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시장에서만 전문 푸드테크 기업을 키우는 건 불가능합니다.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한국은 식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콘텐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푸드테크 산업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가 국내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푸드테크도 해외 시장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각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 생산부터 가공·유통·소비 전반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산업이다. AI를 활용한 맞춤형 음식 추천, 로봇을 통한 조리 자동화, 배양육, 대체 단백질 개발 등이 해당된다.
이 회장은 "먹을 것을 대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먹는 방법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통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며 "처음부터 세계를 대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남들보다 빨리 실증하고 인증하고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네덜란드는 대체 식품이나 바이오 기반이라면 한국의 푸드테크는 데이터, AI, 로봇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정보기술(IT), 바이오, 나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과 콘텐츠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 등을 거론하며 "특히 핵심은 유통의 발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먹을지 결정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식품 제조와 외식 서비스뿐 아니라 유통 과정에도 첨단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외식업과 간편식을 디지털화하고, 여러 셰프를 하이브나 카카오처럼 레이블 방식으로 키웠으면 한다"며 "앞으로 유튜브 채널이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푸드테크 산업 육성 관련 법률이 시행된 점을 언급하며 추가적인 규제 개선과 민간 중심의 산업 육성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이것만 하지 말라는 것 외에는 다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민간 주도, 지역 주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대만 푸드테크를 하면 없어지는 산업"이라며 수도권과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세계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과 환경 문제가 심화하면서 푸드테크 역할이 꾸준히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문제의식을 갖고 함께 협력하는 모델이 중요하다"며 "AI 시대의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권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