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이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인구 감소에 따른 투자 흐름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선비즈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을 개최하고 국내외 경제 전문가의 혜안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은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조선비즈의 경제 전문 포럼이다. 매년 국내외 석학을 초청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알아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이사의 개회사로 문을 연 이날 행사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업 관계자와 대학생·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청중 300여명은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의 투자 조언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 수출 비중 높은 제조업 주목… 美 AI 사이클 투자도 추천
기조강연의 포문을 연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은 현재를 ‘불안의 시대(Age of Anxiety)’라고 정의하며 같은 시각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통령 선거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부크홀츠 전 위원은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통화·재정 정책을 정상화하고 자유무역 시스템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좋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선 낙관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특정 산업의 부진에 주목하기보다는 문화 콘텐츠 등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아보라고 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는 “내수 소비 중심의 투자 전략은 막을 내리고 있다”며 “인구 고령화 시대에도 제조업 기반, 수출 가능성이 있는 소비재에서는 여전히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맥락에서 김 대표는 음식료·조선·일반기계·의류·화장품 등을 유망 업종으로 추천했다.
세 번째 기조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생산성이 날로 개선되고 있는 미국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 증시가 2022년 조정을 받았지만, 현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을 보면 연초 대비 20% 올랐다”며 “2027년 12월에 1만2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오전 세션은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를 좌장으로 부크홀츠 전 위원과 김태엽 대표가 참여한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미 대선 이후 나타날 일시적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AI 사이클과 관련해선 소프트웨어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에너지·전력설비 산업 쪽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 부동산·금융·제약 등 ‘인구 절벽’ 위기에도 찾아보는 기회
오후 세션에서는 인구 감소 시대의 새로운 사업 기회, 부동산 시장 전략, 금융시장 변화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오전 패널토의 좌장에 이어 오후 강연까지 맡은 박형곤 딜로이트 파트너는 “AI와 IT 솔루션, 노령 인구 재교육 관련 산업 등 인구 노령화에 생산성을 대체할 수단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 파트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향후 소비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저출산·고령화로 소비 규모가 감소하면서 미래 대비형 소비 특성이 대두하고, 주거·에너지 등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또 노동력의 고령화로 기업 생산성이 둔화하면서 기술 인력에 대한 채용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강병호 네이버웹툰 데이터옵스 팀장은 “인구가 줄어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주택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짚었다. 그는 “AI 관련 부동산은 판교·분당·수원 등에 있다”며 “잘 되고 있거나 잘될 것 같은 산업에 선별적으로 자본을 배치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고, 해당 기업 인근 아파트 가격 또한 움직일 전망”이라고 했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투자자가 여러 경로로 정보를 접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상식’으로 판단해 쏠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곧 달러 강세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면서 “미국이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방법엔 달러 약세, 높은 관세, 무역협상 등 3가지가 있는데, 트럼프 1기 때 이를 유연하게 적용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105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고 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 즉, 의료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노화 연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며 노령 인구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해선 역(逆)노화 관련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둘 만한 의약품으로 비만과 당뇨 치료제를 제시했다.
☞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내빈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근익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임유철 PEF운용사협의회장 ▲김재민 한앤컴퍼니 부사장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이사 ▲이규성 이지스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이승호 삼일PwC 금융부문 대표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손재호 딜로이트 안진 성장전략부문 대표
“노화에 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 즉, 의료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노화 연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서 ‘더 오래 살 수 있게 만드는 제약사의 기술’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서 연구원은 “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노령 인구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노령 인구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해선 역노화 관련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는 게 서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역노화’의 저자 세르게이 영(Sergey Young)은 수명 연장 기술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장수비전펀드(Longevity Vision Fund)’를 설립했고, 구글벤처스의 수장 빌 마리스가 설립한 칼리코(Calico)는 인간 500세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서 연구원은 제약사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의약품으로 비만과 당뇨 치료제를 꼽았다. 