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옌 교수, 아시아 구매력 10년내 세계 절반 차지 전망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이 자산가치에 큰 영향 줄 것으로 예상
비대면 시대 확장성 높은 기업 선별 능력도 강조돼
‘코로노믹스(Corona+Economics) 시대, 위기가 기회다’라는 주제로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1 글로벌경제·투자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포럼은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과 조선비즈 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구매력에 주목해야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육 환경의 변화와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하는 여성 고객들에게도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급변하고 있는 투자 기업을 고를 때는 시각적, 지역적 확장성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넷플릭스 등 IT 기술을 활용해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업들이 기업 가치를 크게 올릴 기회가 앞으로도 많이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라는 척도로 기업가치를 가늠해 볼 것도 권했다. TAM은 특정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범위를 최대한 확장했을 때 만들어 낼 수 있는 최대 매출 규모를 말한다. 쿠팡이나 테슬라 등 신생 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이다.
부동산 자산과 관련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하는 방식을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각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 영향으로 지금까지 유동성에 의존해 올랐던 부동산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첫 번째 기조연사로 나선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én)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저지경영대학원장은 “2030년이 되면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지역의 중산층 구매력이 전 세계 구매력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커질 것”이라며 “그만큼 아시아 지역의 구매력이 확장되고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도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2040년에는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구매력을 보유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기옌은 이에 대한 근거로 “현재 3자녀 정책으로 인구 억제책을 펴고 있는 중국과 달리 인도는 인구가 훨씬 빠르게 늘고 있어 이에 따라 노동인구도 늘고 자동차나 주택 등 내구재를 많이 소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성의 자산축적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옌 교수는 밝혔다.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은 여성들이 늘고 이들은 남성들보다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기옌 교수는 주장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시각적·지역적’ 확장성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IT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세계 각국의 소비자를 동시에 만날 기회가 열렸는데 이를 십분 활용하는 기업이 어디인지를 골라서 투자하라는 얘기다.
그는 대표적인 확장성이 높은 기업의 예시로 미국 ‘넷플릭스(Netflix)’를 꼽았다. 존 리 대표는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면서 “좋은 콘텐츠와 글로벌화된 유통채널 다양화를 갖춘 기업들은 곧 시간, 지역적 한계를 뛰어 넘어 지속적이고 장기적 매출을 창출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TAM을 활용한 기업가치 분석을 강조했다. 특정 회사가 하고 있는, 또는 할 수 있는 사업의 전체 규모를 파악해 이를 기업 가치의 지표로 사용하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간 테슬라의 주가는 GM이나 현대차, 포드, 도요타 등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TAM뿐”이라고 했다. 그는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고 자동차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등 무한히 사업을 넓혀나갈 수 있기에 지금의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분석한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 현재 부동산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등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특히 주택 분야에서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많은 연구에서 기준금리가 올라갈 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어느 순간 부동산 가격은 꺾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정해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