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19 임상시험 인력과 시설은 세계적 수준이다. K-방역의 역설로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환자가 잘 발생하지 않아 (임상) 환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중증 이상을 제외한 (임상) 환자 유입이 부족하며, 지역 의료기관은 임상시험실시기관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승인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환자수는 2552명인데 현재 입원 환자는 1355명(10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배 이사장은 "현 체계에서 임상연구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신속심의 지연과 의료진의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경험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가 구축되면서 1·2차 의료기관 및 지역의료원의 임상시험 참여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정부 지원 과제로 선정되면 감염병 플랫폼을 개방하고, 데이터가 축적되면 전문가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배 이사장은 "미국의 경우 1800개 질환, 20만명 이상의 환자 정보를 등록하고 질병과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를 교류한다"면서 "맞춤형 임상시험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질적·양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병 등 치료제·백신의 임상시험 수행시 병원 상호간의 IRB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임상시험이 700건을 돌파했고, 전 세계 신약 후보 물질의 3.5%를 우리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제약 시장 점유율은 1.5~1.7%로 갭(차이)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성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