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투자 시기·자산가치 향방 놓고 토론
29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1 글로벌 경제·투자 포럼’에서는 김두얼 명지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패널 토론이 열렸다.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노믹스 시대에 주식과 부동산 자산가치에 대한 전망과 투자 방법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의 확산 등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도 투자의 기회는 많다고 입을 모았다.
위기의 순간에도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높은 수익을 얻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 자산에 대해서는 오히려 ‘성장주’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성장주란 매출이나 이익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뜻하는 용어로 부동산도 이처럼 향후 성장성이 높은 자산이라는 것이다.
토론에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김두얼 교수(이하 김두얼) : “우리가 투자를 생각할 때 요즘 떠오르는 가장 첫 단어는 ‘불확실성’이다. 변화의 시점에서 장기적 투자도 좋지만 오히려 짧게 상황을 봐가면서 투자를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 정도 시점으로 최적 투자 시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나?”
존 리 대표(이하 존 리) : “코로나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투자 기간이 길거나 혹은 짧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특히 한국의 경우 주식 투자 비중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에 투자 기간을 길게 하느냐 짧게 하느냐 논의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내 안에 포트폴리오에서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 비대면, 장수 시대에 헬스케어나 플랫폼 비즈니스, 온라인 쇼핑 등에 대해 내 자산의 몇 퍼센트를 투자할지 자산 배분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
김두얼 : “단기 목표보다는 본질적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철민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이하 이철민):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이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최소 3년에서 6년을 투자 시기로 본다. 투자한 회사를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나 산업을 평가할 때 시기를 정해놓는다. 이 흐름은 사모펀드가 만들어진 초기 시대인 1940~50년대에도 명확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10년이 넘어가는 예측을 할 수 없다. 10년이 넘어가는 초장기 투자를 본질적인 투자라고 보며 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김두얼 : “부동산 자산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발표를 한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가 말해달라.”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이하 김경민) : “부동산 자산 투자에 있어 가장 큰 약점(취약점)은 유동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 기준금리의 추이도 세심하게 봐야 한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이다. 투자기회를 예로 들면 물류 부동산의 경우를 이야기할 수 있다. 비대면 시대가 확대되면서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미국 최대의 물류 창고 기업인 프로로지스의 경우도 전체 비즈니스에서 물류창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5%도 안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렇게 산업 자체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김두얼 : “주택 시장이 조정(하락)이 된다고 해도 그 안에서 언제든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줬다. 다른 의견은 혹시 있나?”
이철민 : “개인, 기업, 또는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투자 주체들에 따라 다르지만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기관 투자자는 최근 부동산 투자 비중을 높이고 주식 비중을 낮추고 있다. 또 대체투자를 하는 사모펀드 등도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도 투자하는 곳이 늘고 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 같다.”
김두얼 : “흥미로운 포인트를 말해줬다. 투자 기회를 보고 리스크 테이킹(위험을 감수)을 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전반적인 기관투자자들의 흐름이라는 이야기같다.”
김경민 :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부동산은 성장주에 해당한다. 또 건물의 임대료의 총합 등으로 분석하면 충분히 자산가치가 예측 가능한 영역이라는 강점도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최근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데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금리 등 거시 경제의 흐름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 정해용 기자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 제기
2021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의 3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영향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부동산 자산 가격도 조정(하락)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염려할 부분은 기준금리 인상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의 수요, 공급, 임대료 등 데이터를 기준으로 다양한 예측모형을 돌려봤는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율이 2.5%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서울 전역 집값은 최대 17%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국내 부동산 가격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 출신으로 보스턴 부동산 리서치 회사에서 근무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하박’(하버드 박사)으로 불리며 부동산 전문가로 통한다.
김 교수는 “인플레이션 자체는 부동산 투자에 굉장히 좋은 헤지(위험 회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원자재나 철강 가격이 오르면서 신축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구축 부동산 가격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를 잡으려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가격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코로나가 본격화되고 지난해 중순부터 국내외 부동산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부동산 시장은 크게 주택, 오피스, 상업용(리테일), 산업용(공장, 물류창고)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코로나 직후 타격을 입은 상업용, 오피스, 주택 가격은 시중에 유동성이 불어나자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산업용 부동산의 경우 코로나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고, 물류창고 수요가 늘면서 투자가 급증했다.
