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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기조강연 1 - 오아시스를 찾아서 - 중동의 경제 · 투자 트렌드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2020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강연 3 - 포스트 코로나 시대, Fed(미 중앙은행)의 대응 (1)
2020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강연 3 - 포스트 코로나 시대, Fed(미 중앙은행)의 대응 (2)
“인컴은 시간이 지났을 때 빛을 발한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컴으로 자산을 견고하게 지키고, 여러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재은 KB증권 WM투자전략부서장은 13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2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손실 회피가 먼저다, 안전자산 피신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인컴을 나의 투자 자산에 가져오는 것은 자산 관리에 있어서 좋은 루틴을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서장은 “내년에는 지키는 투자 전략이 많은 이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며 그 중 핵심으로 ‘인컴(현금 수익)’ 확보를 꼽았다. 인컴이란, 월급처럼 꾸준히 들어오는 수익을 말한다. 자본 차익이 주식 또는 채권의 가격 상승 시 발생한다면, 인컴은 주식 배당 또는 채권 쿠폰 지급 등에서 나온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인컴 확보를 핵심 투자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인컴은 투자 공포 구간에서 성급한 매도를 하지 않도록 해주는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증시 조정 시기에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는 시드머니(종잣돈) 역할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월 같은 인컴 수령이 기대되는 투자 상품으로 채권과 월 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을 언급했다. ELS는 특정 주권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돼 투자 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이 외에 배당주, 리츠 등을 가변적이지만 자본 차익이 기대되는 인컴 투자 상품으로 추천했다.
아울러 김 부서장은 인컴 투자를 핵심 전략으로 삼되 병행 전략으로 위성 전략을 가져갈 것을 추천했다. 그는 “친환경, 2차전지, 로봇 등 테마는 장기적으로 좋으리라 생각한다”면서 “본인 자산의 핵심을 인컴으로 구축해 견고함을 가지고, 수익의 기회들은 이런 테마들에 투자해 여러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성 전략을 가지는 투자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아시아는 이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공장이다. 전통적인 공급망에서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었다면, 새롭게 형성된 ‘역 공급망’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가 함께 세계 공장을 이루고 있다.”
치 로(Chi Lo) BNP파리바자산운용 수석 시장 전략가는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중국의 디커플링 현상과 유통망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평안자산운용 해외투자 부문을 총괄했던 시장 전문가다.
치 로 전략가는 “현재 세계는 ▲탈세계화 ▲세계 시스템과 중국의 디커플링 ▲이로 인한 공급망 해체 등 세 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모두 ‘탈세계화’라는 큰 틀 안에 있다”고 말했다.
치 로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교역 관계가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교역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시작 때부터 핵심 주제였으며, 이에 따라 중국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시아 공급망의 해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 로 전략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속에서 중국의 역할이 단기간에 축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간의 수입과 수출의 총합, 즉 총무역지수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 이후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에도 외국인직접투자(FDI·Foreign Direct Investment)가 계속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체 FDI의 10%를 차지했던 중국이 이제는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역 공급망의 형성’이라는 새로운 추세를 의미한다”고 했다. FDI란 외국 국적을 가진 개인 혹은 외국 기업이 단순히 자산을 국내에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참가 등의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그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차이나 플러스 원이란 중국 이외에 다른 지역을 공급망에 추가하는 전략을 말한다. 코로나 이후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이 아시아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구매를 하고 있는데, 이는 아시아 공급망 붕괴가 아니라 외국 기업들이 10년 이상 시행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는 중국 공급망 붕괴에 대비해 다른 지역, 특히 아시아 국가로 생산을 옮기거나 투자를 늘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공급망에서는 물품이 아세안 또는 아시아에서 중국으로 배송되며 아시아에서 가져온 물건을 중국이 세계 시장에 판매하며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됐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역 공급망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중국 혼자가 아니라 중국과 아세안 국가가 함께 세계 공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고 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아세안 국가 사이 무역 규모가 중국과 미국 사이 무역 규모보다 크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첫 번째로 중국과 아시아 국가 사이에 경제적 연계가 확실히 증가하고 있고, 두 번째로는 팬데믹 기간 중국과 아세안 국가의 협력이 아시아 공급망의 중요한 변화와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한국, 대만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중국에 대한 편중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치 로 전략가는 앞으로 로컬리즘(글로벌리즘과 반대되는 개념)이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아시아의 선두 주자로서 지역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로컬리즘의 부상은 탈세계화에 대응하는 국가 간의 지역 내 연계, 무역 및 경제적 관계를 강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며 예상보다 규모가 큰 바이아웃 딜이 많이 이뤄질 것이다. 실탄을 확보해 놓은 사모펀드 운용사(PE)와 그렇지 못한 곳 사이의 양극화도 심해질 것이다.
