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 2024’ 포럼 키노트 강연
우주인사업단장 지낸 최기혁 항우연 책임연구원
“2040년 ‘문 이코노미’ 시대 열린다…한국도 대비해야”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5일 “우주에서 사람이 거주할 때 필요한 무선 와이파이,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한국도 우주경제를 실현할 유인 우주프로그램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에서 “우주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선진화하려면 유인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항우연에서 우주인사업단을 지내며 한국 최초의 우주인 육성 사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발사체는 우주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우주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에 불과하다. 위성 생산도 3% 미만에 머문다. 반면 통신과 데이터, 위성항법장치(GPS) 같은 우주 서비스 분야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최 책임연구원은 “통신과 데이터 같은 기술은 유인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할 수 있어 우주경제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산업은 반도체와 비슷한 4500억 달러(약 6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2~2023년 예산의 절반 수준인 125억달러(약 17조원)를 유인 프로그램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한국도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유인 우주선 개발, 화성 탐사 같은 유인 프로그램을 포함시켰다. 그는 “2040년에는 달에 인간 거주를 위한 인프라(기반 시설)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우주인이 우주에 거주하면서 새롭게 열릴 산업 분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 산업에서 우주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식량, 반도체, 배터리 산업도 우주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달에서 새로운 경제 환경이 마련되는 ‘문 이코노미(Moon economy, 달 경제)’가 열릴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제2의 우주인을 육성해 지구 저궤도 우주정거장에서 과학 연구,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전문가로 키워야 한다”며 “우주에서 장기 체류를 위한 의학 연구나 산업에도 활발히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