국내에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가와 서민 아파트를 나누는 기준마저 모호해졌다.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시 부동산 거래량에서 15억 이상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강남구 부동산 거래량에서 30억 이상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집계됐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그 비중은 각각 5%, 2~3%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서민 아파트로 불리는 6억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반 토막 가까이 줄었다.
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긴축 움직임에 주목했다. 지난달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18명 중 절반 이상은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금리 인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고, 다음 달에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김 교수는 “그동안 강남을 비롯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기준금리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강남 아파트값이 반년 만에 20% 가까이 떨어졌는데, 한은이 이자율을 낮추면서 다시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후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2010년 6월부터 기준금리를 일 년 동안 1.25%포인트(P) 올리자 부동산 가격은 7% 가까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론적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수익률은 올라간다”며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건 반대로 부동산 가격은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은이 최근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부동산 시장 거래량은 줄었지만 신고가 매물이 쏟아진 것은 투자자들이 과거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향 때문”이라며 “간혹 금리 인상 시점에 집값이 되려 오른 적이 있었다는 패턴을 인식하는 듯 하는데 이런 흐름은 결국 꺾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미 일각에선 집값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폭 자체가 둔화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이후 매주 0.2~0.22% 상승률을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2주 연속 0.19%로 내려앉았다. 이달 들어서는 18일 기준 상승폭이 0.17%로 축소됐다.
= 권유정 기자
쿠팡과 이베이의 기업가치를 가른 것은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었습니다. 향후 사업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에 따라 몸값 차이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 연사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VIG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보고펀드를 모태로 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버거킹과 BC카드, 동양생명 등의 경영권을 인수 후 매각해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를 남겼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난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전 세계 자금이 성장주에 집중되고 있다며, 성장주의 기업 가치가 급등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TAM’ 개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TAM이란 기업이 향후 영위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영위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의 전체 규모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세탁소 체인 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 세탁물을 수거하고 배달해주는 비대면 모바일 세탁 애플리케이션(앱)을 비교하면 TAM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자가 전국의 세탁 시장을 TAM으로 삼는다면, 후자는 시장 확장이 가능하다. 세탁물을 수거·배송하는 김에 세탁과 관련된 생활용품을 함께 판매하는 등 신사업을 결합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여기서 TAM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TAM 확장 덕에 기업 가치가 급등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커머스 업체 쿠팡을 꼽았다.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했는데, 당시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이마트에 매각된 시점(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4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 대표는 “VIG파트너스 같은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과거 회사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지에 주목했지만, 쿠팡은 이익과 전혀 무관한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쿠팡은 상품을 직접 사입(仕入)해서 판매·배송하고 있어 회계상 매출 규모는 크나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반면 이베이는 상품의 매매를 중개하는 오픈마켓이기 때문에 회계상 매출액은 작아도 꾸준한 이익을 낸다. 이 때문에 기존 시각으로 볼 때 쿠팡은 이베이보다 훨씬 저평가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쿠팡은 TAM을 확장함으로써 높은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먼저, 쿠팡은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출시해 마켓컬리와 경쟁하고 있다.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요기요’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약 23조원에 달한다고 이 대표는 추산했다. 그 외에도 쿠팡은 결제 서비스 ‘쿠팡페이’까지 내놓으며 120조원의 결제 대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테슬라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기업 가치를 가른 것도 TAM 차이였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27일(현지 시각) 사상 최고가인 1037.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약 1200조원으로 현대차의 약 27배에 달한다. 이 대표는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연간 판매 대수, 이익 수준 등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가 아닌 IT 기업에 가까운 만큼, 테슬라가 향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확장해나갈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외에도 TAM에 주목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3G캐피탈을 소개했다. 3G캐피탈은 2004년 설립된 브라질계 사모펀드 운용사로,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인수·결합해 TAM을 확장한 경험을 갖고 있다.
