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 업계는 1인 가족, 그리고 고령화 추세가 성장 모멘텀이다. 이들을 소비 주 타깃으로 삼아 다양한 성장 전략을 짜고 있다. 업체 간의 콘텐츠 차별화 전략은 필수 요소다.”
임재국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유통물류)은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유통산업포럼’에 참석해 “자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일본의 편의점 사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편의점 업계는 노인과 여성 등 고객층 특화, 디저트·도시락 등 조리 식품라인 특화, PB 상품의 프리미엄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은 “일본 국민의 전체 소비 규모 1400조엔 중 단카이 세대(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800조엔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 편의점 업계는 이들을 공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의 매출 30%를 차지하는 것은 편의점 도시락, 삼각김밥 등 반조리 식품을 의미하는 ‘나까쇼꾸(중식·집밥과 외식의 중간 말)’라고 소개했다.
편의점은 패스트푸드에서 저렴한 간식, 프리미엄 간식을 소화하고 있으며 심지어 생선 등 생물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만 10조엔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화, 고령화 등으로 혼밥, 혼술 등 홀로 밥먹는 인구가 압도적으로 늘어나면서 편의점 업계는 이들을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보게 됐다”며 “식사 외에도 편의점에서만 파는 커피와 빵, 디저트 등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등 카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연구위원은 일본의 편의점이 노인을 위한 식당, 약국을 만드는 등 간병 서비스를 추가해 ‘신개념 경로당’으로 거듭나거나 뷰티와 건강 관련 상품을 모아놓는 등 여성 친화적 점포를 만들고 있는 현황도 소개했다.
임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에는 ‘편의점에 가면 재미있고 갈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 도는데, 타겟층을 세분화해 재미와 감동을 줬기 때문”이라며 “일본 세븐일레븐의 경우, ‘골드라인’ 등 프리미엄 라인의 빵은 시중 고급 베이커리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높은 퀄리티로 굉장히 인기있고, 일본 편의점 로손의 경우, ‘로손셀렉트’라는 PB브랜드를 만들어 여성친화적이며 감성을 중시한 제품만을 판매해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으며, 자영업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도 일본의 편의점 업계 사업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연구위원은 “일본은 어디를 가든지 노인인구가 많은데, 일본 편의점 빅4의 경영전략을 살펴보면 모두 시니어 계층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짜 성장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편의점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고 판단되는 한국의 경우는 일본 사례를 참고해 컨텐츠 중심의 차별화 경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10만개에 가까운 개인 슈퍼마켓이 향후 편의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상생 전략을 더 고민하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면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