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인공지능(AI)은 우리에게 새로운 대규모 투자 기회를 열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결정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앨리슨 라우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상품전략 전무 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서 ‘빅데이터로 얻을 수 있는 대형 투자 기회’라는 주제 발표로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AI를 통해 발굴하고 있는 투자 기회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정보의 90%가 지난 몇년 간 생성될 만큼 데이터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중 2%만을 인간이 분석하고 있다는 IBM의 통계를 인용했다. 대부분의 데이터가 인간의 분석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은 앞으로 그만큼 잠재된 기회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인간의 능력으로 이를 모두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AI로 유의미한 정보를 판단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주가가 형성되기 이전에 빠르게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앨리슨 라우 전무는 기업의 웹 트래픽을 기반으로 해당 기업의 실적을 예측하는 기술을 예로 들었다. 선진국 기업 3000개, 신흥국 기업 1000개를 뽑아 웹사이트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웹트래픽이 증가하면 이후 기업의 수익률도 좋아지는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그는 “주택 리모델링 인테리어 사업이 많아졌던 시기에 미국 또는 다른 나라에 관련 기업들이 많았는데 이들 중 어떤 기업이 주택 시장 흥행 시 가장 수혜를 많이 봤는지를 알려면 실적 발표까지 기다려야 했다”며 “하지만 대신 웹트래픽의 증가율을 분석해 보니 웹트레픽이 선행지표로서 작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앨리슨 라우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상품전략 전무 겸 CFO/조선DB

기업 주가 수익률 외에도 실제 기업의 영업이익과 같은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를 미리 들여다 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월별로 신용카드 거래 내역 등의 정보를 분석해 보면 식당, 카페 등에서 소비자가 어느 정도의 돈을 지불하는지, 실제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고객이 얼마나 많은지 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리츠(부동산신탁전문회사)에 대한 평가와 예측이 수월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10년, 20년 전만해도 리츠 전문가가 아니라면 리츠의 가치 평가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관련 데이터 접근성이 좋아져서 정보 분석이 쉬워졌다”며 “범죄율, 임대 비율, 빌딩, 아파트, 주변 환경 등 정보를 파악해 리츠에 들어가 있는 부동산 자산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어를 이해하는 AI를 통해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또는 매도의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 이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더욱 적극적인 형태의 AI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R(기업설명담당)과 애널리스트가 나눈 대화를 통해 애널리스트가 특정 회사의 실적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낮다고 생각하는지를 파악했다”며 “애널리스트가 어떤 질문을 하는지, 어떤 어휘를 사용하는지를 들여다보고, 또 이 질문에 경영진이 애매한 대답을 내놓을 경우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식 종목을 선정할 때 호재가 있으나 반영이 되지 않은 기업을 찾는데도 AI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회사의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을 선별하거나 특허 신청 현황 등의 정보, 또는 애널리스트 보고서와 관련된 공시, 매장 현황, 자회사의 동향 등 수 없이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여러 기업들의 매출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데 AI를 이용하면 투자 결정에 반영하는 속도가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앨리슨 라우 전무는 AI를 이용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맹목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기보다는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가는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앨리슨 라우 전무는 “AI를 이용하는 것보다 경제학적 직관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활용을 하는데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며 “이는 기술의 맹목적인 발전을 하기 이전에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정 기자

린창러 칭화대 교수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투자기법은 이미 충분히 고도화 됐다”며 “이제는 고객을 제대로 이해해서 분류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린창러 교수는 ‘클라이언트 프로파일리링의 진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린창러 칭화대 교수/조선DB