3G캐피탈은 지난 2010년 40억달러에 버거킹 경영권을 사들이고 나서 케첩과 마요네즈 기업 하인즈를 인수했고, 이후 ‘캐나다의 던킨’으로 불리는 도넛·커피 체인 업체 팀호튼스를 인수했다. 팀호튼스와 버거킹은 현재 합병돼 ‘레스토랑브랜드인터내셔널(RBI)’이라는 대기업이 됐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들도 TAM을 확장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마트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와 의류 이커머스 업체 더블유컨셉을 인수해 온라인 유통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성수동 본사 사옥을 매각한 것도 온라인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우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노자운 기자
국내·외 리스크 요인이 결합해 충격이 가해질 경우 금융시장의 상황이 일순간에 반전될 수도 있습니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은 보다 철저한 대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29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금융 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에 대해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해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각국의 긴축적 통화 정책, 중국 부동산 부문의 부실 위험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그동안 저금리와 금융 완화 기조 아래 급증한 민간 부채, 과도하게 상승한 자산 가격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 위기에 면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금융 시장 참여자들이 취해야 할 자세를 교토삼굴(狡兎三窟·영리한 토끼는 미리 굴을 세 개 파 둔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에 빗댔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특히 개인의 직접 투자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며, 금융 투자 업계에 “다양한 간접 투자 상품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투자 문화 정착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 포럼이 바람직한 미래 투자 문화를 제시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노자운 기자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 본지와 단독 대담
한국, 문화적으로 풍부·기술로도 선도
“빅테크 참여하지만 경쟁에 매몰되지 않을 것”
“우리의 성공은 크리에이터 성공과 직결”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 ‘클럽하우스’가 연내 한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를 적용한 버전을 출시, 현지화 전략을 꾀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도 오디오 기반의 서비스 제공을 선언한 가운데, 클럽하우스는 이미 시장 선두주자 지위를 굳힌 만큼 이용자가 원하는 환경 조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폴 데이비슨 클럽하우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조선비즈와 단독 대담을 통해 “한국 시장은 문화적으로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라며 “(애플리케이션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현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연말까지 한국을 포함한 여러개의 언어로 완전한 현지화를 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데이비슨 CEO는 “클럽하우스가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한국도 중요한 시장으로 K팝, 웹툰, 공연 등 문화적으로 풍부하고, 기술로도 앞서고 있다”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클럽하우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언 세스가 만든 오디오 전용 SNS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문자·영상 대신 음성으로 대화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 앱을 출시하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비롯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등 기업인, 래퍼 쌈디 등 연예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데이비슨 CEO는 지난해 클럽하우스 출시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의 음성 기반 서비스 제공에 “놀랍지 않다”라며 “오디오는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는 수단으로, 많은 빅테크가 참여하고 있지만 경쟁에 매몰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음성’이라는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슨 CEO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을 때 보통 가장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체는 특정 매체에 100% 집중된다”라며 “역사적으로 봐도 텍스트는 트위터, 사진은 인스타그램, 동영상은 유튜브 등 특정 미디어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양상을 1년 동안 봤다”라며 “소셜 오디오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상의 툴이 만들어지고 있고, 최상위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데이비슨 CEO는 단기간 내 흥행에 성공한 요인으로 목소리, 멀티태스킹, 단일매체 초점을 꼽았다. 그는 “문명 시작부터 우리는 목소리로 대화를 나눠왔고, 음성을 통해 대화하는 것은 오랫동안 했다”라며 “다른 일을 하면서 대화할 수도 있으며, 목소리라는 단일 매체에 주목했던 게 주효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클럽하우스의 성공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확산을 꼽는다. 이에 대해 데이비슨 CEO는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원한다”라며 “사람들은 뭔가를 하면서 다른 걸 해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장소, 상황에서 친구,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계속 기술을 통해 이런 부문을 가속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성공은 크리에이터 성공과 직결한다. 이들이 참여자들을 이끌 수 있어야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라며 “우리는 공간을 만들고 크리에이터들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이어 온라인 개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
