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인 레벨5(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시대가 언제 올까’ 하는 질문에 "코로나19로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위해 한 차량에 2명씩 타는 게 쉽지 않은 데다 기업들의 투자도 둔화되면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레벨4(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주행)에 대한 준비는 됐으며 앞으로 2년 안에 이런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시제품 개발 단계에 불과하지만,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A부터 B 지점까지 이동하는 데 테슬라의 ‘모델3’와 비교해 에너지 비용 절반으로 5배 빠르게 갈 수 있다. 지상의 차보다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때까지 3~5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결국은 자율주행차를 이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룬은 오는 23일 조선비즈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는 ‘스마트클라우드쇼 2020’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AI의 모든 것’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스룬은 "AI는 앞으로 대부분의 일자리를 파괴할 것인데, 이를 똑똑하게 활용할 줄 안다면 향후 10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클라우드쇼에서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한국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겠다"고 했다. 스룬의 기조연설은 이날 오전 9시 10분부터 진행된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은?

미중 무역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 전쟁은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전쟁은 미국도 예상치 못했던 중국의 놀라운 성장세로부터 시작되었다. G1을 위협하는 중국의 무서운 성장 속도에, 트럼프가 자신의 선거 캠프 핵심 슬로건이었던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중국을 억누르기 위해 초강력 수를 연이어 두어 무역 전쟁이 장기화 되었다. 이 무역 전쟁은 중국의 기술력 확보를 막기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견제의 성격을 띠고 있는 미·중 테크 전쟁으로 정점을 찍었다.

결국 미국은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 기업, 화훼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를 체포하는 초유의 수를 두기도 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1단계를 마쳤지만, 경제 및 테크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조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의 정치적 제스처일 뿐이라 본다. 미중 테크 전쟁은 결국 두 국가 간의 자존심과 생존을 건 패권 싸움이기에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으리라 예상하는 것이다.

한편으론 미국의 편집증적인 중국에 대한 견제를 보며 한국의 독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중국의 힘이 과연 얼마나 대단하길래 미국이 이렇게까지 초강수를 두며 극도로 경계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정확하고 명쾌한 답을 이 책,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준다. 중국은 이미 주요 기술은 미국을 추월했거나 대등해졌고, 뒤처지는 몇몇 분야도 길어야 5년 안이면 모두 중국이 따라잡을 것이라고 세계 최고의 중국 전문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레베카 패닌은 대담하게 예상한다.

중국은 G1을 차지하기 위한 계획을 미리 세워놓았고, 차근차근히 현실화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민간 기업과 중국 정부가 힘을 합친 이러한 무서운 야욕은 첨단 기술에 대한 혁신과 기술 독립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중국 제조 2025’ 플랜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중국의 플랜에 맨 선두에 서 있는 것이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로 불리는 BAT와 샤오미, 바이트댄스, 디디추싱, 메이투안 등의 테크 기업들이다.

5Q

저자 레베카 패닌은?

기업 혁신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홍콩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의 창업 붐에 관해 쓴 최초의 미국인 기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미래에 대한 통찰이 담긴 그녀의 저서 『실리콘 드래건Silicon Dragon』과 『스타트업 아시아Startup Asia』는 알리바바의 잭 마와 바이두의 로빈 리 등 기술 거물을 소개하고, 새로운 실리콘 밸리가 동양에서 어떻게 생겨나고 있는지 탐구한 책이다. 레베카는 포브스지의 칼럼니스트이자 미국 경제 뉴스 전문 방송 CNBC의 특파원도 맡고 있다.

레베카의 기사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세계에서 손꼽히는 비즈니스 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와 <잉크Inc.> 등에 게재되었다.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는

트위터를 거쳐 에어비앤비에서 일하고 있는 문과 출신 엔지니어 유호현이 고찰한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 시키는 일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능에 이해하고 재능에 맞추어 일하는 사람들.

‘회사’에 적합한 인재가 되기보다는, 전문영역을 갖추어 ‘업계’에 적합한 인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 누군가는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이 어떻게 각자의 색깔을 내며 최고의 회사를 만드는지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와 그 작동원리에 대해 심도 깊게 파헤치고 있다.

더 이상 모두가 평준화되는 한국 대기업의 위계조직 형태로는 혁신도 경쟁도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단순한 벤치마킹과 등수와 격차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다양성과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살리면서 일할 수 있을까?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어떻게 일해야 할 것인가?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출판사 제공)

유호현에 5가지를 질문을 던지다

Q1 저술 동기를 말씀해주세요

A1

Q2 핵심 개념인 ‘역할 조직'이라는 용어 또는 개념의 뿌리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자포스가 도입한 홀러크러시(holacracy)에서 개념을 응용하셨는지요?

A2

Q3 옥소폴리틱스틀 창업함으로써 역할 조직론을 공론장으로 확대한 것 같습니다. 공론장에서 역할조직의 원리가 구현되는 것을 꿈꾸시나요?

A3

Q4 카카오에서 구글의 OKR 경영을 도입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의 역할조직 문화가 한국에 오면 마치 귤이 탱자가 되는 것같은 현상을 빚지 않을까요?

