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코리아 살 수 있다면 바로 매수”
합리적 가격·좋은 품질·소비 재미 두루 갖춰
美 유통사, K브랜드 성장 확신 증가
“브랜드 코리아를 살 수 있다면 저는 지금 바로 매수하겠습니다.”
1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5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 참석한 윌 와츠(Will Watts) W 글로벌 이노베이션 대표(수석 컨설턴트)는 “지난 10년간 K 브랜드가 미국의 오프라인 매대와 온라인 플랫폼을 완전히 바꿔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윌 와츠는 W 글로벌 이노베이션 창업자이자 수석 컨설턴트다. 앞서 월마트 식품안전협업센터에서 일한 윌 와츠는 현재 세계 기업과 브랜드가 국경을 넘어 성장하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윌 와츠 대표는 “K뷰티 중 라네즈와 코스알엑스는 미국 전역의 오프라인·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사실상 거의 모든 미국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은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화장품 수출 1위 국가로 올라섰고 수출액이 17억 달러에 이르는 데 불과 몇 년 안에 만들어 낸 일”이라고 했다. 아마존 데이터에 따르면 일부 K뷰티 브랜드는 전년 대비 78%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전체 K뷰티 카테고리는 연평균 6.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 부문에서는 비비고와 불닭 같은 브랜드들이 월마트와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유통망에 진입한 이후 전례 없는 판매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양식품(1,336,000원 ▲ 29,000 2.22%) 불닭볶음면의 한 종류는 1년 만에 300% 성장했고 K푸드 전반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이 나타났다.
윌 와츠 대표는 “중소 도시의 월마트에서도 예전에는 김치 한 두종, 한국 라면 한 두종만 보였다면, 지금은 김치, 라면, 소스, 냉동식품까지 20배 이상 확대됐다”면서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월마트, 알디(Aldi) 등은 K푸드에서 영감을 받은 PB(자체 브랜드)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K푸드의 성장을 유통사 스스로가 확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윌 와츠는 “월마트 단독 판매 상품 중 ‘한국 바비큐 맛 도리토’는 의미가 있다”면서 “미국 소비자가 한국 맛을 얼마나 수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윌 와츠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국 성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특히 젊은 세대, 이른바 Z세대(Generation Z)가 한국 문화와 더 깊이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1997년부터 2012년 사이 태어난 Z세대는 2035년까지 이 세대의 미국 내 소비력은 약 12조 달러에 이르는 주 소비 집단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주요 소비 집단이다.
윌 와츠는 “2006년 이후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수업에 등록한 학생 수가 38% 증가했고 듀오링고(Duolingo) 앱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가 한국어”라면서 “이는 단순히 외국어 학습 열풍이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흥미가 깊어지며 언어까지 배우려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윌 와츠는 K 브랜드의 강점이 미국 유통 전략과 Z세대 소비 습관에 완벽히 부합한다는 데 있고 앞으로도 같은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유통사들은 매대를 새롭게 재편할 혁신 사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그 가능성을 K뷰티 등이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 Z세대는 합리적이면서 품질까지 좋은 상품을 선호하고, 재미를 함께 소비하는데 K 브랜드는 이런 점을 골고루 갖췄다고 설명했다.
윌 와츠는 “K뷰티는 유럽 명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하고 SNS를 통한 확산이 강력하다는 점이 강점”이라면서 “먹방(mukbang) 트렌드나 영화 ‘기생충’ 수상 직후 즉석라면 매출 60% 증가와 같은 문화적 사건도 K푸드 확산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K 브랜드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상품, ▲인공지능(AI) 기반 광고 동참 ▲프리미엄 전략으로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했다.
윌 와츠는 “월마트를 포함한 유통사들이 점점 더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제품은 더 높은 이윤(마진)을 확보할 수 있고, 한국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화된 품질과 감성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