'AI 교수님들의 교수님'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 기조연설
LG전자·네이버·엔씨소프트가 확인해 준 韓 AI 경쟁력
카카오웹툰·스토리위즈가 그린 콘텐츠의 미래
클럽하우스 CEO 첫 국내 컨퍼런스 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2년째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전년에 이어 온라인으로 치러졌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정보통신(IT) 기술 가속에 대한 흐름을 제대로 짚어 명실상부 국내 최대·최고 수준의 테크 콘퍼런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29일 ‘코로나가 앞당긴 새로운 질서, 새로운 기술’이라는 주제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 둘째날 행사는 ‘교수님들의 교수님’이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한인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교수의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콘퍼런스는 전날에 이어 전체 누적 시청건수 약 5000회를 돌파하며 호응을 얻었다. 유튜브로 콘퍼런스를 실시간으로 지켜본 시청자들은 “강연이 정말 다채롭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우리 사회와 기술에 대한 변화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내년에는 꼭 현장에 보고 싶다”, “대단히 시의적절한 주제와 강연이 훌륭했다”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 인류의 새로운 가능성 AI…생각과 경험의 한계 초월
기조연설에서 스튜어트 러셀 교수는 “‘범용 AI’에 인간이 선호하는 미래, 목표를 알려주지 않아야 한다”라며 “범용 AI가 인간의 선호를 명확히 알았을 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다스(Midas)왕과 같은 불행한 결말을 맞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신들에게 만지는 모든 것을 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했던 미다스 왕은 음식을 먹을 수도, 물도 마실 수 없게 됐을 뿐만 아니라 가족도 금이 돼 불행하게 굶어 죽었다”라며 “인간은 완전하고 정확한 목적을 AI에 입력해야 하지만, 이 입력 목적이 미다스 왕처럼 우리가 선호하는 진짜 미래 모습과 상충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AI는 (사전에 인간이 입력한) 목적 달성에 방해가 된다면, 선제적 조치를 취해 인간의 사후 개입도 막을 수 있다”라면서 “기계가 인간이 중요시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알면서도 선호·목적을 정확히 알지는 못할 경우 어떤 대가를 치러나가면서 목적이 무엇인지 인간으로부터 배워나가며 선호를 이해하게 돼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계가 한 명이 아닌, 다수의 선호를 어떻게 찾아 나가는가는 개인간 선호 대립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수천년간 사회학자, 경제학자, 윤리학자가 연구해 온 문제이기도 하다”라면서 “이를 통해 확인한 것은 사람이 원하는 대부분의 선호는 단순히 좋은 차, 큰 집이 아닌, 상대적으로 큰 차, 이웃보다 큰 집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러셀 교수는 AI의 발달이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등장한 김동욱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전무)은 “스스로 발전하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석 환경이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 발전하고 사용자에게 맞추는 제품 개발’을 주제로 LG전자가 추진 중인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사업을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고객 맞춤형 제품을 위해서는 제품 자체의 본질적인 기능과 제품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라며 “클라우드를 통해 부족한 제품 성능을 추가로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AI와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플랫폼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라고 했다.
성낙호 네이버 클로바 CIC(사내독립기업) 책임리더는 네이버가 지난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공개한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의 기술이 기대의 이상을 성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존 AI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다면 하이퍼클로바의 가능성은 무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존 AI는 반복적인 프로세스와 고비용 구조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한 성능의 AI를 내놓을 수 없다”라며 “투입된 데이터와 연산량, 모델크기가 서로 병목이 되지 않는 초대규모 AI는 끊임없어 상승하고 개선될 것이다”고 했다.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자연어처리)센터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기술을 앞당겼지만, 또 새로운 경험의 시대를 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런 경험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다”라며 “코로나19 이후 메타버스, 버추얼 휴먼, 몰입형 콘텐츠 등이 일상으로 들어왔는데, 이런 것들이 일상 속에서 가치를 발현하려면 사용자가 실제와 같은 경험을 가상세계 속에서 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가상세계의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 포스트 코로나 새로운 콘텐츠 질서로 떠오른 플랫폼
이어진 플랫폼 세션에서 박정서 카카오웹툰 스튜디오 대표는 “획일화된 콘텐츠만 있다면, 플랫폼은 그 책임이 있다. 플랫폼은 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모바일 시대로 변화하면서 웹툰을 보는 화면은 10분의 1로 줄었고, 작품 수는 40~50배 늘어난 상황이다”라면서 “20년 전 (웹툰 산업이 태동하면서 만들어져 현재까지 고착화된) 플랫폼 이용성이 현 작품 수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문제인식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착화된 이용성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작품이 제한된다면, 특정 장르·소재만 인기를 끌 것이고 작가들도 되는 장르·소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게 된다”라며 “이렇게 되면 콘텐츠 플랫폼의 기본 속성인 다양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했다.