비만과 당뇨 치료제가 시장성이 뛰어난 영역이면서도, 그 안에 들어가는 ‘GLP-1′ 성분이 노화 치료제로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노화에 대해 시간이 지나며 늙는 하나의 현상이 아니라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노화를 질병으로 접근한다면 노화를 늦추거나 역전할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좋은 비만·당뇨치료제의 성분을 연구하면 노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당뇨 환자들이 1차 당뇨 치료제로 처방 받는 메트포르민은 쥐 동물 실험 모델에서도 건강과 수명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임상 준비를 위한 펀딩이 어려워 임상 진입은 하지 못했다. 서 연구원은 “기업들이 메트포르민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돈이 된다는 확신은 없는 것”이라며 “이를 대체할 성분이 GLP-1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GLP-1 성분을 사용한 비만·당뇨 치료제의 매출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비만 환자가 40%가 넘기 때문에 비만자에 대한 처방이 늘고 있다”며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물론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이 시장에 다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오건영 신한지주(56,800원 ▼ 200 -0.35%) 자산관리 자문단장은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달러 강세로 몰리고 있는데, 반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오 단장은 이날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의 강연자로 나서 “트럼프가 곧 달러 강세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같은 시각 개표가 진행 중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기대감이 커지자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오 단장은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환율을 돌이켜 보면 시장 인식과 달리 강(強)달러 일변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오 단장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방법에 달러 약세, 높은 관세, 무역협상 등 3가지가 있다“며 ”트럼프 1기 때 이를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105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추구했던 것은 달러의 가치보다 미국이 겪고 있는 무역적자를 어떻게 해소할지였다”며 “편견만 가지면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오 단장은 투자자가 여러 경로로 정보를 접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상식’으로 판단해 쏠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효과를 제외하고 볼 때 교과서대로 라면 미국 금리 인하에 따라 달러로 주는 이자가 줄어드는 만큼 달러 약세로 가야지만, 그렇지 않았다”라고 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이후 오히려 상승했다. 오 단장은 그 배경을 ‘미국 예외주의’로 설명했다. 미 주식시장이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자,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가 급증했다. 최근 3년 사이 미국 주식 보유 규모가 900억달러(약 125조원)가량 늘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으로 국내 기업도 현지 생산설비를 확대하게 됐다. 기업도 미국으로 자산을 옮겨가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중국 경기가 악화하면서 한국의 대(對)미국 의존도는 더 커졌다.
오 단장은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만큼 빠르게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금리를 인하할 때 금융 안정 측면도 살펴야 한다”며 “실물 경제는 3%대 금리를 견디기 어려워하지만,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을 보면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단장은 “한국은행 입장에서 금리 인하는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시장이 원하는 것보다 최대한 적게, 최대한 천천히 금리 인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오 단장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2025년 각각 2.75%, 3.75%까지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핵심은 기준금리 격차가 기존 2%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변동환율제에서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만큼 원·달러 환율을 살짝 눌러주게 될 것”이라면서도 “금리나 환율 모두 하방 기대해도 미국 예외주의 등을 생각해 볼 때 변동성이 꽤 클 수 있다”고 했다.
6일 조선비즈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개최
독일·이탈리아·일본, 인구감소기 집값은 올라
국가 성장 중요… “기업 성장성 따라 근처 집값도↑”
“주택 가격은 소득의 함수입니다. 인구가 줄더라도 국가와 기업이 성장한다면 주택 부동산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이 함수는 수요가 풍부하고 거버넌스가 우수한 ‘아파트’에서 동작합니다.”
강병호 네이버웹툰 데이터옵스 팀장은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인구감소 시대의 대한민국 주택 부동산’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밝혔다. 강 팀장은 SK텔레콤 머신러닝 엔지니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연구소 연구원, 안랩 위협분석팀 연구원 등을 역임한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강 팀장은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가 경제 성장률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주택 부동산 가격을 결정 짓는 더 중요한 요인은 ‘소득의 증감’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강 팀장은 “한국은 그간 전체 인구 감소에도 경제 활동 인구가 유지돼 괜찮았지만, 안타깝게도 2028년부터 경제 활동 인구도 줄어들 전망”이라며 “2040년 전체 인구가 5000만명 이하로 내려오고, 중위연령도 55세가 되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 감소와 주택 가격, 경제 성장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려면 우리나라보다 먼저 인구 감소를 겪은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경우 1974년부터 1987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인구가 줄었다. 강 팀장은 “독일은 인구 감소기에도 국내총생산(GDP)이 늘었고, 같은 기간 주택 가격지수 역시 오름세였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인구가 3.3%가량 줄었지만, 이 기간 GDP는 늘었고 주택 가격지수 역시 인구 감소기 초반 하락세였다가 반등 중이다.
일본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독일이나 이탈리아와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일본의 GDP는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이 소득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에 배치되는 현상이다.
강 팀장은 인구 감소기 일본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대도시 주변에 분포해있어, 소득이 늘어나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 대도시의 콘도미니엄·맨션 가격이 47%나 올랐다는 게 강 팀장의 설명이다.