린창러 교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한계와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어떻게 고객을 이해하고 모델화 할 수 있는지 그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먼저 데이터를 수집해서 정리하는 과정(데이터 클리닝)을 거쳐야 한다. 린창러 교수는 “투자자 개인의 거래 패턴이나 투자 성향과 행동 양상 등 정리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를 모아 구조화하고 범주화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필요한 작업은 각종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투자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린창러 교수는 “여러 가지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 능력을 평가하는데 자산 배분이나 종목 선정, 매매 타이밍 등을 따져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의 현재 문제점을 지적해주고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고객 분석을 마친 다음으로는 이제 고객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린창러 교수는 “분석 결과에 따라 해당 고객에게 어떤 투자자문이 필요한지 안내를 해준다”며 “고객 입장에서 투자자문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만들고 이후 자문 받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린창러 교수는 현재 활용되는 고객분석 기술을 소개하며 마쳤다. 그는 앤트파이낸셜이 만든 자산관리 서비스 ‘포춘’을 제시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7500만명 가량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지급결제 어플리케이션인 ‘알리페이’에는 ‘포춘’이 들어가 있다”며 “고객들의 거래나 행동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맞춤화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린창러 교수는 인간 자문과 로봇을 통한 자문의 차이점을 지적하며 고객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사람이 고객을 자문하는 게 로보어드바이저보다 설득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개인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관계를 구축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한정된 질문만 가지고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을 이해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로보어드바이저가 기술 완성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 획득의 병목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저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한 도구로 보지 않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하고, 시장 동향을 쉽게 파악하고, 투자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편리하게 받도록 하는 것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목적입니다.”

싯다르타 샤르마 헤저블(Hedgeable)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로보어드바이저는 다변화하는 자본시장 환경에서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싯다르타 샤르마 헤저블 CTO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김우창 KAIST 교수와 특별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조선DB

기조연설에 이어 김우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와 특별 대담에 나선 샤르마 CTO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사용해 시장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단순히 시장 수익을 따라가려 한다면 아직은 인간 매니저가 더 잘해낼 것”이라며 “오히려 투자자 경험 개선, 비용 절감과 같은 것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헤저블은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와 자동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이다. 운용자산 규모는 7000만달러(약 79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포브스(Forbes)가 꼽은 핀테크 유망기업 50곳에 선정됐다.

샤르마 CTO는 AI와 같은 신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투자 자문, 세금·기부금 관리 등 ‘인간적 관계’에 바탕을 둔 전문 직업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며 “자산운용사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리밸런싱과 같은 업무는 이미 자동화 시스템이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이고 계량적인 업무는 점차 자동화 영역으로 넘어가고, 인간 매니저는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투자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역할에 치중하게 될 것이란 게 샤르마 CTO의 전망이다.

샤르마 CTO는 “우리가 AI에 바라는 것은 사람처럼 사고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샤르마 CTO는 자산관리 영역에서 헤저블과 같은 소형 업체가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운용사와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대형사들이 AI 기능을 내재화하지 않고 관련 스타트업과 파트너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며 “소형사의 빠른 대처 능력과 기술력, 도전정신을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AI가 고객과 감정적인 교류도 잘 나누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싯다르타 CTO는 “기술적으로 갈 길이 멀지만, 현재 인간과 기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가 나오고 있다”며 “AI가 투자자의 감정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준범 기자

미국 자산운용사 헤저블 최고기술경영자(CTO) 싯다르타 샤르마(Siddharth Sharma·사진)는 “로보어드바이저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 등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응용함으로써 일생동안 고객의 금융을 관리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궁극적 목표는 현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헤저블의 CTO 싯다르타 샤르마(Siddharth Sharma)가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7 미래투자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조선DB

샤르마 CTO는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 기조연설에서 ‘뱅킹 4.0’ 시대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샤르마 CTO는 헤저블의 CTO와 AI 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헤저블(Hedgeable)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애플, 맥킨지, 모건스탠리 등 금융사와 IT기업에서 일했던 직원 15명이 만든 스타트업으로, 미국 시장에서 퇴직연금 등 25가지 자산에 대해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샤르마 CTO는 “지금까지의 로보어드바이저는 1세대로 볼 수 있는데, 적용된 기술이 간단하고 고객의 투자 비용이 크지 않아 소액투자자들이나 밀레니얼 세대에 적합했다”고 말했다. 1세대 로보어드바이저가 은퇴 자금 등 복잡한 자산 관리를 해야 하는 고객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샤르마 CTO의 주장이다. 

