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뉴아인 대표이사는 11일 열린 ‘2021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전자약은 몸 일부에 삽입해 하나의 약처럼 기능하는 쪽으로 발달할 것이다”라며 “물리적 자극, 전자기파, 레이저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전자약은 2013년 영국 의료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처음 사용한 단어다. ‘전자(electronic)’와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이나 주사 대신 전기자극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개념이다. 전자기파와 전기, 초음파 등을 이용해 신경과 세포, 조직과 장기 단위에 영향을 발휘, 치료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신경 활동 조절, 조직 재생 유도 등에 쓰이며, 최근에는 세포 증식 억제 등에도 활용한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신경 연구가 많았고, 최근엔 세포단위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신경 단위에서 전기적 신호를 통해 자극 등을 주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전자약은 중추신경계 자극과 말초신경계 자극 분야로 나뉜다. 각각의 분야는 이식형 기기와 비침습형 기기로 또 구분한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이식형 기기는 파킨슨병, 간질, 뚜렛증후군 등에 적용하며, 중추신경계 자극 비침습형 기기로는 강박증이나 운동장애 등에 작용한다.
말초신경계 자극 이식형 기기로는 뇌전증이나 심장질환, 요실금에 적합하다. 비침습형 기기는 편두통,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 쓰인다.
현재는 심혈관계통과 신경계통 질환 대상의 침습형 치료기기가 대부분이다. 시장 규모는 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20조~30조원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질환에 대한 잠재력이 있어 훨씬 더 빠른 시장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대표적인 전자약 연구 프로그램으로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가 만든 스파크(SPARC)가 있다. 신경의 전기적 활동을 통해 장기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국방부는 산하 연구기관인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DARPA)에 지난 2014년 930억원을 투자해 전자약 연구 프로젝트 일렉트RX에 착수했다. 또 GSK와 구글의 합작사인 갈바니(Galvani)는 5000만달러(약 590억원)의 벤처기금을 조성, 전자약을 통해 천식과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 치료 연구 개발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뉴아인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뇌종양, 폐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 발견 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전자약은 만성질환 중 관리가 필요한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고 했다.
전자약이 점점 중요해지는 건 돈 때문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노령인구의 증가로 커지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노인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신경계 질환은 약물 치료로 잘 안된다는 게 어느 정도 증명이 됐고, 단일 약물 치료가 불가능에 가까워 전자약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은 2조~3조원으로, 작은 규모의 기업은 신약 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또 신약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다양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대표는 “전자약은 의료기기의 일종으로 임상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임상 승인까지의 비용도 적게 든다”라며 “다양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약물이 개발되는 중간에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발 비용도 작고, 중간 개발과정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해 다른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뉴아인은 작은 회사지만, 전자약 연구 통해 많은 파이프라인이 가능하다”라며 “현재 신경 재생 하나로, 안면, 망막, 각막 신경 재생 전자약을 연구하고 있고, 신경 자극 기술을 소리 콘텐츠와 연결해 이명 치료로도 확대하고 있다”라며 “전기 신호를 주는 방식을 다르게 해 암세포를 없앤다거나 치료 보조를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작은 돈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전자약의 파급력이나 확장성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