일본의 사례로 미뤄볼 때, 국내에서도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강 팀장은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인접 기업의 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주식시장 거버넌스가 좋지 않아 많은 사람이 기꺼이 자산을 아파트로 보유하기에 국내에서 우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은 편으로, 이 기업들의 본사는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한다. 공장도 대도시 중심이다. 강 팀장은 “인공지능(AI) 관련 부동산은 판교, 분당, 수원 등에 있고, IT 반도체 산업의 기업 성장성에 따라 주택 가격이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팀장은 “한국은 인구가 줄면서 비자발적으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며 “잘 되는, 잘될 것 같은 산업에 선별적으로 자본을 배치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고, 해당 기업 인근 아파트 가격 또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강 팀장은 “자산 배분 측면에서 원화 자산은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적절하고, 다음 자산은 미국 달러화를 기초로 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보조 수단은 늘어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가 충분히 늘어날 것이다.”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는 6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고령화 사회와 신규 사업 기회’를 주제로 강연한 박 파트너는 “AI와 IT 설루션, 노령 인구 재교육 관련 산업과 기술 등 인구 노령화에 생산성을 대체할 수단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파트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향후 소비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 인구 감소로 인해 총 수요가 감소하고, 생산 가능 인구도 줄어서 생산 능력이 줄어들며, 이는 곧 가처분소득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소비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미래 대비형 소비 특성이 대두되고, 주거나 에너지와 같은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 트렌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파트너는 독일과 일본 등 고령화를 겪는 주요 국가들의 경우 노령 인구가 소비를 주도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노령층의 구매력이 타 연령층에 비해 낮은 모습을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실제로 경제개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3 연금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소득 수준과 금융자산이 낮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박 파트너의 분석이다.
박 파트너는 “반면 독일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부를 축적한 상태로 노령 인구가 은퇴한 뒤 소비할 수 있는 관광과 보건 산업이 발달했고, 일본도 1970년대 전후로 고도 성장을 겪은 단카이 세대가 경제적 여유를 갖고 소비를 주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파트너는 국내에서 노동력 고령화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기술 인력에 대한 채용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에선 호봉제, 고용 경직성 때문에 고령층을 내보내거나, 현재 시장에서 기술 역량이 떨어지는 직원이 연봉을 더 받기도 한다”며 “기업은 필요 역량 대비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반대로 생산성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해외 정부와 기업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자 노동시장 참여 확대 정책 등을 시행 중이다. 고령자 고용 안정법을 개정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을 올리거나 정년제를 폐지하는 등 1개 방안을 선택해 노력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독일의 완성차 제조업체 BMW는 고령 근로자의 편의를 위해 공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조명을 교체하고 고급의자와 확대경을 설치하고 있다. 노년 전문 의료진도 채용해 공장에 배치한다.
박 파트너는 “노령화를 고려할 때 소비 주체가 계속 변화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겪어야 한다”며 “다만 소비력을 가진 이들이 소비 트렌드를 계속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5일(현지 시각)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미국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박빙 경쟁을 펼치고 있다.
6일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패널 토론에 참석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이 투자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좌장은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가 맡았고 패널로는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과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대표이사가 참여했다.
김 대표는 “미국 정당의 변화만 가지고 투자해서는 안된다. 누가 뽑히는지에 따라 상황이 급변하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라며 “해리스와 트럼프 중 어떤 리더가 선출되더라도 리스크 방어를 하자고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긴장 상황 변화, 인도의 부흥에 맞춰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크홀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글로벌화, 자유무역에 대한 큰 지지자는 아니다”라면서도 인도의 모디 총리를 예로 들며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한다. 인도의 경우 모디 총리를 좋아하는 식”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크홀츠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든,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든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정이 있을 거라 본다”고 내다봤다. 포트폴리오 배분 측면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곳이 중동”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에 투자하는 게 좀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파트너는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든 자국 중심주의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며 “무역에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할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공지능(AI) 사이클이 향후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김 대표는 “AI가 중요해지면 말한 것처럼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류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 에너지, 전력 설비 산업 쪽을 주목하면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파트너는 “AI가 현재 대규모언어모델(LLM) 중심으로 가기 때문에 언어 의존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영미권과 소수 언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거꾸로 AI가 필요로 하는 엄청난 수의 데이터센터와 이 데이터센터들에 들어가는 부품, 인프라, 에너지 분야가 엄청난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조선비즈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개최
“美 배당성향·생산성, 韓보다 높아… 당분간 강세장 지속”
“보수적으로 봐도 미국 증시는 앞으로 최소 4년간 오름세를 보일 겁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투자해야 합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6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의 기조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 주제는 ‘인구 감소 위기에서 찾는 기회’다.