그는 “그러나 최근 들어 혁신가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며 “고객별 맞춤 포트폴리오 구성, 스마트화된 관리 등이 가능해졌고, 복잡한 자산구조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샤르마 CTO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디저털 자산관리에 AI를 적용하면 단순히 비용 절감 등 비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재무 계획을 세워 고객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영역까지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르마 CTO는 고객 생애주기 관리를 다섯 가지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고객 획득’이다. 이는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획득하는 과정을 말한다. 두 번째는 ‘고객 유지’ 단계다. 상품 다변화 통해 계속해서 고객을 참여시키고, 떠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는 ‘지원’이다. 생애주기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며 다방면에서 이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원해야 하며, 기본적인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향후 얼마나 많은 돈이 예치될지 혹은 이탈할지 등을 예측해야 한다. 또 고객의 생애주기 가치를 통해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지, 어느 정도의 지원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는 ‘온보딩(onboarding)’ 단계다. 온보딩이란 고객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샤르마 CTO는 “끊김 없는 온보딩 과정 중요하다”며 “이는 고객에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며 병목현상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참여’ 단계를 꼽았다. 샤르마 CTO는 “참여 단계는 디지털 자산관리에 있어 핵심인 부분”이라며 “고객 참여를 통해 상품을 차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차별화된 상품 제공으로 고객 참여 도모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 확보가 가능하며, 이를 활용해서 고객들의 전범위적인 방면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싯다르타 샤르마(Siddharth Sharma) 헤저블 CTO/조선DB

샤르마 CTO는 또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관리를 서비스, 투자 결정, 지원과 행정처리 등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고 했다. 서비스는 고객들과 처음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말하며, 투자 결정은 고객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샤르마 CTO는 특히 지원 부문을 강조했다. 샤르마 CTO는 “많은 사람이 이 영역을 간과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구성 과정에서 지원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고, 그들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우선 대규모 금융기관들과 핀테크 업체들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기관들은 그들의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며 “그들은 정확한 미션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업체들이 폐쇄적인 시스템을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관련 스타트업 업체들은 ‘유통’ 능력을 위해서라도 대형 기관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샤르마 CTO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대규모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버넌스(governance·관리) 부족도 장애물로 꼽았다. 현재 금융업체들은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고 인프라와 인적 재원도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샤르마 CTO는 “우리는 고객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알아주길 원하지만, 사실 고객들은 이보다는 그들이 어떤 상품 서비스를 받는지에 관심이 있다”며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온전히 이해하고 그 편의성을 느끼게 관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 설정, 제품 번들링(다양한 개별 서비스들을 결합하거나 묶어서 싼 가격에 제공하는 방식), 홍보, 교차 판매 등을 통해 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선목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자산관리 시장에서 인공지능의 기대효과는 높이되, 잠재위험은 낮출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조선DB

최 원장은 “금융사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의 대중화를 성장의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며 “IT와 금융을 융합한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생애주기관리(total life care) 서비스로 진화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최 원장은 이어 인공지능의 신의성실 의무를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비대면 특성상 설명과 공시에 보다 충실해야 하고, 알고리즘에 어떠한 부정도 있어선 안 된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인공지능 활용을 적극 장려하겠다”며 “이와 함께 위험 요인들이 가시화되지 않도록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하며 “아무리 어렵고, 두렵고,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일이라도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는 데 앞장서는 일만 한 것이 없다고 한다”며 “새 시대를 열어가는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이 선진화를 통해 성숙한 성장을 꾀할 수 있도록 모두가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전문]

안녕하십니까? 금융감독원 원장 최흥식입니다.

