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한과의 식감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찾는 디저트로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조 공정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성래 선미한과 대표)
"케이(K)푸드 열풍을 사업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이삭토스트 브랜드가 가진 따뜻한 감정도 세계에 전하고 싶습니다."(김보람 이삭 브랜드전략 본부장)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에 참석한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K디저트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맛과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가 전달하는 문화와 소비자 경험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통 한과에 AI를 접목하고, 토스트 소스를 해외 수출 상품으로 개발하거나 한글 모양의 과자로 세계 소비자와 소통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이날 'K디저트의 성공 방정식'을 주제로 열린 토론은 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김성래 선미한과 대표, 김보람 이삭토스트 브랜드전략 본부장, 니디 아그르왈 스윅 공동대표 겸 한글과자(Kalphabets) 공동창업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 전통 한과에 AI 접목… 토스트 소스는 면세점 인기 상품으로
김성래 대표는 20년 넘게 이어온 전통 한과 제조 기술에 데이터를 접목한 사례를 소개했다. 연구원 출신인 김 대표는 2018년 회사에 합류한 뒤 장인의 경험에 의존하던 제조 공정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김 대표는 "한과 업체에 합류했을 때 매뉴얼 없이 일하는 것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였다"며 "다른 업체와의 차별점을 찾다가 20년 넘게 이어온 부드러운 식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선미한과는 찹쌀을 약 20일간 숙성해 만드는 유과의 제조 공정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숙성·건조·튀김 과정의 조건이 최종 제품의 맛과 식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방식이다. 강원대학교와 함께 조청의 당류를 줄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숙련된 작업자들이 경험에 따라 판단했지만 이제는 이를 데이터로 바꿔야 한다"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생산 공정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보람 본부장은 이삭토스트의 시그니처 소스를 해외 시장에 선보인 사례를 소개했다. 초기 판매량은 하루 100병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가맹점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유통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김 본부장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감성과 진정성에 공감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삭토스트는 소스 한 병당 100원을 기부하는 '소스 위드 유' 캠페인도 운영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K푸드 열풍을 기회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따뜻한 감정도 세계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브랜드 가치가 중요"… 한글 과자로 세계 소비자와 소통
니디 아그르왈 공동창업자는 한글 모양의 과자 '칼파벳'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정서적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가 가격이 저렴하거나 품질이 좋다는 정보만 전달해서는 소비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기 어렵다"며 "브랜드의 가치관에 공감할 때 고객과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칼파벳은 한글을 활용한 초성 게임과 단어 맞히기, 게임 나이트 등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14차례 팝업 행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약 70개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그르왈 공동창업자는 "소셜미디어와 팝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좋은 첫 경험을 갖도록 한 것이 입소문과 재구매로 이어졌다"고 했다.
AI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보람 본부장은 해외 고객 문의를 번역하고 디자인 시안을 제작하는 데 AI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래 대표는 지방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숙련된 작업자의 경험을 데이터로 전환하는 데 AI가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