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공정위원장은 30일 “올해 표준계약서 보급 확대, 협약평가 기준 개정 등 연성규범을 통해서도 유통산업의 공정거래 환경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 축사에서 “공정위도 시시각각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분들의 각고의 노력에 부응해 정책적 뒷받침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판촉행사 비용분담 합리화 방안 발표 후, 판촉행사 가이드라인 내용을 심사지침에 반영해 유통업체가 주도하는 대형 할인행사의 자율성을 높였다”면서 “연말에는 유통업계와 납품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상생방안을 약속하는 상생협약식을 가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행사는 ‘유통의 미래:브랜딩과 AI(인공지능)가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다.
한 위원장은 공정위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유통업계의 공정한 질서를 확립과 유통·납품업체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위해 대규모유통업법이 처음 제정된 지 어언 12년이 지났다”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유통환경 변화에 발 맞출 수 있도록 대규모유통업법 등 규제체계를 돌아보고 정합성과 시의성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주신다면, 기업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알리, 테무 등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정부는 해외직구 전반에 대한 종합적 대응반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직구 종합대책 TF를 구성하여 소비자 피해를 예방, 구제하고 관련 업계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외 기업의 국내법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해외사업자에 대한 국내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질서 마련과 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AI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최근 많은 중소기업들이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적응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의 급격한 성장,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형 공간으로의 전환, ‘퀵 커머스’와 ‘라이브 커머스’의 보편화 등 코로나 펜데믹 기간을 거치며 유통환경은 상당한 변화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체가 디지털 자원과 시스템을 공유해 중소 납품업체들이 고객의 수요와 시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기업들은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고객이 원하는 양질의 제품을 공급해 납품업체 고유의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통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고객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이들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인상깊은 브랜드 경험을 이끌어내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매장에 고객들이 와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리테일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의 수요와 선호를 예측하고 이를 관리함으로써 고객 개개인의 요구에 맞게 획일화되지 않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기업들은 고객들이 공유하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생산해, 고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자신의 SNS에 게시하고 가족,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고객이 기업의 제품과 브랜드를 소개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이번 유통산업포럼에서 ‘브랜딩과 AI가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디지털 혁신을 성공시키고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는 요소는 결국 ‘협력’과 ‘신뢰’라고 생각한다”면서 “유통 분야 기업인 여러분께서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고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모두가 유통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일원이자,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여러분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지하며,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상생협력 문화 확산을 위해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