먼저, ‘미래투자포럼’의 첫 번째 개최를 축하드리며,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해 주신 
조선비즈 송의달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바쁜 일정에도 
자리를 빛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과,
이어질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주실
각계 전문가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거센 변화의 물결은 
우리 자산관리 시장에도 예외 없이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AI가 가져올 자산관리 혁명’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오늘 포럼은, 
한국 자산관리 시장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Ⅱ. 인공지능의 발전과 자산관리시장의 변화

내외 귀빈 여러분!

지난해 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대한민국을 큰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우리는 금융의 알파고,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을 관리해주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시장이 초기단계에 있다고는 하지만,
투자자 파악과 자산배분, 리밸런싱 등의 과정이
인공지능의 빅데이터 분석만으로 가능해진 것입니다.

또한, 인공지능은 
상품 판매나 고객응대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Chattbot)'을 통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실물로봇 ‘페퍼(Pepper)’를
일선 영업점에 배치한 은행도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인공지능은
낮은 수수료와 간편함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일부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자산관리서비스는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 가능한,
‘보편적 금융서비스’로 서서히 자리매김해 가고 있습니다.

Ⅲ. 인공지능 도입의 잠재 위험

그러나 이러한 장점의 이면으로,
인공지능이 이처럼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면,
인력 구조조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걱정합니다.

가령, ‘골드만삭스’가 인공지능 ‘켄쇼(Kensho)’를 활용한 이후
600명에 달했던 주식 트레이더를 
2명까지 줄인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불완전판매나
알고리즘 설계자에게 유리한 자문을 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또한, 챗봇이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사례처럼
아직은 불완전한 기술력도 문제로 삼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은 시장을 왜곡하거나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컨대, 특정 알고리즘이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게 되면
일부 금융자산에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습니다.

Ⅳ. 자산관리서비스 발전을 위한 제언

따라서 인공지능의 기대효과는 높이되
잠재위험은 낮출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먼저, 금융회사들은 인공지능의 적극적인 활용과 
이를 통한 자산관리서비스의 대중화를
지속 성장의 디딤돌로 삼아야 합니다.

IT와 금융의 융합형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Total Life Care' 서비스로 
진화된 상품을 만들어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금융회사는,
자산관리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인공지능 역시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비대면의 특성 상, 설명과 공시에 보다 충실해야 하며,
알고리즘에 어떠한 부정(不正)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인공지능의 활용을 적극 장려하겠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험요인들이 가시화되지 않도록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자산관리의 틀이 바뀌는 과정에서 
고용 충격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회사들과 함께 깊이 고민하겠습니다.


Ⅴ. 맺음말씀

내외 귀빈 여러분!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재산 증식은 우리 국민 모두의 바람입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자산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국민적 염원을 충족시키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는 
“아무리 어렵고, 두렵고,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일이라도,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는데 앞장서는 일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우리 자산관리서비스 시장이
선진화를 통해 성숙한 성장을 꾀할 수 있도록,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모두가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AI(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국내외에서 부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한 ‘2017 미래투자포럼’에 참석해 “해외 선진 금융사들의 사례와 고민,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 금융인들이 분발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조선 DB

송 대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전문가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일반 대중에게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글로벌 금융사들은 AI를 중심으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 서비스, 상품, 조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며 “조선비즈도 새로운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변화를 선도하고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가져올 자산관리 혁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콘퍼런스에는 미국의 국민 로보어드바이저로 부상한 ‘헤저블’의 싯다르타 샤르마 최고기술경영자(CT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앤트파이낸셜’과 AI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린창러 칭화대 교수,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상품전략을 맡고 있는 앨리슨 라우 최고재무책임자(CFA), 미국의 은퇴 자산 관리 전문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유나이티드인컴의 데이비 퀸 DOI 등이 연사와 토론자로 참여했다. 

[전문] 

안녕하십니까. 
조선비즈 송의달 대표입니다.

‘2017 미래투자포럼’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AI(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국내외에서 부의 지형도가 최근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전문가 자산관리 서비스’가 일반 대중에게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 AI 기술을 중심으로 서비스와 상품, 조직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격변의 시기에 조선비즈는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자산관리 혁명’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합니다.