김수민 유니슨캐피탈코리아 대표는 13일 오전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2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연사로 나서 내년 인수합병(M&A)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이 같이 전망했다.
김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13년부터 유니슨캐피탈 한국법인을 이끌고 있다. 유니슨캐피탈은 밀크티 프랜차이즈 ‘공차’를 인수한 후 매각해 6배의 수익을 냈으며 고급 웨딩홀 ‘아펠가모’ 운영사를 성공적으로 바이아웃(경영권 이전)했다. 독서실 브랜드 ‘토즈’와 3차원(3D) 구강스캐너 업체 메디트의 경영권도 인수한 바 있다.
이날 김 대표는 유동성의 축소와 증시 하락 속에서 PE 업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상세히 진단했다. 지난 2~3년 간 국내 PE 투자의 증가세는 경영권 인수보다 소수지분, 그로쓰캐피탈(성장 기업 투자)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내년부터는 ‘회사를 팔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속출하며 바이아웃 투자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현재 M&A 시장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의 상황처럼 규모가 큰 딜이 많이 나와있다”며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이 잇달아 매물로 나오고 그 대신 소수지분 투자 같은 잔잔한 딜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동성 축소로 돈줄이 마르는 가운데 PE 운용사 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대표는 “출자자(LP)로부터 돈을 받아 펀드를 결성하려는 PE는 수백개지만, PE들이 받아갈 수 있는 돈에는 제한이 있다”며 “이미 펀드를 잘 만들어 놓고 실탄을 확보해둔 PE와 그렇지 못한 PE가 극과 극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유니슨캐피탈에서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메디트를 예로 들었다. 현재 인수금융 금리가 8%에 달하고 내년에는 1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원매자가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인수금융의 도움 없이 경영권을 사겠다는 해외 PE들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과 내후년에 경영권을 인수하면 향후 되팔 때 매우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는 만큼, 돈 있는 PE들에는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PE 같은 재무적투자자(FI)와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의사 결정이 비교적 빠른 PE들이 M&A 시장을 주도하는 데는 변함이 없겠지만, 지금 같은 시장 하락기에는 오너의 의지가 강력한 일부 SI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PE는 전문 경영인들이 투자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으나, SI의 오너는 보다 자유롭게 경영권 인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김 대표는 한 이커머스 업체를 예로 들며 벤처캐피털(VC)이나 PE들의 투자를 많이 받은 스타트업들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보적인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는 스타트업들은 유동성 문제를 겪을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600억~700억원에 불과했던 업체가 반 년 만에 2000억원짜리 회사가 됐는데, 지금은 오히려 3년 전보다 몸값이 더 떨어진 상황”이라며 “투자금이 넘쳐나 불필요한 물류센터와 사옥 등을 건설했지만 수익성이 과거보다 더 나빠지는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식량 가격 급등
러시아 의존도 높았던 유럽부터 경제 위기
미국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 체제 강화...새로운 생존 전략 모색해야
“통합을 외치던 세계화는 끝났습니다. 미국부터 자국 우선주의 체제로 바꾸고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건 미국이며, 모두 이 판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2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에너지 및 상품시장의 혼란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가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 곡물, 에너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면서 공급처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식량 불안정이 심화하자 유럽부터 경제 위기에 처하게 됐다.
최준영 위원은 “유럽과 러시아는 긴밀하게 얽혀있는데, 러시아는 유럽에 식량과 에너지를 보내고 막대한 돈을 벌었다”며 “(전쟁으로 유럽의) 에너지 공급원이 부족해지자 독일의 경제적 위기를 시작으로 유럽 전체가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두 나라의 전쟁이 길어진다면, 식량 위기가 전 세계로 번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특히 중동 내 비산유국, 아프리카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이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식량 의존도가 높아 더 큰 피해를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집권 이후 농업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주력했다”며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국제시장에 공급되는 밀 가격도 안정화 수준에 이르렀는데, 이 두 나라가 싸우면서 혼란이 생겼고 위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 위기는 비료 산업과도 연관된다. 비료를 양껏 써야 작물 생산량이 많아지는데, 비료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 전문위원은 최근 질소비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가 부담을 전가하지 못한 유럽 비료업체들이 줄줄이 폐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이는 다시 농산물 생산이 감소하는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 위원은 “돌이켜보면 과거 러시아가 가뭄으로 인해 수출을 중단하면서 ‘중동의 봄’이 발생했다”며 “에너지, 식량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세계의 흐름을 바꿀 아예 새로운 사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변화하는 세계화 기조에 대해서도 강연을 이어갔다. 최근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행정명령 등 국가 주도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배터리와 반도체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비슷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는 “각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무시하며 자국의 전략적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호주, 캐나다 등 광물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은 이를 보호하기 위해 수요자에게 제조업과 연계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라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처럼 특정 자원만 구입해 판매 후 이득을 보는 구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런 기조가 퍼지면, 우리나라와 같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물건을 팔던 수출 중심 국가부터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 물건을 팔려면,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현지에 공장을 세워야 하는 셈이다.
