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가 있을지언정, 장르에는 우열이 없다. 우리가 지향할 것은 장르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그레이드(등급)를 높이는 것이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4 유통산업포럼’에서 “’손 대면 핫플(명소)’ AI 뛰어넘는 브랜딩의 힘”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간 기획 전문가인 유 대표는 “공간 브랜딩은 결국 공간에 색깔을 입히는 것인데 당장 유행에 잘 맞는 공간을 만들어도 10년 후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 만들 필요가 없다”면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간 기획 전문가들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행은 돌고 돈다. 다만 유행은 절대 A-B-C-D 순으로 돌지 않는다. A가 온 후 C가 오고 F가 오기도 한다. 유행이 돌아오는 순서는 누가 정하는지 알 수 없고 미래의 흐름 읽을 수 없다”며 “예컨대 불과 3년 전만 해도 미니멀(간결화)이 대세라 산세리프를 썼지만, 이제는 버버리를 포함한 수많은 브랜드가 다시 세리프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장소나 브랜드에 있어 장르가 변하는 것을 바꿀 수 없다. 매번 장르를 쫓으면 유행을 선도할 수 없다”며 “이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A에서 C로, B에서 C로 장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A를 A’로 그레이드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드를 높이는 방법으로 유 대표는 “영업 공간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갖는 의미가 적어지고 있는 만큼, 사람들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유휴 공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축비가 오르는 등 예산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모든 공간에 힘을 주기보다는 한 공간에 중요 포인트를 주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마감 소재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이제는 더현대서울의 거대 분수나 젠틀몬스터 매장처럼 오브제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면서 “2차원에서 3차원으로, 3차원에서 4차원으로 그 차원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그는 “공간에 하나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사람의 기억에 영원히 남겨질 공간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