A4

Q5 책중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문장 2개만 뽑아주세요.

A5

저자 유호현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문과 출신 엔지니어이다.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영어영문학과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문헌정보학 석사를 마쳤다.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정보학 박사과정 중 트위터에서 이메일을 받고 면접 끝에 입사하게 되었다. 트위터에 입사 후 초보 엔지니어에게도 자율성을 부여하는 문화가 놀랍고 이해가 가지 않아 몇 년간 그 근본원리와 기업문화에 대해 연구했다. 새로운 도전을 찾아 트위터 퇴사 후 에어비앤비에 입사했으며 더 자유분방하면서도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시스템에 매료되어 기업문화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2017년에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에 관심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선후배들과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여 함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토론하면서 ‘역할조직’의 개념을 정립했으며, 긴 토론 끝에 나온 글과 그림으로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를 출간했다.

실리콘밸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은 하기 싫은 것이고, 삶은 일로부터의 해방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깨지고, 일은 삶의 목표를 완성시켜가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커리어를 위해 동기부여가 된 직원들을 가진 회사가 어떠한 힘을 얻게 되는지, 그들을 어떻게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기업 성과를 낼 것인지, 나아가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면 어떠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토론하고 싶어하며 이 책은 그 결과물이기도 하다.(출판사 제공)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뉴딜 연합문재인대통령은 7월 16일 한국판 뉴딜은 포용국가의 토대 위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연설했습니다.이번 주 뉴스레터는 크리스티 앤더슨의 ‘진보는 어떻게 다수파가 되는가'(이철희 역)의 책을 소개합니다.

1932년 미국 대선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당선되었습니다. 
루스벨트는 대공황 위기에 빠진 미국을 건지기 위해 뉴딜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1945년까지 대통령을 맡아 미국 민주당을 다수파가 되도록 이끌었습니다.앤더슨의 책은 공화당중심 정치 지형에서 민주당이 다수파로 자리잡은 현상을 ‘전향’과 ‘동원'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한국의 더불어 민주당도 미국 민주당처럼 박근혜 탄핵을 계기로 정권을 잡았고, 이어 대공황 못지 않은 코로나를 계기로 다수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이 한국판 뉴딜 연합을 통해 앞으로 수십년을 지배하게 될지, 아니면 철학과 전략 부재로 인해 그런 기회를 놓칠지 자못 궁금합니다.앤더슨 책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투표장으로 이끈 정치 전략1.1896년부터 대공황까지 미국 정치는 공화당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었다.  민주당은 소멸을 걱정해야 할 만큼 존재감이 없었다. 중간에 민주당의 우드로 윌슨이 집권하긴 했지만 공화당의 분열에 따른 어부지리였을 뿐이다. 

2.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민주당이 대공황을 계기로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집권한 뒤 다수파로 변신하는 데 성공하고, 30여 년간 민주당 전성시대를 열었다.

민주당은 1932년 대선부터 1968년 대선까지 10번의 대선에서 7번 승리했으며 의회에서는 언제나 다수당이었다.

3.민주당 장기 집권에 대한 기존 분석은 “불황으로 말미암아 공화당 지지자 수백만 명이 민주당 지지자로 돌아섰다”는 ‘전향'론이었다.

4.1920~36년 사이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전체 투표자 수가 70%나 증가했다. 또 1936년 투표자의 약 40%는 1920년 이후 처음으로 투표한 시민들이다. 이는 새로운 투표자들이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동원'설을 뒷받침한다.

5.투표에 많이 참여한 사람일수록 단기적인 정치적 자극으로부터 영향 받을 가능성이 작은 ‘면역' 유권자다. 이에 비해 기존 정당 체계를 경험하거나 공감하는 바가 거의 없는 층은‘비면역' 유권자에 해당된다.

6.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2년 대선에서 흑인과 여성 ,이민자, 청년 등 비면역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 루스벨트의 사회 통합론이 이들을 움직였던 것이다.

7.루스벨트가 주도한 뉴딜 연합은 대공황의 폐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 즉 ‘잊힌 사람들’의 삶을 보살피는 정책들을 통해 이들의 안정적 지지를 얻음으로써 만들어졌다. 사회적 가치를 부각시켜 새로운 지지층을 동원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8.한국에서 빈번히 인용되지만 늘 오해되고 있는 단어가 바로 ‘뉴딜'이다. 뉴딜은 진보를 표방한 정치 세력이 다수 연합을 형성하는데 성공하고, 그 결과 큰 변화를 이루어 낸 정치 전략이자 기획으로 이해되어야 한다.(역자 이철희)

9.집권한 진보가 해야 할 일은 권력과 예산으로 뒷받침되는 정책을 통해 사회경제적 약자의 삶을 개선하고, 그들이 진보의 정치적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결속시켜야 한다. 또 새로운 갈등, 균열 또는 프레임을 설정해 정치 사회적 질서를 재편함으로써 다수 연합을 구축해야 한다.(역자 이철희)

10.민주주의는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뉴딜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한국의 진보가 정치적 무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지적 각성제다.(역자 이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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