미국의 ‘국민 로보어드바이저’로 부상한 ‘헤저블(Hedgeable)’의 싯다르타 샤르마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기조연설과 대담을 통해 AI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의 새 비전을 제시합니다.

린창러 칭화대 교수와, 앨리슨 라우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최고재무책임자는 
자산관리 분야에서 AI와 빅데이터의 효과적인 접목 방안을 들려줄 것입니다.

데이비 퀸 유나이티드 인컴 디렉터 오브 인베스트먼트,
후왕 세스 아리스 인텔리전스 대표,
이상화 다크매터 CEO님도 오늘 통찰력있는 시각을 전해주실 것입니다.

내빈 여러분!

‘로보 어드바이저’로 상징되는 첨단 기술과 새 기업의 등장은 업계에 활력과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조선비즈는 새로운 흐름에 적극 동참해 변화를 선도하고 비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오늘 행사를 위해 많은 분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각별한 관심으로 성원해주신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님,
항상 조선비즈를 아끼고 응원해주시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님과 
안상환 한국거래소 부이사장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 오늘 자리를 빛내주신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님,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님,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님,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님,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님,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님,
이창현 AB자산운용 대표님,
민성기 한국신용정보원 원장님께도 
깊은 고마움을 표합니다.

오늘 ‘2017 미래투자포럼’이 해외 선진 금융사들의 사례와 고민,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 금융인들이 분발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석하신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인사말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안소영 기자

조선비즈 DB
조선비즈 DB

“한국전력공사(KEPCO·한전)가 운영하는 전력(電力) 빅데이터는 연간 3조3370억건입니다. 900만개의 전주(電柱·전봇대)는 이동통신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기지국에 해당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전이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새 융합형 신(新)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창훈(사진) 한전 ICT융합기획처장은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서 "한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플랫폼 기반의 연결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틸리티 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전은 ‘KEPCO 4.0’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력사업과 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을 접목하고 있다.

신 처장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발전·송전·배전(配電·전류를 여러 곳으로 보냄) 등의 시설에 총 33개의 센서를 구축하는 작업을 오는 202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센서 전원 확보용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했고, IoT 분야 경우 한전이 자체 개발한 프로토콜(규약)이 지난 2월 국제 표준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일상생활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모아 전력으로 재활용하는 기술로 IoT가 트렌드인 요즘 각광받는 기술이다.

신 처장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시스템 구축해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KEPCO 빅데이터 플랫폼의 지난 7월 구축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를 KEPCO 4.0 도약기로 삼고 오는 2019년까지 핵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EPCO 4.0 대전환기를 맞는 2020년 이후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서비스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파스타(PaaS-TA)’ 기반의 소프트웨어 마켓을 구축하고, 나아가 클라우드 기반의 ‘K-iEMS(KEPCO intergrated Energy Management System·종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새로운 전력 사업 서비스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파스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자치부가 추진하는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을 말한다.

신 처장은 “한전은 K-iEMS를 구축해 전기나 가스, 열 등 고객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제어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전력그룹사와도 협업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인효 기자

“앞으로 헬스케어는 4가지 축이 필요합니다. 바로, 클라우드(Cloud), 콘텐트(Content),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협력(Collaboration) 등 4C가 중요합니다.”

앙슈만 뎁((Angshuman Deb)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트는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기조 연설에서 ‘클라우드를 통한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 사례와 성과’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앙슈만 뎁((Angshuman Deb)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트가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앙슈만 뎁((Angshuman Deb)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트가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양슈만 뎁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트는 IBM의 인공지능(AI)인 왓슨(Watson)의 전략 솔루션팀을 이끌며 왓슨의 핵심 기술인 다양한 인지적 서비스인 환자 진단, 종양학, 의약 개발 등 개발 및 솔루션 제공을 담당하고 있다. 또 왓슨의 유전학 분야의 기술 개발도 담당하고 있다.