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는 “웹소설과 웹툰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천 지식재산권(IP)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전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웹소설·웹툰 시장은 더욱 성장했지만,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재생산되는 기회는 줄어드는 등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 침체로 투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전체 콘텐츠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전 대표는 “과거에는 하나의 IP를 드라마, 영화, 웹툰, 소설 등으로 가공해 공급했다면, 현재는 세계관과 캐릭터의 확장을 진행하는 슈퍼 IP가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일리야 브라운 트위터 프로덕트 부문 부사장은 소셜미디어(SNS)의 정체성을 ‘공공 대화의 장’으로 정하고, 서비스 품질을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트위터는 최근 새롭게 ‘스페이스’라는 음성 SNS 기능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브라운 부사장은 " 텍스트로는 놓치기 쉬운 감정, 뉘앙스, 공감을 목소리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라며 “스페이스를 통해 지금 일어나는 일, 여러분에게 중요한 일을 라이브로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 그는 스페이스의 참여 이용자 수 기준 상위 5개 대화 중 3개는 K팝 아티스트가 참여한 대화로, 스페이스가 K팝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폴 데이비슨 클럽하우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대담이 이어졌다. 지난해 4월 출범한 클럽하우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언 세스가 만든 오디오 전용 SNS 앱으로, 문자·영상 대신 음성으로 대화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참여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비롯,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등 기업인을 비롯, 래퍼 쌈디 등 연예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국내 컨퍼런스에 데이비슨 CEO가 참여한 것은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이 처음이었다.
데이비슨 CEO는 지난해 클럽하우스 출시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의 음성 기반 서비스 제공에 “놀랍지 않다”라며 “오디오는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는 수단으로, 많은 빅테크가 참여하고 있지만 경쟁에 매몰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데이비슨 CEO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을 때 보통 가장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체는 특정 매체에 100% 집중된다”라며 “역사적으로 봐도 텍스트는 트위터, 사진은 인스타그램, 동영상은 유튜브 등 특정 미디어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양상을 1년 동안 봤다”라며 “소셜 오디오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상의 툴이 만들어지고 있고, 최상위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고 덧붙였다.
= 박진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채우지 못하는 콘텐츠 산업의 가치를 스토리위즈와 KT가 발굴해 제공하겠다.
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웹소설과 웹툰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천 지식재산권(IP)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스토리위즈는 지난해 2월 KT 웹소설 사업 분야를 분사해 만든 KT의 웹소설·웹툰 기반의 콘텐츠 전문 자회사다. 스토리위즈는 원천 IP 확보를 위해 집단 창작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날 ‘플랫폼 경쟁력에서 원천 IP가 갖는 중요성과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전략’을 주제로 웹소설·웹툰 시장의 성장 트렌드와 KT그룹의 콘텐츠 전략을 공유했다. 성장하는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KT의 IP 공급 전략을 소개한 것이다.
전 대표는 “웹소설·웹툰 시장은 2010년 스마트폰 보급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했고, 2015년 유료화를 거쳐 대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K-웹툰의 경우 2019년부터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만화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웹소설·웹툰 시장은 더욱 성장했지만,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재생산되는 기회는 줄어드는 등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게 전 대표의 판단이다. 경기 침체로 투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전체 콘텐츠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전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원천 IP를 확보, 오리지널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천 IP를 확보해야 트렌드에 맞는 검증된 작품을 저비용으로 제작해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하나의 IP를 드라마, 영화, 웹툰, 소설 등으로 가공해 공급했다면, 현재는 세계관과 캐릭터의 확장을 진행하는 슈퍼 IP가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며 “스토리위즈가 원천 IP를 확보하고 KT스튜디오지니 등 계열사가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밸류 체인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했다.
