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 2025] “현실이 된 의료 AI, 윤리·책임 논의 없인 위험 커진다”

6일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25
이상열 경희대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상열 경희대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경희디지털센터장)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HIF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조선비즈

의료 인공지능(AI)이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현장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이미 만성 질환 관리와 영상 판독, 예후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에 가까운 정확성을 보이며 의사의 의사 결정을 돕는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다.

질병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온 이상열 경희대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경희디지털센터장)는 6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HIF 2025)’에서 “의료 AI의 발전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윤리, 책임, 형평성 같은 현실적 문제를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당뇨와 비만 등 내분비 질환 분야에 디지털 헬스를 접목하는 연구자이자, 내분비 대사 질환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오디엔’의 대표를 맡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5년 내 만성 신장 질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한국은 의정 갈등 장기화, 의료 시스템의 붕괴 가속화, 의료 인력 및 전공의 수급 문제에 이어 의료 수준의 저하와 환자 안전의 위기 등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어려움을 AI로 보완하고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의료 AI는 지난 10여 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임상에 본격 도입되고 있다. 이 교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폐 결절 진단부터 비만, 당뇨 같은 만성 질환 관리 사례를 예로 들며 “피부과 진단처럼 전문의 수준에 근접한 정확도를 보이는 분야도 이미 나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망막병증 환자의 경우 눈 사진을 찍자고 하면 협조를 잘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존 의료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면 진단 가능성과 향후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며 “당뇨병 환자들에게 나타날 급성 질환을 미리 파악하면 치료는 물론 의료 시스템의 안전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우려해야 할 지점도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딥러닝(심층학습) AI는 이미지 인식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지만, 그럴수록 AI의 활용에 따른 윤리적, 법적 문제를 더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료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 의료 AI의 신뢰성과 정확성, 의사와 AI의 책임 소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며 “특히 AI를 활용한 진단이 오진으로 이어졌을 때 법적 책임을 어디에 물을지 명확하지 않아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전체 환자군을 대표하는지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앞으로 AI가 의사를 대체한다기 보다는, AI와 함께 일하는 의사가 더 나은 의료를 제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을 강화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쓰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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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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