이날 앙슈만 뎁 수석 아키텍트는 “헬스케어의 미래는 질병 경과를 미리 예측, 포착해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예방의학’으로 가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슈만 뎁은 “의료 영역에서는 방대한 연구논문과 임상 데이터들(content)이 쏟아지는데, 이러한 비정형·정형 데이터들은 구조화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확장성을 갖고 구조화해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클라우드와 인지컴퓨팅 기술을 통해 방대한 의학 및 환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이해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앙슈만 뎁은 “또 인간과 기계 사이의 협력(collaboration), 각 업계 리더들과 전문가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의 융합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알파벳 C로 시작되는 4가지 요소로 헬스케어 분야의 대변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강조했다.

앙슈만 뎁은 “비정형 데이터, 이미지, 텍스트 데이터를 인지컴퓨팅 기술로 분석하고 인사이트(통찰력)를 추출하면,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의료계 문제의 해법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지윤 기자

“클라우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장 두려운 사실은 기술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술이 없으면 어떠한 마케팅과 경험도 비즈니스로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습니다.”

박원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대표는 1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과거 제품의 성능, 디자인, 품질, 가격 등 여러가지 차별화 요소로 후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최근 성장하는 정보기술(IT) 비즈니스 시장의 경우 코어(Core⋅핵심) 기술이 없다면 시장에 진입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원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대표가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원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대표가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박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 글로벌 네트워크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NBP 글로벌 시장 경쟁력과 사업 진출 현황에 대해서 소개했다.

NBP는 올해 4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NBP는 세계 각 지역별 데이터센터 개념인 ‘리전’을 앞세우고 있다. 리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각 지역별로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설치하는 데이터센터 허브를 말한다. 전용 회선과 디도스 해킹 방어(Anti-DDoS), 침입 탐지 시스템(IDS) 등 첨단 보안 솔루션을 제공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박 대표는 “지난 4월17일 클라우드 플랫폼을 출시할 때 사용 가능한 제품이 26개였지만, 9월만 65개, 연말에는 91개로 늘어나게 된다”며 “아마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빅4 사업자들과 경쟁해도 상대가 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이 올라오고 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NBP 전용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NBP는 지난 1일 유럽, 아프리카, 중동 지역까지 안정적으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일 ‘리전’ 서비스를 공개했다. 독일 리전은 싱가포르, 미국, 홍콩, 일본에 이은 5번째 리전이다.

박 대표는 “네이버는 이미 7년 전부터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었고 네이버, 라인 등 네이버 관련 전체 서비스의 58% 정도가 이미 클라우드에서 돌아가고 있다"며 “오랜 기간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를 운용한 경험과 기술을 패키지화해서 클라우드 비즈니스 시장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NBP는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의료관광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위해 오는 9월부터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형 의료관광 클라우드 플랫폼은 국내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찾는 외국인에게 예약 및 결제, 사후관리 등에 대한 의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광, 숙박, 교통 등 연계 서비스를 지원한다.

NBP는 이날 네이버의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도 의지를 보였다. 현재 네이버에 축적된 데이터양은 약 1.3엑사바이트(ExaByte⋅약 13억 기가바이트) 수준이다. 1EB는 2시간 분량의 HD 영화(2GB)를 7억2000만명이 동시에 시청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양이다.

박 대표는 “네이버와 NBP는 축적된 데이터를 저장, 분석, 애플리케이션(앱) 전송 및 적용 등 기술과 데이터가 합쳐져 공유되고 사업자 간 ‘윈윈(WinWin)’이 될 수 있도록 외부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단순히 우리가 개발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라이브러리 등 리소스를 파는게 아니라 소비자의 말을 경청하고 더 나아가 함께 서비스를 만들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1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두 번째 날에는 국내외 학계와 업계를 주름 잡는 전문가들이 스마트 클라우드의 트렌드와 도입 후 혁신 사례, 향후 전망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헬스케어,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한국전력 내 전문가들이 ‘클라우드’를 주제로 기조연설한 1세션과 laaS, SaaS, Paas 등 클라우드 공급 서비스별 트렌드를 다룬 2세션, 병원, 금융, 마트, 선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해 이룬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3세션으로 구성됐다.