= 윤진우 기자
플랫폼 파격 변신한 카카오웹툰 스튜디오 박정서 대표
“고착화된 사용성에서는 특정 장르·소재 쏠림 불가피”
‘인피니티 서클’ ‘무빙’으로 콘텐츠 발견 극대화
“획일화된 콘텐츠만 있다면, 플랫폼은 그 책임이 있다. 플랫폼은 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웹툰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박정서 카카오웹툰 스튜디오 대표는 29일 온라인 생중계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 무대에 올라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시대로 변화하면서 웹툰을 보는 화면은 10분의 1로 줄었고, 작품 수는 40~50배 늘어난 상황이다”라면서 “20년 전 (웹툰 산업이 태동하면서 만들어져 현재까지 고착화된) 플랫폼 이용성이 현 작품 수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문제인식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착화된 이용성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작품이 제한된다면, 특정 장르·소재만 인기를 끌 것이고 작가들도 되는 장르·소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게 된다”라며 “이렇게 되면 콘텐츠 플랫폼의 기본 속성인 다양성을 헤치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웹툰을 보는 방식을 파격적으로 변신한 카카오웹툰 플랫폼을 선보였다. 박 대표는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들어와서 더 많은 작품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변화의 핵심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웹툰 플랫폼에는 ‘인피니티 서클(Infinite Circle)’ ‘무빙(Moving)’ 두 가지가 크게 적용됐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용자들이 스와이프(쓸어 넘기기)라는 단순 행위를 통해 이론적으로 모든 작품을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스와이프로 연결되는 추천 작품은 (이용자가 봤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개인화만 적용하지 않고, 작품의 속성이나 소재, 그림체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으며, 이용자 반응을 토대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이어 “마치 놀이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을 향해 직원들이 손을 흔드는 것처럼, 인피니티 서클을 돌며 콘텐츠를 탐색 중인 이용자들이 1~2초 정도 머무는 작품 홈에서 약간의 움직임을 통해 순간적으로라도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 무빙효과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 두 가지 기능을 합쳐 작품을 발견·선택하는 방식을 변화하고 싶다는 걸 단호하게 표현한 게 ‘IPX(IP eXperience)’다”라면서 “‘창작은 자유이지만, 많이 노출되지 않을 뿐이다’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IPX이고, 지금은 변화의 시발점이며 점차 플랫폼을 업데이트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장우정 기자
음성 대화 스페이스·마이크로 커뮤니티·혐오 표현 차단·창작자 후원 등 공공 대화 기능 강화 위한 새로운 시도
트위터는 뉴스, 코로나19 관련 의료 정보, K팝, 일상 등 현재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공공 대화(public conversation)의 장입니다. 전 세계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 기능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일리야 브라운 트위터 프로덕트 부문 부사장은 29일 조선비즈 유튜브로 생중계된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서 이렇게 밝혔다.
브라운 부사장은 자사 소셜미디어(SNS)의 정체성을 ‘공공 대화의 장’으로 정하고, 서비스 품질을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이날 소개했다. 공공 대화는 인플루언서와 대중이 공개적으로 나누는 대화로, 개인 간의 사적인 대화(private conversation)와 달리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슈들을 반영하고 대중이 이 이슈에 관한 논의에 참여토록 한다.
트위터가 최근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기능 중 하나는 ‘스페이스’다. 여러 사람이 음성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으로, 트위터판 클럽하우스라고 이해할 수 있다. 브라운 부사장은 " 텍스트로는 놓치기 쉬운 감정, 뉘앙스, 공감을 목소리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라며 “스페이스를 통해 지금 일어나는 일, 여러분에게 중요한 일을 라이브로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특히 스페이스의 참여 이용자 수 기준 상위 5개 대화 중 3개는 K팝 아티스트가 참여한 대화로, 스페이스가 K팝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운 부사장은 “사람들이 쉽게 대화를 형성하고 대화 커뮤니티를 발견하고 참여할 수 있는 ‘마이크로 커뮤니티’ 기능도 시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트위터는 키워드 해시태그(#)를 통해 즉석에서 공통 관심사를 만들고 여러 사람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브라운 부사장은 사람들이 관심 있는 해시태그를 찾지 못할 경우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 커뮤니티는 창작자가 별도의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해시태그 없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작은 커뮤니티 페이지다.
공공 대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플루언서의 트위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 모델도 도입했다. 이용자가 인플루언서의 프로필을 통해 직접 금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팁’, 인플루언서의 유료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는 유료 구독 ‘슈퍼 팔로우’, 인플루언서가 이용자에게 참가비를 받고 스페이스로 프리미엄 정보를 제공하는 ‘유료 스페이스’ 등이 있다.
트위터는 혐오 표현 퇴치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용자가 자신의 트윗에 답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을 정할 수 있게 하는 답글 권한 설정 도입을 통해서다. 브라운 부사장은 “공공 대화가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사람들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없다”라며 “건전한 공공 대화를 나누는 데는 이런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했다.