이와 같이 공급망 부족과 통화긴축 기조, 특정산업 퍼주기 정책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당분간 인플레이션 역시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쪽에서는 금리를 올리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법안으로 투자를 권고하는 상황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위원은 “당장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부터 줄이게 된다”며 “ESG 투자가 위축되면,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지 않아 어려움에 처한 유럽 국가들이 서로 대립하는, 혼돈의 시기로 귀결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폴란드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경제는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더 길어지면 경제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0년간 세계 경제를 움직였던, 하나로 통합하던 세계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2~3년간 경기 침체, 업황 불안이 지속되더라도 과거 양적완화 기조로 돌아가긴 어려워보인다”며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 중심 국가들은 미국이 만드는 질서를 지켜보고, 적절한 전략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선 이미 20년간 탈세계화”
“기술 산업 등 한국 역할 부각 기대”
제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 높아
“세계화의 붕괴로 각국의 사업 수행을 용이하게 하는 부분들이 무너지고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모든 투자 자본이 재배치되고 있는데 돈을 벌 수 있는 유용한 비즈니스와 산업이 다시 구축되는 세상이 왔다고 볼 수 있다.”
아담 포센(Adam Posen)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2022 글로벌 경제 투자포럼’ 특별강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미·중 마찰 등의 영향으로 그동안 우리가 마주해온 세계화는 점차 느슨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PIIE는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비영리 싱크 탱크로 국제 경제 분야에서 큰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센은 2013년부터 이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그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영국 영란은행(BOE·Bank of England) 통화정책위원회 사외자문위원으로 일한 거시경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포센 소장은 “글로벌 경제와 지정학적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긴장감이 다른 나라로 번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계화는 무역뿐 아니라 투자, 자본과 정보 흐름, 관광, 교육, 비즈니스 네트워크라는 다층적인 구조를 구성해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유대 관계”라며 “한국은 이런 흐름에 맞춰 이웃 국가들과 활발히 교류해왔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탈(脫)세계화는 매우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추세”라며 “미국은 지난 1990년 말부터 약 20년 넘는 기간 동안 글로벌 경제에서 철수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무역뿐 아니라 이민, 투자, 협정, 국제기구를 포함해 미국이 주도해온 모든 부분에서 서서히 발을 빼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미국이 맡은 역할의 변화는 엄청난 파급력을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세계화는 세계화의 끝이라기보다 미국과 글로벌 경제가 맺고 있는 관계 사이의 여러 요인이 무르익으면서 가속화되는 것에 가깝다”며 “탈세계화보다 세계화의 붕괴라는 용어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 세계가 여전히 유용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센 소장은 “반도체, 전기차 등 한국이 주력하는 기술 산업은 세계화와 탈세계화 경계의 최전선에 놓여있다”며 “만약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갈등이 심화하는 중국 주변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와 자급자족을 위한 독자 행동의 길로 간다면 글로벌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취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센 소장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주목할 유망 산업으로 에너지와 기후, 의료 및 교육 부문을 꼽았다. 세계화 붕괴로 이제 막 변화가 시작된 만큼, 장기적으로 성장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조업, 금융 등 전문 서비스 산업은 수익성이 크지 않고, 관광 숙박업은 개발도상국보다는 선진국 중심으로 수혜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더 이상 화석 연료의 종말이 없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화석 연료의 종말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미국과 유럽의 그린 뉴딜에 대한 환상을 품어왔는데 이제는 실제로 일어나기 시작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경우 지정학적 변수에 지속해서 노출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물론 한국도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을 잡아가겠지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과 같은 전문 서비스 부문은 탈세계화, 경제 블록화 영향으로 성장의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센 소장은 “90년대 이후부터 줄곧 교육 및 의료, 의료 관광, 원격 학습처럼 온라인화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명한 경로가 있었지만 제도적 반발이 거셌고, 소비자들 역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며 “그러나 코로나 이후 생소함에 대한 장벽이 사라졌고, 에너지 및 기후 부문과 유사하게 매우 흥미로운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BK연금보험 증권운용부장
KB증권 WM투자전략부서장
하나벤처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