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브렛 킹(Brett King·사진)은 “더 이상 은행 지점에 사람이 필요없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 은행 서비스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렛 킹은 또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기술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회사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이 은행업의 본질을 모두 바꿀 것이라는 주장이다.
브렛 킹은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뱅킹 4.0’ 시대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미래학자 브렛 킹은 베스트셀러 뱅킹3.0의 저자로 2012년에는 미국에서 ‘올해의 금융 혁신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를 예로 들며 “테슬라는 완전 자율화된 생산 공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공장에 있으면 오히려 속도가 늦어져 인간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 텔러들이 고객 업무 속도를 늦추는가, 아니면 가치를 제공하는가를 보면 오히려 업무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본다”며 “미래 은행에서 인간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브렛 킹은 “(AI를 활용하면)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매우 낮아진다”며 “은행 지점의 경제학은 이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텐센트나 위챗과 같이 AI를 활용하는 핀테크 기업들의 신규고객 유치비용이 기존 은행보다 10분의 1, 적게는 50분의 1이나 저렴하기에 기존 은행 지점이 고객유치를 위한 채널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는 지금 은행원들이 처리하는 모든 업무가 더 빠른 속도로 더 효율적이고 더 정확하게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 등 PB(Private Banker)들이 제공하는 자문서비스에서도 인간의 역할은 축소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브렛 킹은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문사에게 와야 보다 정확한 투자를 할 수있다고 자문사들이 주장하고 이들이 일반인보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AI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는 없다”며 “자문서비스에서 (PB의) 경쟁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브렛 킹은 기술기업들이 기존 은행을 대체할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은행 지점을 설립하지 않은 알리페이는 8개월만에 거의 930억 달러의 예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며 “중국 어떤 은행 지점 네트워크도 달성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알리페이나 공유 택시회사 우버 등 다른 업종의 기술기업들이 금융업이 하던 업무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런 혁신과 변화속에 은행은 기술기업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렛킹은 “핀테크 기업들을 보면 자본을 활용할 때 훨씬 유연하게 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혁신이 가능하다”며 “기술기업들이 혁신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면에서 “핀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게 은행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들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