= 김윤수 기자
이경전 경희대 교수 좌장, 네이버·엔씨·퓨리오사 전문가 3인 토론
“AI 도입되면 사람 업무는 창의적인 활동으로 옮겨갈 것”
“범용 AI로 사람 대체 못해…상용화 위해선 분야별 최적화 필요”
한국 AI 경쟁력 세계 5위…게임·AI모델·반도체 등 산업별로도 선두
국내 인공지능(AI) 학계와 현업의 전문가들은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긴 어려울 거라고 봤다. AI가 활약하려면 사람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29일 조선비즈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1′에선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성낙호 네이버 클로바 CIC(사내독립기업) 책임리더,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자연어처리) 센터장,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등 전문가 3인이 AI를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토론에서는 앞서 ‘AI 최고 석학’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대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교수의 발표가 화두에 올랐다. 러셀 교수가 제기한 AI 등장으로 인한 일자리 소멸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람이 가진 고유의 창의적인 능력으로 AI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일자리 소멸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러셀 교수의 발표 내용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AI 도입에 따라 일자리가 소멸할 거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AI 도입으로 회사의 직군 체계는 바뀔 수는 있지만, AI도 결국 사람에게 가치를 주기 위한 거라 사람의 일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며 “AI가 도입되면 사람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창의적인 활동,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으로 업무 영역이 옮겨가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전망했다.
하나의 AI 모델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 역할을 하는 만능 AI, 이른바 범용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장 센터장은 “하나의 AI모델이 모든 걸 대체하진 못할 것이다”라며 “사람도 역량이 각자 다 다르듯이 범용 AI도 상용화 단계에 가면 결국엔 각각의 도메인에 맞는 최적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거대한 연산 인프라를 통해 범용 AI를 구현하는 초거대 AI에 대해서도 “특정 영역에선 잘 하는 게 많지만 여전히 못 하는 것도 많다”라고 지적했다.
이미 초거대 AI를 만들고 있는 네이버의 성 책임리더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현재 초거대 AI는 미국 ‘오픈AI’라는 회사가 만든 GPT-3라는 모델이 있고, 국내에선 네이버가 최근 공개한 ‘하이퍼클로바’라는 모델을 내년 초 상용화할 계획이다.
성 책임리더는 “GPT-3를 활용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없는 것 같다”라며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는 어떤 목적을 갖고 만든 게 아니고 수익 창출을 하려는 것도 아니며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고령층의 생활과 건강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지자체가 실시하는 안부콜 서비스가 대화의 재미가 없어 노인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진단, 재밌는 대화를 건넬 수 있는 AI 안부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백 대표도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쓰이는 AI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면 안 되기 때문에 상용화 단계에선 개발자들이 버티컬하게(특정 목적에 맞게 전문적으로) 최적화하지 않으면 AI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퓨리오사도 버티컬 전략에 따라 현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 구동을 위한 AI 반도체를 개발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혼자서 완벽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성 책임리더는 “생성모델을 다루면서 ‘좋은 결정’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세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내가 맞는 게 타인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 일관된 잣대로 좋고 나쁜 결정을 내리는 일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결정은 각각의 개인이 서로 다르게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정과 나쁜 결정을 AI가 판단하긴 어렵다”라며 “따라서 AI가 어느 결정에 대해 사람보다 좋고 나쁨을 더 잘 평가하긴 어렵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AI가 꼭 사람보다 좋은 결정력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며 “AI가 훌륭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람이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토론에선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AI 경쟁력도 논의 주제에 올랐다. 이 교수는 “글로벌 AI 인덱스로는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한국이 5위에 올랐다. 기특한 일이다”라며 “각 산업 분야별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치를 설명해달라”고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게임 분야의 엔씨소프트의 장 센터장은 “게임을 글로벌하게 출시하고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기준으로 보면, 그런 기술력을 가진 엔씨소프트는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 했다.
AI 모델 분야에서 네이버의 성 책임리더는 “초거대 AI 등장 이후, 발표되지 않은 주제를 포함해 네이버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논문 발표 기준으로는 상위권에 있다”라며 “저희 대기업이 만든 AI 모델을 많은 기업에 빠르게 공급해 한국의 AI 경쟁력을 높이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AI 반도체 분야에선 백 대표가 “기존 반도체에선 이미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점유율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AI 반도체는 이제 출발하는 산업인데 기존 반도체 인력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국산 반도체가 활동할 전방 시장(내수)가 약하다는 단점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의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센터장은 “한국이 AI 산업을 빠르게 따라잡는 건 좋은데, 경쟁력은 꾸준함에서 나온다”라며 “한국은 즉각적인 사업 성과나 논문 실적을 중요하게 여긴다. AI 모델과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할 수 있는 체계와 문화를 만드는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성 책임리더도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먼저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 업체에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AI에선 이것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김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