클라우드는 정보기술(IT)자원을 구매하거나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사용료를 주고 쓰는 서비스를 말한다. 중앙 집중화된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받고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빌려 쓰는 방식이다.

2017년 9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2017년 9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 클라우드는 각 분야 핵심 기반…기술 환경 고도화해야

이날 기조 강연자는 모두 ‘클라우드(cloud)’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반이라고 입을 모았다.

루디 돈 마이크로소프트(MS) 공공부문 디렉터는 "MS가 구상하는 AI 시대의 클라우드는 하나의 거대한 클라우드가 아니라 다양한 레이어(layer)와 지능형 엣지(edge)를 갖춘 분산형 클라우드"라며 "기존 클라우드가 가진 경계와 한계를 넘어 인공지능(AI)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의 서버가 PC, 스마트폰 등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는 현재 시스템을 넘어 소형 서버 개념인 ‘엣지(Edge)’ 등 다양한 ‘층(Layer)’을 갖는 분산형 클라우드를 고도화해야만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디 돈 마이크로소프트 공공부문 디렉터(위쪽)와 앙슈만 뎁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스
루디 돈 마이크로소프트 공공부문 디렉터(위쪽)와 앙슈만 뎁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스

루디 돈 디렉터는 “AI를 구현하는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나오고 있다”며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똑똑해지는 만큼 인프라, 즉 클라우드도 더 지능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환경을 더 고도화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원기 NBP 대표는 이날 클라우드 플랫폼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앞으로는 ‘기술’이 없으면 어떤 마케팅과 경험도 비즈니스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제품 성능, 디자인, 품질, 가격 등 여러가지 차별화 요소로 후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AI, 클라우드 등 최근 성장하는 IT 시장 핵심 기술 없이는 진입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클라우드가 중심이 되는 IT 시장에서는 이런 주요 기술력 없이는 힘겨루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와 전력 사업에서도 클라우드는 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박원기 NBP 대표(왼쪽)와 신창훈 한국전력 ICT융합기획처장
박원기 NBP 대표(왼쪽)와 신창훈 한국전력 ICT융합기획처장

앙슈만 뎁(Angshuman Deb) IBM 헬스케어 수석 아키텍트는 “의료 영역의 방대한 연구논문과 임상 데이터들(content)이 쏟아지는데, 이러한 비정형·정형 데이터들은 구조화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확장성을 갖고 구조화해 보관해 인지컴퓨팅 기술로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추출하면 그동한 해결하지 못한 의료계 문제 해법을 찾을 수 있어 중요하다”며 클라우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반적인 산업 혁신을 이끌고 있고 데이터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흐름이 되면서 국내 기관도 이런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국전력공사다. 한전에서는 전력(電力) 관련 빅데이터가 연간 3조3370억건이 생성된다. 900만개의 전주(電柱·전봇대)는 이동통신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기지국에 해당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창훈 한전 ICT 융합기획처장은 “한전이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새 융합형 신(新)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 처장은 “한전은 K-iEMS를 구축해 전기나 가스, 열 등 고객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제어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전력그룹사와도 협업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클라우드 서비스 계속 확장…사용자 피드백 중요”

두 번째 세션에서는 클라우드 사업의 최근 동향을 짚어봤다. NHN엔터테인먼트, KT, 코스콤, 더존비즈온, 베스핀글로벌 등은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이 제대로 구축돼야 인공지능(AI) 활용도 가능하고, 각 산업분야 간 서비스 융합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클라우드 공급 서비스별 트렌드’를 주제로 한 두번째 세션 후 패널 오픈토크가 열렸다.
’클라우드 공급 서비스별 트렌드’를 주제로 한 두번째 세션 후 패널 오픈토크가 열렸다.

