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스스로 사고해 개인화까지 가능한 구조”
“다만 충분한 학습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돼”
이영수 신한은행 AI 연구소장은 29일 “에이전틱 AI(Agentic AI)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 스스로 사고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자율형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에이전틱 AI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학습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5 미래금융포럼’ 강연에서 신한은행의 에이전틱 AI 실제 적용 사례와 기술 발전 흐름을 소개했다.
그는 에이전틱 AI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요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단순 프롬프트 기반 대규모 언어 모델(LLM)도 ‘에이전트’로 불리지만 진정한 에이전틱 AI는 추론(Reasoning)과 계획(Planning)을 바탕으로 작업을 실행(Execution)하고, 그 과정을 학습해 개인화(Personalization)까지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금융사들도 에이전틱 AI 도입에 하나둘씩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마스터카드는 챗GPT 기반 결제·예약 서비스를, 골드만삭스는 내부 통제 및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소장은 신한은행 역시 에이전틱 AI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현재 신한은행이 에이전틱 AI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은 ▲AI 브랜치(Branch·지점) ▲AI 프라이빗 뱅커(PB·Private Banker)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등이다.
먼저 신한은행의 AI 브랜치는 고객의 전체 여정을 스스로 응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점이다. 이 소장에 따르면 현재 AI 브랜치는 단순 업무의 50% 카드 발급 등의 절차도 1분 이내에 끝낼 수 있을 수준이다.
자산관리 분야에서는 AI PB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소장은 AI PB에서는 시황 전문가, 투자 전략가 등으로 구성된 멀티 에이전트(Multi Agent) 시스템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멀티 에이전트는 하나의 업무를 수행하는 단일 에이전트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로, 종합적인 자산관리 업무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세 번째로 이 소장은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에서의 에이전틱 AI 적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그는 “오픈AI가 제시한 AI 발전 5단계 중 현재는 ‘계획과 실행 기반 추론’이 가능한 3단계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다만 이 소장은 기술에 대한 기대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이전틱 AI를 도입하면 모든 게 자동화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막상 적용해보면 데이터 부족과 비구조화된 업무 지식 때문에 ‘데이터 지옥’이 펼쳐지기도 한다”고 했다. 결국 AI도 ‘신입 행원’과 비슷해, 업무 흐름과 규정을 체계적으로 학습시키지 않으면 실무 적용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내부 통제처럼 절차가 복잡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업무에서는 LLM이 일관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자칫 잘못된 판단을 반복하게 될 수도 있다”며, “에이전틱 AI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기업 내부의 컨텍스트와 도메인 지식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제하는 선행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