유 본부장은 “미국 증시가 2022년 조정을 받았지만, 현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을 보면 연초 대비 20% 올랐다”며 “2027년 12월에 1만2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유 본부장은 그 근거로 주가수익비율(PER)의 확대를 언급했다. 현재 미국 PER은 21배인데, 추후 25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유 본부장의 판단이다.
유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PER이 33배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8배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국 PER이 낮은 이유에 대해 유 본부장은 “우리나라 금리가 과하게 낮게 유지되거나 기업이 투자자에게 돈을 안 돌려주고 있다는 뜻”이라며 “애국심을 발휘해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는 건 좋은 얘기지만, 투자자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배당해 투자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배당성향은 20% 수준이다. 미국은 100%다.
미국은 생산성마저 높아지는 추세라고 유 본부장은 말했다. 반면 한국은 AI 산업을 제대로 못 쫓아간 탓에 생산성 속도가 미국보다 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금리 인하기에 진입해 미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유 본부장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그는 “현재는 1994~2000년의 사이클, 즉 인터넷 사이클과 비슷하다”며 “당시 미국 증시는 지수가 빠졌어도 빠르게 회복했던 구간”이라고 했다.
앞으로 최소 4년은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게 유 본부장의 예측이다. 과거 미국 증시의 흐름을 보면 16~20년간 성장세를 지속했다. 그는 “현재 미국 증시는 12년째 상승하고 있다”며 “이 장세가 16년 동안 이어진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4년간 미국 시장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AI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유 본부장은 “베인앤컴퍼니는 AI 시장이 매년 40~50%가량 증가한다고 본다”며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 캐시 우드는 인터넷 사이클이 AI 사이클의 3배이며 속도는 3분의 1이라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AI에 따른 마진은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순서라고 했다. 하드웨어보다 확산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유 본부장은 “미국 소프트웨어 종목에 직접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최소 60%, 많게는 80%까지 차지할 것”이라며 “현재 우리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쓰는 것처럼 5~10년 뒤면 테슬라 등으로부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사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 본부장은 “(AI 개별 기업을 선별하지 못하겠다면) 대표 지수인 S&P500이나 나스닥 지수에 투자해야 한다”며 “그래야 소프트웨어 시장이 커지는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고령화 시대여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좋은 기회를 제조업 기반, 수출 가능성이 있는 소비재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화에 성공해 시장을 넓히는 회사가 있기 때문에 저평가 투자 기회는 (계속) 존재한다.”
김태엽 어펄마캐미탈 대표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특별강연에서 ’인구 감소 시대, 우리는 어떤 산업에서 기회를 잡아야 하나’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어펄마캐피탈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내 사모투자(PE) 부문 대표들이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설립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다.
김 대표는 “2020년부터 전체 인구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2040년부턴 세대수가 줄면서 내수 소비 중심의 투자 전략은 막을 내리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인구 당 로봇 수가 가장 많을 정도로 생산 인구 감소와 비용 증가를 빠른 자동화로 대처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흔히 고령화 시대에 헬스케어 산업을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멀티플(배수)이 높아 고평가된 상태라 위험할 수 있다”면서 기회를 한국 밖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고 본 부문은 수출 비중은 높지만, 밸류에이션(주가 가치 평가)이 낮은 산업이다. 그는 “고령화 선배 격인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산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져 있다”면서 음식료, 조선, 일반 기계, 의류, 화장품 등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이어 김 대표는 “손쉬운 투자 기회 중 하나는 이미 해외 사업을 잘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한국 전통 제조업 회사에 있다”면서 “이 회사를 자동화하고, 고객을 다변화하며 해외 시장 접근성을 높여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얻을 기회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예시로 든 곳은 국내 1위 소구경강관(스틸튜브) 제조기업 세아FS다. 이 회사는 어펄마캐피탈의 포트폴리오사(투자 회사)이기도 하다. 그는 “세아FS를 2년 전 인수했을 당시 적자 직전의 회사였다”며 “국내외 공장 규모를 줄이고, 해외 고객과 생산 기지를 늘리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결국 내수 불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결론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내수 시장을 두려워하지 말고, 해외에 이미 생산기지와 고객이 있거나 그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저렴한 가격에 사서 꽃을 피워주는 것이 헬스케어에 ‘몰빵(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더 쉬운 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젊은 층 자동차·식품 소비 줄고, 문화 콘텐츠 지출 늘어”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은 “인류가 번영할 기회는 여전히 많다”며 “인공지능(AI) 발전, 에너지 비용 하락, 재생 의학 발달 등 낙관적 측면을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부크홀츠는 6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 기조강연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부크홀츠는 저명한 경제학자로 글로벌 헤지펀드 타이거(Tiger)에서 일했고, 베스트셀러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이날 부크홀츠는 ‘번영 지속될까, 아닐까(Ahead – or Not?)’