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유통포럼] ‘진짜 한국’ 지켜야 K브랜드 파워 지속 가능… 협업으로 글로벌 확장

K패션·K뷰티 대표들이 말하는 글로벌 전략

“진짜 한국적인 것이 먹힌다”… 브랜드 감성과 로컬성 강조

해외 진출 브랜드들, 협업과 시스템 정비로 ‘다음 단계’ 준비

“지금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건 단지 유행이 아닌, 진짜 한국적인 것이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흐름을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1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에서 열린 2025 유통산업포럼 ‘케이(K)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좌담회에서 김성준 시몬스 브랜드전략기획부문 부사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2025 유통산업포럼 'K브랜드의 지속가능성' 간담회. (왼쪽부터) 김성준 시몬스 브랜드전략기획부문 부사장, 콜린 마샬 더 뉴요커 칼럼니스트, 이준성 하고하우스 전략 본부장,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 이승민 어뮤즈 대표./조선비즈

이날 패널 토의에는 김 부사장을 좌장으로, 콜린 마샬 더 뉴요커 칼럼니스트, 이준성 하고하우스 전략본부장,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 이승민 어뮤즈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패널들은 각기 K패션과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경험을 나누며 한국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비건 뷰티 브랜드인 어뮤즈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색조 전문 브랜드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널에 인수됐다. 하고하우스는 일본 도쿄에도 매장이 있는 K패션 표주자 중 하나인 마뗑킴 브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앤더슨벨은 전세계 35개국에서 13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한국 패션 브랜드다. 

K뷰티의 강점과 어뮤즈의 성공 비결에 대해 묻자 이승민 어뮤즈 대표는 빠른 트렌드 대응력을 들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을 강타한 K뷰티 인기는 어뮤즈와 같은 인디 브랜드들이 일궜다. 이 대표는 인수합병 이후에도 어뮤즈 경영을 맡아 독립 경영 체제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약 5만개 브랜드가 난립하는 K뷰티 시장에서 어뮤즈는 키링 문화 등을 선도하며 트렌드 대응 속도감으로 존재감을 키웠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감성을 동반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기업보다 몸집이 잡은 인디 브랜드이니 트렌드에 기민해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면서 “몸집이 커져 시스템이 필요해진 시점에 적절한 인수합병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반이 생겼다”고 했다.

유명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도 K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앤더슨벨은 아식스, 자라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세계 시장에 각인시켰다. 일본 도쿄에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낸 또다른 대표주자 마뗑킴도 최근 코치와 협업해 각광을 받았다. 어뮤즈는 헬로키티 등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성과를 입증했다.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는 “브랜드를 먼저 키우는 게 우선이고, 협업은 그 과정에서 기회를 증폭시키는 장치”라면서 “아식스와의 첫 협업때는 브랜드 크기가 작을 때라 공을 많이 들였다. 이후 10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해 밀라노쇼를 개최한 이후에 유명 글로벌 브랜드로부터 협업 요청이 더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성장을 위해 유명 연예인을 쓰는 것보다 패션 브랜드의 색을 살리고 싶어서 내부 반대를 설득해 쇼를 개최했다. 한 두차례 글로벌 파트너와 협업이 성공하니 또다른 협업 제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준성 본부장은 마뗑킴의 일본 진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일본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타이밍 좋게 진출했다는 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진출은 브랜드 혼자서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정부 차원의 정보 연계 및 정책 협업 구조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K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논의하며, 단기 유행을 넘어서는 브랜드 철학과 문화적 뿌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표는 “진입은 쉽지만 그 다음 스테이지로 올라가는 데는 히트 제품 하나가 아닌 조직력과 브랜드력이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홍콩 누아르, 일본 문화, 미국 문화를 거쳐 한국의 시대가 왔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면서 “한국 브랜드가 표현한 ‘1′이 글로벌 무대에서는 ‘3′의 효과를 내고 있지만, 결국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도 “지속가능성은 각 개별 브랜드의 성공이 아닌, K패션, K푸드, K뷰티 등 전반이 함께 성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했다. 콜린 마샬은 “감정과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진 한국 콘텐츠의 일종의 ‘짬뽕미’가 글로벌 경쟁력이다. 이런 차별화되는 지점을 잘 살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효정 기자

# 2025 유통산업포럼

답글 남기기

crossmenu linkedin facebook pinterest youtube rss twitter instagram facebook-blank rss-blank linkedin-blank pinterest youtube twitter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