정동윤 코스콤 IT인프라 본부장은 “이미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2009년부터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로 판단하고 클라우드 산업 육성을 시작했다”며 “향후 PaaS 시장도 10년간 매년 36%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본부장은 “중소기업은 IT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백업 등 중요한 업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가 중소기업에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공 및 금융부문의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철승 KT 상무는 “현행법상 중앙부처는 G-Cloud를, 정부 산하부처는 민간 클라우드를 쓸 수 있도록 허용됐지만,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클라우드를 사용할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검토 중일텐데 지방자치단체와 그 산하 공공기관들도 정부가 보안 인증을 진행하고 민간 클라우드를 쓸수 있도록 제도적인 제약들이 풀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1년만에 공공기관 120곳이 클라우드를 도입했는데 이는 정부가 공공기관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평가지표인 ‘전자정부 3.0’에서 클라우드 도입시 가산점을 부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정부가 민간 클라우드와 공공 클라우드를 활성화할 근거를 만들고 이를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사용자와의 피드백도 강조됐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클라우드는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을 계속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사용자의 피드백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훈 NHN엔터테인먼트 실장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들로부터 들은 의견을 직접 반영해 이를 개선하는 과정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고 이 과정에서 뛰어난 서비스가 살아남게 된다”고 말했다.

◆ 클라우드, 산업 규모·생태계 넘어 사회적 ‘혁명’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나타나고 그 산업규모가 커지는데는 이유가 있다. 클라우드를 활용했을 때의 변화는 일부 업체에 단순한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규모를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도입으로 민주주의 사회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왼쪽부터 장세경 중앙대병원 교수, 김봉규 NH농협은행 핀테크 사업부 팀장, 유훈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장, 박인재 메가마트 운영파트장
왼쪽부터 장세경 중앙대병원 교수, 김봉규 NH농협은행 핀테크 사업부 팀장, 유훈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장, 박인재 메가마트 운영파트장

장세경 중앙대병원 교수는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 마지막 세션 ‘국내 클라우드 도입 후 혁신 사례’에 발표자로 나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국형 의료관광 플랫폼을 만들어 의료 관광 산업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장 교수는 “세계 의료 관광 시장은 지난해 110조원으로 조사됐는데, 한국은 이중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의 0.3%에 불과한 수준에 그쳤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관광 종합 플랫폼을 만들어 원스톱 통합 관리 시스템을 비롯해 역경매 시스템, 헬퍼 서비스, 데이터 분석 기반의 정보 제공 등으로 의료 관광 산업을 확대하는데 의료관광 클라우드 플랫폼이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에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산업인 ‘핀테크’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83개 금융관련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금융 관련 IaaS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업이 금융 서비스 전환을 할 수 있도록 PaaS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실제 사용자가 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NH농협의 목표는 ‘금융의 아마존’인 셈이다.

클라우드는 사회·정치적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철만 마비되면 홈페이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선거 기간 트래픽은 10배 이상 폭증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시간, 비용, 인력이 부족한 중선관위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해 ‘홈페이지 마비 사태’를 막으려는 것이다.

유훈옥 중선관위 과장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클라우드를 적용해 5년 이용시 운영비 1억원 절감 효과가 있었다”며 “올해 대선 당시 선거통계시스템,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 등에 클라우드를 적용해 당일 350만명의 접속량을 소화해 냈다”고 말했다. 중선관위는 2019년부터 자체적인 백업센터를 구축하고 전반적인 대국민 정보 제공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도입해서 좋은 게 뭘까’라는 질문에는 이날 세션에서 박인재 메가마트 운영파트장이 깔끔하게 답을 내놨다. 명절이나 블랙프라이데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홈페이지 트래픽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인재 운영파트장은 “클라우드 전환까지 1개월이 소요됐고 덕분에 홈페이지 운영 서비스 반응속도가 빨라지며 이탈 사용자가 줄어 매출은 늘었는데, 운영비용은 45% 줄어드는 효과를 얻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세일즈포스닷컴의 SaaS를 도입해 업무 프로세스, 직원 역량관리, 매장운영 정보 활용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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