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그는 현재를 ‘불안의 시대(Age of Anxiety)’라고 정의하며 같은 시각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통령 선거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부크홀츠는 “미국의 좌우 진영 지지자 모두 시스템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정치적 리더가 자신들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부크홀츠는 과거보다 더 나아진 지표가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1960년대 미국에선 일반 근로자가 80시간을 일해야 냉장고를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중위 소득 근로자가 20시간만 일하면 냉장고를 구매할 수 있다. 기대수명도 10년 이상 증가했다. 부크홀츠는 “더 나아진 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비관론이 팽배해지면서 나쁜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부크홀츠는 나쁜 정책의 대표 사례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쏟아진 경제정책을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당시 경제 상황은 침체가 아니라 중단(Cessation)이었지만,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은 둘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엄청난 규모의 양적 완화에 나섰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초기에는 경기 부양이 필요했지만, 너무 오랜 기간 이어졌다”며 “정치인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표심 때문에 돈을 풀기를 원했다”고 했다.
부크홀츠는 대규모 부양책이 물가 상승을 불러왔고, 인플레이션 상황에 지친 근로자들이 소득을 늘리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고 했다. 부크홀츠는 “현재는 인플레이션이 잦아들었지만, 30년 만에 소득 대비 식비 비중이 가장 커진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부크홀츠는 높아지는 무역 장벽도 비관론이 만든 나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함께 나아가는 나라들은 함께 교역해야 하지만, 미국 양당은 어디가 동맹국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의 12%만 교역에 기반을 두는 미국과 달리 동맹국들은 GDP의 50%가량을 교역에 의존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서면 무역 협상을 훨씬 도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크홀츠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지를 떠나 통화·재정 정책을 정상화하고 자유무역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좋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선 낙관주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인구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굉장히 어려운 시대이긴 하나 AI 등장으로 다양한 지식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 요소도 많아졌다”고 했다.
부크홀츠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특정 산업의 부진에 주목하기보다는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젊은 층의 자동차 수요나 식품 소비가 줄고 있다”며 “대신 문화 콘텐츠 지출은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엔터테인먼트 강국인 한국 성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6일 조선비즈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 개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6일 “초고령사회 진입을 불과 1년 앞두고 있고, 인구 절벽의 시대에 직면한 상황에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중요성과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젝트 등에 적극적이고,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안정적인 운용과 수익률 제고로 사적연금 시장을 더욱 단단하게 육성하겠다고 했다.
이날 서 회장은 조선비즈가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4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축사하며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현재 노후 준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고, 자본시장 밸류업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인구 감소 위기에서 찾는 기회’를 주제로 열렸다.
서 회장은 포럼에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맞은 지금, 자산 증식과 노후 대비의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기업 밸류업’ 나아가 ‘자본시장 밸류업’ 추진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했다.
통계청의 ‘2024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임여성 1인이 출산한 평균 자녀 수를 말하는 합계출산율은 0.71명으로, 급속한 인구 절벽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65세 인구가 전체 20%에 이르는 초고령사회 진입도 1년 남짓 남은 상황이다.
서 회장은 인구 감소가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가 자본시장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밸류업 추진으로 저평가된 국내 기업들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다면 예금과 부동산에 편중된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고, 이는 국민 자산 증식으로 이어져 효과적인 노후준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회장은 퇴직연금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고 판매절차를 개선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꾸준한 수익이 가능한 장기안정 투자상품으로의 이동을 촉진하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9월 말 자산 배분형 펀드를 공동 브랜드화한 ‘디딤펀드’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ISA 납입 및 비과세 한도의 상향과 가입대상을 미성년자로 확대하는 주니어 ISA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니어 ISA는 자녀 양육 부담을 경감한다는 점에서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서 회장은 “디폴트옵션 제도 개선과 장기투자 세제 혜택 확대 등 다양한 제도적 건의도 제안 중”이라며 “조선비즈의 포럼이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지혜와 영감의 나침반을 제공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