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 2024] “국내 연구 수준, 해외에 뒤지지 않아.. 상용화는 현실적인 고민 필요”

21일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24
오픈 토크서 뇌 전문 기업인, 과학자 의견 들어

21일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HIF)’에서는 김승현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 신경과학자들이 모여 오픈토크를 나눴다./조선비즈
21일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HIF)’에서는 김승현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 신경과학자들이 모여 오픈토크를 나눴다./조선비즈

국내 상위 연구기관의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수준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신약이나 의료기기 등을 상용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HIF)’은 김승현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이 좌장으로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 5명과 토론을 하는 오픈토크를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신경과학의 혁신과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으며,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먼저 김승현 이사장은 “국내 연구기관과 해외 연구기관 간 R&D 능력과 인프라에 얼마나 격차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는 “국내 상위급 연구기관과 해외 우수 연구기관 간 격차가 없다고 본다”며 “20년 전에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연구비와 연구자 능력, 인프라 등이 해외 우수기관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우 단백질을 공략하는 알츠하이머병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윤승용 아델 대표(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 교수)도 이에 공감했다. 윤 대표는 “타우 단백질에서 항체가 잘 들러붙는 부위를 타깃(공략 대상)으로 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곳은 우리를 비롯해 전 세계 두 곳 뿐”이라며 “국내 연구 능력이 해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최근 나온 알츠하이머병 신약들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델은 또 다른 치매 원인인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약물에 비해 항체가 접근하기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하지만 우리가 개발하는 것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접근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 분야에서 최근 트렌드는 뇌에서 이물질을 차단하는 혈뇌장벽(BBB)을 잘 뚫고 들어가는 약물을 만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아무리 BBB를 잘 뚫고 들어가는 약물을 개발해도 타깃이 적합하지 않으면 약효가 떨어지므로 무엇보다도 정확한 타깃 선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승용 아델 대표(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 교수)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HIF 2024' 오픈토크에서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선비즈
윤승용 아델 대표(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 교수)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HIF 2024' 오픈토크에서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선비즈

파킨슨병 완치를 목표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 역시 공감했다. 강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후발주자여서 약이 없는 질병을 호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선발주자인 독일계 다국적 제약사보다 나은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하며 우리 역시 완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약과 의료기기를 만들더라도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려면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한 빈준길 뉴로핏 대표는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했을 때 병원에서는 어떤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를 알기 위해 우리는 한 병원을 지정해서 수익성을 검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들이 우리가 개발한 치료기기를 확인하고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머리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우울증을 치료하는 전자약 마인드스팀을 상용화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원래 개인용 우울증 치료기를 만들려고 하다가 병원용 의료기기를 개발했다”며 “그런 판단을 한 이유는 기기 개발만큼 사용자인 의사가 쓰게 하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환자는 의사의 처방을 따르고 의사는 정부나 학계에서 인정한 신뢰성 있는 기기를 사용한다”며 “우리는 여러 위기를 딛고 정부, 의료계와 협업해 (마인드스팀을) 상용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HIF 2024

= 이정아,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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