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ESG] “의무 공시로 ESG 데이터와 재무 정보 통합 빨라질 것”

조선비즈 주최 ‘2025 THE ESG’ 포럼

국내 회계 전문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가치는 변하지 않고, 향후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로 발전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지속가능성 의무 공시화 등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2월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THE ESG 포럼'에 참석한 패널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 경영센터장,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공동대표,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실 상무보, 송민섭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상임위원,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서스테이너빌리티 팀 파트너, 송창영 법무법인(유) 세한 대표 변호사. /조선비즈

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5 THE ESG 포럼’에는 회계업계, 학계, 기업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는 송민섭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 경영센터장,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공동대표,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실 상무보,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상임위원,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서스테인어빌리티팀 파트너, 송창영 법무법인 세한 대표 변호사가 참여했다.

좌장을 맡은 송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유럽연합(EU)의 옴니버스 패키지가 나오면서 ESG의 지속가능성이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해석하느냐”고 물으며 토론을 열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 경영센터장은 “인권·기후 환경·노동·거버넌스와 관련된 주제는 ESG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확산한 주제가 아니라 100여년 넘게 논의가 이어진 주제”라며 “단어는 바뀔 수 있겠지만 이 가치나 주제는 기업에게 당면된 과제로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인증기관으로서 겪는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 센터는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와 관련된 검증 업무를 18~19년 수행했다”며 “결정적으로 과정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측면이 한계”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 검증에 초점에 맞춰져있다 보니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출판 직전에 검증이 맡겨진다. 권 센터장은 “과정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성과보고서도 제대로 검증받을 수 있지만, 지금 검증 형태는 최종 보고서 검증이다보니 프로세스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12월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THE ESG 포럼'에 참석한 패널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 경영센터장,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공동대표,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실 상무보, 송민섭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상임위원,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서스테이너빌리티 팀 파트너, 송창영 법무법인(유) 세한 대표 변호사. /조선비즈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공동대표는 “평가 기관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ESG 생태계의 미래를 바라보는 노력을 많이 한다”며 “과거 ESG는 선언적인 당위 차원이었지만 이제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유용한 정보라고 하면 ESG 데이터가 어떻게 재무 정보와 통합되고 공시되고 보고될 것인지, 경영전략과 투자 의사 결정에 어떻게 활용될지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오 공동대표는 10년간 쌓아온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환경 영역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사회 영역에서 여성 직원의 다양성 비율이 실질적으로 기업가치와 연결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의무 공시 시대가 오면 ESG 데이터와 재무가치 통합 흐름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투자자와 경영진은 어떤 데이터가 실질적으로 우리 회사와 투자 포트폴리오에 영향 미치는지 금광에서 금을 캐는 작업들이 매우 중요하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의무 공시 제도와 인증 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오 공동대표의 의견이다.

12월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THE ESG 포럼'에 참석한 패널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ESG 경영센터장,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공동대표,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실 상무보, 송민섭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상임위원,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서스테이너빌리티 팀 파트너, 송창영 법무법인(유) 세한 대표 변호사. /조선비즈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실 상무보는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를 기업 입장에서 설명했다. 그는 “기업은 투자자와 이해 관계자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측면에서 지속가능성 공시 책임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럼에도 기업 내부에서 실제 준비를 하다 보면 부담이 느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증 비용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재무 감사 비용이 이미 존재하는데 지속가능성 공시 인증 비용이 추가되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규모가 작은 상장사는 전환이나 적응에 필요한 자금도 부족하고, 인증에 투입될 인력과 시스템 관리도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또 “인증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내부 통제와 IT 시스템 변화 관리 등 실질적인 대비가 병행돼야 하는데 현장에서 이 부분에 대한 준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상임위원은 최근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국제적 정합성에 대해 “한국은 올해 말까지 기준을 확정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기준을 확정하고 나면 관련 법제화가 더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의 국정 과제에도 지속가능성 공시가 포함돼 있고 정부가 기후 금융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면서 “산업재해와 쿠팡 사태 등 데이터 보안 이슈도 다 지속가능성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서스테인어빌리티팀 파트너는 “우리는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에 대해 갈 것이냐 말 것이냐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유럽 사례를 보면 이미 굉장히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권 파트너는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유럽의 수출 경쟁력에서 우리나라가 굉장히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향후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증 기관이 인증을 열심히 해도, 회사가 몰라서 작성을 잘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숨기면 감사인이 이를 파악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라며 “회사가 내부 통제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최고경영자(CEO)와 재무공시 책임자가 관심 있게 살피는 내부 통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송창영 법무법인 세한 대표 변호사는 “지금 논의되는 내용은 재무회계 부분 중 회계 감리 관련 감독 체계와 유사하게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입장에서도 회계 감사 업무와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기관들은 법률적으로, 제도적으로 허용된다 해도 상업적으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 변호사는 “지속가능성 기준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다양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국내에 법적, 제도적으로 의무화됐을 때 어떻게 집행될 것이냐 또 불합리한 부분은 없을까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THEESG포럼

=박지영 기자 김수아 기자 황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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